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형사, 눈 떠 보니 무림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래몽래인
그림/삽화
배민기
작품등록일 :
2023.05.10 14:48
최근연재일 :
2023.08.02 23:37
연재수 :
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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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글자수 :
29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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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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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1> 이로운의 한계 돌파

DUMMY

*


설파혼이 창안한 절대 검법은 ‘금룡십구식’,

열 아홉 개의 초식은 각각 몇 개의 변화된 초식으로 나눠지기도 하고 때로는 초식과 초식이 연계되어 변초를 만들기도 했기에 실제로는 무한한 초식을 내포한 검법이었다.


그런 금룡십구식을 상대로 로운이 펼친 건 스스로 ‘낙장불입’이라고 이름 지었던 바로 그 무공이었다.


석 달 수련 기간 중에 가장 집중적으로 사사 받았던 무공. 하지만 끝까지 완성하지 못한 무공. 그래서 백야탄을 상대로 펼쳤다가 중도에 회수하는 법을 몰라 백야탄을 죽음 직전까지 몰았던 그 무공.

때문에 절대로 다신 꺼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무공이었다.


그걸 펼치겠다고 계획하고 실행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로운은 생각이나 계획을 따질 상태가 아니었다.


복수심에 폭발한 미사일처럼 향해 돌진했고, 그의 손이, 그의 몸이 본능적으로 그 무공을 펼친 것이다.

삼 십 삼 초로 연결되는, 중간에 회수하는 법을 익히지 못한, 한 번 던지면 끝까지 가야하는 ‘낙장불입’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무공이 로운의 강점이라면 수많은 싸움에서 쌓인 노회한 경험이 설파혼의 강점이었다.


그 두 가지 강점이 강하게 부딪혔다.


로운의 단봉이 숨 쉴 틈 없어 설파혼을 몰아쳤고 설파혼의 금검이 십구식을 조합하며 그 공격을 뿌리쳤다.


단봉이 오른손 왼손을 오가며 설파혼을 공격했고, 단봉이 물러날 때는 권각으로 압박했다.

단순하지만 패도적이고 파괴적인 초식이었다.


그에 비해 설파혼의 검법은 유연했다.

때로는 피하고 때로는 막으면서도 그 사이에 예리한 초식으로 로운을 위협했다.


다른 이가 보기엔 로운의 패도적인 공격에 설파혼이 물러나며 겨우 버티는 것으로 보였다.


“대단해요! 절정의 고수일 거라 믿었지만 설마 설파혼이 꼼짝 못할 줄은 몰랐어요.”


취소연이 맹주한테 말했다. 한껏 격앙된 표정이었다.

그런데 맹주의 표정이 예상 외로 어두웠다.


“그렇지 않아. 설파혼이 수세인 듯하나 모든 공세를 봉쇄하고 있다. 오히려 설파혼의 공격에 로운이 상처를 입고 있어.”


맹주의 눈이 정확했다.

설파혼은 로운의 공격을 와해 시키면서 미세한 틈이라도 생기면 기습적인 공격을 날렸다.

그 때마다 설파혼의 검이 로운에게 적중했다.

다만 큰 상처를 내지는 못하고 살짝 스치거나 아니면 옷깃을 베는 정도에 그쳤다.

그건 로운이 도무지 피할 생각이 없이 공격만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쳤구나 이 놈! 동귀어진이라도 하자는 건가? 역공을 펼쳐도 상관하지 않고 달려든다. 때문에 금검을 마지막까지 밀어 넣을 수가 없어! 같이 죽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상대보다는 자신이 더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다.


‘놈의 무공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눈에 익을 것이다. 이놈은 미친 소처럼 몰아치고 있으니 내력 소모가 극심할 터! 적절히 방어에 치중하면서 힘을 비축한다면..... 한시진 안에 놈을 벨 수 있을 터!’


맹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소연아. 저 친구의 무공이 삼십삼초로 이루어졌다고 했더냐?”

“네, 아버님.”

“모든 초식을 거의 다 쏟아 부었구나. 그런데도 평수를 이루고 있으니 다른 무공을 꺼내지 않고서는....”


맹주의 말을 듣고 나서야 소연도 위기감을 느꼈다.

33초를 모두 쏟아 부었는데 설파혼을 이기지 못한다면?

오히려 설파혼이 로운을 꺾는다면?


그 다음은....

말하지 않아도 군웅맹의 궤멸이 될 것이다.


- 콰창--!


허공에서 단봉과 금검이 크게 한 번 부딪히더니 두 사람이 훌쩍 물러나 땅에 착지 했다.


드디어 낙장불입 마지막 초식까지 설파혼이 막아낸 것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물러나 숨을 돌렸다.

아니 설파혼은 숨을 돌렸고 로운은 그냥 씩씩대고만 있었다.

그에게는 분노와 슬픔이 불 지른 복수심만 타오르고 있었다.


'됐다!'


설파혼은 격탕지계가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무모할 정도로 공격 일변도로만 나오는 로운을 상대하며 그의 무공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만약 숨겨둔 또 다른 무공을 꺼낸다면 달라지겠지만 흥분 상태에서 펼친 방금의 무공이 가장 매서운 절초였다면 좀 더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쉽게 달아오르는 놈이니 좀 더 달궈 놓으면 이 싸움, 훨씬 수월하겠지?’


로운이 감정을 삭히기 못하고 더 흥분하도록 불씨를 던져야 했다.


“설마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 백야탄과 효지림을 보고 내심 기대가 컸었거든. 그런데 이 정도가 최선이라면 실망이 큰데? 다른 무공도 좀 꺼내보지 그래? 이래서야 죽은 애새끼 복수 하겠어?”


씩씩대던 로운의 눈에 불이 튀었다.


"이 새퀴가!"


로운의 신형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단봉을 꼬나 잡고.


로운의 자세는 아까와 똑같았다.

낙장불입을 다시 처음부터 펼치는 것이다.


설파혼이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금검을 들어 올렸다.


“훗~ 역시 이거 뿐이었구나. 그렇다면 이번에는! 팔이나 다리 하나 쯤 내놔야 할 거다!”


설파혼은 벌써 우위를 점한 기분이었다.


로운이 고함을 질렀다.


“닥쳐! 낙장불입 몰라? 한번 던진 패는 그걸로 끝낸다는 뜻! 네 놈은 오직 낙장불입으로만 잡아낸다!”


- 콰릉---!


첫 초식이 서로 부딪혔다.

묵색의 단봉과 금빛 검이 다시 부딪히며 굉음을 터뜨렸다.


놀랍게도 그 격돌에서 설파혼이 주춤 뒤로 반 보 밀려났다.


분명코 한 번 겪었던 초식이었다.

때문에 예측 가능했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로운의 공격을 회피하는 척 받아낸 뒤 빈틈을 파고들어 곧바로 요혈을 노릴 참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다.

설파혼은 회피할 수 없었다. 로운의 초식을 그냥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로운의 낙장불입 첫 초식은 조금 전의 그 초식이었으나 또한 조금 전의 그 초식이 아니었다. 훨씬 빠르고 훨씬 치밀했고 훨씬 강력했다.

같은 초식이지만 이번에는 그 위력이 배가 되었다.


회피는커녕 막아내는 것도 힘들었다.


같으면서도 다른, 그 차이를 만든 건 로운이였다.

수련과 실전은 달랐다.

평정심과 극한 감정도 달랐다.

평정심의 수련과 극한 감정의 실전은 엄청나게 달랐다.

그 다름 속에서 로운이 달라졌고 달라진 로운이 차이를 만든 것이다.


휘의 죽음, 그리고 설파혼의 격탕지계.


그것이 로운의 영혼 어딘가에 있던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잠재력의 방아쇠를.


다른 세상에서 진파란이, 열 한 명의 도인들이 기대했던 상황이 촉발된 것이다..

이로운의 ‘한계 돌파’가.


반 보 물러난 설파혼의 하얀 낯빛이 더욱 하얗게 질렸다.


- 슈야악---


로운의 단봉이 다시 꿈틀대며 달려들었다.

두 번 째 초식도 분명 아까 본, 똑같은 초식이었지만 느껴지는 위압감의 차원이 달랐다.

온 힘을 다해 금검을 휘둘러 막았다.


- 콰릉--!


다시 벼락 같은 굉음이 터졌다.

단봉과 금검이, 그 안의 내공이 부딪히면서 사방으로 섬광이 튀었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이들 조차 몇 걸음 훌쩍 물러나야 했다.


엄청난 위력과 위력의 충돌이었다.


설파혼이 견디지 못하고 뒤로 일 보 물러났다.

예상치 못한, 상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로운은 틈을 주지 않고 다음 초식을 펼쳤고 설파혼은 정신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다음 초식을 받아야 했다.


- 콰릉! 콰앙!


낙장불입,


이름 그대로 물러나지 않는, 숨 쉴 틈도 없는, 연속 공격이 설파혼을 밀어붙였다.

이로운이 한 걸음 나아갈 때 마다 설파혼이 한 걸음 밀려났다.


- 아아!

- 오오!


군웅맹은 탄성을, 일월교는 탄식을 터뜨렸다.


설파혼의 부친은 후일 무공으로 상대의 혼까지 파괴하라고 파혼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제까지는 그 이름처럼 수많은 이들의 영혼과 육체를 파괴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태어나 처음으로 상대한테 정신없이 밀려나고 있었다.

자신의 영혼이 파괴될 지경으로.


로운이 냉면귀 백야탄을 상대했던 낙장불입은 단봉 없이 권각으로만 펼쳤었다.

그런데도 냉면귀는 두 번째 주먹에 정신을 잃었고 다섯 번째 주먹에 이빨이 털렸고 일곱 번째 초식에 갈비뼈가, 열세 번째 초식에 안와가 골절되었다.

내장이 뒤틀린 것은 스물 두 번째 초식이었다.


지금 로운이 펼친 낙장불입은 단봉과 함께였다.

그것만으로도 위력이 배가 되는데 현재 로운은 내공과 외공이 한꺼번에 폭발한 상태!


그래도 설파혼은 냉면귀보다는 훨씬 고강한 각주였다.

교유 율리납을 제외하면 일월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

당금 무림을 통틀어도 열 손가락을 넘지 않을 고수였다.


그렇기에 설파혼은 로운의 상승된 낙장불입에 속절 없이 밀려나면서도 근근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낙장불입은 쏟아 붓는 동안에도 점점 강해졌다.

첫 번째 초식이 아까의 두 배였다면 열 번째 초식은 아까의 세 배, 스무 번째 초식은 아까의 네 배에 이르렀다.


경계를 돌파한 로운은 낙장불입 삼십삼 초를 쏟아 붓는 동안에서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 꾸웅---!


마침내 로운의 내지른 주먹이 금검을 피하며 파고 들어가 설파혼의 가슴에 적중했다.

낙장불입 스물 일곱 번째 초식이었다.

낙장불입.jpg


작가의말

인간식량! 좀비 인류 멸망의 날


외계에서 온 522기 의문의 비행물체

그것들이 착륙한 지 20년 후

5월 22일.

인간이 좀비가 되고....


수원 블루스타즈의 신예, 축구선수 빽또라이 백다운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https://novel.munpia.com/36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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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초보형사 이로운 군웅맹 맹주가 되다 +4 23.06.12 7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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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꿈 속에 본 그녀 +5 23.06.08 80 4 10쪽
32 <32> 이 순간, 이 곳의 결정권자는 나! +2 23.06.07 80 4 9쪽
» <31> 이로운의 한계 돌파 +3 23.06.06 89 4 9쪽
30 <30> 낙장불입 VS 금룡파천 +6 23.06.05 86 4 9쪽
29 <29> 각성인가 폭주인가, 로운의 분노 +5 23.06.02 87 5 9쪽
28 <28> 휘야, 소연은 형이 꼭 지켜줄게. +5 23.06.01 82 5 10쪽
27 <27> 저러다 다 죽겠는데? +3 23.05.31 81 3 9쪽
26 <26> 절대 위기의 임무라는 것. +3 23.05.30 93 4 9쪽
25 <25> 생사의 지옥도 +6 23.05.29 86 5 10쪽
24 <24> 수채의 의리, 장강칠우 +3 23.05.27 90 4 9쪽
23 <23> 추격자 관쌍의 음모 +4 23.05.26 103 4 9쪽
22 <22> 취소연의 마음 속엔 이미 로운이가 +2 23.05.25 99 4 10쪽
21 <21> 단봉이 울다 +4 23.05.24 106 4 9쪽
20 <20> 내 문파는 대한민국 경주 이씨 판윤공파 +9 23.05.23 115 6 10쪽
19 <19> 따뜻한 그 사내의 등 +4 23.05.22 112 5 10쪽
18 <18> 빠르다, 너무 빠르다. +8 23.05.21 107 6 10쪽
17 <17> 할배와 아이가 한 몸에! +6 23.05.20 120 6 10쪽
16 <16> 딱밤이라니! 치욕이다! +3 23.05.19 124 3 10쪽
15 <15> 음양노동 관쌍 +7 23.05.18 134 7 10쪽
14 <14> 일월교 외진각주 설파혼 +4 23.05.17 131 5 10쪽
13 <13> 죽였다가 살렸다가 +6 23.05.16 132 4 9쪽
12 <12> 신의 사자가 말한 균열의 날이.... +10 23.05.15 146 7 11쪽
11 <11> 일월교주 율리납 +7 23.05.14 164 6 10쪽
10 <10> 섭혼음양지공 +4 23.05.13 177 6 9쪽
9 <9> 십이편복의 추격 +4 23.05.13 153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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