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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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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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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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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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화. 수면 아래는 은은하며 (5)

DUMMY

“적삼아! 괜찮냐? 괜찮아?!”

“커, 커허···!”


적삼의 잘린 팔을 단단히 동여매고, 고무래는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당장 달구가 눈을 까뒤집고 천중에게 달려든 마당인데, 자신마저 이성을 잃을 순 없었다.


“제기, 제기랄!”


욕설이 쉴 새 없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화를 내면 낼수록 더 불리해진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어쩔 수가 없다. 적삼의 팔뚝에선 계속 빌어먹을 피가 흘러내린다. 어찌 멈춰야 좋을지를 알 수 없으니 미칠 것만 같았다.


“야! 정신 차려! 정신 차리란 말이야, 새끼야!”


적삼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평소에 장난기 가득하던 까무잡잡한 얼굴이 희멀겋고 파래 보이기까지 했다. 움직이고 있으니 죽은 것은 아닐 테지만 불안했다.


“제길! 어, 어떡하지?!”


고무래는 눈을 꽉 감고 양 주먹으로 관자놀이를 틀어쥔 채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달구가 날뛰는 틈을 타 적삼이를 끌고, 산채 안으로 도망칠 수 있었던 건 그저 운이었다. 도끼가 문을 막아주고 있지만, 얼마 못 버틴다. 만약 달구가 포위라도 당한다면···


“끝장이다···.”


화가 났다. 그놈의 자존심! 자존심이고 뭐고 한설총이 제안했을 때 무공을···. 한설총?


“···!”


고무래는 머리를 번뜩 스치는 생각에 숨을 몰아쉬었다. 우선 침착하게 계획을 짜야 한다. 그래, 놈들은 애초에 한설총을 찾겠다고 여기에 온 것이다. 목표는 달구패가 아니라 한설총, 아마도 그 진여송인가 뭔가 하는 놈과의 일 때문에 찾는 것이 분명하다.


‘놈을 밖으로 끌어내야 해···!’


고무래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두 번 곱씹어 점검한 후 적삼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만약 실수하면 적삼이는 아마 여기서 죽을 것이다.


“홍두야!”


홍두가 머리를 돌렸다. 녀석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이 범벅으로 되어 있었다.


“내가 어떻게든 놈들을 유인할 테니까, 너는 적삼이를 홍 의원에 데려가!”

“호, 홍 의원요?!”

“그래! 내가 놈들을 유인할 거야! 그러면 홍 의원에 데려가는 거야! 알았어? 뭐라구?”

“호, 홍 의원에···.”

“그래! 잊지 마!”


고무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문을 두드렸다.


“도끼야! 비켜!”

“혀, 형님! 지금 나가면 안 됩···.”

“비켜!”


도끼를 밀치고 밖으로 나선 고무래는 눈앞에 바글바글한 천가방 패거리에 살짝 질려버리고 말았다. 패거리가 어찌나 많은지 달구가 한 손에 두 명씩 집어 던지면서 나아가는데 도무지 천중에게 다가가질 못하고 있었다.


“이야, 저거 날뛰는 게 뭐, 새끼 잃은 곰 새끼냐? 무섭네, 씨발거. 아, 존나 무서우니까 빨리 좀 처리하라고!”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천중은 여송연을 뻑뻑 빨면서 굴뚝같이 연기를 내고 있었다.


“천중!”

“···앙?”


천중은 한쪽 눈을 찌그러뜨리고, 다른 한눈을 부릅떴다. 피가 튄 얼굴은 붉은 주근깨라도 새로 생긴 게 아닌가 싶은 얼굴이었다.


천중은 고무래를 향해 삿대질을 해댔다. 자신이 잘라버린 적삼의 손으로.


“이런 쌍놈의 새낄 봤나! 얌마! 어르신의 존함을, 엉?!”


떽떽거리면서 손가락을 마구 흔들어대던 천중은 자꾸 손가락이 흐물흐물 늘어지자 짜증을 내면서 손가락을 만지작거려 똑바로 핀 다음 다시 삿대질했다.


“이래서 요즘 젊은것들이 안 되는 거야! 도무지 예절이란 걸 몰라!”


꽥꽥 소리를 질러대는 몰골에 고무래는 턱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 아차, 하고 달구를 향해 눈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이 개새끼야아악!”


달구가 더욱 거세게 달려들었다. 흥분한 만큼 동작도 훨씬 크다. 천중은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적삼의 엄지로 자기 목을 슥, 그어 보였다. 달구가 천가방 무리들 사이로 더 깊게 파고들기 직전이다. 고무래는 빽, 소리를 질렀다.


“당신, 한설총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닌가?!”

“···뭐?”


천중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적삼의 손이다. 그러자 거칠게 달려드는 달구를 막아서던 천가방 패거리 전부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심지어 몇 놈은 달구에게 얻어맞는 도중임에도 손을 놓고 그대로 처맞기까지 한다.


‘뭐, 뭐 이런 놈들이···?!’


고무래는 전율했다. 하남호문 같은 양아치들과 대적하다 보니 수비질하는 놈들은 죄 양아치일 거란 생각이 박혀 있었는데, 이놈들은 뭔가 달랐다. 군기가 숫제 군병이 따로 없다.


마치 적갈패처럼 말이다.


‘저··· 적갈패라니. 무슨 헛소리를···.’


순간 고무래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오합지졸의 연합을 모르는 양아치들이라면 아무리 많아도 달구 패거리 다섯이면 충분했다. 방금까지도 놈들의 숫자에 놀라긴 했지만, 어떻게든 흩어놓을 자신이 있었다. 달구의 그 무지막지한 힘이라면 흩어진 놈들을 까부르는 건 일도 아니리라. 그렇게 생각했었다.


‘안 돼···. 힘이 통할 상대가 아니야.’


고무래는 본능적으로 그것을 느꼈다. 그리고 떨리는 무릎에 힘을 주어 섰다. 조금만 힘을 빼면 당장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그러다 문득, 시퍼렇게 뜬 적삼의 얼굴과 잘린 팔의 단면이 떠올랐다.


‘···내가 등신짓을 하면 적삼이가 죽는다!’


고무래는 무방비의 천가방 패거리들을 차마 후려치지도 못한 채 이만 부득부득 갈고 있는 달구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달구는 씩씩 거칠게 숨을 몰아쉬다 딱딱하게 굳은 고무래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점점 숨이 잦아들었다. 고무래는 달구의 표정에서 심장이 덜컹,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달구도 적삼의 상태가 어떤지 떠올린 것이다.


이를 악문 고무래가 눈을 부릅뜨고 천중의 두 눈을 마주 보았다.


“알려주겠다.”

“···뭘?”

“한설총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겠다고!”

“왜?”


천중은 짜증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니까, 왜?”

“···그, 그걸 원하는 게···.”


천중은 음영이 짙게 깔린 얼굴로 말했다.


“뭔가 좀 착각을 한 모양인데, 네 눈깔엔 우리가 맞다이라도 한 판 붙은 걸로 보이냐?”


천중은 여송연을 퉤, 뱉더니 말을 이었다.


“뭐, 붙을 만하면 계속 나대보려고? 칵! 퉤, 미친놈들일세, 이거. 그동안 우리가 공의나루를 왜 내버려 뒀는지 아직도 몰라? 등신새끼가.”


천중은 적삼의 손으로 중지를 세워 올렸다.


“지금까지 귀찮아서 안 치우던 쓰레기 치우는 거야, 등신아! 한설총이랑 겸사겸사!”


천중의 눈이 슬쩍 달구를 향했다. 그 눈길에 달구는 으르렁, 이를 드러냈지만 달려들지는 않았다.


“쟨 좀 쓸만해 보이긴 하는데, 딱 보니까 관상이 누구 밑에 들어갈 놈이 아냐. 아주 심각하게 잘못된 놈이지, 저놈이. 저런 놈 내버려 두면···.”


천중의 톱날 같은 눈이 가늘게 날을 세웠다.


“나중에 꼭 후환이 된단 말이지. 그럼 내가 어째야겠냐? 응?”

“···한설총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줄 수 있다. 절대 빈말이 아니다.”

“아, 우리가 알아서 찾는다고!”

“이 일대를 전부 뒤질 셈인가? 정천호 대인의 인내심은 무한한가 보지?”


천중의 얼굴이 굳었다.


“오···옴마? 깜짝이야.”


천중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누렇게 착색된 이빨이 마치 금이라도 씌워놓은 것처럼 빛났다.


“오우야. 멸치야. 너 제법 머리가 좀, 이케이케 굴러가나 보다? 생긴 게 꼭 대가리 꼭지 따다 만 멸치같이 생겨 먹어서 대가리도 멸치 대가린 줄 알았더니.”

“···.”


고무래는 대꾸하지 않았다. 사실 뭔가 짐작되는 것이 있어서 내뱉은 말이 아니었다. 그냥 떠오른 말을 아무렇게나 지껄였을 뿐인데 그게 딱 들어맞았다.


“흐으···. 그래. 내가 좀 바쁘긴 하지. 할 것도 줘어언나게 많고.”


천중의 눈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며 고무래의 표정을 요모조모로 뜯어보기 시작했다. 고무래는 저런 눈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꿀꺽.


목젖에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려왔다. 천중이 입을 열었다.



* * *



“끄···읍.”


입에서 숨이 새어 나오려는 걸 간신히 막아낸 득구는 저리는 팔과 다리에 몸을 덜덜 떨었다. 이놈의 긍경이란 수련이 가장 최악인 부분은 근육만 아픈 게 아니라 관절이나 힘줄 같은 부분이 마치 벼락 맞은 것처럼 찌릿찌릿 저려온다는 점이었다.


꽈당!


“크으···. 제기랄!”


결국 이번에도 일다경을 넘기지 못하고 자세가 무너지고 말았다. 일각을 넘기지 못했던 처음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득구는 땀과 흙투성이로 범벅이 되어 구리구리한 몰골이었지만 눈만큼은 생생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오기가 생긴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일다경을, 아니 한 시진을 좀 넘겨봐야겠다는 오기가 득구 안에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후욱···!”


득구가 다시 자세를 취했다. 신기하게도 방금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자세가 잡힌다. 설명할 수는 없는데, 몸의 각 부위가 별도의 중력을 가진 것처럼 그 주변을 끌어당겨 온전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은 익숙해졌나?


솔직히 처음 긍경을 시작했을 땐 우습게 봤다가 죽을 뻔했다. 부동자세를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하여 초식을 교정하는 수련인 찬심(贊心)과 워낙 비슷했기 때문이다. 설총 덕분에(?) 기마보 오래 서기 등의 벌을 서면서 거의 날마다 해왔으니 찬심엔 이골이 나 있었다.


그렇게 우습게 보면서 덤벼들었는데 웬걸. 호언장담하고 들이밀었다가 길을 잘못 들었단 것을 깨달은 마부마냥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수밖에.


그러나 득구의 눈앞이 노랗게 될 때쯤, 그러니까 일다경이 다 와 갈 즈음에 득구는 자신의 몸이 먼저 깨달았던 것을 머리로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내가 힘을 줘서 자세를 유지하는 게 아니다. 힘이 통하도록, 통로(穴)를 만드는 거야!’


속으로 툴툴대며 노래진 시야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고 눈알만 끌어올려 하늘을 보려는데 정수리에 번개가 꽂힌 것처럼 뭔가가 술술 들어왔다.


‘그러니까···. 지금 이 자세는 천원팔문(天元八門)의 기수식인 쌍주(斷海)에다가 연주행보(剈柱行步)를 살짝 섞은 자세인데.’


한현보의 무서(武書), 무신경(務身經)에 기재된 천원팔문은, 말하자면 품새다. 손에 검을 쥐든, 창을 쥐든 혹은 빈손이든 간에 몸을 움직이는 기본은 발로 땅을 딛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단하게 땅을 딛고 서서 대지로부터 그 힘을 끌어올리는 여덟 가지의 자세를 몸에 새기는 것이 바로 천원팔문이라 하겠다.


쌍주는 그 품새를 시작하는 기수식(起手式)이다. 연주행보는 보법의 이름임과 동시에 첫 번째 초식의 이름이기도 했다.


득구는 불가해하다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그렇게나 어렵던 긍경이란 수련이 정체를 알고 보니 별 게 아니란 사실이 너무나도 확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래서 머리를 쓰라는 거구나.’


어쨌거나 득구는 무신경(務身經)에 기재된 보법과 검법, 권법을 전부 정자세로 구사할 수 있었다. 그 말은 보법과 검법, 권법에 한해서는 거의 완벽한 자세를 구사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긍경은 그 자세에, 힘(氣)을 통하도록 만드는 수련이다. 인간의 몸은, 무수한 근육과 기혈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 연결된 것이다.


진기공력(眞氣功力)이라고도 부르는 이 신비한 힘은 분명, 눈으로도 보이지 않고, 귀로도 들리지 않으며 오직 육감(六感)이라 불러야 마땅할 신통한 감각으로만 느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체를 벗어나 막무가내로 움직이진 않는다.


그래, 내공(內功)이라는 이름대로, 그것은 ‘몸 안’에 속한 힘이다.


자연히, 그 힘 또한 인체의 구성과 연결을 따라 움직인다. 공력은 근육 사이로 녹아들어 힘을 더해주기도 하고, 뼈를 통해 기묘한 자세에서도 중심을 유지할 수 있게도 해주지만─


그 모든 것은 오직 기혈(氣穴)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 통로의 흐름에서 벗어나서 멋대로 움직일 수는 없다!


연주행보는 보법이다. 즉, 앞으로 걷기 위해 방법이다. 쌍주는 기수식이다. 이 두 동작을 동시에 행한다면 걷기 위해 발을 뗀─ 다시 말해 한 발로 선 애매한 자세가 된다.


심지어 쌍주는 기마보(騎馬步)다. 마치 말을 탄 것처럼, 허벅지를 벌리고 자세를 낮춰 서는 자세 말이다. 그 상태로 한 발을 뗀다?


당연히 몸의 중심을 잡는 게 최악의 난이도가 된다. 똑바로 서 있는 것만으로도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야 한다. 갓난쟁이 아기로 돌아간 기분이다.


그러나, 이걸 결과가 아니라 ‘과정’으로 바꿔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세를 펼치는 동안 연결된 기혈(氣穴)을 통해 진기를 순환시키는 것!


이게 득구가 방금까지 헤매던 것의 정체였다.


‘찬심, 긍경···. 쳇! 이거였구만?! 헹!’


득구는 픽, 코웃음을 쳤다. 머릿속이 개운해졌다. 한현보에서 매일 같이 마보를 서야 했던 건, 바로 이것의 ‘준비’였던 것이다.


자세의 의미를 알게 되니, 어디에 힘을 줘야 공력의 순환이 안정적으로 흐르며, 또 이 전신의 긴장이 몸을 힘들게 하지만 도리어 근육과 뼈가 서로를 지탱하여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사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게, 한현보에서 ‘무게를 싣는다’고 표현하는 그거겠지.


“···아가씨를 보지 못하였느냐?”


드디어 뭔가 좀 된다 싶은 찰나에 들려온 목소리에 득구는 산통을 깨고 말았다. 조금만 더 하면 정말로 완벽하게 이 자세의 묘리를 완전히 깨우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집중력이 깨지는 순간, 방금까지 몸을 휘돌며 중력을 분산시켜주던 공력의 흐름이 깨지고, 득구는 그대로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득구가 뒤로 자빠지는데 순간 찌릿, 하고 근육통이 찾아왔다. 그 바람에 팔을 제대로 펴지 못해, 땅을 짚지도 못하고 넘어진 득구의 뒤통수를 돌맹이 하나가 방긋 웃으며 맞이했다.


콰직!


“끅?! 으아악!”


득구는 뒤통수를 붙잡고 데굴데굴 굴러댔다.


“괘, 괜찮으냐?!”


목소리의 주인이 얼른 다가와 득구를 부축했다. 득구는 두 눈에 눈물을 대롱대롱 달고서 빽, 소리를 질렀다.


“끄아이씨! 너 뭐야! 누구야?!”


두 눈깔에 힘을 빡, 주고 노려보는 득구에게 사내는 미안함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말했다.


“그, 그게 난 제갈세가에서 온 사람이다.”

“뭐! 제갈세가 뭐! 이 썅! 아오···!”

“그··· 그게.”


사내는 잠시 갈등하다가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이 소년이 아마 미친개란 소년일 것이고, 연화와 제갈민이 한설총과 접촉할 때 육비, 칠비도 함께 공개됐었다. 별도의 정보 제한 명령도 없었으니, 굳이 정체를 숨길 필요는 없을 터.


“난 십비의 일원이다.”

“그게 뭔데?”

“···.”


십비는 잠시 벙찐 표정을 짓다가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소년의 얼굴을 보고서 그의 별명을 떠올렸다.


“연화신사···. 아니, 제갈민 아가씨를 찾고 싶다. 어디로 가셨는지 아느냐?”

“아하? 아저씨 그 선생니···큼! 그 아가씨 따까리야?”

“···그래. 맞다. 아가씨의 소재를 아느냐?”

“몰라! 어디 갔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불쾌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날 뻔했던 십비는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제갈민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면, 길이 엇갈렸을 가능성이 높다.


“아가씨를 찾아야 한다.”

“왜?”


십비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털어놓는 편이 빠를 것 같다는 확신을 했다.


“지금, 천가방의 천중이 한 소가주를 찾아 여기에 오는 중이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 댓글,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오늘의 연재 회차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마도 내일부터는 하루에 연재되는 회차 수가 조금 줄어들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엔 아마 1일 1연재가 되지 싶네요.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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