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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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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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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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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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40. 악성민원인

DUMMY

“백야가 그걸 버틸 수 있을 정도라고?”


“벌써 붙어보신 거 아니었습니까?”


그 말에 설단은 말문이 막혔다.


심지어 현실계에서 싸웠음에도 설단은 압도적으로 밀렸다. 각성계에서 백야가 자신을 봐주고 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도 백야를 찢어놓을 정도로 손봐줬다던데요. 만만치 않으신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백야가 자신이 어떻게 물러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아, 이거 좀 위험하겠다’ 싶어서 높은 분께 부탁을 했는데... 엇갈리는 바람에 좀 고생을 했거든요.”


그때 CCTV에서의 태도를 보면 확실히 같이 있던 여자는 이 사도에 비해서 급이 높았다.


곰곰이 생각하던 바넘이 말했다.


“... 설마 천사를 현실계에 강림시켰던 건 아니겠지?”


“... 어쨌든 제가 왔던 것을 고자질해 주신 덕분에 주께 꾸중을 듣게 되었던 것이죠.”


... 맞구나. 미친놈.


현실계에서 천사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 생각을 해보면 쉽게 강림시킬 존재가 아니었다. 그걸 설단을 잡으려고 강림시켰다고?


“아니. 내가 성매매를 하면 그게 그렇게 죽일 죈가?”


“그런 일을 하고 계신 겁니까?”


“무슨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어?”


설단은 펄쩍 뛰었다.


“그런 일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천사가 나와서 벌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냐는 거다.”


“글쎄요... 사실 저는 상황을 전달하고 도움을 받았을 뿐이라. 판단은 그분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죠.”


그 이전에 천사가 언제 강림했는지 기억조차도 가물가물 했다. 대다수의 천사를 봤다는 사람들의 기억은 사도일 때가 많았다.


애초의 천사의 숫자는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각성계의 존재면서 현실계에 영향을 미칠 만큼 막강한 존재였다.


“뭔가 그것만이 이유는 아닐 것 같군.”


바넘의 눈은 사도를 통해 그 뒤에 있는 무엇을 보려는 듯이 반짝거렸다.


“우리가 하고 있는 무언가가 아무래도 심기를 건드린 모양인데...”


사도는 대답하지 않았다.


“... 어쨌든 우리는 이제 손을 놨다는 점을 전달해 드리려고 온 것입니다.”


쭉 웃는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한 번도 진짜로 웃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약간의 짜증이 묻어있었다.


“역시 민원은 위에다 때려 박는 게 제일이죠. 말단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설단 입장에서야 민원을 넣은 게 자신은 아니었지만 그걸 따질 일은 아니었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일로 뵈었으면 좋겠군요.”


그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


그 시간, 결국 베르의 철퇴를 사정없이 휘두르는 활약으로 베르와 소라, 그리고 티그는 결국 겹겹이 쌓인 악마 무리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탈출은 했지만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뿌리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 저거 전멸시키기 전에는 계속 따라오는 걸까?”


“... 그러니까 플래그 세우지 말라고.”


베르의 귓가에 울리는 ‘Animal side’는 어느새 노동요처럼 울리고 있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노래지만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자니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다.


“가다 보면 어딘가 단차의 출구가 있을 테니 열심히 찾아보자고.”


베르는 갑자기 머콘이 생각났다. 티그의 능력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티그의 철벽이나 색적 능력은 소수 또는 1대 1에 더 특화된 능력이었다. 그에 반해서 머콘의 감지는 좀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었다.


“... 뭐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그러고 보니 티그는 상처 때문인지 점점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었다.


이거 좋지 않은데.


“페이. 활로추적 그거는 왜 발동을 안 하는 거야? 패시브라며?”


[그만큼 위기가 아닌가 보지.]


이거 희망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그 순간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아까 티그에게 상처를 입혔던 그 기다란 무기가 날카롭게 치고 들어왔다.


카앙!


포위상태였다면 위험했겠지만 지금은 추격을 받는 상태라서 공격한 상대방의 모습이 무리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반격각인가...”


베르가 반격하려던 그 타이밍에 공격한 상대방에게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꿈속의 학살자여. 너희는 왜 우리를 찾아온 것인가?”


“어?”


대화를 시도했던 악마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경우는 보통 각성자였던 악마이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강하거나...?’


베르는 상대를 살폈다.


체구는 다른 아이 같은 임프 형태의 악마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뭔가 이마에 표식 같은 것이 있었고 손톱으로 덤비는 다른 악마들과 달리 손에 무기를 들고 있었다.


“... 우두머리 뭐 그런 건가?”


“... 나는 이 아이들의 보호자다.”


아이들이라는 표현에 저 멀리 밀어냈던 꺼림칙함이 다시 밀려들었다.


“우리는 현실계와 각성계가 연결되는 위험을 막으려는 것뿐이야.”


우리의 목적은 보통 단차나 균열을 닫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 근처에 있는 악마들과 전투가 생길 뿐.


“그런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은 그냥 납득해 버렸다. 뭐지? 이 찜찜함은?


베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노출되어 있는 우두머리(?)에게 철퇴를 휘둘렀다. 우두머리는 거리를 재듯이 뒤로 피했지만, 그 공격은 그리 간단히 피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검은 오오라의 철퇴는 갑자기 불붙는 듯이 늘어나면서 적의 우두머리를 사정거리에 넣었다.


쾅!


우두머리가 비틀거렸다. 따라붙은 베르의 검이 우두머리의 목을 노렸다.


탱!


우두머리를 감싸듯이 달려든 다른 악마들에 의해서 칼이 튕겼다. 베르는 칼이 튕긴 반동을 이용해서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며 다시 철퇴를 휘둘렀다.


까깡!


우두머리를 지키기 위해서 철퇴의 궤도 범위에 들어왔던 악마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그 틈으로 우두머리 악마의 기다란 무기가 다시 한번 찌르고 들어왔다.


“철벽!”


나이스 타이밍.


지켜보던 티그가 정확한 타이밍에 철벽을 써서 그 창을 막아냈다.


콰직!


그리고 베르의 흑염철퇴는 그 우두머리의 머리 부분을 부수듯이 찍어 내렸다.


“... 해치웠나?”


“그놈의 플래그를!”


소라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소리를 빽 질렀다.


“아니 진짜로 해치웠나 봐...”


다행히도 그 우두머리는 완전히 박살 난 것 같았다. 그 영향일까? 주변의 악마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화된 기분이었다.


“확실히 우두머리의 영향이 있었나 보군. 다음부터는 우두머리를 먼저 잡는 게 낫겠어.”


티그의 말에 끄덕거리는 베르였지만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몸이 좋지 않아서... 빨리 나갈 곳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티그는 무리해서 기술을 썼더니 정말로 몸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일단 적들이 이제 쫓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빨리 가죠.”


베르는 티그를 부축하고 소라가 엄호하는 형태로 진형을 바꿔서 자리를 떴다. 악마들은 그 이전처럼 죽일 것처럼 그들을 쫓지 않았다.


몇몇 악마는 박살 나 버린 우두머리 악마를 붙들고 있었다.


티그를 붙들고 출구를 찾으러 이동하면서도 그 광경은 이상하게 시선을 붙잡아서 베르는 몇 번이고 돌아보았다.


결국 천신만고 끝에 일행은 출구를 찾을 수 있었다.


각성계는 단차든 균열이든 현실계 쪽에서 입장해서 반대편 출구를 찾으면 닫히도록 되어있었다. 특별한 경우만 아니면.


베르가 처음 따라갔던 균열처럼 강력한 균열이라서 직접적으로 보조계가 들어가서 주문이나 기술을 통해서 닫아야 하는 경우라든가.


-----------------------------------


“고생했어요.”


티그의 부상은 이미 좋지 않은 상태라서 일행은 설단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 음. 꽤나 당했군.”


설단이 치료하는 것을 보면서 베르가 물었다.


“이번 단차는 단차인데도 족히 수천 마리는 되는 악마가 나왔는데요.”


그 말에 설단이 베르를 쳐다봤다.


“뭐 악마 하나하나의 크기가 작긴 했지만 왠지 우두머리도 있고... 좀 이상했어요.”


“... 아이처럼 생긴 악마 말하는 거지?”


“네.”


설단이 눈살을 찌푸렸다.


“수천?”


“네.”


“수십이 아니고?”


보통은 그 정도는 아니었나 보다.


“저희가 처리한 것만 해도 몇 백은 될 것 같은데요...”


“그럴 리가.”


아니 만났다니까요.


“보통 무리를 짓는 악마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로 많지는 않은데?”


“뭐... 판타지 같은 거 보면 우두머리나 엘리트가 나오면 집단이 강해져서 더 모이고 뭐 그런 거 있던데... 그런 걸까요?”


“아니 우리가 각성계를 잘 모르긴 해도 그런 구조는 아닐걸?”


확실히 뭔가 이상한 일을 당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러다 베르는 자신이 묻고 싶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각성계가 사후 세계와 비슷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렇지.”


“그럼 우리가 죽인 악마들은 어디로 가게 되나요? 사후세계에서 죽인 거면?”


설단이 티그의 치료가 끝났는지 티그에게서 손을 떼고 수건에 손을 닦았다.


“흥미로운 주제긴 한데 문제는 우리가 그걸 알 방법은 없어.”


설단이 어깨를 으쓱했다.


“아마 안다면 악마나 배신자들은 알지도 모르겠네. 그런데 그건 왜?”


설단은 뭔가 알겠다는 얼굴이면서도 베르에게 물었다.


“... 그 악마들끼리 서로 아끼거나 가족애 같은 게 있다면... 과연 우리가 그걸 막는 게 맞나 싶어서요.”


설단은 이해가 간다는 표정이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베르는 악마들이 달려들 때 곱게 한 번 목을 내줘볼래?”


“아니 무슨 말이 그래요.”


“그 말 그대로야. 우리와 악마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죽고 죽이는 관계야.”


설단의 머릿속에 얼마 전에 본 사도가 떠올랐다.


“물론 일부의 악마는 어느 정도 우리와 다른 관계를 구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악마는 본능처럼 우리에게 달려들지.”


“그럼 그런 본능이 없는 악마들은요?”


“그걸 구분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 필요가 있을까? 특히 그런 본능이 없는지 알기 위해서는 대화가 통하는 악마여야 할 텐데. 베르도 지금쯤은 알 거야. 그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본인도 오늘 말을 하는 악마를 만나자마자 똑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그보다 오늘 바넘에게 갔었는데 의외의 손님을 만났다.”


“... 백야요?”


“아니. 두 번째 습격자들.”


베르가 설단을 데리고 도망쳤던 당사자였기 때문에 베르는 금방 알아들었다.


“손님이었다면... 또 습격이 들어온 건가요?”


“아니. 민원처리를 하러 왔더라고.”


베르의 얼굴에 의문이 가득했다.


아니 좀 알아들을 말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전에 ‘그’ 베르가 ‘주’에게 따라다닌다고 말했잖아. 그 따라다닌다던 주체가 주의 ‘사도’더라고.”


“사도요?”


“음... 목자는 봤을 테니까... 그 윗단계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무슨 피라미드 조직쯤 되는 건가?


“차이가 있다면 목자는 현실계의 인간들이지만 사도는 각성계의 주민이 되었다는 정도겠지.”


“아.”


그 말을 들으니 대번에 이해가 갔다. 스트루프 된 목자들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아니 가만...? 목자들은 스트루프 되어도 떠나지 않는 건가요?”


“아마도.”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주’의 영향력이겠지.”


아. 그때 보고도 볼 수 없었던... 그 정도라면 그런 능력이 충분히 있을 수도 있겠다. 이 세계의 신의 파편이라고 했었지?


“... 우리도 그런 능력이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설단은 베르가 누구를 떠올리며 그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베르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게 좋은 건지는 알 수 없잖아. 실제로 사도를 만나보니 그렇게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았거든.”


머콘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소라에 대한 생각으로 넘어갔다. 소라도 지쳤지만 전투가 끝나고 대표실에 따라왔다. 하지만 설단과 베르가 말하는 내내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처음에는 티그가 걱정돼서 그런 가 했는데 그런 기색은 아니었다. 둘이 사귀는 게 아닌가? 그럼 내가 본 건 뭐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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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0. 그래비티 23.03.23 123 4 13쪽
50 49. 결심 +2 23.03.22 117 4 13쪽
49 48. 목자 구출 23.03.21 114 4 13쪽
48 47. 세대 교체 23.03.20 112 5 13쪽
47 46. 변화 23.03.19 108 4 13쪽
46 45. 충격적인 복귀 23.03.19 11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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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 뜻밖의 고백 +1 23.03.18 121 4 14쪽
43 42. 두 가지 인터뷰 23.03.17 126 4 14쪽
42 41. 서로 다른 이유로 23.03.16 137 4 15쪽
» 40. 악성민원인 23.03.15 124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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