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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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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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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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46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1)

DUMMY

센터 지하 5층에 위치한 대 훈련실.


LA 근교 아공간의 내부와 동일한 형태의 황량한 계곡.

그런 지형의 왼쪽 끝에 있는 절벽 위.


한 남자가 벽을 미친 듯이 기어오르고 있다.


기울기가 90도를 훨씬 넘어가는 아슬아슬한 절벽의 상단.

바위틈의 손잡이를 잡고 있어도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는 상황.


손가락에서 푸른 불꽃을 품어내며 마치 타란튤라처럼 절벽을 기어오른 사내.


어쩐 일인지 절벽 꼭대기에 선 남자가 몸을 그 아래로 내던졌다.


......쿠쿵!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바위 조각과 함께 허공으로 뽀얗게 피어올라 시야를 가리는 흙먼지.


“.....크흐.”


그 사이로 계곡의 바닥으로 추락한 사내가 낮은 침음을 흘리고 있다.

그런 그의 몸을 뒤덮고 있는 검푸른 비늘.

등 뒤에서 퍼드득거리고 있는 잠자리와 같은 길쭉한 날개.


‘날개까지 줬으면 날 수도 있다는 건데....‘


“....쩝.”


입맛을 다신 사내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그의 눈앞에 어둠이 몰려왔다.






물컹한 막을 통과하자 다시 밝아진 시야.


그의 주위에 서 있던 헌터들 중, 한 남자가 고개를 돌려 흘끗 그를 돌아보았다.


“......비늘?”


가늘어진 눈빛으로 그를 주시하던 한 남자의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 말.

그런 그의 말에 주위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돌아본다.


“....잘 못 봤나?”


다시 한번 댄을 훑어보며 고개를 갸웃한 사내.


“자! 자! 주목!”


커다란 목소리가 댄의 맞은 편에서 들려왔다.


생소한 주위의 느낌에 댄이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곳은 마치 대형 건물의 대강당과 같은 널찍한 장소.


높은 층고.

왼쪽 벽 위에 새겨진 커다란 글자.

【Norton Public School】


“아공간 안에 이런 게 있어?”


그의 앞에 모여있는 헌터의 인원은 어떠한가?

눈대중으로 훑어보아도 70여 명은 되어 보였다.


생소함에 눈이 커져서 주위를 돌아보는 댄의 왼쪽 어깨를 누군가 ’툭‘ 건드렸다.


“제니스!”


“.......쉿!”


목소리를 높이는 댄을 보며 그녀가 입술 위에 검지를 세웠다.


인원을 파악 중이던 리더로 보이는 사내가 댄과 제니스쪽을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긴 어쩐일이야?”


시선은 사내를 향하면서도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 댄이 물었다.


“댄도 온다는 얘기 듣고 지원했지."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


“벌써 한국소속으로 일하는 걸로 3년 계약까지 했는데? 진작에 존에게 물어봤지.”


댄을 보는 그녀의 입꼬리에 미소가 흘렸다.


“댄은 여기 첨이지? 난 전에 두 번 정도 와본 적 있어.”


“그래? 여기서 뭘 잡았어?”


“그냥, 인원 채워준 거지 뭐.”


고개를 으쓱한 그녀가 씨익 웃었다.


“최상위급 헌터들 사냥하는데 걸리적거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귀찮은 소형종 청소해주고 마석 채취.... 뭐, 그 정도?”


대충 인원 파악이 끝난 듯, 맨 앞에 선 사내가 모여있는 헌터들을 둘러보며 입을 연다.


“모두 내 이름 알고 있지? 대니얼이다.”


희끗희끗한 머리의 중년 사내.

매서운 눈빛으로 마치 헌터들 한 명 한 명을 모두 바라보듯 천천히 시선을 움직였다.


“모두 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간단히 설명한다.”


“캡틴!...이썬이 안보입니다.”


누군가의 입 밖으로 나온 질문.


“안타깝게도 사정이 있어서 이썬하고 딜런은 오늘 소환되지 못했다.”


“...어어...”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많은 헌터들이 낮은 침음을 흘렸다.


“이썬 하고 딜런이 누구길래 그래?”


낮은 목소리로 댄이 제니스를 향해 입을 열었다.


“...헐! 모르고 있었어? 현재 미국 랭킹 1,2위 달리는 최상위권 헌터야.”


“....아.”


고개를 끄덕거린 댄이 다시 캡틴 대니얼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머지 상위 헌터 일곱 명이 항상 하던 방식으로 선두에 선다.”


아무 문제 없다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니얼이 지시를 이어갔다.


“프레디, 애셔, 릴리안, 아이작은 자기 팀원들 이끌고 으레 그렇듯이 바짝 붙어서 선두를 지원바란다.”


그의 왼쪽에 서 있던 세 명의 사내와 한 명의 여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 다른 헌터들은 지금까지 해 오던 것처럼 갖춰진 진영을 지켜보면서 가능한 원거리 무기로 어시스트 하도록.”


“옛써...!!”

“오케이..!!”


뒤편에 몰려 제멋대로 서 있던 헌터들이 제각기 편한 대로 대답했다.


“그리고 타 지역에서 지원왔거나 오늘 처음 온 헌터들... 허드슨, 카터, 루카, 제니스, 그리고 흠....댄!”


그가 손에 쥔 소형 태블릿에서 시선을 돌려 헌터들을 돌아보았다.


“댄! 어디있지?”


다른 헌터들의 시선을 받으며 댄이 머리 위로 손을 들어 보였다.

댄의 얼굴에 잠시 머무르고 있는 대니얼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소문으로 대단하다고 듣긴 했지만, 여긴 혼자서 어떻게 해 볼 만한 곳이 아니다. 팀원 모두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곳이야. 처음 왔으니 시카고의 규칙을 따라주기 바란다.”


“...알겠습니다.”


“오케이! 그렇게 다섯은 빠른 마석 채집을 부탁한다. 아마 맡은 일 중에서 가장 바쁜 일일 거야.”


그의 말에 모여있던 헌터들 사이에서 옅은 웃음소리가 번졌다.


“그럼. 모두 출발한다!”


대니얼의 말에 그의 뒤편에 있던 문이 열렸다.


...스르르르르륵!


줄지어 우르르 몰려 나가는 헌터들의 손에 제각기 무기가 들려져 있다.


헌터의 무리 중에서 마지막으로 댄이 발을 문밖으로 내딛는 순간.


-띵동


그의 귓속에 울리는 청명한 소리.

[열한 번째 미션 : 아공안 안의 오크족을 섬멸하시오]


“....오크족?”


한번 고개를 갸웃한 댄이 시선을 그의 앞으로 돌렸다.


그런 그의 두 눈이 한순간 왕방울만하게 커졌다.


“....으와아아...”


자신도 모르게 벌려진 입 밖으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LA 근교 아공간과 비교해서 크기만 더 큰 것이 아니다.

그의 눈 안에 들어오는 풍경 자체가 완전히 다른 모습.


전쟁 직후 폐허로 변한 작은 소도시의 전경이라면 아마 이럴까?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또 어떠한가?


그의 발밑에 느껴지는 풀의 감촉.

그가 서 있는 오른쪽의 작은 공원 안의 나무들.

부러지고 쪼개져 버린 가지 위에서도 안간힘을 쓰면서 자라나는 푸른 이파리들.

그런 나뭇잎 사이로 산들바람이 불며 흩어진다.


“....어?”


바람이 그의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눈앞에 보이는 높은 언덕 위에서부터 불어오고 있는 스산한 바람.


“이게 정말 아공간 안이라고?”


마치 감탄이라도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댄이 팔을 제니스가 툭 하고 쳤다.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어리버리하게 있으면 욕먹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의 말에 돌린 시야에 보이는 전방.

이미 소형종을 휩쓴 헌터들이 낮은 언덕을 넘어가고 있다.


허공에 불러낸 그의 인벤토리 옆에 새롭게 생겨난 큼직한 슬롯 하나.

그 위에 적혀 있는 글자 : USA

댄이 더 이상 미국 소속의 헌터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까짓 소형종과 중형종에서 나오는 마석에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는 일.

목표는 그 이후에 나오는 거대 괴생물체가 품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클래스가 다른 마석.


‘.....꿀꺽!’


자신도 모르게 입맛을 다신 댄이 다른 헌터들과 함께 조잡한 마석의 수확을 시작했다.



* * *




무너져내린 다리의 잔해로 만들어진 징검다리.


냇물을 건너 선두에선 헌터들이 타운의 외곽에 있는 벌판에 이르렀다.

이곳을 지나 산등성이에서 내려오는 괴생명체만 소탕하면 아공간 내에서의 미션도 끝나는 것.


성인 키만큼 자란 들풀 위로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고 있다.

낮게 내려앉은 산들바람이 들풀의 이파리들을 헤집고 흐르며, 마치 파도가 밀려가듯 곡선을 그리는 노랗게 변한 들풀의 이삭들.


손바닥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문지른 대니얼이 오른손을 슬며시 들었다.

그의 신호에 멈춰선 선두의 일곱 헌터.


바람에 실려 오는 이질적인 냄새.

지금까지 느껴오던 것과는 다른 생소한 기운에 그의 온몸에 한순간 소름이 돋았다.


‘.....도대체 이건 뭐지?’


라이노블레이드의 출현은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항상 마지막에 버티고 있던 놈들이 그 놈들이었으니...


그놈들의 체취도 이제 익숙해졌을 만큼 대니얼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코를 통해 들어와 뇌를 자극하는 것은 전혀 다른 존재.


그의 온몸 모든 감각기관이 보내는 신호.

위험신호가 아니다.

즉시 도망치라는 경고.

아무리 발악을 한다고 해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가 있다.


그렇다고 후퇴할 수는 없는 일.

일본의 후쿠시마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곳은 목숨을 바쳐 막아야만 한다.

패배하면 시카고 아공간은 뚫려버리는 것.


‘...신이시여!’


그가 손을 가슴속으로 집어넣어 목에 걸린 펜던트를 움켜쥐었다.

그저 라이노블레이드 두 마리.

아니 한 마리만이 그들 앞에 남아 있기를..


이썬과 딜런의 부재.

모든 공격의 6할 이상을 책임져 주던 탑 랭커 두 명.


선두에 서 있는 일곱의 헌터들을 돌아보는 그의 안색은 점점 더 굳어져 갔다.

이미 몰려오는 중형종과의 싸움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그들.

그래도 아무 불평 없이 그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그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 보다 비장하다.

이곳이 그들의 무덤이 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일 미국의 최고 랭커들.


언뜻, 그가 고개를 후방으로 돌렸다.

눈동자를 이곳저곳으로 돌려 그가 찾고 있는 한 사람.


.....댄.


그의 눈에 들어온 한국 청년.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도 입꼬리에 웃음을 흘리며 옆의 여헌터와 시시덕거리고 있다.


고개를 돌린 그가 머리를 슬며시 저었다.

이미 미국 헌터 협회 산하 과학수사대가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던가.

중국에서 찍힌 그의 동영상은 조작되었을 확률이 80퍼센트를 넘는다고...


그가 다시 전방으로 시선을 돌릴 때였다.


“.....크오오오오우우우우우!!”



지축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멀리 산등성이의 숲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굉음과 함께 마치 소용돌이치듯 숲 전체가 휘둘리고 있다.


거대한 아름드리나무가 부러지고 뿌리 채 뽑힌 거목들이 허공으로 내던져진다.

계곡에 메아리치는 거대 숲의 신음.


온몸에 시퍼렇게 돋아나는 소름.

그를 휘감은 공포가 순식간에 그의 이성을 무섭게 짓누른다.


“모두...공격준비!!”


이미 죽기를 결심한 몸.

그의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고함이 들판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무기를 앞으로 향하고 공격 자세를 취하는 헌터들.


숲 전체를 뽀얀 먼지로 뒤덮으며 산등성이를 내려온 괴생명체가 벌판 끝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네...네 마리?”


파랗게 질린 얼굴로 앞을 바라보던 대니얼의 떡 벌린 입 밖으로 기함이 터져나왔다.


“....게다가 이미 각성까지 마쳤다니..”


시커먼 갑옷을 두른 듯 온몸을 촘촘히 뒤덮은 강철의 비늘 사이로 피어오르는 거무스름한 아지랑이.


일렬로 늘어선 네 마리의 거대 라이노블레이드.


앞발로 땅바닥을 구르자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땅이 울린다.

느껴지는 발밑의 진동에 몸의 뼈 마디마디마저 덜덜거린다.


공포로 헌터들의 사기를 꺾으려는 놈들의 전략.


“....캡틴!”


그의 옆에 서서 클레이모어를 들고 있던 릴리안이 초조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쿠오오오오우우우우!”


라이노블레이드 한 놈이 머리를 허공으로 쳐들고 괴성을 지르자,

놈들이 헌터들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제군들! 우리는 모두 이날을 위해서 헌터가 된 거다!”


헌터들을 돌아보며 대니얼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이곳에서 우리는 오늘 뼈를 묻는다! 미국을 위하여!”

“공겨어어어억!!”


대니얼이 하늘 높이 대검을 치켜들었다.


“....우와아아아!!”


선두의 헌터들이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뒤이어 허공을 가르고 날아가는 화살이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었다.




“제이스으은!”


라이노블레이드의 뿔에 복부가 관통된 후 허공에서 한 바퀴 회전한 사내의 몸뚱이.

구겨진 종잇장처럼 내던져진 그를 향해 뒤에 대기하던 보조 헌터들이 달려나갔다.


캉!


놈의 뿔을 창으로 간신히 막은 다른 사내.

다음 순간 속절없이 놈의 뒷발에 차여 바닥에 고꾸라졌다.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비명소리.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언뜻, 뒤로 물러선 네 마리의 라이노블레이드.

한꺼번에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몸을 둥글게 말고 있다.


헌터들을 한꺼번에 압사시키려는 놈들의 계획.


‘.....끝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황급히 헌터들을 훑고 있는 대니얼의 눈.

그리고 마주친 두 눈.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밝은 광채를 뿜어내고 있는 두 눈동자.


“....대애애앤!”


자신도 모르게 그의 입 밖으로 헛된 이름이 터져 나왔다.

그가 본, 터무니 없는 동영상.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만에 하나, 혹시라도...


꾹 감은 눈을 그가 떴다.


“.....어어어어!!”


네 마리의 라이노블레이드 위의 창공에 날아올라 있는 한 사내.

어딘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붉은 빛을 내뿜은 창.

창졸간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창이 사내의 손안에 휘감긴다,


“....이야아아아아아압!!”


그의 손에 쥐어있는 창끝에서 쏟아져 나오는 황금빛 빛무리.

순식간에 파도처럼 라이노블레이드 두 놈의 몸통을 휘감는다.


꽈드드드드득!


“......거대 용?”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 눈이 부시게 번쩍이는 몸을 파도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거대 용이다.


그런 용의 몸에 감겨 허공에 번쩍 들려버린 라이노블레이드 두 마리.


“...하아아아압!!”


사내의 손에 들려있는 붉은 창날 끝이 놈들의 몸통을 무지막지하게 그어버린다.


....퍼퍼펑!


그런 와중에 한쪽에 몸을 말고 땅을 구르고 있는 한 마리의 라이노블레이드.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헌터들을 향해 일직선으로 덤벼들고 있다.

피할 사이도 없는 일촉즉발의 순간.


굴러오는 놈과 헌터들 사이로 시퍼런 물체가 번개같이 스쳐 지나갔다.


...쿠쿵!


거대 톱날이 부러지고 일그러진 채 방향이 틀어진 놈.


....퍼억!


말았던 몸을 푸는 놈의 아래턱에서 시퍼런 불꽃이 다시 터져나와 사방으로 튀었다.


허공으로 날아올라 다시 놈의 등을 빛무리가 휘감긴 도끼로 가격하고 있는 사내.

분명 댄이다.


“......어어어...”


똥그래진 눈으로 자신도 모르게 검지로 댄을 가리켜보는 대니얼.


“...하나, 둘...”


이미 각성을 마친 공포스러운 라이노블레이드를 땅속에 처박아버린 젊은 남자.

손톱만큼 쬐끄만 한국이란 나라에서 온 댄.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댄은 분명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제니스!”


두 명의 댄 중, 창을 든 사내가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는 헌터들의 무리를 향해 외쳤다.


“...오케이!”


뒤쪽에서 튀어나온 낯선 여헌터가 기괴하게 신음하고 있는 라이노블레이드의 숨통을 끊었다.

그리고 복부에 집어넣은 손을 무자비하게 아래위로 훑는다.


붉은 창을 든 댄이 대니얼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저 놈들에게서 수집한 마석은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


여유로운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사내.


“....어....그..그래..”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일.


아직도 죽음을 앞둔 공포의 여운이 남아있건만.

어떻게 돌아가는 일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네 마리의 라이노블레이드가 초원의 풀 속에 널브러져 있다.


“...그리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저놈들도 내가 없애도 될까요?”


그런 그의 손가락은 평원 너머 산속, 숲이 우거진 곳을 가리키고 있다.


“아니.... 라이노블레이드 네 마리... 모두 잡았잖나?”


똥그래진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대니얼을 내려다보며 그가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저 위에 다른 놈들이 있어요. 오크 족이죠.”


평온한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며 말하는 댄에게서 그가 시선을 산꼭대기로 돌렸다.

여전히 그의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제가 잡게 해주세요.”


눈동자에 번쩍이는 광채를 흘리며 댄이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저만의 미션이 있거든요.”


뜻 모를 말을 하고 있는 동양인 청년.


.........크오오오우우우....


온몸에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산등성이 아름드리나무의 끝이 언뜻 흔들리기 시작했다.


“.....네?”


얼굴 가득 여유로운 웃음을 띤 댄이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그를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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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06.15 13:43
    No. 1

    라이노블레이드와의 전투신에서 댄과 제니스의 콜라보가 엄청나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작가님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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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화 위기의 시작(2) +4 23.07.04 206 9 12쪽
65 64화 위기의 시작(1) +5 23.07.03 199 7 10쪽
64 63화 네뷸로리안의 등장 +1 23.07.02 193 6 12쪽
63 62화 진정한 헌터로 거듭나기 +1 23.07.01 199 8 12쪽
62 61화 단일팀으로 움직이다. +1 23.06.30 211 8 14쪽
61 60화 체인 리액션 +2 23.06.29 204 8 13쪽
60 59화 드림팀의 모습이 갖추어지다 +5 23.06.28 208 10 11쪽
59 58화 너희들 중 누가 뭐라고 했냐? +2 23.06.27 206 11 15쪽
58 57화 니시가와 한 +1 23.06.26 207 12 13쪽
57 56화 뿌린대로 거두리라. +1 23.06.25 210 11 13쪽
56 55화 돌을 피하는 놈은 바위로! +4 23.06.24 214 10 14쪽
55 54화 발등을 대라! 도끼가 기다리고 있다! +2 23.06.23 225 11 12쪽
54 53화 미래를 선택하는 자 +4 23.06.22 219 10 12쪽
53 52화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2) +2 23.06.21 223 11 10쪽
52 51화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1) +2 23.06.20 225 10 12쪽
51 50화 네버 앤딩 스토리 +2 23.06.19 229 11 11쪽
50 49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시작 +2 23.06.18 234 13 12쪽
49 48화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 자식들아! +1 23.06.17 236 12 14쪽
48 47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2) +1 23.06.16 224 10 14쪽
» 46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1) +1 23.06.15 235 11 16쪽
46 45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3) +1 23.06.14 219 10 12쪽
45 44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2) +1 23.06.13 232 11 12쪽
44 43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1) +2 23.06.12 242 11 12쪽
43 42화 또 다른 종의 출현(4) +3 23.06.11 230 10 10쪽
42 41화 또 다른 종의 출현(3) +2 23.06.10 237 10 12쪽
41 40화 또 다른 종의 출현(2) +2 23.06.09 234 11 11쪽
40 39화 또 다른 종의 출현(1) +2 23.06.08 234 9 13쪽
39 38화 푸른 대나무 숲의 노래(2) +2 23.06.07 244 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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