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34,207
추천수 :
1,066
글자수 :
694,692

작성
23.06.11 12:15
조회
229
추천
10
글자
10쪽

42화 또 다른 종의 출현(4)

DUMMY

“먹을 만 한데요?”


한입 가득 살점을 입에 문 포레스트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갈리니쿠스의 정강이뼈를 한 손에 쥐고 화톳불 가에 앉아있는 녀석의 웃는 얼굴.

영락없이 어딘가로 놀러 온 소년의 모습이다.


그리 내키진 않았지만 댄도 이미 맛은 본 후.

힘줄이 조금 질긴 면이 있었지만, 식감도 좋고 육질도 나름 입맛을 돋우었다.


녀석은 정말 배가 많이 고팠던 듯.

정강이 한쪽에 붙어있는 살코기를 순삭시킨 녀석이 다른 한쪽도 집어 들었다.


“손가락 끝으로 불피우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감탄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를 흘끗 올려다본 소년.

다시 고개를 돌려, 세워놓은 돌 사이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푸른 불꽃을 녀석이 내려다보았다.


“만져도 뜨겁진 않은데, 고기는 익다니...”


푸른 불꽃 위에서 지글거리는 고기를 내려다보며 녀석이 다시 입맛을 다셨다.


“맛있게 먹고 있어라. 여기저기 한 바퀴 돌고 올 테니까.”


먹는 것에 진심인 녀석이 고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배를 채우는 녀석을 뒤에 두고 댄은 다시 아공간의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언덕 위를 넘어가자 쓰러져 있는 켄타우로스의 사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혹시 이놈도 몸 안에 마석이 있을까?’


갈리니쿠스의 뱃속에 들어있는 마석은 이미 채취해 인벤토리에 넣어 놓은 터.


누워있는 켄타우로스 하체의 말 형태의 복부에 그가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죽는 순간 온몸을 뒤덮고 있던 갑옷도 사라진 놈.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쥔 댄이 간결한 동작으로 놈의 배를 갈랐다.


놈의 벌어진 뱃속에 집어넣은 손을 훑어내자 큼직한 것이 그의 손아귀에 느껴졌다.


그의 손에 쥐어져 빠져나온 것은 성인 주먹 크기의 마석.

날렵하게 팔을 공중에 휘돌리자 묻어있던 검은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핏물이 제거된 영롱한 마석.


12면체 형태의 매끈한 표면.

마치 거대 다이아몬드와 같이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다.


-띵동


손에 쥔 마석을 들여다보며 감탄을 하고 있는 댄의 귓가에 청량한 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들자 허공에 떠오른 글자.


[열 번째 미션 : 무기에 옵션을 부여하시오]

필요 아이템 : 켄타우로스 인(人)과 마(馬) 체내의 마석과 마석 구슬 1개.

-옵션 준비가 완료되면 ‘준비 완료’ 명령어를 사용.


“...무기에 옵션이 부여된다고?”


똥그래진 눈으로 글을 읽어보던 그가 마치 믿지 못하겠다는 듯, 주먹으로 두 눈을 문질렀다.


“옵션이라면....”


‘혹시 공격력이 배가되는 것 아닐까?’


기대감에 심장이 쿵쿵거리며 뛰는 것을 느낀 댄이 인벤토리에 넣어 놓았던 마석 구슬을 하나 꺼냈다.


여전히 인벤토리 안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는 여분의 마석 구슬 2개.


잔뜩 흥분된 상태로 입꼬리를 올린 댄이 입을 열었다.


“준비 완료.”


주문을 외우기가 무섭게,

댄의 오른쪽 허공이 번쩍하는 빛과 함께 갈라졌다.


“....허어!”


그 틈으로 나타난 세 명의 소인(小人)들.


갑작스런 그들의 출현에 놀란 댄이 휘둥그래진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미션을 도와드릴 서번트들 입니다."


한 사람이 허공에 엄지와 검지를 부딪쳐 ‘탁’하고 스냅을 하는 순간,

시뻘건 불이 피어오르는 작은 용광로가 그의 앞에 소환되었다.


다른 한 사람의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무언가의 날카로운 송곳니.

뻥 뚫린 터널 내부를 향해 그가 송곳니를 쥐고 있던 손을 휘둘렀다.

다음 순간,

공중에서 나타난 흰 빛무리가 터널을 따라 미려한 곡선을 그리며 쏟아져 나갔다.


“....거대...용?”


삽시에 물리적 형태를 갖추고 바닥에 누워있는 것은 틀림없는 거대한 용.

납작하게 누워있는 거대용의 비늘 위에 그가 유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무기와 재료를 제게 주십시오.”


그에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댄이 고개를 돌렸다.


그에게 손을 벌리고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 동글동글한 키 작은 사내.


손에 쥐고 있던 마석과 구슬을 건네준 댄이 인벤토리를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창을 제일 많이 쓰니....”


슬롯에서 창을 꺼내 든 그가 사내에게 넘겼다.


대리석 테이블 위에 파진 홈에 사내가 창과 마석을 올려놓았다.

눈앞에서 대리석이 순간 호수의 표면처럼 부드럽게 일렁였다.


용의 비늘 손질을 완료한 사내가 허공에 떠 있던 송곳니를 쥐는 순간.

번쩍이는 빛무리로 바뀐 용의 형태가 송곳니 속으로 빨려들 듯 사라졌다.


한순간,

용광로의 불길이 대리석을 삼켰다.


“...르..디비네...수..르...쏠레이..”


마치 합창이라도 하듯 세 명의 사내가 대리석을 뒤덮은 화염을 향해 외쳤다.


영롱한 빛줄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한순간 사라진 용광로의 붉은 화염.


붉은 오라를 뿜고 있는 창만이 허공에 가로로 떠 있다.

사내의 손에 쥐고 있던 송곳니에서 뿜어져 나온 생생한 거대용 한 마리.

허공에 날아올라 크게 원을 그린 용이 창 위에 내려앉았다.


비현실적인 광경에 똥그랗게 뜬 눈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댄.


그런 그의 눈에 비친 용이 한순간 자취를 감추었다.


마치 주인에게 인사하듯 댄에게 머리를 조아린 세 명의 사내.

신기루처럼 한순간 그들의 모습도 허공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흡사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그에게 날아와 손아귀에 감기는 붉은 창.


이전에는 좀 가벼웠다면,

이젠 손에 착착 감기는 둔중한 느낌.


여전히 손에 잡힌 창을 들여다보는 댄의 눈빛은 꿈을 꾸는 듯했다.


-띵동.


마음속 깊은 감동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의 귀에 들려오는 소리.


[열 번째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셨습니다]

- 보상 : 무기의 트랜스포메이션 (창을 활로 변형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


할 말을 잃은 듯, 떡 벌어진 그의 입이 닫히지 않았다.


창을 쥔 그가 무심코 터널 안쪽 멀리 서 있는 선인장에게 시선을 두었다.


.....휘리릭!


어느새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붉은 오라를 뿜는 황금빛 보우.


왼손에 활을 쥐고 오른손을 허공에 올리자 순식간에 빛이 몰려와 화살의 형태를 이루었다.


빛의 화살을 활에 메긴 그가 선인장을 향해 당겼던 손을 놓았다.


.....쐐애애애애액!!


“....흠, 연습이 좀 필요하겠군.”


과녁에서 한참 벗어나서 날아가 버린 화살에 시선을 떼면서 그가 멋쩍게 중얼거렸다.



발을 옮기기 전 그가 다시 켄타우로스 사체를 내려다 보았다.


‘미션을 부과하는 글자에 켄타우로스의 인(人) 쪽에서도 마석을 구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었나?’


언뜻 허공에 나타났던 글자를 그가 다시 곰곰이 떠올렸다.


“....그렇다면 이 놈의 몸에서도....”


괴물이긴 하지만 인간과 흡사한 놈의 머리와 몸통.


두 눈을 꼭 감은 그가 단검으로 놈의 배를 갈랐다.

뱃속을 휘젓는 그의 손에 만져지는 것은 없었다.


“.....흐음.”


잠시 고심하던 댄이 다시 단검을 손에 쥐었다.


바닥에 모로 놓여있는 놈의 머리통을 왼손에 단단히 잡은 댄.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 채 오른손에 쥔 단검을 번개처럼 놀렸다.


깨진 머리통 안으로 손을 집어넣자 느껴지는 불쾌한 뇌수와 회백질.

동시에 비릿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불쾌하게 찌푸렸던 그의 표정이 한순간 환희로 바뀌었다.


“...있다!”


허공으로 쳐든 그의 손아귀에 붉은 루비와 같은 마석이 들려져 있었다.


몸을 일으킨 그가 허공에 손을 재빨리 휘돌렸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불쾌한 피와 뇌수.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그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것은 균열.


아공간의 한쪽 벽에 마치 곡괭이로 파 놓은 것같은 틈의 형태가 그의 눈에 띄었다.

다행히 손을 뻗으면 쉽게 닿을 만한 높이.


3미터 정도의 균열을 확인한 그가 인벤토리에서 봉인 디바이스를 꺼냈다.


...쉬이이이이이잉!


전기면도기를 돌리는 것과 같은 소음을 내며 갈라진 거친 표면이 봉인되기 시작했다.


1미터 정도의 길이만 남긴 그가 디바이스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몸을 돌리려던 그가 다시 시선을 균열에 두었다.


“.....혹시.”


그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균열이 생긴 부분의 틈에 그가 얼굴을 가까이 대자 안면에 닿는 공기가 서늘하다.

그가 슬며시 손가락을 틈 사이로 집어넣었다.

금세 손아귀에 퍼지는 한기.

한겨울 얼음판 밑으로 흐르는 물속에 손을 집어넣은 듯한 차가움이 온몸으로 번져왔다.


균열의 아래쪽을 그가 슬며시 당겼다.


“.....허어!”


마치 탄력있는 고무밴드처럼 벌어지는 입구.


잠시 고심 후에,

결심한 듯 그가 벌어진 틈 사이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투명하고 물컹한 젤리로 채워진 느낌의 작은 터널 같은 내부.

안쪽으로 기어오른 그의 온몸이 완전히 균열 밖으로 빠져나갔다.



마침내 반투명한 막 너머로 희미한 빛이 느껴졌다.


손으로 움켜쥔 막을 그가 한순간 잡아당겼다.


그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시커멓게 피어오르는 연기.


그 너머로,

형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흐릿한 물체들의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파파파파파팟...


마치 거대 괴생명체들이 지면을 질주하는 듯한 소리.

윙윙거리는 맹렬한 날갯짓 소리와 퍼득거리는 소음.


서너겹의 날개를 확 펼친 거대 괴생명체가 그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름이 쫙 끼친 그가 온몸을 뒤로 움찔했다.


그런 그를 향해 순간 뾰족한 톱니가 달린 긴 다리 하나가 불쑥 들어왔다.


“...어어..”


본능적으로 몸을 숙인 그의 눈앞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물컹한 벽을 통과한 댄이 대리석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의 근처에 벽을 뚫고 튀어나오는 소년.


“시스템상 문제가 있어서 소환이 좀 지연되었다.”


곤혹스러운 표정속에서도 다행스러운 듯 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공간 안은 어땠어? 우리가 보내준 자료와 비슷하던가?”


그렇게 묻는 존을 보는 댄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존, 여러 가지 할 말이 많이 있어요.”


“그래?”


홀의 한쪽 구석으로 슬며시 존을 불러낸 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구를 공격하려는 외계 행성으로 잠입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뭐어?”


놀란 존을 바라보는 댄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그리고, 그의 두 눈동자는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8 67화 균열너머 세상으로 잠입(2) +1 23.07.06 195 6 11쪽
67 66화 균열너머 세상으로 잠입(1) +2 23.07.05 189 7 13쪽
66 65화 위기의 시작(2) +4 23.07.04 206 9 12쪽
65 64화 위기의 시작(1) +5 23.07.03 199 7 10쪽
64 63화 네뷸로리안의 등장 +1 23.07.02 193 6 12쪽
63 62화 진정한 헌터로 거듭나기 +1 23.07.01 199 8 12쪽
62 61화 단일팀으로 움직이다. +1 23.06.30 210 8 14쪽
61 60화 체인 리액션 +2 23.06.29 204 8 13쪽
60 59화 드림팀의 모습이 갖추어지다 +5 23.06.28 208 10 11쪽
59 58화 너희들 중 누가 뭐라고 했냐? +2 23.06.27 205 11 15쪽
58 57화 니시가와 한 +1 23.06.26 207 12 13쪽
57 56화 뿌린대로 거두리라. +1 23.06.25 209 11 13쪽
56 55화 돌을 피하는 놈은 바위로! +4 23.06.24 213 10 14쪽
55 54화 발등을 대라! 도끼가 기다리고 있다! +2 23.06.23 225 11 12쪽
54 53화 미래를 선택하는 자 +4 23.06.22 218 10 12쪽
53 52화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2) +2 23.06.21 223 11 10쪽
52 51화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1) +2 23.06.20 225 10 12쪽
51 50화 네버 앤딩 스토리 +2 23.06.19 229 11 11쪽
50 49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시작 +2 23.06.18 233 13 12쪽
49 48화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 자식들아! +1 23.06.17 236 12 14쪽
48 47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2) +1 23.06.16 224 10 14쪽
47 46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1) +1 23.06.15 234 11 16쪽
46 45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3) +1 23.06.14 218 10 12쪽
45 44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2) +1 23.06.13 231 11 12쪽
44 43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1) +2 23.06.12 242 11 12쪽
» 42화 또 다른 종의 출현(4) +3 23.06.11 230 10 10쪽
42 41화 또 다른 종의 출현(3) +2 23.06.10 237 10 12쪽
41 40화 또 다른 종의 출현(2) +2 23.06.09 234 11 11쪽
40 39화 또 다른 종의 출현(1) +2 23.06.08 233 9 13쪽
39 38화 푸른 대나무 숲의 노래(2) +2 23.06.07 242 1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