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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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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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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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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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4. Phase 2

DUMMY

“진정해.”


오히려 설단은 담담했다.


“바넘은 자신이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어.”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자신도 들었을 정도니까.


“그보다 경계가 무너졌다는 이야기 말인데...”


솔직히 너무 많은 이야기가 동시에 나와서 베르는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여러 가지로 확인해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마지막을 지켜줘서 고맙다.”


설단은 베르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은 ‘그래비티’의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티그는 스트루프 해버렸고 바넘은 죽었다.


“이런 상황에서 좀 어이없는 말이지만 말이야.”


이춘봉이 끼어들었다.


“일이 좀 커졌다. 다 같이 가는 게 좋을지도 몰라.”


“어딜 말입니까?”


“각성계에.”


“균열인가요?”


이춘봉은 곤혹스러운 얼굴이었다.


“그게... 뭐 일종의 그런 거라고 봐야겠지?”


“경계가 무너진 것 때문이겠죠?”


“경계가 무너졌다고?”


춘봉은 금시초문이라는 얼굴이었다.


“베르의 말로는... 바넘이 경계를 나누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자신의 힘이었다고...”


“엥? 그게 뭔 소리야. 그 할망구가 오기 전에도 경계는 있었어.”


“어... 하긴 그전에도 각성자도 있었으니까요. 그럼 바넘이 말한 것은 뭘까요?”


어느새 듣고 있던 박만운이 말했다.


“그 할망구가 한 것은 ‘각성자’를 만든 거지.”


“각성자요?”


“그래. 우리는 그전까지는 ‘각성자’라는 개념이 없었으니까. 그냥 미친놈들이었지.”


“아...”


“아마도 각성자나 악마 같은 개념을 분류하는 경계를 이야기할 거야. 현실계와 각성계를 나누는 경계가 아니라.”


“그렇군요...”


설단은 바넘 이야기를 할수록 우울해졌다. 30년 이상을 함께 했던 바넘이었고, 특히 설단과는 남매 이상으로 가깝게 지냈었다.


“그럼 춘봉형님이 말씀하시는 건 뭡니까?”


“그게... 그 말을 들으니까 이해도 가는데 말이야...”


박만운이 망설였다.


“더 이상 악마가 우리가 알던 모습이 아니다.”


“네?”


“이제 인간형 이외의 악마는 없어.”


“네...?”


하지만 그에 대한 확인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춘봉과 박만운의 말이 일부분 틀렸기 때문이었다.


각성계와 현실계의 경계가 보통 사람들에게도 눈에 보이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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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정부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일부 단체에서는 외계의 침입이라는 이야기부터 다른 차원으로부터의 침공이라는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나오는 가운데 세기말 종교가 창궐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자세한 뉴스는...”


TV에서는 당연하게도 난리통이었다. 단 며칠 만에 세상이 바뀌었다.


각성자만이 볼 수 있던 각성의 경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여러 가지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무작정 달려들던 그 악마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각국 정부는 무력을 동원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맹렬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심지어 몇 나라에서는 이미 ‘식민지’를 목표로 침공을 시작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었다.


“난리 났구먼.”


이춘봉은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각성계가 밖으로 드러나 버리자 각성자들은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들만이 가서 처리하던 각성의 균열과 단차에는 정부의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이춘봉만이 아니라 누구든지 바넘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이럴 때 그들의 방향을 결정해 주던 것은 항상 바넘이었다.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설단은 별로 동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나저나 악마 놈들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단번에 쳐들어 올 것도 아니었나...”


사실 알 수 없었다. 이전에도 다른 지역의 각성자들이나 악마들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뉴스를 통해서 어느 정도나마 짐작이라도 가능할 것 같았다.


“저는 일단 가보겠습니다.”


설단이 몸을 일으켰다.


“어딜?”


“사무실에 가야죠.”


“이 지경인데도 사무실이 굴러가?”


“어... 네.”


설단은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이유는 간단했다.


갑자기 데스티니의 인기가 폭발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엔터 직원들도 갑작스러운 세상의 변화에 동요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밀어닥치는 업무에 세상이고 나발이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심지어 1집 on my way까지 10위권에 안착했습니다.”


“아니 대체 왜?”


역주행은 기쁜 일이었지만 문제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인터넷에서 간혹 자신이 역주행의 근거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역주행에 올라탄 사람들이었다.


“후우... 당장 분석하기보다 일단 대처하는 게 문제일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애들 스케줄도 문제고...”


“당장 데스티니뿐 아니라 저희 엔터 자체에 대한 관심과 취재요청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예전의 영상들의 인기순위를 끌어올렸고 그 결과는...


“야. 너 인기 미쳤는데?”


“... 이걸 인기라고 해야 할까?”


이 북새통이 되어버린 학교에서 그나마 변하지 않은 이터니티 녀석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너 백댄서 시절 짤까지 돌아다니던데? 너 데뷔 언제냐고 묻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냐.”


“... 근데 왜 그걸 너한테 묻는데?”


“몰라. 근데 너 학교에서 찍힌 짤도 돌아다니는데 거기 나도 나와서 그런 듯.”


“그럼 우리 좀 떨어져 있는 게 어때?”


“나도 데스티니 아니면 너랑 딱히 엮이고 싶지 않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변함없이 놀아주는 녀석은 이 녀석뿐이었다.


“아니 데스티니가 인기를 얻은 건 좋은데... 뭐라고 해야 할까. 뿌듯한 마음 절반에 왠지 서운한 마음이 절반이네.”


이 녀석, 뼛속까지 마이너 근성이로군.


“나도 선배들 얼굴 본 지가 한참이다. 이렇게 난리가 날 줄 몰랐지.”


바넘의 부재 후, 이 빈자리가 어떻게 수습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오히려 각성계에 대한 부분이 터지면서 우리는 더 평범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각성계 근처에도 안 가게 되면서 오히려 데뷔 연습시간이 더 늘었다.


“그런데 데뷔 연습 여전히 하는 거야?”


“... 그러네.”


들은 바로는 그대로 데뷔시킬 모양이던데... 설마 페스랑 듀엣이라고? 이 시대에?


“그래도 노래 부르는 사람 한 명은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 나도 부르긴 하거든?”


“... 그래도 노래 부르는 사람 한 명은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멱살잡이를 원하는 것 같아서 소원을 들어줬다.


“그런데... 차원문인지 게이트인지 생겨도 수능은 봐야겠지?”


사람들은 차원의 균열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자기들 멋대로 부르고 있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해도 수능을 피해 갈 수는 없구나. 이게 고등학생이지...


“군대 혹시 없어지지 않을까 기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차라리 그게 가능성이 있겠네.”


갑자기 이터니티 녀석이 베르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와. 이제 데스티니 덕분에 너네 데뷔도 말 그대로 탄탄대로 아니냐? 어라우절 엔터도 갑자기 엄청 커지는 느낌이던데. 데스티니 심지어 빌보드 랭킹에 들었다던데?”


“엥? 빌보드에?”


와... 아무리 내가 이터니티지만 그런 중2병 곡들이 빌보드에 올라간다고? 가만. 빌보드 힙합 가사 생각해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가?


“게이트 이런 거 생기면 막 헌터 생기고 상태창 생기고 이런 거 아닐까? 지금 아무리 잘 나가봤자 헌터가 다 벌어먹는 거 아니야?”


그런 거 없단다. 나도 기대했었지 상태창...


“그런 게 있겠냐.”


아무래도 각성계 균열 이야기가 나오면 조심할 수밖에 없는 베르였다.


-----------------------------------


“베르. 페스. 대표님이 사무실로 부르셨는데요?”


직원 한 분이 연습실에 있던 베르와 페스를 부르러 왔다. 못 보던 분이네. 정말 커졌구나. 어라우절 엔터.


“네. 금방 갈게요.”


여전히 말이 없는 페스와 함께 대표 사무실을 찾았다.


똑똑.


“실례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건 대표실이 아니라 사랑방이었다.


“오~! 베르 이젠 노크에다 인사까지 하고 들어오네?”


“사람이 되어가는 게지.”


이춘봉 어르신에 박만운 어르신이 계셨고, 거기다 자이까지 와 있었다. 그리고...


“베르. 인사해라. 너희 데뷔 멤버다.”


“안녕하세요. 헤일이라고 합니다.”


사실 들어온 순간부터 그 사람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자체발광 그 자체였으니까.


“와...”


“베르야. 인사는 받아야지.”


박만운 어르신의 핀잔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어...? 반갑습니다. 베르입니다.”


“페스입니다.”


서로 인사를 하고 나니 설단이 이야기했다.


“헤일은 원래 다른 엔터 연습생이었는데... 뭐 여차저차해서 탈퇴하고 우리한테로 온 셈이지.”


아니 저 정도였으면 어디에서도 데뷔조 센터급인데 어떻게 빼내오신 겁니까?


“YJ에 좀 오래 있었는데, 거기가 이번에 좀 난리가 나서요.”


“아...”


각성 영역이 열리면서 사이비 종교가 들끓었고, 그와 동시에 터진 문제가 마약과 같은 사회적 범죄 문제였다.


혼란을 막겠다며 강력한 대처를 천명한 타이밍에 YJ에서는 구설수에 오른 인물들이 많았고, 연습생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런 자리에서 인사하는 걸 보면 알겠지만 헤일은 각성자야.”


“어...?”


베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넘이 없는데...?”


설단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스쳐갔다.


“바넘이 마지막으로 찾아준 멤버였다. 바로 넘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이 터지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거였구나.


“티그의 자리를 이어받게 하고 싶긴 한데... 아무리 봐도...”


“저는 괜찮습니다. 나이도 저희보다는 위일 것 같은데 센터를 맡으시면 될 것 같네요.”


아니? 페스 너 티그한테는...


“오. 그래? 그럼 베르 너는?”


“아니 저야 당연히 상관없죠. 저야 애초에 쩌리 멤버 아닙니까.”


“아니 또 왜 그리 엇나가있어? 사춘기야?”


“... 저 18살인데요.”


“아...”


뭔가 핀트가 안 맞는 이야기가 잠시 오가고 나서 다시 주제가 돌아왔다.


“헤일 역시 예명을 헤일로 가기로 했어.”


“... 설마 원래 뜻이 헤일로?”


“오.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는요. 그냥 후광이 나오는데.


그냥 예명부터가 센터네.


“연습생 생활을 오래 하긴 했는데 실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라서... 오히려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아니 그냥 서만 계셔도 팬들이 몰릴 것 같습니다만?


베르는 티그와 페스에게는 열등감이라도 느꼈는데 헤일에게는 아예 그런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다.


“요 얼마간 정신이 없긴 했지만 헤일은 연습생 기간이 길어서 금방 따라잡을 거야. 특히 지금 데스티니에 관심이 쏟아지고, 덩달아서 엔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 데스티니 동생그룹으로 데뷔하면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게 있을 테지.”


이럴 땐 설단은 그저 욕심 가득한 소속사 사장님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자이. 곡은 어때?”


“뭐 세팅을 하고 있긴 한데... 이런 건 어때요?”


“어떤 거?”


“데뷔 싱글에 데스티니 곡을 하나 남자 버전으로 편곡해서 넣는 거죠. 어차피 ‘on my way’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다 제곡이라...”


“흐음? 괜찮은데? 혹시 생각해 둔 곡이 있어?”


“당연히...”


자이가 갑자기 나를 쳐다봤다.


“Animal side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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