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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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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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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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푸른 대나무 숲의 노래(1)

DUMMY

“우 지에 부국장이 사망했다고?”


똥그래진 눈으로 경악하는 리 밍을 보며 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만은 살아남아서 너를 도와야 한다고 하나밖에 없던 낙하산을 손수 매주셨다.”


“.......”


“너를 도와서 중국의 위기를 극복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당부하셨어.”


마치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댄은 여전히 입을 떡 벌리고 있는 리 밍을 위로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댄은 비행기의 추락사고를 그럴듯하게 꾸며냈다.


그런 댄의 말을 듣는 리 밍의 표정은 놀라움에서 안타까움, 그리고 자긍심으로 변해갔다.


“우 지에 부국장님은 진정한 중국의 영웅이시다.”


감동적인 눈물을 보인 리 밍이 눈동자를 반짝였다.


“오늘 중국을 구한 두 영웅이 탄생했다. 한 분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우 지에 부국장님, 그리고 다른 한 분은 한국에서 온 댄이다.”


“....뭐,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겸연쩍은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는 댄을 보는 리 밍의 눈빛은 더욱 반짝였다.


“놀라운 실력에 겸손함까지 장착하다니...”


마치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댄을 바라보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튼, 국장님에게 먼저 연락해야겠다. 지금 초조하게 기다리고 계실테니...”




사건을 있는 그대로 말하지 않은 것은 일이 더 복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추락한 비행기에서 혼자 살아남은 것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


사실 그대로 말한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계속될 것.

믿기도 힘든 설명을 해야 할 것이고,

기밀 사항으로 남에게 누설하지 않겠다는 계약서에 서명까지 한 자신.


가장 쉽고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사자(死者)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


‘난세에 영웅이 난다’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사람들의 바람을 표현하는 말.


‘기체 결함으로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애국심으로 자신을 희생한 영웅.’


“...캬아! 순간적으로 잔머리를 굴린 건데도 진짜 죽이는 걸..”


흡족한 표정으로 중얼거린 댄이 입꼬리에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댄은 중국의 헌터 조직에 '거짓' 영웅을 만들어 주고 귀찮은 일을 가볍게 피할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의 활약상을 목격한 수많은 헌터와 군인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누군가는 눈이 부셔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했고,

다른 누군가는 꿈을 꾸는 듯,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댄은 절대로 인간이 아니라 말했다.

수호신이 보낸 사자가 그들을 구해준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표정들.


그리고, 그들의 증언이 이어질수록 중국 내에서 댄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었다.





괴생명체와의 전투 직전에 재회하게 되어 제대로 된 인사도 못 했던 터.

댄은 제니스와 제이크, 그리고 쿤이 쉬고 있는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와. 댄!”


그를 본 제이크가 환한 얼굴로 손바닥을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긴 오게 된 거야?”


차를 홀짝거리던 제니스가 물었다.


“쿤을 구하러 왔지.”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누워 잠들어 있는 소녀를 흘끗 보면서 댄이 대답했다.


“그런 너희들은 여긴 어쩐 일인데?”


그렇게 묻는 댄을 빤히 바라보던 제이크의 눈이 가늘어졌다.

손을 든 그가 검지를 구부려서 댄에게 가까이 오라는 신호를 주었다.


“네가 여기 올 거라는 걸 미국 헌터 협회도 이미 알고 있다.”


그의 말에 댄의 눈이 똥그래졌다.


“.....어떻게?”


“....쉬...”


그를 바라보던 제니스가 검지를 입가에 세웠다.


그가 이곳으로 온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겨우 둘.

블레어 부국장과 존.


‘그렇다면 설마 부국장이....?’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댄을 보던 제이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중국 헌터 협회 고위 간부 중 한 명이 미국 스파이야.“


”.......“


”그리고, 이곳에 있는 낮은 랭커 헌터 중 한 명도... 뭐, 오늘 전투로 죽었는지도 모르겠지만....“


”......“


”미국 헌터 협회에서 너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확인할 헌터를 파견하는데 제니스와 내가 지원했지.


“너가 무시무시하게 성장하고 있으니 미국 헌터 협회가 긴장할 만하지. 앞으로도 이런저런 일로 불편하게 하고 견제할걸?”


“길들이기지. 길들이기.”


댄을 바라보는 제니스와 제이크의 눈빛은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너가 온다는 걸 알지 못했다면 우리도 지금 여기 없을 거야. 우리가 무슨 재주로 라이노블레이드를 상대한다고...”


‘그렇단 말이지...’


어이없다는 듯 그들을 바라보던 댄이 오히려 입꼬리에 회심의 웃음을 날렸다.


“지금 날 더러 빨리 독립하라고 고사 지내는 것 맞지?”





막사에서 조금 떨어진 고원 한쪽에 헬리콥터가 댄과 쿤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인사를 나눈 리 밍은 다른 헌터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무엇인가 설명을 하고 있다.


“잘 가라. 나중에 또 보자.”


제이크의 손을 쥔 댄이 인사를 했다.


“내가 너에게 전에 말했었지? 네 등은 내가 지킨다고.”


입가에 웃음을 띠는 댄을 보며 그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난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네 등은 내게 맡겨라.”


“좋아. 고맙다.”


댄의 손을 잡은 제니스의 표정이 오묘하게 바뀌었다.


“댄, 혹시 한국에 헌터 한자리 남아있냐?”


“왜? 한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헌터라도 있는 거야?”


“어.”


“누군데?”


“......”


“혹시...너야?”


“왜? 내가 한국 헌터 되는데 뭐가 부족해?”

놀라는 댄을 보며 제니스가 눈을 흘겼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넌 S급이나 다름없는데, 미국 헌터 협회가 호락호락 보내줄까? 미국도 지금 헌터가 부족할 실정일 텐데.”


“그거야, 내 맘이지. 7월 25일에 내 계약 만료다. 가능한지 확인하고 그전까지 꼭 알려줘. 다른 환경에서 분위기도 쇄신하고 노력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보고 싶다.”


사실 그것은 그녀의 진심이었다.

LA 아공간에서 고만고만한 헌터들과 훈련하고 생활하는데 이력이 난 그녀.


처음 댄을 보았을 때부터 다른 환경을 꿈꾸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댄의 활약을 보며 확실히 마음의 결정을 했다.


그를 따라다니며 자신을 성장시켜 더 높은 곳으로 오르겠다고...


“좋아, 부국장하고 얘기해볼게.”


가슴에 희망을 한 아름 안은 채 그녀는 헬기를 향해서 멀어지는 댄과 쿤을 보며 미소지었다.




* * *




“댄! 잘 돌아왔다.”


돌아온 댄을 제일 먼저 반긴 것은 존이었다.


손을 내미는 댄을 끌어당겨 격하게 포옹을 한 존.


마치 자식을 전쟁터에 보냈던 아비같은 표정으로 댄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확인한 다음에야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저도 왔거든요?”


샐쭉한 표정으로 쿤이 볼멘소리를 냈다.


“...미안. 미안.”


마음씨 좋은 너털웃음을 얼굴에 가득 담은 그가 쿤을 바라보았다.


“너 없는 동안 레오가 너를 계속 찾는 것 같던데? 밥도 제대로 안먹고...”


“어머머...!”


‘꺄악’ 소리를 내며 쿤이 휴게실 쪽을 달렸다.


“먼저 부국장실로 올라가 봐. 기다리실 테니까.”


그렇게 말한 존이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알겠습니다.”






“거기 앉아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댄을 본 부국장이 턱으로 소파를 가리켰다.


그런 그녀의 두 손은 책상 위에 두툼하게 쌓여있는 서류 파일을 뒤적이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빼놓은 서류 한 묶음을 책상 위에 세워서 정리한 다음 검은색 플라스틱 폴더 안에 집어넣었다.


다가온 그녀가 댄의 앞 테이블 위에 폴더를 내려놓았다.


“먼저, 한국 헌터 협회를 세우는 데 필요한 내용과 서류예요.”


그녀의 말에 손을 뻗어 폴더를 연 댄이 서류를 끄집어냈다.


“태블릿 모니터보다는 활자로 된 쪽을 댄이 선호하길래 그렇게 뽑아놨어요.“


”감사합니다.“


”확인 다 한 다음에는 파기하는 것 잊지 말고요.“


”그럼요.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답한 댄이 그녀가 다른 말을 꺼내기 전, 말을 이었다.


”몇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침착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댄이 우 지에 부국장의 얘기로 말을 꺼냈다.

비행기가 추락하게 된 경위와 도착 후 제이크와 제니스와 나눈 대화의 내용까지.


모든 설명을 들은 부국장이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진행이 빠르군요. 특히 미국 본사에서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하던 그녀가 다시 댄을 바라보았다.


”빨리 독립적으로 협회를 세우는 것이 최우선일 듯 합니다. 어느 정도 진척이 되면 미국 본사와 협의를 해야하고요. 말만 그렇지 사실 힘겨루기죠. 현재 한국 지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부동산, 시스템 그리고 전 직원들도 고스란히 인수해야 하니까요.“


”직원분들이 한국 헌터 협회로 옮겨줄까요?“


”기술직 두어 명은 난색을 표했지만 대부분 남을 것 같습니다. 존의 힘이 컸어요.“


”....예?“


”존은 이번에 한국 귀화를 결정했어요. 한국 국적을 얻으려고 벌써 준비를 시작했고요.“


‘한국 귀화라니....’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한, 앞으로 많은 곳에서 그에게 의지하게 될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귀화까지 결정했다니...


”나는 그걸 결정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거예요. 아직 미국측 입장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좀 남아있거든요.“


”그거...라뇨?“

”한국 국적 취득하는 거 말이예요.“


”.......“


멍한 표정을 짓는 댄을 보는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뭐야? 그럼 내가 미국 국적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한국 협회 국장을 하겠다고 하는 줄 알았어요?“


”.......“


”쌤이 깨어났어요.“


그녀의 말에 다시 제정신을 되찾은 듯 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흘렀다.


”쌤에 관해서도 내가 모르는 걸 많이 알고 있겠죠?“


”예, 그럭저럭....“


그렇게 대답하는 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댄은 도대체 모르는 게 뭐죠?“


”...예?“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댄을 흘끗 본 그녀가 피식 웃었다.


”제니스 연락처 확인해서 알려줄게요. 계약 끝나면 한국으로 오라고 하세요.“


”......“


”그리고, 이번 주말까지 중국에서 2,000억 원이 입금될 거예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보수예요.“


”....이..이천억 원요?“


놀란 댄의 표정을 흘끗 본 그녀가 말을 이었다.


”많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한국 헌터 협회를 설립하고 운영하려면 처음에 돈 들어갈 데가 천지예요. 이제 독립하기로 한 이상 미국에서 요청이 오더라도 보상은 꼭 받도록 합니다. 위험비용 플러스 알파.“


”...플러스 알파라면..“


”내정간섭 금지. 독립을 보장하는 공식적인 계약 체결...기타등등....“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푸른 눈이 빛났다.


”댄은 헌터의 세계에서 최고예요. 최고답게 행동하고 최고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


”댄은 환경을 구하고, 한국을 구하고 전 인류를 구하는 게 목표겠지요? 외계종의 세력에 대항해서 목숨 걸고 싸울 거고요?“


”...그렇습니다.“


”그 마음가짐과 결심 절대 변하지 않을거고요?“


”...당연합니다.“


”오케이! 그럼 지구는 댄이 지켜주세요. 전 완전히 비즈니스 마인드로 한국 헌터 협회를 세계 최고로 만들 테니까요.“


”......“


슬며시 몸을 일으킨 그녀가 댄에게 다가왔다.


강렬한 푸른 눈빛으로 댄을 내려다보던 그녀가 댄에게 손을 내밀었다.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해요. 댄. 힘든 임무 성공하고 돌아와 줘서 고맙습니다.“


댄도 자리에서 슬며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도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 그의 얼굴에 환한 희망의 웃음이 번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쿵쾅거리는 심장의 고동 소리와 함께 야망의 소용돌이가 그의 가슴속에서 몰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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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화 푸른 대나무 숲의 노래(1) +2 23.06.06 250 10 12쪽
37 36화 중국에서의 첫걸음(3) +2 23.06.05 260 11 11쪽
36 35화 중국에서의 첫걸음(2) +3 23.06.04 256 11 11쪽
35 34화 중국에서의 첫걸음(1) +1 23.06.03 267 9 14쪽
34 33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3) +4 23.06.02 271 11 11쪽
33 32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2) +4 23.06.01 272 15 12쪽
32 31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1) +2 23.05.31 272 10 11쪽
31 30화 그림자 소환(2) +3 23.05.30 274 10 17쪽
30 29화 그림자 소환(1) +3 23.05.29 274 10 15쪽
29 28화 어나더 레벨(3) +4 23.05.28 261 10 12쪽
28 27화 어나더 레벨(2) +1 23.05.27 271 9 14쪽
27 26화 어나더 레벨(1) +3 23.05.26 279 11 12쪽
26 25화 태평양을 뛰어넘다. +2 23.05.25 269 9 17쪽
25 24화 각성의 시작(3) +2 23.05.24 284 7 14쪽
24 23화 각성의 시작(2) +6 23.05.23 318 14 14쪽
23 22화 각성의 시작(1) +5 23.05.22 306 13 13쪽
22 21화 아웃사이더(3) +5 23.05.21 289 11 13쪽
21 20화 아웃사이더(2) +5 23.05.20 293 12 12쪽
20 19화 아웃사이더(1) +5 23.05.19 315 9 13쪽
19 18화 어려진 건 몸 뿐만이 아니네? +5 23.05.18 334 11 12쪽
18 17화 외계 지성체의 영혼 조각 +3 23.05.17 323 9 13쪽
17 16화 풋꼬투리 속에 숨겨진 진실 +2 23.05.17 336 8 14쪽
16 15화 모래 속에 숨겨진 비밀 +5 23.05.16 343 13 16쪽
15 14화 담장위의 고양이 +4 23.05.15 373 9 17쪽
14 13화 뜻밖의 조우 +3 23.05.15 401 9 17쪽
13 12화 앞으로 한걸음 더! +4 23.05.14 453 10 16쪽
12 11화 우연을 가장한 필연 +3 23.05.14 486 12 16쪽
11 10화 지옥에서 온 이안 +5 23.05.13 829 12 15쪽
10 9화 린다 블레어 부국장 +2 23.05.13 537 12 16쪽
9 8화 난 네가 알던 우주가 아니야! +3 23.05.12 551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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