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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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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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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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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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DUMMY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이 공자 시운룡이 근 반년 만에 운남에서 돌아왔다. 운남으로 향할 때는 증 대부인과 함께하고 시운룡과는 거리를 두었던 증평평은 신야 수천문으로 들어설 때는 시운룡의 곁에 있었다.


“모두 평안하시더냐?”


“예, 형님.

전보다 더 건강하신 듯 보였습니다.”


“도력이 높아지신 게지.”


“그런 것입니까? 소제는 반로환동이라도 하시려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래~! 불가한 일은 아니나 원하지 않으시니 그리 보이는 게지. 세속에 미련을 두시는 분들도 아니시니 서둘러 강호의 일을 마무리 짓고 찾아뵙긴 해야 할 것 같구나.”


“오면서 들으니 사해방 놈들이 모두 쫓겨 갔다 하던데 아시고 계셨습니까?”


“곁가지에 불과한 놈들이니 상관할 일 아니다. 그보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셨겠구나?”


시운룡은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증평평을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말했다.


“예, 좋아하셨습니다.”


“비서를 살폈을 것이니 증가 의방의 비기를 알아냈을 것이고, 노사님들께서는 뭐라 말씀하시더냐?”


“노사님들도 증가 의방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특히나 관 노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증가 의방의 보혈환과 보기환은 천하에 널리 알려진 명약이라 하셨습니다.”


“그렇겠지. 그러니 양가 놈이 그토록 욕심을 부린 것일 테고. 환단은 만들어 봤느냐?”


“예, 형님.

독 노사께서 도와주셔서 만들었습니다. 독 노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비서에 적힌 약재들이 탕제로도 많이 쓰이는 흔한 약재라 무인들의 내공을 높이는 데는 크게 쓸모가 없다 하셨지만, 중병을 앓고 난 후의 기력 보충이나 보혈에는 다시 없는 명약이라 하셨습니다.”


“무인들의 내공을 높이는 영물은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약이 진정한 명약 아니겠느냐? 기왕 비기를 얻었으니 소홀히 여기지 말거라.”


“예, 형님.

그렇지 않아도 연단실을 만들어 두고 소제가 연단하고자 합니다.”


“그도 좋은 생각이로구나. 내는 것이야 하남 곳곳에 있는 약방에 내면 될 것이니 그만해도 본 문의 명성을 크게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돌아오며 평 매와 약조를 했습니다. 둘째에게 증씨 성을 내주고 증가 의방을 잇게 하겠다고요.”


“하하하

벌써 거기까지 이야기가 되었다는 말이더냐?”


대전에 모인 모두가 시운룡의 말에 크게 웃었지만, 몰락한 증가를 다시 세우려면 그보다 좋은 방도는 없었다. 시운룡이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증가를 다시 세우겠다고 공언한 셈이니 증평평은 물론이고 누구보다 증 대부인의 기쁨은 컸다.


팽하린은 기뻐하는 증평평의 모습을 보며 왠지 처량해지는 자신을 다독여야 했다. 당소소의 내약을 얻어 수천문에 머물고 있었지만 시운학은 당소소에게는 애틋한 정을 보이면서도 좀처럼 팽하린에게 곁을 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팽하린에게 팽가로 돌아가려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그런 팽하린을 지켜보는 당소소의 마음 역시 미묘한 갈등이 생겨났다. 시운학 역시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색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기에 눈길을 돌렸다.


“아우,

머지않아 백수촌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야. 모두는 아니고 만화선자의 일을 돕던 사람들이니 아우가 데리고 쓰도록 하게.”


“백수촌 사람들이라시면 정탐꾼들이 아닙니까?”


“눈치도 빠르고 무엇보다 발이 빠른 사람들이니 단약을 만들어 내는 데 써도 되고, 본 문에 사람이 모자라 마치지 못한 것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


“입구를 만상조화진으로 가리게 되면 본 문을 찾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습니까?”


“강호의 일이 마무리 지어지면 닫더라도 당분간은 만상조화진의 생문을 열어둬 출입을 막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출입에 문제가 없는 것입니까?”


“생문이 열려 누구나 출입할 수 있으니 오히려 누구도 만상조화진이 꾸려진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일을 마치고 생문을 닫게 되면 연화봉보다 더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세속에 섞이려는 것이 아니셨습니까?”


“그러기에는 본 문을 우려하는 시선이 너무 많을 것 같구나.”


“하기는 놈들을 쳐내고 나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겠군요?”


“그나마 사형들께서 강호에 뿌리를 내리셨으니, 일을 마치고 본 문이 만상조화진으로 가려지면 얼마간 세월이 흐른 뒤에는 잊혀지기는 할 것이야.”


“그때는 소제도 사형들처럼 나갈 겁니다.”


“아우의 뜻대로 하시게 우형은 아우의 뜻을 막을 생각이 전혀 없으니.”


시운화도 만상조화진에 갖혀 지낸다는 것이 어떤 건지 잘 알고 있었으니 시운학의 말이 끝나자 바로 말해 왔다.


“소매도 작은 오라버니 생각과 같아요?”


“연화봉이 그리 답답했더냐?”


“그때야 몰랐지만 이제는 그리 사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잘 아니까 절대 만상조화진 안에 머물지 않을 거예요.”


“운화는 어차피 혼례를 올리고 나면 출가외인이니 당연히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


“헤~ 혼례라고요?”


시운화가 혼례라는 말에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운학은 늘 어리게만 여겨지던 시운화가 어느새 짝을 찾아 성가를 이룰 나이가 되었구나 싶었다.


“누가 있어 너를 받아 줄지는 모르나 마음에 드는 사내가 있거든 언제라도 말하거라.”


“예, 오라버니.”


“호호호, 운화 아가씨.

그리 넙죽 대답하시는 게 마음에 두신 공자가 이미 계신 것 아니에요? 계시면 말씀해 보세요?”


“처음 강호에 나왔을 때는 많았는데 지금은 없어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그건 소매도 모르겠어요.”


“눈이 너무 높으신 건 아니고요?”


“그런가~?!”


시운학은 시운화가 사형제들과 늘 함께 있어 시운화를 마음에 둔 공자들이 쉽게 다가서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그대로 말하기에는 여전히 시운화 홀로 강호행을 시킬 마음이 없었기에 다른 말이 나오기 전에 얼른 결론지었다.


“인연을 아직 찾지 못한 것뿐이다. 정히 혼례를 올리고 싶다면 소 매에게 매파라도 부르라 이를까?”


매파를 부른다는 말에 시운화는 두 팔을 휘휘 내저으며 말했다.


“그건 싫어요.”


“하긴 아직은 서둘 일도 아니니 네 뜻대로 하거라.”


“형님,

쌍웅채에서 그런 일을 겪었는데 팽가에서는 어찌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팽가의 체면에 손상이 될 일도 아니었지 않느냐? 게다가 린 매가 이곳에 남아 있으니 지켜보려는 게지. 더구나 사해방 일로 강호가 소란스러웠질 않느냐?”


“사해방은 모두 정리된 것이 아닙니까?”


“말하지 않았느냐? 사해방은 물론이고 사해련도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광동에서도 그렇고 남경에서도 조정의 우려를 낳을 만큼 세를 키우면서도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주고이다.


귀해에 갇혀 있다 하지만 귀해로 든 것도 스스로 찾아든 것일 뿐이고, 해수사가 막고 있다고는 해도 주고가 나오려 하면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대 세가에서 안휘에 모여 주고를 치려 한다는 말은 있지만 해수사도 어찌하지 못하는 주고를 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말씀은 여전히 주고에게 오대 세가를 상대할 무력이 남아 있다는 것인지요?”


“지금까지 주고는 자신이 기른 무력은 그대로 남겨 둔 채 회천맹 무리를 이용하고, 우형이 회천맹 무리들을 쳐낸 이후로는 회천맹 무리 가운데 남해로 빼돌렸던 놈들을 내세워 사해방을 세우고 부린 것이 아니더냐?”


“사해방이 회천맹의 잔당들이라시면 주고의 진정한 무력은 어디에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너도 이양현에서 겪어 보지 않았느냐? 우형의 생각으로 그놈들이 주고가 기른 놈들이라 여겨지는구나.”


“그놈들은 적어도 절정 초입은 돼 보였습니다. 그런 놈들이 많을까요?”


“그야 어찌 알겠느냐마는 남경에서 달아난 놈들의 수가 수백은 되었다 하니 적어도 그 절반은 되지 않을까 싶구나?”


“수백의 절반이라면 아무리 작게 잡아도 절정 무인이 백을 넘는다는 말씀이 아니십니까?”


“정작 중요한 일은 그런 무인을 기를 수 있는 주고의 무력이다.”


“형님 말씀대로라면 주고가 직접 나서면 오대 세가라 한들 쉽게 사해방을 내몰 수 없었을 것인데 어찌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것인지요?”


“그야 어찌 알겠느냐? 가능한 범위에서 유추해 보자면 주고가 효친왕의 이 제이니 나이는 불혹을 조금 넘겼을 것이고, 어려서부터 무왕자로 불리던 사람이었으니 그 당시에 비급을 얻었으리라 짐작되지 않느냐?


사해련을 만들고 회천맹 무리들을 사해방이라 칭한 것을 보면 주고가 얻은 비급은 사파의 비급이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자나 차사를 두었던 곳은 사황성 무리들이었으니 아무래도 주고가 얻은 비급은 사황이 남긴 것이 아닐까 싶구나.”


“형님께서도 들으셨지만 연화봉에서 노사님들 말씀으로 사황조차 대성하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당시에도 사황이 혈영공을 대성했더라면 사황성 무리를 쳐내는 데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사황은 정파 무인들의 공세를 이겨 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사황성의 잔해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으니 주고의 나이로 봐서 주고가 사황성과 관련되지는 않았을 것이나, 어떤 경로를 통해서 주고에게 사황의 비급이 전해지지 않았겠느냐?


비급을 얻은 주고는 사황성이 어찌 사라지게 되었는지 살폈을 것이고 사황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 대성하기 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있는 것이겠지.


사해방이 오대 세가와 다툼을 이어 갔다면 오대 세가에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우려를 덜 수 있었을 것인데, 사해방이 다투지 않고 주산진현으로 달아난 것이 몹시 걸리는구나.”


“주고가 대성할 때가 이르러 세력을 모아들였다는 말씀이신 겁니까?”


“아니라 하면 오히려 좋을 일이나 왠지 불안한 것이 때가 이르지 않았는가 싶구나.”


“그럼 오대 세가에 알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무파들에게도 알리고요?”


“그들이 본 문을 믿겠느냐? 오히려 본문이 강호를 지배하려 든다고 배척하지 않겠느냐?”


“그렇다고 한들 정파와 오대 세가가 그대로 당하게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 아닙니까?”


“우형이 강호에 나와 저지른 가장 큰 실수가 한왕의 정변에 사형제들과 함께 움직인 일이다. 조정은 강호 무림의 움직임은 누가 강호 무림을 지배하든 상관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본 문이 움직이고 그것이 강호를 지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형은 주고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도 당장 본문을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형님께서 조정의 눈 때문에 움직이시지 못하신다면 사형들께 막으라 하시면 되는 일 아닙니까?”


“말하지 않았느냐? 한왕의 정변에 관여했던 사형제들은 움직이지 못한다고 말이다.”


“그럼 소제나 운화는 상관없는 것입니까?”


“하하하

아우와 운화의 힘으로 해결될 일이라면 무슨 걱정을 하겠느냐? 오대 세가의 힘으로 어렵다고 하는 것은 주고를 치는 일이지 주산진현에 모인 사해방이나 사해련의 무리들을 치는 일이 아니다.


차라리 오대 세가가 패하고 해수사가 되었든 관군이 되었든 조정이 나서서 주고를 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황제와 조정은 황족을 쳐내 황실의 주위를 끌지 않으려 하고 백성들에게 태평성대를 내세우려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지, 조정이 힘이 없어 쳐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조정이 관군을 움직일 것이라는 말씀이시로군요?”


“말하지 않았느냐? 조정은 황제의 치세를 태평성대로 알리려 한다고?”


“그래서야 어찌 해결되겠습니까?”


“그러니 본 문은 조정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려야 한다.”


“아~ 이제야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듣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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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4 최고의망상
    작성일
    24.08.28 22:23
    No. 1

    즐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특전사군인
    작성일
    24.08.29 16:59
    No. 2

    사황이 강성하여 조정에서 군사로 감당하지 못하고 수천문에 손을 내밀 때 까지 기다려야 하겠군요 황제의 거시기에 손톱이 들어가지 않도록 겁을 먹어야 정신을 차리겠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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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4화 신 무림맹 +3 24.09.14 361 8 12쪽
243 243화 세가주들의 한담(閑談) +4 24.09.13 329 10 12쪽
242 242화 떠나는 사람들 +2 24.09.12 359 11 13쪽
241 241화 되살아난 악몽 +2 24.09.11 374 13 12쪽
240 240화 갑론을박(甲論乙駁) +1 24.09.10 371 12 11쪽
239 239화 되돌아온 사해방 +3 24.09.09 377 12 12쪽
238 238화 대조기(大潮期) +2 24.09.08 372 11 13쪽
237 237화 계책난무(計策亂舞) +2 24.09.07 413 11 12쪽
236 236화 깨달음을 얻은 설호 +2 24.09.06 403 12 12쪽
235 235화 설호 +2 24.09.05 433 10 14쪽
234 234화 새 식구들 +2 24.09.04 431 11 13쪽
233 233화 명불허전(名不虛傳) +2 24.09.03 423 11 12쪽
232 232화 주객전도(主客顚倒) +2 24.09.02 424 11 14쪽
231 231화 풍운의 강호 +2 24.09.01 453 10 12쪽
230 230화 태풍 전의 고요함 +2 24.08.31 467 9 12쪽
229 229화 오대 세가의 패퇴 (2) +2 24.08.30 443 12 13쪽
228 228화 오대 세가의 패퇴 (1) +2 24.08.29 450 12 12쪽
» 227화 비서에 담긴 영약 +2 24.08.28 473 13 12쪽
226 226화 상가의 한계 +3 24.08.24 575 11 13쪽
225 225화 혈루(血淚) +2 24.08.23 541 12 12쪽
224 224화 남궁 세가의 패퇴 +2 24.08.22 549 11 13쪽
223 223화 귀령단 +2 24.08.21 523 11 13쪽
222 222화 하오문 +2 24.08.20 538 11 11쪽
221 221화 고집이 불러온 참화 +1 24.08.19 568 11 12쪽
220 220화 귀령대 +2 24.08.18 554 12 11쪽
219 219화 팽가의 결단 +2 24.08.17 552 11 12쪽
218 218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6 486 11 12쪽
217 217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5 466 9 12쪽
216 216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4 48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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