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34,236
추천수 :
1,066
글자수 :
694,692

작성
23.07.06 13:53
조회
195
추천
6
글자
11쪽

67화 균열너머 세상으로 잠입(2)

DUMMY

거대해머를 한 손에 가볍게 움켜쥐고 댄을 가리키고 있는 오크 지휘관.

돌격 태세를 취하고 있다.


뚫어지게 댄을 노려보던 그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한순간 전신에 황금빛을 발산하며 체형이 바뀌고 있는 인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마치 자동적으로 갑옷이 입혀지는 것이 두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 힘든 상황.


그런 인간의 모습에서 특히 그의 시선을 끈 것.

인간이 두르고 있는 갑옷의 가슴에 새겨진 문양

그것을 본 오크 지휘관의 눈빛이 달라졌다.


‘신의 축복이 깃든 디바인 갑주?’


그것만이 아니다.

놈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검의 손잡이에 보여지는 문양도 분명 볼타로스 신의 증표가 틀림없다.


‘어떻게 인간이...’


물론 자신의 종족 중에서 아공간으로 파견된 어중이떠중이 몇 놈이 돌아오지 못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경로로 얻은 자료로 보면 인간은 나약한 하등생물 아니던가?

그런 인간이 볼타로스 신의 가호를 받고 있다고?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우주 어디를 가더라도 그곳의 잡신은 항상 존재하는 법.

어쩌다 상당히 유사한 표식을 가진 인간에 걸맞은 허접한 잡귀일 터.





마치 얼어붙은 듯 꼼짝 못하고 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오크 족뿐이 아니었다.


경이로운 표정으로 댄을 바라보고 있는 쌤.


댄의 몸을 두르고 있는 불가사의한 갑주.

아공간에서 목격한 촘촘한 비늘의 방어구가 아니다.


댄의 머리에 씌워진 황금의 투구.

무지갯빛 오라를 풍기는 미려한 황금빛 갑옷.

마주하는 상대에 위압감을 주는 장엄한 풍채.


그런 그의 가슴 한가운데 새겨진 문양.

불길처럼 일고 있는 구체 중앙을 예리하고 파고드는 뇌광(雷光).


- 신의 사자


“....인간이 아니었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는 쌤.


“...그래 인간일 리가 없지.”


어느새 경외감에 젖어 눈꼬리에 고이는 눈물.

저절로 한쪽 무릎이 꺾이며 그 자리에 주저앉은 쌤.


“..지금 뭐해?”


그런 쌤을 돌아보며 입 밖으로 툭 내뱉는 댄의 무심한 말투.


“같이 싸워준다며? 벌써 겁먹은 겨? 왜 그러고 있어?”


“....그래.”


“아냐! 이번엔 나 혼자 상대해 볼게. 싸움에 끼어들지 말아봐.”


그를 흘끗 돌아본 댄의 얼굴에 피어나는 여유로운 웃음.



‘저런 모습이라면..’


댄의 목숨을 위협할 만한 적은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터...

가만히 있으려 해도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몸을 돌려 몰려있는 오크 병사를 마주하고 있는 댄도 자신의 신체 변화를 인지하고 있었다.

날아갈 듯이 훨씬 더 가벼워진 몸.

완전한 신체 일부가 된 듯 느껴지는 네뷸라의 송곳니.


손에 쥔 네뷸라의 송곳니를 슬쩍 휘두르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다.




‘지원군이 더 필요할지도....’


댄의 행동을 지켜보던 지휘관이 왼손을 들어 올렸다.

꽉 쥔 주먹을 다시 펴고 손가락 두 개를 접는다.


뒤쪽에 서서 지휘관의 신호를 읽어낸 놈이 품 안에서 길쭉한 형상을 한 것을 끄집어냈다.


-부우우 부우우우우 부우우


허공에 높이 치켜든 뿔피리를 놈이 신나게 불었다.



...우르르르르르르.

마치 땅이 꺼지는 듯한 굉음이 그들의 뒤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흐뭇한 표정으로 바뀌는 오크 사령관.


새까맣게 몰려오는 오크 병사들이 순식간에 오와 열을 맞춰 선다.


처음 열대여섯 놈이었던 수가 몇 배로 늘었다.

떼거지로 몰려온 놈들을 바라보던 댄.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혼자서 우리 전부를 상대하겠다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댄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린 오크 지휘관.


그런 그에게 놈들의 뒤편에서 짙게 몰려오는 안개를 댄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지 않겠나?"


땅을 박찬 댄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

동시에 그를 향해 사방에서 허공을 가르고 화살이 쏘아진다.

보랏빛이 뿜어나오는 검을 휘둘러 날아오는 화살들을 막아내는 댄.

마치 번개처럼 휘돌리는 그의 검날에 날아오는 족족 화살대가 부러지고 화살촉이 쪼개져 나간다.


놈들의 중앙에 뛰어내린 댄의 손에 쥐어있는 것은 붉은 불을 뿜고 있는 창.

풍차처럼 마구 휘돌리는 그의 창 날 끝에 한순간 대여섯의 오크 병사가 단말마적 비명을 토해냈다.


“...놈하고 거리를 둬라!”


점점 짙어지는 안개 속에서 신출귀몰한 놈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오크 지휘관.


흘끗 돌아보는 그의 시야에 들어온 다른 인간과 표범 한 마리.

놈들을 향해 몸을 돌려 검을 겨냥하기가 무섭게 댄이 그의 앞으로 뛰어내린다.


찰나의 공략으로 인정받은 초정밀 판단력을 소유한 자신.

순간을 놓치지 않는 지휘관의 손에 쥔 거대해머가 인간의 다리가 땅에 닿는 순간을 놓칠 리 없다.


쿠쿵!


크게 휘돌린 해머의 궤적에 걸려버린 인간이 허공에 부-웅 떠올랐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머리부터 땅으로 추락하는 인간의 몸통을 향해 다시 한번 휘돌려진 해머.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정확하게 얻어맞은 인간이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힘들게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인간의 느린 움직임이 그의 눈동자에 비추어졌다.

땅 위에 떨어진 검을 집어 드는 놈의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신음.

검을 간신히 손에 쥔 놈이 한 손을 해머에 제대로 맞은 무릎을 만져보고 있다.


“놈이 내 공격에 당했다! 놈을 잡아라!”

“고르륵!!”

“고르르르륵!”

“고륵! 고륵!!”


그의 명령에 우렁찬 함성이 쏟아져 나오며 한꺼번에 오크 병사들이 우르르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뿌연 안개 속에서 허둥대며 도망치는 인간의 뒷모습.

자신의 공격에 상당한 부상을 당한 듯, 한쪽 발을 눈에 띄도록 절고 있다.


“놈을 절대 놓치지 마라!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사기충천한 오크 병사들이 일제히 새까맣게 인간을 뒤쫓는다.


“놈을 잡는 자에게 내 딸을 주마!”


거대 해머를 허공에 휘두르며 자신의 앞으로 몰려가는 병사들을 독려하는 지휘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라이벌들을 누르고 1계급 승진할 호기가 자신의 손안에 들어온 것이다.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짙은 안개를 뚫고 몰려간 병사들의 뒤를 회색늑대를 타고 느긋하게 따라가는 오크 지휘관의 심장은 콩닥거리고 설렘으로 가슴은 터질 듯 부풀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귀에 들려오는 병사들의 비명 소리.


‘.....그렇겠지!’


잡신의 허접한 가호라도 받은 놈이니 쉽게 죽어주진 않겠지.

목숨이 다하는 최후까지 싸우려 들것은 자명한 일.


‘...인간 주제에 호기롭게 버티다니 네 놈의 기개는 높이 사 주마!’


고삐를 손아귀에 거머쥔 그가 늑대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모두 돌격하라아아아!!”


허공을 비상하는 늑대의 안장에 걸터앉은 그가 다시 한번 해머를 앞으로 향해 쥐었다.


끄그그그그그그그!


땅에 착지한 늑대가 네발을 앞으로 빳빳하게 세웠다.

진행 속도로 인해 전방으로 한참을 미끄러지다가 멈춰 선 놈.

발밑에 파인 땅에서 튀어 올라온 흙먼지.

그렇지 않아도 안개로 가시가 좋지 않은 시야를 뽀얗게 가렸다.


“.....가자!”


옆구리를 발로 힘껏 걷어차 보지만 놈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이...이놈이 내 말을...”


채찍을 휘두르려던 손을 한순간 내려놓은 오크 지휘관.

그의 귀에 들려오던 소음이 어느새 완전히 사라졌다.


마치 완전한 침묵 속 세상에 혼자 남아있는 듯한 느낌.


“도대체...이 무슨...”

“.....허어어!”


그제야 무엇인가 깨달은 듯한 그의 표정.

허망함을 넘어 공포에 싸여 얼어붙은 얼굴이다.


그런 그의 시야가 조금씩 맑아지기 시작한다.

불어오는 마파람에 뒤로 물러나는 뽀얀 안개.


왕방울 만해진 눈으로 크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오크 지휘관.


절벽의 가장자리에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자신이 타고 있는 거대늑대.

그 앞으로 보이는 것은 어슴푸레한 빛을 발하는 허공.

자신이 이끌던 오크 병사는 한 놈도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파드드드드득!


황망한 그의 시야에 절벽 아래쪽에서 떠올라 날개를 퍼덕이고 있는 한 생명체.


입꼬리를 올리고 웃음을 흘리는 놈을 보던 그가 기함을 했다.


“....이..이..쳐 죽일 인간 놈!”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그의 머리 위를 훌쩍 날아 넘은 인간.


그의 등 뒤로 내려앉은 댄.

목을 양쪽으로 꺾은 후 허공에 손을 올린다.


스르릉!


그의 손아귀에서 형상화되는 보랏빛을 발하는 검.


오크가 가볍게 몸을 던져 땅에 발을 디뎠다.


크르르르르르!


떡 벌린 주둥이 밖으로 거대한 송곳니를 드러내는 회색늑대.

주인의 곁에 서서 날카로운 은안을 번뜩이며 댄을 향해 살의를 표출하고 있다.


으르르르르르르!


댄의 뒤쪽에서 나타난 거대 호랑이.

허공을 향해 ‘으르렁’ 거리며 포효를 한 후, 솥뚜껑만한 앞발을 들어 허공을 휘갈겼다.

발끝에 곧추세운 날카로운 강철의 발톱이 그리는 커다란 궤적.

귀를 자극하는 파공음에 한순간 겁먹은 늑대.

꼬리를 뒷다리 사이로 집어넣고 눈치를 보던 놈.


깨개개갱! 깨개갱!


허공을 가르며 돌진하는 호랑이를 피해 미친 듯이 안개 속으로 사라진 놈.

그런 놈의 뒤를 바짝 쫓아 레오도 자취를 감추었다.


깨개개갱! 깨개개갱! 깨개개갱!

으르르릉! 으르르르릉!


늑대의 새된 비명 소리가 한순간 멈췄다.


꿀꺽!


마른 침을 삼킨 오크 지휘관.

오른손에 쥔 해머를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죽어라!!“


허공을 가르며 넓게 휘돌려진 해머의 궤적.


이미 그 안으로 파고든 댄.

자신의 목에 느껴지는 칼끝에 얼떨결에 그가 휘두르고 있던 해머를 놓쳐버렸다.


”네놈의 군 기지가 어느 방향이지?“


목에 파고든 칼끝에서 검은 피가 배어 나와 날을 따라 흘러내린다.


”이쪽 길로 2킬로 떨어져 있다.“


웬일로 순순히 대답하는 놈.

자신들이 온 오솔길 방향을 가리킨다.


”그 기지 안에 몇 놈이나 있지?“


”오백....오백 정도 주둔하고 있다.“


놈의 말에 눈을 희번덕거리며 댄이 입꼬리에 비웃음을 날렸다.


”거짓말!“


”......“


”언제까지 나를 속일 작정이지?“


”사실이다. 거기 총 사령관은 이끼그림자고..“


검날이 살을 더 깊숙이 파고들자 눈을 움찔한 놈.


”오크 주제에 인간을 얕보고 있나? 시커먼 네 속을 내가 모를 줄 알아?“


‘오크 주제에...?’


놈의 눈이 한순간 번뜩였다.


‘한낮 거머리보다도 못한 인간 놈이 오크 주제에...라고...?’

살다살다 개허접한 인간 놈에게 이런 말까지 듣게 될 줄이야.


한순간 헤까닥 돌아버린 표정을 짓는 오크 지휘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문 놈의 커다란 콧구멍으로 터져 나온 검은 액체.

불끈거리는 놈의 팔뚝.

순간적으로 절구통만한 주먹을 꽉 쥔 놈이 인간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뎅강!


그보다 더 빨리 댄의 검날에 도려내진 놈의 머리통.


”..쌤?“


뒤에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내를 댄이 흘끗 돌아보았다.


”가장 잘 쓰는 무기 좀 줘봐. 내가 믿기 힘든 마술을 한번 보여줄 테니까.“


숨통이 끊어진 오크의 배를 내려다보며 댄이 입꼬리에 웃음을 날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07.17 16:23
    No. 1

    압도적인 댄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기대했던 전투신이라 즐겁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67화 균열너머 세상으로 잠입(2) +1 23.07.06 196 6 11쪽
67 66화 균열너머 세상으로 잠입(1) +2 23.07.05 189 7 13쪽
66 65화 위기의 시작(2) +4 23.07.04 206 9 12쪽
65 64화 위기의 시작(1) +5 23.07.03 199 7 10쪽
64 63화 네뷸로리안의 등장 +1 23.07.02 193 6 12쪽
63 62화 진정한 헌터로 거듭나기 +1 23.07.01 199 8 12쪽
62 61화 단일팀으로 움직이다. +1 23.06.30 211 8 14쪽
61 60화 체인 리액션 +2 23.06.29 204 8 13쪽
60 59화 드림팀의 모습이 갖추어지다 +5 23.06.28 208 10 11쪽
59 58화 너희들 중 누가 뭐라고 했냐? +2 23.06.27 206 11 15쪽
58 57화 니시가와 한 +1 23.06.26 207 12 13쪽
57 56화 뿌린대로 거두리라. +1 23.06.25 210 11 13쪽
56 55화 돌을 피하는 놈은 바위로! +4 23.06.24 214 10 14쪽
55 54화 발등을 대라! 도끼가 기다리고 있다! +2 23.06.23 225 11 12쪽
54 53화 미래를 선택하는 자 +4 23.06.22 219 10 12쪽
53 52화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2) +2 23.06.21 223 11 10쪽
52 51화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1) +2 23.06.20 225 10 12쪽
51 50화 네버 앤딩 스토리 +2 23.06.19 229 11 11쪽
50 49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시작 +2 23.06.18 234 13 12쪽
49 48화 현실을 직시하라고! 이 자식들아! +1 23.06.17 236 12 14쪽
48 47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2) +1 23.06.16 224 10 14쪽
47 46화 드러나는 외계 지성체 한 종족(1) +1 23.06.15 234 11 16쪽
46 45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3) +1 23.06.14 219 10 12쪽
45 44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2) +1 23.06.13 232 11 12쪽
44 43화 터지기 시작하는 재난(1) +2 23.06.12 242 11 12쪽
43 42화 또 다른 종의 출현(4) +3 23.06.11 230 10 10쪽
42 41화 또 다른 종의 출현(3) +2 23.06.10 237 10 12쪽
41 40화 또 다른 종의 출현(2) +2 23.06.09 234 11 11쪽
40 39화 또 다른 종의 출현(1) +2 23.06.08 234 9 13쪽
39 38화 푸른 대나무 숲의 노래(2) +2 23.06.07 244 1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