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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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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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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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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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010601 안톤의 데모

DUMMY

안톤이 좋아하는 딸기케이크를 사들고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안톤이 아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삐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들이 왔는데도 인사를 하는척마는척 한 후 다시 방안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얜? 니가 원하는 간식까지 사왔는데?


[N 안톤! 얼굴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A 아니, 아무 일도 없었어. 나틸리. 나 밀린 공부해야되니까 오늘은 절대 건들지 말아줄래?]


[N 알았어, 안톤. 케이크랑 주스 사왔는데 좀 갖다줄까?]


[A 괜찮아, 내가 알아서 갖다 먹을게.]


에르제 뺨칠 정도로 차가운 표정으로 저런 말을 한 후 문을 쾅 닫는 게 너무 이상해서 나나 친구들이나 잠시 멍하니 있었다. 아니.. 알리치 집 가기 직전까지도 밝았던 애가 왜 갑자기 저렇게 삐져있는거야? 설마.. 우리가 없는 사이에 에르제가 뭔 말이라도 한 거야?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에르제에게 가봤더니 에르제는.. 아직도 자고 있었다. 낮부터 저녁 늦게까지 저렇게 쥐죽은 듯이 자고 있는데 안톤과 무슨 일이 있었을 리가 없었다. 휴게실로 간 우리들은 안톤이 갑자기 왜 저러나 싶어 알리치가 선물로 준 사과파이를 먹으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V 와.. 에르제 자는 모습 진짜 이뻐! 천사가 따로 없어! 그렇지 않아?]


[B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던데, 뭘. 그나저나, 안톤은 왜 갑자기 저렇게 삐져있는 거야?]


[V 그러게? 갑자기 왜 저렇게 삐진 걸까?]


[N 정말 모르겠어.. 정말 모르겠다구! 떠나기 전에 나쁜 소리를 한 게 전혀 없는데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B 사춘기가 20살 되서 왔나? 요즘들어 통 변덕이 심하다니까? 저녀석?]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안톤이 왜 삐졌는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같은 방을 쓰는 보리스한테 자기 전에 왜 기분이 나쁜지 좀 물어보라고 말하고 자러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오후 10시였는데도 벌써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굳이 자세히 적진 않았지만.. 우리들 그만큼 알리치의 집에서 열심히 놀았거든. 술 한방울 먹지 않았는데도 술취한 알리치 따라 분위기가 오르다보니 춤추고 노래하며 온갖 난리를 3시간동안 쳐버렸고, 덕분에 저녁 이후에 퇴근하고 돌아온 옆방 사람이 참다 못해 조용히 해달라고 알리치 집 현관문을 두드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운동을 하면서 보리스가 왜 안톤이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삐져있는지 이유를 알려줬다. 이유가 뭐냐고? 이 비밀임무란 게 뭔지 아직도 자기한테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어젯밤에 자기 직전 왜 삐졌냐고 보리스가 물어보자, 혼자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알리치까지 모스토크로 온 게 너무 수상하다며, 도대체 그 비밀임무란 게 뭔지 알고 싶다며 자기 직전까지 내내 계속 물어봤다는 것이었다.이게, 진짜? 저번에 말해줄 수 없다고 몇번이나 말했었잖아. 위험한 일이라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 말하니 수긍하고 넘어가더니, 이번에 또 왜저러는 거야, 도대체?


우리들이 아침운동하는 걸 기다렸다가 늘 같이 밥을 먹으러 갔던 평소와 달리 오늘은 자기만 일찍 급식소에 가서 밥을 먹으러 갔는지 기숙사 안에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삐진 척 하는 것좀 봐! 아.. 아무리 몇번을 달래도 결국 말을 안해주면 계속 중간중간에 저렇게 농성을 하며 말해달라고 귀찮게 굴 것 같은데? 입이 싼 애도 아니고, 정말 믿을만한 친구인데 그냥 말해줄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난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이런 위험한 임무에 살면서 싸움 한번 해본적 없는 저 약골인 내 친구를 끌어들이고 싶진 않아! 이런 위험한 임무는 모르면 모를수록 약이라구! 어차피 7월 초에 부모님 만나러 고향으로 돌아갈 테니까, 그때 까지만 버텨내자구.


그렇게 우리 셋이서 밥을 먹은 후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안톤을 좀 달래주려고 안톤 방에 들어가봤지만, 안톤은 방에 없었다. 아, 도대체 어딜 간거야! 혹시나 싶어서 휴게실로 가서 책을 보고 있는 에르제에게 물어봐도 안톤은 기숙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B 네? 에르제, 정말 같이 안 들어왔어요?]


[E 네, 저랑 아침밥을 같이 먹은 후, 자기는 일이 있다면서 일찍 일어나 가버리더라구요. 잠시 후 제가 기숙사에 와서, 안톤에게 뭘 좀 물어보려고 방문을 두드렸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아무래도 밥을 먹고 혼자 밖에 나간 것 같네요.]


걔가 그렇게 활동적인 애가 아닌데? 일주일동안 생활패턴을 보니 아침에 산책을 해봤자 학교 내 산책로 돌아다니는 데 다였는데? 학교 내부가 정말 크고 이뻐서 굳이 귀찮게 바깥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며칠동안 아침운동 하러 가자고 빅토르가 내내 설득해도 들어먹질 않던 애였다. 참.. 안톤 게르츠키 군, 징하다, 징해!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내내 이러는 걸 보면!


[V 아.. 안톤, 또 이 걸로 삐진 거야? 정말?]


[B 그러게 말이다! 이 자식 사람 드럽게 피곤하게 만드네! 안그래도 일주일 내로 그 토샤란 사도 처리해야 되서 머리 아파 죽겠는데!]


[V 아.. 어떡하지? 그냥 말해주자! 안톤이면 100퍼센트 믿을만 하잖아.]


[N 안 돼! 알면 괜히 도와준다고 쓸데없는 짓할 거야. 안톤 성격에 그냥 가만히 있겠어? 괜찮아.. 괜찮아.. 저번 처럼 며칠 정도 저러다가 제풀에 지쳐 포기할 거야.]


[B 글쎄.. 중학교때 모르는 문제 하나 이해하고 싶다고 이틀내내 과학 선생님들 귀찮게 만들었던 걸 보면, 그렇게 쉽게 포기할 녀석이 아닌데?]


그렇긴 하지.. 살면서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은지, 공부뿐만 아니라 모르는 게 있으면 하루종일 도서관에 파뭍히거나 선생님을 괴롭혀서라도 알아내는 게 안톤이었거든.. 아아.. 보리스의 말대로, 쉽게 포기할 것 같진 않아.. 정말..


그리고, 점심때까지도 안톤은 나타나지 않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낮잠을 잔 후에도 기숙사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 이게 정말! 자전거를 타고 간 것도 아니고 맨발로 도대체 아침부터 낯까지 어디에 붙어 있는 거야! 이젠 혼자 밖에서 뭔일이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 되면서도 짜증이 슬슬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안톤.. 내가 너한테 왜 이 일에 대해서 제대로 말해주지 않겠어.. 다 너를 보호해 주려고 그러는 거잖아. 왜 내 진심을 몰라주고 내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 해! 오늘 기숙사에 들어오기만 해봐라! 나도 이판사판이야! 제대로 쎄게 나가서 다시는 이 일에 대해 추궁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B 와.. 이 자식, 아직도 안 들어온 거야? 모스토크에 아는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서 딱히 갈 곳도 없는 놈이 도대체 어딜 싸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N 아악! 이게 진짜! 우리랑 한번 해보자, 이거지? 돌아오기만 해봐? 가만히 안놔둘줄 알아!]


[V 참 나, 나틸리. 안톤이 어린애도 아니고 이제 성인인데.. 산책하러 좀 돌아다닐 수 있지! 게다가 밤도 아니고 낮인데!]


[N 산책은 무슨.. 산책이면 벌써 돌아왔어야지. 게다가, 점심까지 거르고 낮 3시까지 밖엘 돌아다니고 있잖아! 그러니 걱정이 안돼?]


[V 나틸리, 바깥에서 사먹을 수 있지!]


[N 안톤이 무슨 돈이 있다고 밖에서 사먹겠어. 안그래도 모스토크 물가 더럽게 비싼데! 걔가 급식 한번이라도 빼먹는 거 본 적 있어?]


[B 야, 너 며칠전에 안톤한테 용돈으로 쓰라고 50블랑이나 줬잖아. 그 정도 돈이면 충분히 사먹을 수 있지.]


[N 아, 그랬었지? 아이씨! 너무 많이 줬어! 너무 많이 주니까 얘가 급식도 빼먹고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는 거라구! 용돈 30블랑 빼앗아야겠어. 필요할때만 5블랑씩 줘야지, 처음부터 돈을 이렇게 많이 주니까 얘가 이러는 거라구!]


[B 야, 줬던 돈을 도로 뺏는다고? 너무 한 거 아니야?]


[N 아이씨.. 도대체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거야! 설마 저녁 늦게까지 안 돌아올려나? 아.. 뭔가 느낌이 안좋아.. 설마, 낮에 돌아다니다가 유괴라고 당한 거 아닐까?]


[V 하하하! 나틸리.. 안톤은 성인이야! 성인이 어떻게 유괴를 당해!]


[N 성인이긴 하지만 중학생 2학년이라고 해도 충분히 믿을만큼 애가 어려보이고 덩치도 쬐끄만하잖아! 유괴당할려면 충분히 유괴당할 수 있지!]


[B 헛소리 하지 마, 임마. 여기가 무슨 인적 드문 촌동네도 아니고, 주변에 순찰하는 경찰들이 쫙 깔려있는데 어떻게 유괴를 당해! 게다가 그 똑똑한 애가 이상한 아저씨가 따라오라고 따라갈 애도 아니고. 그냥 우리랑 기싸움한다고 저러는 거야, 나틸리. 그 비밀이 뭔지 알려달라고.]


[V 그래, 아무리 그래도 저녁식사는 하러 들어올 테니까, 5시 전엔 들어올거야.]


[N 그렇.. 겠지? 5시 전엔 들어오겠지?]


[V 그럼! 별일 없을 거야.]


아무리 안톤이 남자애치곤 덩치가 너무 작다지만, 그래도 성인 남자잖아? 보리스의 말대로, 바깥을 좀 돌아다닌다고 그렇게 위험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래.. 가뜩이나 여긴 대도시라서 치안이 정말 좋은 곳이니까 대낮에 유괴당하거나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겠지. 설마 저녁안에는 들어오겠지 싶어서, 난 한숨을 쉬며 내 침대에 누웠다. 아, 지금 우리들은 제일 큰 내 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에르제? 오늘 피로가 다 풀렸다더니, 같이 밥을 먹고 나서 또 혼자서 자전거 타고 근처 도서관으로 가버렸다. 참.. 왜이렇게 개인주의적인거야? 도대체?


[B 참.. 그나저나 저 자식, 몇달만에 보는 건데 성격이 좀 달라진 것 같단 말이지? 원래 차분하고 외로움도 별로 타지 않는 녀석이었는데.. 3달간 혼자서 기숙사 안에 갇혀서 지내는 바람에 성격이 안 좋은 쪽으로 좀 변한 것 같은데?]


[N 그런가봐! 저렇게 애같이 구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겨울방학때 봤을 땐 제일 의젓하고 어른스러워서 존경스러울 정도였는데, 고작 몇달만에 본 건데 애가 어린애처럼 아주 유치해지고 고집도 심해지고 너무 성격이 변했어, 진짜!]


[V 그러게.. 나틸리, 어릴때부터 제일 어른스러운 게 안톤이었는데. 우리가 중학교때 온갖 사고를 다 치고 다니면 그거 수습해주고 선생님께 대신 변호해줘서 넘어가게 해준 게 안톤이었는데.. 나틸리 말대로 겨울방학때까지만 해도 진짜 어른스러운 애였는데 어떻게 몇달만에 저렇게 바뀔 수가 있을까?]


[B 자기가 괜찮다고 말하긴 하며 실실 웃고 다니긴 하지만, 몇달 간 정신적으로 알게모르게 피폐해진 거지, 뭐!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그렇다고 부모님한테 돌아가지도 못하고 혼자서 3달간 이 거지같은 기숙사에 박혀 있는데, 안톤이라고 멀쩡할 리가 없지!]


[N 그래.. 몇달간 마음고생을 했을테니 좀 응석부리고 그러는 건 괜찮아.. 쟤한테 중학교때 도움 받은 게 많으니 우리도 이번에 도와주고 싶다구! 그렇지만.. 저번에 그렇게까지 안된다고 말했는데 이걸로 또 고집부리는 건 정말 용서못해!]


[V 휴.. 나틸리, 그냥 말해주자.. 안그러면 몇주간격으로 계속 저럴 것 같애!]


[N 안돼, 안돼! 저렇게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보니 더더욱 말해줄 수 없어! 우리들이 그렇게나 위험한 일에 끼여들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겠어? 포탈을 타고 이유모를 악의 힘으로 만들어진 이공간에 들어가서, 거기서 악의 사도를 무찌르기 위해 사력을 다해 칼과 방패, 마법을 쓰며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안그래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데 얼마나 더 큰 충격을 받고 애 상태가 안좋아지겠어!]


[V 아.. 아무래도 그렇겠지?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위험한 일을 우리들이 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면, 안톤이 충격을 받는 것도 받는 거지만 늘 우리들 걱정하느라 공부에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할 거야. 나틸리, 니 말대로 말하지 않는 게 안톤을 도와주는 것 같긴 하다..]


[B 그래.. 아무래도 말해주면 더 피곤해질 것 같다! 야, 너희들 며칠전에 저놈 말하는 거 들었지? 자기도 석궁 잘 쏜다고, 싸우는 일이면 내가 도와줄 수 있다고 헛소리 했었잖아!]


[N 아.. 그래! 맞아! 저 새끼, 이 일 알게 되면 석궁으로 도와주겠다며 억지로 쫓아와서는 우리들을 얼마나 귀찮게 만들지 알 수 없어!]


[V 에이.. 설마..]


[N 아니야. 안톤 저 고집쎈 성격이면 정말 그럴 지도 몰라! 요즘 들어 특히나 외로움을 잔뜩 타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 얼마나 위험한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그저 우리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학교 창고 안에 있다는 석궁 하나 훔쳐와서는 어떻게든 들어가려고 징징댈게 분명해! 어휴, 끔찍해! 안톤이 거길 들어간다니! 거기가 어디라고! 가뜩이나 이번 사도는 수백마리의 쥐에, 검에 오오라까지 쓸 수 있는데다가 이상한 석궁으로 3초에 한번씩 검은 화살을 날리는데! 그 지옥같은 곳에 들어가게 하면 5초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거야! 분명히!]


[V 어우.. 그럼, 그럼! 안톤이 어떻게 거길 들어가! 그 지옥같은 공간에! 절대 들어가면 안되지!]


[B 아니야.. 저놈, 아마 들어가서 사도 모습만 보자마자 겁나서 오줌을 질질 싸며 돌아가자고 우리들한테 싹싹 빌걸? 거기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데! ○발, 진짜, 일주일 안으로 다시 들어가야 할 걸 생각하니 나도 벌써 오금이 저리는데!]


[A 아니야! 애들아, 나 진짜 용감하게 싸울 수 있어!]


뭐야? 이 소리는! 갑자기 어디서 나는 소리야? 도대체! 너무 깜짝 놀라 셋다 헉! 소리를 낸 우리들은, 깜짝 놀라서는 헛소리를 들었나 싶어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가, 놀라 토끼눈이 된 서로의 눈을 보자마자 헛소리를 들은 게 아님을 깨닫고는 눈에 불을 켜고 방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옷을 잔뜩 넣어놓은 가구에서 작은 소리가 들리는 걸 똑똑히 들었다. 이 자식, 설마..


[N 가구, 가구! 가구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 빅토르, 가구쪽을 열어봐! 빨리!]


[V 어, 어! 알겠어! ...맙소사, 안톤, 너 도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가구와 가까이 있던 빅토르가 재빨리 가구쪽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옷가지들을 걸어놓은 가구 안쪽에 다리를 굽히고 웅크린 채로, 너무도 귀엽게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우리들을 바라보는 안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참 나! 어이가 없어서! 언제부터 우리들 옷장 안에서 이러고 있었던 거야! 그러고보니, 방에 들어와서 한번씩 저 옷장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나는 것 같더라니! 한번이라도 열어볼걸..


***


[A 애들아, 나 여기에서 다 들었어! 너희들이 악의 힘이 서려있는 이공간에 들어가 사도들이랑 싸운다는 거 말이야! 아아.. 그래서였구나? 그래서 너희들이 돌아오면 아파서 며칠간 침대에 누워있던 거였구나!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애!]


[V ..어.. 그게.. 아.. 어떡하지? 우리? 안톤이 다 알아버렸어! 우리 어떡해!]


[B 젠장.. 에르제한테 또 한소리 듣겠네! 이 자식때문에!]


[A 헤헤.. 애들아. 이미 다 알게 됐으니까, 이제 솔직히 말해줘. 사도란 게.. 진짜 신의 부하라는 뜻의 사도인 거지? 도대체 어떤 신의 부하와 싸우고 있는 거야?]


맙소사.. 난 마른세수를 끊임없이 하며, 들어와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을 때 한번이라도 가구를 열어볼껄이라는 후회를 하고 있었다. 와.. 과학소년인 내 친구의 저 탐구욕, 호기심을 너무 과소평가했어! 우리들이 숨기고 있는 걸 알기 위해 내 방 옷장에서 낯 3시까지 내내 저렇게 들어가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구! 뭐.. 이후에 알고 보니, 점심도 혼자서 일찍 먹었고, 그래서 옷장에 들어간 건 낯 1시이긴 했지만.. 그래도 2시간을 내내 저 옷장 안에 들어가는 게 쉬운 일일리가 없었다. 저 협소하고 어두운 곳 안에서 2시간 동안 오줌이랑 지루함을 참으며 기다리는 건 엄청난 인내력과 집요함을 요구하는 일일 것이다. 난 비범한 두뇌를 가진 애들은, 행동도 너무나도 비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하긴.. 저런 인내력과 집중력을 가졌으니 쟤가 톨트림과대에 갔겠지!


[B 몰라, 이 자식아! 우리도 무슨 나쁜 놈의 사도랑 싸우는 건지는 전혀 모른 채로 싸우고 있다고!]


[A 아.. 애들아, 아직도 나한테 거짓말치고 있는 거야? 애들아.. 나, 너희들의 일, 우리 부모님한테도 절대 말하지 않을게. 그러니까 이제 제발 솔직히 좀 말해줘! 어떤 신과 싸우는 거야? 나쁜 신이라면 천년 전에 많았잖아! 카파클로스, 에디플럭스? 카모락슈? 파시락스? 뭐야, 도대체! 빨리 좀 말해줘봐!]


아.. 초등학교때부터 선생님 입에 한숨나올 정도로 귀찮게 만든 호기심 많은 과학소년 아니랄까봐, 벌써부터 말끝마다 갈고리를 연발하며 질문공격으로 우리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니.. 안톤, 어떤 신의 사도랑 싸우는 건지 우리도 진짜 몰라! 에르제한테 사도를 만들어내는 저 조각상들이 카파클로스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아닐 수도 있다고, 다른 악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들도 저 조각상의 정체가 뭔지 너무 궁금해 죽겠다구!


그나저나, 카파클로스라는 말을 안톤의 입에서 듣게 되자, 난 속으로 너무 놀라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안톤도 카파클로스가 완전히 사멸했다는 걸 잘 알텐데, 왜 굳이 카파클로스라는 말을 해서 날 놀라게 하는 거야? 괜히 괘씸해서 난 꿀밤을 한대 놓아주고 싶었다.


[N 안톤.. 이건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어떤 신의 사도랑 싸우고 있는지 나도 잘 몰라.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싸우고 있는 거라구.]


[A 아아.. 그 마법사 누나가 안 가르쳐 줬구나? 그런 거지?]


[B 응, 나틸리 말대로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싸우고 있는 거야! 조각상 정체는 우리 셋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어! 물어볼려면 에르제한테 물어봐! 임마!]


[A 오오.. 그렇구나! 하하하! 사도랑 싸우고 있었다니! 역시나.. 내 짐작대로였어.]


[V 응? 안톤, 어떤 짐작을 했다는 거야?]


[A 아아.. 그게, 그 누님 아무리 봐도 첩보원같은 느낌이 들진 않았거든. 내가 알기론 첩보원은 좀 평범하게 생겼다고 알고 있거든. 그래야 사람의 주의를 끌지 않으니까. 하지만 저 누님은, 너무 이쁘잖아! 모델같이 생겼는데 첩보원이랑은 너무 어울리지 않잖아. 게다가 첩보원은 몸을 잘 쓰는 사람이어야 되는데, 아무리 봐도 저 누님 마법사처럼 생겼지 몸 쓰는 사람처럼은 전혀 보이지 않으니까.]


[B 그렇지.. 첩보원으로 쓰기엔 너무 눈에 띄긴 하지. 그래서 믿지 못한 거였구나?]


[N 그럼, 넌 저 키 큰 여자 마법사가 도대체 누구라고 짐작한 거야?]


[A 애들아, 모스토크에 와서 그 누나를 처음 봤을때부터, 뭔가 그 누님의 분위기가 성스럽다고 생각했어. 얼굴은 너무 어려보이는데.. 분위기는 마치 주교님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 처음 봤을때부터 지금까지 느껴지는 저 고결하고 성스러운 느낌이.. 사람이 되게 특별해 보였어. 그래서 너희들이 첩보원이라고 말했을때부터 믿지 못했어. 그런데 역시나 너희들이 거짓말을 한 거였어! 하하하! 저런 성스러운 마법사님이 첩보원일리가 없지! 저 누님, 신의 명을 받고 악한 신의 사도를 무찌르기 위해 이 땅에 파견된, 신의 사자와도 같은 사람, 그러니까 선택받은 자인 것 같애!]


[B 그래.. 나도 내심 그런 생각이 계속 들긴 했어. 한번씩 드는 이질감이 심상치 않더라구. 아무래도 그 누님, 뭔가 신의 명을 받고 움직이는, 선한 신의 사도인 지도 몰라.]


[V 오오.. 선한 신의 사도? 그러면, 에르제가 천사라는 거야?]


[B 천사치곤 너무 성격이 깐깐하고 차가워서, 아무래도 천사는 아닌 것 같은데? 천사는 맨날 실실 웃고 다니잖아!]


[A 아니야, 보리스. 천사도 악을 보면 인상을 찌푸릴 수 있대. 아무래도, 현실세계로 내려오면서 날개를 벗어놓은 채로 이 땅에 내려왔나봐.]


[V 날개는 왜 내려놓고 와야돼? 있으면 날아다닐 수 있어서 편해서 좋잖아?]


[A 빅토르, 천상의 존재가 현계로 내려올땐, 성스러운 힘의 대부분을 천계에 놓아두고 와야 돼. 천사의 날개는 신이 부여해준 성스러운 힘이라, 그래서 현실세계에 함부로 가지고 내려갈 수 없었던 거야.]


[V 아아.. 그렇구나! 에르제, 천사인 거야, 정말?]


[A 응.. 아마 그런 지도 몰라.]


[V 와아.. 천사일지도 모른다고? 에르제가? 와.. 그러면, 에르제랑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천사를 낳을 수도 있겠네?]


[A 음.. 그건 잘 모르겠어, 빅토르.]


[B 미친놈.. 벌써부터 에르제랑 결혼까지 꿈꾸는 거야? 꿈깨, 임마!]


[V 아, 아니.. 내가 결혼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 오해하지 마, 임마.]


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이 놈들이 뭔 헛소리를 하고 있나..> 싶어서 멍한 표정으로 친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에르제가 천사긴 개뿔! 신의 명령을 받아 임무를 이행하는 게 사도라면, 애들아! 그 사도는 에르제가 아니라 바로 나야! 나라구! 내가 디렐로스님한테 직통으로 이 팔찌까지 받아서 지금까지 신의 명령을 수행하고 있는 거라고! 저 마법사는 그냥 나 도와주는 일반인일 뿐이라고! ..이렇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가슴 뿌리 끝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입으로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아마 솔직히 말해도.. 저놈들은 내가 장난으로 지은 헛소리로 치부할 거야, 분명히!


뭐 어쨌든. 에르제가 천사일지도 모른다느니.. 이제 에르제한테 잘 대해줘야겠다느니 라고 말하며 자기들끼리 헛된 공상으로 즐거워하는 꼴을 보는 나는 되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사도인데.. 왜 엉뚱한 에르제가 사도 취급을 받고 있는 거냐구.. 너무 억울해! 에르제가 아니라 날 천사 취급 해줘! 애들아! 날 소중하게 생각해 달라고!


[A 와.. 선한 신의 명령에 따라 악의 사도를 무찌르는 선의 사도라니.. 너무 멋지다! 저런 천사같은 사람과 같이 싸울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영광일까? 애들아, 나도 끼워줘! 나도 끼워줘! 제발! 나 진짜진짜진짜 열심히 할게!]


[B 헛소리 하지 마. 야, 일반인 중에서도 약한 니가 거길 어떻게 들어간다는 거야? 너, 거기 가서 사도한테 한번이라도 쳐맞게 되면 괜히 들어왔구나 싶어 눈물을 징징 짜게 될걸?]


[A 아니야.. 애들아, 내가 평소에 그런 쪽에 겁이 많긴 하지만, 해야 겠다고 결심하면 용감하게 싸울 수 있어! 게다가 석궁같은 무기는 멀리서 쏘는 데다가 큰 힘이 들지 않잖아. 활이야 힘도 엄청 들고 몇개월 이상은 노력해야 쓸 수 있다지만, 석궁은 그렇지 않아. 힘이 약하고 며칠밖에 배우지 않은 나도 쉽고 간단하게 쏠 수 있는 무기가 바로 석궁이라구!]


그렇긴 하지. 수많은 무기들 중, 가장 쓰기 쉽고 힘도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무기는 당연히 총이었지만, 그 다음으로 쓰기 쉬운 무기를 대보라고 말한다면 석궁을 댈 수 있었다. 안톤의 말대로, 석궁은 쏘기 너무 간단해서 괴물같은 힘을 가진 빅토르가 쏘든, 나한테도 팔씨름을 3초도 버티지 못하는 안톤이 쓰든 똑같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렇긴 해도! 아무리 쏘기 쉽다고 해도 학교실습시간에 몇번 쏴본 게 다인 안톤이 쏴봤자 얼마나 제대로 싸봤겠어? 사도에게 날아가기는 커녕 애먼 우리들한테 쏴서 우리들을 쓰러트리지나 않을 지 염려스러웠다. 아니, 그 이전에 그 지옥같은 공간에 안톤을 데려갈리가! 난 절대 데려가지 않겠다는 결심이 확고히 선 지라, 이놈이 또 삐지든 말든 단호하게 나가기로 했다.


[N 쏠 수야 있겠지, 배우긴 배웠으니까. 하지만, 너 실습시간에 석궁으로 몇번이나 쏴봤니? 한 10발은 쏴보기라도 했니?]


[B 그래, 임마! 그 어설픈 실력으로 거기 들어가서 우리나 맞추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제 비밀 다 말해줬으니 헛소리 하지 말고 이제 포기해!]


[A 아니야! 애들아, 나 진짜 석궁 잘 쏴! 하늘에 걸고 맹세할 수 있어! 선생님한테 진짜 잘 쏜다고, 석궁대회에 나가도 되겠다고 칭찬까지 받았단 말이야!]


[V 안톤.. 그거야 선생님이 니가 공부를 열심히 하니까 칭찬 좀 해준 거겠지.]


[A 아니야! 빅토르! 나 배운지 일주일 후에 나무 과녁판에 10발 쏴서 8발이나 맞췄어!]


[V 오오.. 진짜? 8발이나 과녁에 넣었다구?]


[B 참 나.. 과녁판이 무슨 대형 피자만 했나보지! 뭐!]


[A 아.. 아니야! 일반적인 과녁판 크기였어! 정확히 20미터 거리에서 실습시간때 쓴 과녁판 놔두고 제대로 쏜 거였다구!]


[V 오호.. 그래? 그런데 8발이나 맞췄다고? 그러면 정말 잘 쏘는 거는 맞긴 한데..]


그래.. 말 잘했네! 저 말이 사실인지 한번 보지, 뭐! 간이 석궁 시험을 쳐서, 10발 쏴서 80점 이상 맞추면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말하자. 그냥 막무가내로 단념시키려고 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게 분명해 보였기 때문에, 확실히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시합의 명분으로 떨어트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력을 증명해내지 못하면, 자기도 납득하고 포기하겠지, 뭐!


[N 좋아. 그럼, 어디서 석궁 하나와, 화살 10개, 그리고 과녁 그려진 종이 하나 구해와서 기숙사 앞에서 한번 쏴봐. 쏴서 80점 이상 넘기면 내가 들어가게 해 줄게.]


[A 아아.. 진짜? 고마워! 나틸리!]


벌써 합격이라도 한 것처럼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며 기뻐하는 안톤을 바라보며, 두 친구들이 불안감 잔뜩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V 나틸리.. 진심이야? 80점 넘으면 진짜 넣을 거야? 안톤을?]


[N 그럼! 약속은 약속이니까 넣어줘야지.]


[B 자신만만한 표정을 보니까, 아무래도 이 시험을 명분으로 포기시킬 생각인가 보지? 너, 80점은 커녕 제대로 쏠수나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거지?]


[N 솔직히 말하면 그래! 고작 학교 실습시간때 몇번 쏴본 게 다인데, 설마 80점을 넘을 리가 있겠어? 어림도 없지! 과녁판에 2,3개 꽃아넣는 정도가 다겠지!]


[B 하긴.. 저놈 일부러 들어가고 싶어서 거짓말하는 것 같애, 나도! 석궁이 아무리 쏘기 쉬워도 그렇지 과녁 안에 8발을 맞췄다니.. 빅토르나 믿지, 우리 둘은 믿을 거라 생각했냐?]


[A 참.. 억울하긴 하지만, 보여주면 되니까. 내가 한두발만 쏴도 괜히 저런 약속을 했구나.. 후회하게 될 걸? 애들아, 나 절대로 빈말로 한 말이 아니야! 나 그날 8발이나 과녁판에 넣었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진짜 칭찬받았어!]


[N 그래, 그래.. 그렇게 자신있으니 한번 쏴보라는 거야. 시험은 내일까지니까 내일까지 어떻게든 석궁 구해놔? 너? 내일 석궁이랑 화살 들고 오지 않으면 자동으로 포기하는 걸로 알테니까 그렇게 알아?]


[A 알겠어, 나틸리. 학교안에 석궁이 몇개나 있어서 구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아. 아! 아무래도.. 내가 휴학하게 된 게, 어쩌면 신이 정해주신 운명인가봐! 나한테 이렇게 성스러운 임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려고 나를 모스토크로 오게 하신건가봐! 신이시여, 여름방학때까지 친구들과 에르제에게 큰 힘이 될게요! 열심히 할테니 꼭 지켜봐주세요!]


안톤은 눈빛을 반짝이며 하늘을 보며 소리쳤다. 휴.. 저 지옥같은 공간에 가서 싸우는 게 저렇게 기뻐할 일이야? 저 겁쟁이가 저기 들어가는 건 왜 저렇게 겁을 내지 않는지 모르겠다니까? 나는 안톤의 저 행동이 너무 이해가 가지 않아 허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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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17: 010601 영혼 결합 NEW 11시간 전 0 0 18쪽
117 1-116: 010601 건물 내부와 이상한 가루 NEW 11시간 전 0 0 19쪽
116 1-115: 010601 휴식 NEW 21시간 전 2 0 21쪽
115 1-114: 010601 사도와의 전투 B 24.09.09 6 0 31쪽
114 1-113: 010601 사도와의 전투 A 24.09.09 5 0 30쪽
113 1-112: 010601 다시 이공간으로 24.09.07 6 0 15쪽
112 1-111: 010601 알리치 집 24.09.07 4 0 23쪽
111 1-110: 010601 석궁 시험/교장실 24.09.05 6 0 31쪽
110 1-109: 010601 석궁 소동 24.09.04 6 0 24쪽
» 1-108: 010601 안톤의 데모 24.09.04 6 0 28쪽
108 1-107: 010601 알리치 집들이 2 24.09.01 7 0 31쪽
107 1-106: 010601 알리치 집들이 24.08.28 6 0 27쪽
106 1-105: 010601 새 기숙사와 급식 24.08.28 7 0 29쪽
105 1-104: 010530 네스터 모드니노프 24.08.28 7 0 16쪽
104 1-103: 010529 사도와의 전투 24.08.22 7 0 26쪽
103 1-102: 010529 하수구 던전 B 24.08.22 7 0 22쪽
102 1-101: 010529 하수구 던전 A 24.08.22 6 0 21쪽
101 1-100: 010529 모드니노프 가 24.08.21 7 0 25쪽
100 1-099: 010528 총경님과 만남 B 24.08.20 8 0 34쪽
99 1-098: 010528 총경님과 만남 A 24.08.20 7 0 24쪽
98 1-097: 010528 격려 24.08.13 10 0 26쪽
97 1-096: 010528 교장 선생님과 협상 24.08.13 8 0 21쪽
96 1-095: 010527 안톤의 억지 24.08.09 7 0 20쪽
95 1-094: 010527 방 배정 24.08.09 8 0 20쪽
94 1-093: 010526 종결 24.08.09 6 0 27쪽
93 1-092: 010525 사도의 기억 3 24.08.06 10 0 21쪽
92 1-091: 010525 사도의 기억 2 24.07.27 8 0 21쪽
91 1-090: 010525 사도의 기억 1 24.07.27 8 0 20쪽
90 1-089: 010525 엉망진창 추격전 24.07.17 11 0 18쪽
89 1-088: 010525 사도와의 전투 24.07.17 5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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