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3.10.10 11:37
최근연재일 :
2023.12.11 06:0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0,000
추천수 :
622
글자수 :
323,260

작성
23.10.21 06:00
조회
536
추천
18
글자
12쪽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DUMMY

"엄마, 회복하는 동안 병실 1인실로 바꿀까?"


"아니다. 돈 아껴라. 5천만원 번거 이제 거의 다 쓴거 아니가?"


"아니다"


"아니면 엄마한테 보내준 돈으로 해란 말이가? 엄마는 여기도 괜찮다."


"딱 5천만원 번거 아니고 몇백만원 더 번거라서 괜찮다. 그리고 1인실 해야 나도 편하게 오지"


"너무 또 혼자 있으면 그렇다. 사람들 웅성웅성 하면서 지내는 것도 괜찮다"


"진짜 괜찮나? 그럼 간호사쌤한테 물어보지 말까?"


"음... 그래도 한번 물어는 봐봐"


엄마는 솔직했다.


"어. 나가는 길에 물어볼게"


"그래. 이제 빨리 가서 밥 먹고 쉬어라"


"어. 그럼. 간다. 엄마 푹 쉬고."


"그래 고맙다... 구원아..."


나는 엄마에게 엄마 폰을 돌려주고 나왔다.


나가는 길에 간호사에게 1인실을 문의했고 내일 중으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내일 옮기는 것으로 부탁한 뒤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기로 하고 내 전화번호를 남기고 나왔다.


돈이 있으니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 시간이 줄어 든 것 같았다.


당첨금이 없었다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1인실을 결정하고 예약하고 옮기는 것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돈 좋네..."


병원을 걸어 나가며 뭘 먹을까 고민했다.


병원이 해운대에 있는데 근처의 유명한 식당을 검색을 하다보니 여러개가 나왔는데 그중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오호?'


초거대 갈비라는 식당이 있었다.


당첨금 수령 첫날을 기념할 겸 고기가 괜찮을 것 같았다.


해운대에서는 꽤나 유명하고 가족 모임이나 각종 모임을 할 수 있는 큰 식당이었다.


예전에 인터넷 밈에서 본 혼밥 레벨주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자 먹기, 혼자 고기집 가서 구워먹기 등이 높은 난이도라고 본게 기억났다.


하지만 혼자 식당가서 고기를 구워 먹는건 나에게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게 왜 난이도가 높은 거지?'


병원에서는 15분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택시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



<초거대 갈비>


"어서오세요. 한분이세요?"


한 여자 직원분께서 반갑게 나를 맞이해주었다.


"네."


이모님 특유의 높은 텐션은 여전히 적응하기 어려워서 대충 대답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저기... 구석자리로 좀...주세요. 사람들 잘 안다니는데로..."


혼자 먹는것은 문제가 없지만 괜히 많은 사람들 눈에 띄는건 또 싫었다.


"네~ 그럼 이쪽으로~"


직원 분께서는 나의 무뚝뚝함과 특이한 요청사항에도 당황하지 않고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본 상차림이 바로 세팅되었다.


나는 메뉴판을 들여다 봤다.


‘뭐야 가격이...’


등심 100g에 74,000원, 안심 100g에 75,000원, 특수부위 100g에 77,000원이었다.


‘100그램에 7만원이라고?’


순간 가격보고 바로 나갈까 하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그런데 배가 너무 고파서 일단 먹기로 했다.


나는 높은 가격에 살짝 긴장한 상태로 이모님의 눈을 쳐다보지 않고 메뉴판을 보면서 말했다.


"보통... 어떻게 시켜요?"


"기본적으로 등심 안심이 제일 잘 나가고 나머지는 기호에 따라서 선택하시면 되구예~ 갈비살이랑 안창살도 많이들 좋아하세요. 차돌박이도 잘 나가구요"


"특수부위는... 어디...?"


"치마살, 살치살입니다."


"....각각 200g씩 다 주세요..."


"제가 방금 말한 종류 하나씩 각각 200g씩 드릴까요?"


"네"


이모님은 내 말을 잘 캐치해주셨다.


"네~ 주문 확인 하겠습니다. 등심, 안심, 갈비살, 안창살, 차돌박이, 치마살, 살치살 각각 200g씩 맞나요?"


"네"


"네 음료는요?"


"콜라로..."


"네 잠시 기다려주세요~"


주문을 넣으러 주방으로 가신걸 보고 나는 메뉴판을 다시 봤다..


등심 74,000원, 안심 75,000원, 갈비살 72,000원, 안창살 77,000원, 차돌박이 62,000원, 치마살 77,000원, 살치살 77,000원 이었다.


'근데 이래봤자 1,400g이니까 얼마 안될거 같은데...'


잠시 후 고기가 나왔다.


선홍색과 붉은색의 중간정도 되는 소고기는 여기서 조리하거나 굽지 않고 이대로 먹어도 맛있을 것처럼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나는 등심과 안심을 불 위에 올려 바로 굽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이-


비싼 집이라 그런지 굽는 소리도 맛있게 들렸다.


나는 자르지 않고 한입에 한점을 다 집어 넣었다.


입안은 고기로 가득찼고 육즙이 흘러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육질은 너무 부드러웠고 고소했다.


씹을수록 고기 향이 입안과 코에 퍼지는데 너무도 황홀했다.


'우와...'


감탄이 흘러나왔다.


'집 밖에 나와서 소고기를 얼마만에 먹는지 모르겠군. 너무 맛있는데...'


남은 등심과 안심을 먹으면서 옆 테이블을 보니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가족들이 다같이 온 것을 가만히 쳐다 봤다.


그 테이블을 보니 나도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랑 같이 고기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퇴원할 때 여기 와야겠다. 그리고... 예쁜 여자친구도 생겨서 언젠가 함께 오면 좋겠다...'


돈이 생기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가족을 챙기고 싶은 마음이 조금 생겼다.


나는 안창살과 살치살을 불판위에 올리면서 핸드폰을 꺼내 오늘 하루만 쓴 돈을 계산해 봤다.


서울 왕복 약 120,000원

내 은행 대출 상환 120,500,000원

쇼핑 3,000,000원

엄마한테 진 빚 상환 30,000,000원

전세 연장 보증금 20,000,000원


'다 더하면... 173,620,000원?'


'잠깐... 뭐야. 오늘만 1억 7천을 썼다고?'


다시 한번 계산해 봐도 실제로 오늘 다 쓴 돈이 맞았다.


'이 중에서 전세 연장 보증금 2천만원은 나중에 다시 돌려받긴 하지만 그걸 빼도 1억을 넘게 쓴거네...... 뭐 이렇게 많이 썼지? 돈 쓰는거 진짜 순식간이구나'


계획없는 지출을 하지 않고 쓸데없는 과소비를 하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당첨금 수령 첫날부터 하나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느낌이었다.


고기에서 연기가 살짝 올라오고 있었다.


'어우 타겠다. 일단 좀 먹자.'


이번에는 갈비살과 치마살을 불판 위에 올렸다.


그리고 밑반찬을 하나씩 다 주워 먹었는데 모두 다 맛있었다.


'이 집 전체적으로 음식 솜씨가 좋군'


갈비살과 치마살이 익어가는걸 보고 하나씩 집어 먹었다.


'후와......'


육즙과 고기 식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비싼 이유가 다 있구만'


나는 마지막으로 차돌박이를 먹었다.


살짝 기름진 것이 입맛을 더욱 돋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나온 고기 전부다 다 먹었다.


'아직 배가 완전 안 부른데... 좀 모자란 느낌... 조금만 더 먹을까?'


메뉴판을 다시 살펴봤다.


[한우 육회 100,000원]


'응?'


잘못봤나 싶어서 다시 한번 메뉴판을 봤지만 가격은 같았다.


‘아니 육회가 10만원이라고? 여긴 뭐하는 집이지?’


고민이 되었다.


'아니... 이거까지 먹으면 과소비인데. 아니 이미 과소비를 하긴 했는데...'


나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입안에 남은 차돌박이 향이 완전 가시지 않았다.


고기 흐름이 끊기자 더욱 감질맛이 났고 입이 근질근질 했다.


「띵 – 동」


'네~'


이모님이 내 테이블로 왔다.


"저기... 육회 하나 하구요... 된장찌개 시키면 밥 나오나요?"


"네 나옵니다~"


"네. 그렇게 주세요"


'오늘은 당첨금 수령 첫날이니까 그 기념으로 먹는거고 과소비하는것의 마지막 날이다. 앞으로는 이런거 절대 없다!'


나는 앞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했다.


얼마 되지 않아 육회와 밥, 된장찌개와 밑반찬이 담긴 식사가 동시에 나왔다


'에게?'


육회는 딱 한주먹 크기였다.


'이게... 10만원이라고?'


나는 가격표를 다시 한번 봤다.


10만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틀림 없었다.


아래의 설명란에 A+++ 등급의 한우라고 되있었다.


일단 먹어보기로 하고 한 젓가락을 집어 입에 집어넣었다.


아무런 양념을 찍지 않고 그냥 순수 육회의 맛 그대로를 느껴 보았다.


'허...'


부드러운 식감에 매우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뭐지? 내가 옛날에 먹었던 것은 육회가 아니었네...'


조금 더 씹다보니 단맛이 올라왔다.


'아니, 양념도 찍지도 않았는데 이런 맛이 난다고?'


옆에 있는 배도 같이 입에 넣어봤다.


아사사사삭.


'아니 무슨 배가 이렇게 맛있지?'


아예 이 배를 통째로 갖다 놓고 후식으로 먹고 싶을 정도였다.


이번에는 달걀 노른자를 터뜨려 육회와 함께 먹었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함이 입안을 휘저었다.


'육회 진짜 잘 시켰다. 10만원 받을 만하네'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된장찌개와 밥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와... 찌개도 맛있네... 맛집이네 맛집. 역시 비싼 이유가 다 있었구나.'


나중에 엄마 모시고 한번 더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배가 너무 불렀다.


체력 약한 은둔형 외톨이가 배가 부를때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드러눕기.



나는 얼른 집에 가서 드러눕고 싶어서 계산을 하기 위해 서둘러 카운터로 나갔다.


"1,236,000원입니다."


"예?"


카운터의 이모님께서 주문표를 보여주었다.


등심 74,000원 x 2인분

안심 75,000원 x 2인분

갈비살 72,000원 x 2인분

안창살 77,000원 x 2인분

차돌박이 62,000원 x 2인분

치마살 77,000원 x 2인분

살치살 77,000원 x 2인분

육회 100,000원 x 2인분

식사 6,000원

콜라 2,000원



다 내가 먹은 것이 맞았다.


"여...여기요"


나는 당첨금이 들어있는 체크카드를 건냈다.


'한끼에 123만원이라니.'


나 혼자 먹은 식사 중에 가장 비싼 식사였다.


"네 영수증 드릴까요?"


"네. 주세요."


혼밥 사상 가장 비싼 식사 기념으로 영수증을 챙겨왔다.


문자로 온 계좌 잔액을 확인한 후 택시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


잔액 2,280,718,420원.


'그래도 잔액이 흔들리지 않네... 편안하구만...'




***



집으로 오자마자 혹시나 있었을 침입을 경계하며 집안을 살폈다.


눈알을 굴리며 여기저기를 살폈다.


"나와라......"


괜히 누군가 몰래 침입한 사실을 알고 있는것 처럼 혼자 중얼거렸다.


엄마방과 내 방 그리고 화장실을 한번씩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에 안심했다.


'아무도 침입하지 않았군... 다행이야'


나는 내 방으로 가 서랍을 열어 현금 3천만원이 잘 있나 확인했다.


돈은 그대로 잘 있었다.


'휴......'


돈이 너무 많으니 지출에 조금 무감각해지는 것 같았지만 출금해 둔 현금은 내 손에 질 수 있어서 그런지 왠지 더욱 현실적이었다.


이 큰 돈이 내 손에 쥐어져있고 내맘대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했다.


그러자 문득 이 모든게 꿈이라서 갑자기 통장속에 있는 잔액이 사라져버리면 어떻게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행복할때는 갑자기 이 행복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갑자기 계좌의 돈이 갑자기 0원이 되는 상상을 하게 됐고, 서랍 속에 있는 현금도 갑자기 펑하고 사라지지는 않는지 신경이 쓰이게 되었다.


나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서울 당일치기, 로또 1등 당첨금 수령, 은행대출 상환, 엄마 빚 상환, 전세 계약 연장, 엄마 병문안, 123만원치 소고기.


오늘 하루에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돈을 썼다.


‘뭐... 첫날이니까... 이 정도 소비는... 앞으로는 계획적으로 사는거다!’


다시 한번 조심스런 지출을 하자고 다짐했다.


당첨금을 찾고 집에 오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 역시 집이 최고다...'


그렇게 바로 잠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로또 1등에 당첨된 은둔형 외톨이가 돈을 막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SNS(5) +1 23.11.06 170 5 11쪽
32 SNS(4) +1 23.11.05 178 5 11쪽
31 SNS(3) +1 23.11.04 187 5 12쪽
30 SNS(2) +1 23.11.03 204 5 12쪽
29 SNS(1) +1 23.11.02 231 5 11쪽
28 포기 +2 23.11.01 230 6 11쪽
27 배움 +2 23.10.31 259 6 11쪽
26 신발 거래 +3 23.10.30 284 7 11쪽
25 신개념 비대면 거래 +2 23.10.29 318 11 11쪽
24 감사 +2 23.10.28 322 9 11쪽
23 교훈 +2 23.10.27 349 10 11쪽
22 1화 +1 23.10.26 380 11 12쪽
21 산해울림 +3 23.10.25 387 10 12쪽
20 작가체질 +1 23.10.24 443 9 12쪽
19 자아실현 +1 23.10.23 484 13 12쪽
18 본격 작업 시작 +2 23.10.22 516 15 12쪽
» 흔들리지 않는 잔액의 편안함 +2 23.10.21 537 18 12쪽
16 효자 아들 +2 23.10.20 547 16 12쪽
15 백구원식 기부 +3 23.10.19 571 12 12쪽
14 버킷 리스트 +1 23.10.18 575 17 12쪽
13 나의 직업은... +3 23.10.17 619 16 13쪽
12 하고 싶은 것 +4 23.10.16 652 16 12쪽
11 부산행 +3 23.10.15 653 19 12쪽
10 실지급액 : 2,485,524,020원 +4 23.10.14 682 20 11쪽
9 로또 1등은 처음이라 +2 23.10.13 682 18 11쪽
8 과거 그리고 다짐 +3 23.10.12 688 22 11쪽
7 인생 쫌망 테크트리 +2 23.10.11 708 21 12쪽
6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4 23.10.11 729 22 11쪽
5 이번주 당첨자는 7명 +3 23.10.10 759 24 11쪽
4 줘도 못먹나 +1 23.10.10 757 2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