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포밍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12,096
추천수 :
301
글자수 :
955,407

작성
23.09.22 22:21
조회
30
추천
1
글자
12쪽

레퀴엠(74)

DUMMY

Episode 73 - 헨젤과 그레텔 6



우드득-!

"끄, 끄아아아아아악!!!"

팔이 부러지자 올로소가 비명을 내질렀다.

그는 뒷걸음질치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눈이 충혈된 상태에서 틈 사이로 피가 흘렀다.


"최, 최정혁....!!"

부러진 팔을 높이 들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엄청난 통증이 연달아 찾아왔기 때문에.

'어, 어떻게 하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지?'


올로소는 눈알을 굴리며 방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좋은 수 따위는 떠오르지 않았다.

방법이 없다.

제로에 가까운 확률에 근접했으니 이제 탈출구를 찾을 수 없었다.


정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올로소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 야."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올로소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정혁은 눈을 부릅뜨며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도 빠져나갈 궁리나 하고 있냐?!"

그의 질문에 올로소가 입을 뻥긋거렸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눈앞에서 사로잡힌 공포 때문일까.

실어증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정혁의 모습이 사라졌다.

눈을 한번 감았다 떴을 뿐인데.

온데간데없는 그의 형상이 공포처럼 다가왔다.

어디에서 튀어나올까.


올로소는 식은땀을 흘리며 압박감에 몸을 떨었다.

텁.

누군가가 그의 다리를 두 팔로 잡았다.

정혁이었다.

"야, 이러면 도망 못가지?"


그는 올로소의 오른쪽 다리를 꽉 잡은 채 바닥으로 넘어트렸다.

마치 레슬링 스포츠를 즐기는 것 같은 포즈였다.

올로소가 어깨를 들썩거리며 빠져나가려고 애썼다.

하지만 정혁은 가차없이 팔을 비틀었다.


그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통로 내부를 울렸다.

올로소가 다시 비명을 질렀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

정혁이 씨익 웃으며 팔을 풀었다.


하지만 그의 악마같은 행동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물론, 올로소의 입장에서야 악마의 행동이었지만.

정혁은 발을 들어 올로소의 부러진 다리를 세게 밟았다.

콱-!!!


"으아아아아아아아!!!!"

눈에서는 피가, 입에서도 입술을 깨물어 흐르는 피가.

거의 모든 이목구비에서 혈흔이 흐르고 있는 그의 얼굴이었다.

이제는 살아있는 것도 신기할 지경이다.


팔이 잘리고 복부에 큰 찰과상을 여러 번 입고, 다리가 부러진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숨은 붙어있다니.

이 얼마나 큰 고통이겠는가.

사실상 그는 자신의 혀를 깨물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편안해지고 싶다, 차라리......, 죽고 싶어......'

올로소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입 밖으로는 목소리를 낼 수 없지만 생각은 할 수 있으니.

'여기서 살아나간다고 해도.....'


어차피 루난을 획득하는 임무에도 실패한 올로소였다.

미궁에서 살아나간다고 가정해봤자 가주에게 죽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었다.

'그래 그냥......'


올로소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위 아래 이빨 사이에 혀를 집어넣었다.

'이대로 가야겠구만.'

그렇게 힘을 주어 혀를 잘라내려는 찰나.


정혁이 손으로 올로소의 입술 양옆을 잡았다.

"야, 어딜 그딴 짓을 하려고. 내가 말했지?"

그는 주위 바닥을 둘러보다가 마땅한 것을 찾았는지 미소를 지었다.

"야, 벌려."


정혁이 억지로 올로소의 입속에 손을 넣어 벌렸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바닥에서 집었던 돌을 넣었다.

콱-!!

"읍, 으으읍!! 읍!!!"

올로소가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정혁의 힘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단단한 돌이 올로소의 입에 정확히 맞았다.

"와아, 내가 참 잘 집었네."

그는 그렇게 뿌듯해하고는 손으로 계수를 생성해 올로소의 이마 부분에 갖다 대었다.

"자, 이제 이러고 얌전히 있어야지."


그의 이마 쪽에서 가로 일자로 생성되는 노란빛의 끈이 바닥으로 스며들었다.

'이, 일자 감옥.....?!'

머리가 바닥에서 떼어지지 않았다.

올로소가 도망갈 수 없게 만들어놓은 정혁의 속박이었다.


"자, 그럼 이제 얌전해 졌으니까....., 나랑 놀아야지?!"

올로소의 동공이 떨렸다.

이제 제발 그만해줬으면 좋겠다는 눈빛이었지만, 정혁은 멈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왠만하면 눈 감아라, 아 그리고."

정혁은 뒤를 돌아 진짜 민호에게 시선을 맞췄다.

"지휘관님은 여기서 빨리 벗어나세요."

지우는 민호를 업은 채로 그저 멍하니 정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정혁은 아무런 대답 없는 그를 향해 재차 물었다.

"지휘관님?"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지우가 얼굴을 약간 떨며 말했다.

"아, 네, 네! 최정혁씨."


"이 사람은 제가 처리할게요, 지휘관님은 도민호 지휘관님과 함께 여기서 벗어나세요. 아 참, 가는 길에 신전에 들려서 설이 누나도 같이 데려가 주시고요."

정혁의 부탁에 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우가 통로의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발걸음이 멀어지자 정혁이 곁눈질로 올로소를 쳐다보았다.

올로소는 입에 돌을 물고 있는 채로 웅얼거렸다.


"우우웁, 우웁, 웁."

정혁은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아, 뭔 말을 하는지 진짜 하나도 못 알아먹겠네."

그는 올로소의 쇄골을 잡았다.


"웁웁우우우웁!!!"

올로소가 목청으로 발악했다.

하지만 정혁에게는 그런 행동은 통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역시 이런 상황을 바라왔기 때문에.

"그래, 몸부림 쳐라. 죽을 때까지. 이제 네 뼈를 하나하나 다 부숴줄 건데 그 정도 비명소리는 나와야 재밌지."


진짜 지나가는 일반인이 본다면 사이코패스라고 의심할 정도였다.

사실 사이코패스가 맞는 것도 같지만.

정혁이 올로소의 쇄골을 꽉 쥐며 힘을 주었다.

우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쾌감이 전신을 감쌌다.

"으으으읍!! 으으......"

올로소의 동공이 위로 올라가며 머리가 옆으로 떨어졌다.

정혁은 당황한 듯 눈알을 굴렸다.

"어, 어??"


그는 안절부절 못하는 두 손을 올로소의 뺨에 갖다 대며 외쳤다.

"뭐야, 벌써 죽은 거야?! 아니지, 일어나 이 새끼야!!"

뺨을 수차례 가격했지만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혁은 올로소의 목덜미를 잡아 흔들었다.


"왜, 왜, 왜! 벌써 죽는 거냐고! 아직 네가 받아야할 죗값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정혁은 울부짖었다.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만행들에 대한 복수를 해주고 싶었다.


백마전대 전멸.

조하나 정신 조작.

도민호 지휘관의 납치.

지하 미궁.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벌을 주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끝나 버리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일어나라고, 이 시발새끼야!!!!"

올로소의 목덜미를 잡고 앞뒤로 계속 흔들어 보았지만 미동조차 없었다.

정혁은 좌절했다.


"아, 진짜 어떻게 이럴 수가.....!"

허무해졌다.

상대보다 강해지면 뭐하나.

어차피 느낄 수 있는 고통의 한계는 정해져 있고, 죽음의 단계도 나뉘어져 있다.


죄를 지은 자가 자신의 벌을 다 받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다니.

이런 뭣같은 상황이 어디 있을까.

"아 잠깐, 그래도 확인은 해 봐야지."

정혁은 올로소의 경동맥 쪽으로 검지와 중지를 갖다 대었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 어?

뛰고 있다, 그렇다면.

정혁이 재차 입꼬리를 올리며 기뻐했다.

- 아직 죽은 게 아니네?


올로소는 그저 의식을 잃은 것 뿐이었다.

정혁은 박수를 치며 아직 조금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자고 있었구나, 그럼....."

그는 올로소의 갈비뼈 쪽에 손을 얹었다.


"깨워드려야지."

정혁의 손에서 계수가 뭉쳐졌다.

노란빛으로 점점 모여지는 계수 덩이가 스파크를 튀겼다.

"펑, 펑!"

그 소리와 함께 뭉쳐진 계수가 충격파를 일으켰다.


우드드득-!

하지만 그것마저도 올로소에게는 치명상이었다.

갈비뼈가 부러짐과 동시에 기절해있던 올로소가 눈을 떴다.

그러고는 눈을 뒤짚으며 얼굴을 떨었다.

"으, 으으으으으으으읍!!!!"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듯 목의 피부색이 새빨갛게 변질될 정도로 목청놓고 소리쳤다.

"으으읍, 으읍!!! 읍!!! 으으으읍!!!"

이제 고통 따위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올로소는 미친듯이 몸을 떨었다.


그는 입속에 있는 돌을 빼달라는 듯 시선을 아래로 깔았다.

정혁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친절히 돌을 꺼내주었다.

"자, 그래. 하고 싶은 말 한 번 해봐."

배려아닌 배려였다.


미국에서도 사형수들에게 사형 전, 마지막 만찬을 주는 것처럼.

죽기 전 하고 싶은 말을 조금이라도 더 뱉어보라는 정혁의 선의였다.

올로소는 이제서야 말이 제대로 나오는 듯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며 외쳤다.


그가 낼 수 있는 한, 최고로 큰 목소리였다.

"그냥, 죽여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제는 죽음이 더 마음 편하다는 외침이었다.

정혁은 어이가 없는 듯 헛웃음을 내뱉었다.

"하, 참."


하지만 올로소는 그의 웃음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냥 죽여어어!! 제발, 그냥 죽여라아아아!!!!!"

너무나도 시끄러운 소리에 정혁이 귀를 막았다.

"아, 시끄럽네 진짜. 야."


정혁이 반대쪽 갈비뼈에 손을 얹어 계수를 모았다.

올로소가 고개를 저으며 하지 말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멈출 정혁이 아니었다.

"야, 가만히 있어라. 그러다 진짜 다친다."


'아, 아니....., 이미 다치게 하고 있......!'

우드드득.

충격파에 의해 반대쪽 갈비뼈 또한 작살이 나 버렸다.

"커, 커헉.....!"

이제는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점점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기 시작했다.

정혁은 그것을 눈치챘는지 아쉬운 듯 관자를 긁적였다.

"아팠냐?"

그가 물었지만 올로소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혁은 올로소가 대답하거나 말거나 자신의 말을 이었다.


"당연히 아프겠지, 길비뼈가 부숴지고 팔이 잘리고 개지랄을 당했는데 안 아픈게 이상하지 않겠냐?"

올로소는 그저 멍하니 정혁을 쳐다보았다.

거친 숨소리만을 내뱉으며.


"그런데 말이야."

정혁이 올로소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 모습이 올로소 본인에게는 악마처럼 보였을 것이다.

정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올로소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네가 죽인 사람들 모두가, 너보다 더 고통스럽게 죽었을 거다."


완전히 분노가 몸을 지배한 듯 눈에서 붉은 오라가 퍼져나왔다.

올로소는 정혁의 말을 듣고 약간 입꼬리를 올렸다.

"웃어?"

정혁의 중저음 목소리에도 올로소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그게 뭐 어떻다는 건가......, 쿨럭. 어차피 미개한 종족들은 그 가치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법."

정혁이 고개를 숙이며 일어났다.

"우리같은 상위 종족의 발전을 위해서 희생한다면 그들은 더 가치 높은 존재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ㄷ....!"


콰직.

정혁이 발에 계수를 실어 올로소의 머리를 밟았다.

얼굴 뼈가 완전히 일그러짐과 동시에 그는 죽음을 맞이했다.

정혁은 발에 힘을 더 세게 주며 몸을 떨었다.


- 그냥 지옥이나 가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 포밍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3 레퀴엠(93) 23.10.12 30 1 11쪽
92 레퀴엠(92) 23.10.10 25 1 11쪽
91 레퀴엠(91) 23.10.09 35 1 11쪽
90 레퀴엠(90) 23.10.08 26 1 12쪽
89 레퀴엠(89) 23.10.07 29 1 11쪽
88 레퀴엠(88) 23.10.06 24 1 11쪽
87 레퀴엠(87) 23.10.05 25 1 12쪽
86 레퀴엠(86) 23.10.04 28 1 12쪽
85 레퀴엠(85) 23.10.03 27 1 11쪽
84 레퀴엠(84) 23.10.02 31 1 11쪽
83 레퀴엠(83) 23.10.01 29 1 11쪽
82 레퀴엠(82) 23.09.30 30 1 12쪽
81 레퀴엠(81) 23.09.29 26 1 11쪽
80 레퀴엠(80) 23.09.28 30 1 12쪽
79 레퀴엠(79) 23.09.27 29 1 12쪽
78 레퀴엠 (78) 23.09.26 29 1 11쪽
77 레퀴엠(77) 23.09.25 28 1 12쪽
76 레퀴엠(76) 23.09.24 29 1 12쪽
75 레퀴엠(75) 23.09.23 30 1 11쪽
» 레퀴엠(74) 23.09.22 31 1 12쪽
73 레퀴엠(73) 23.09.21 27 1 12쪽
72 레퀴엠(72) 23.09.20 31 1 12쪽
71 레퀴엠(71) 23.09.19 30 1 11쪽
70 레퀴엠(70) 23.09.18 33 1 11쪽
69 레퀴엠(69) 23.09.17 32 1 12쪽
68 레퀴엠(68) 23.09.16 32 1 13쪽
67 레퀴엠(67) 23.09.15 31 1 11쪽
66 레퀴엠(66) 23.09.14 32 1 12쪽
65 레퀴엠(65) 23.09.13 33 1 12쪽
64 레퀴엠(64) 23.09.12 33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