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의 돌연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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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빼꼬밍
작품등록일 :
2023.11.07 15:16
최근연재일 :
2024.02.2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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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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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거점 이동(3)

DUMMY

13. 거점 이동(3)


'말을 하는 좀비라니... 지성이 남아 있는 것인가? 아니면 변이의 특이능력인가?'


어눌하지만 분명 말을 한다. 이 말은 좀비가 사고능력을 갖추었다는 말이다. 강진혁은 새로운 변이 좀비의 능력에 작은 감탄을 흘러내며 좀비를 파악하기 위해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로 했다.


"대체 왜 나를 공격하는 거지?"

"크르르르... 인....간.... 주...긴...다.... 먹....느....다..."


"그저 내가 인간이기에 죽이고 먹으려 하는 건가?"

"크르르르... 인간.... 먹...느...다..."


다른 질문에도 오직 하나의 대답만 하는 좀비를 통해 강진혁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 변이 좀비들 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좀비가 있다. 이 말은 변이의 능력은 변수가 많다.

'둘째, 성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변이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지 모르겠으나, 지성보단 아직은 본능이 앞선다.'

'셋 째, 변이 좀비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몇 가지를 추린 후, 결론을 내린 강진혁이 자신의 두 자루의 대검을 좀비를 향해 치켜들었다.


"말을 하던, 춤을 추던 상관없다. 넌 내 실험체가 돼주어야겠다. 하압!!"


좀비와의 거리는 약 20미터. 단숨에 거리를 좁혀 변이 좀비의 목을 떨구려 하던 강진혁이었지만, 변이 좀비의 행동에 행동을 멈추고 말았다.


"크르르르... 끼야아아아아아아아!!!!!"


돌연 변이 좀비가 비명을 질러댔다. 엄청난 고음의 비명. 마치 돌고래의 초음파와도 같이 느껴질 만큼 고음의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뭐....?"


그렇게 비명을 질러댄 지 몇 분이 지났을까? 돌연 들판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구구구궁 구구구구궁


고속도로 옆 들판에서 약 30여 마리의 좀비 무리가 강진혁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거리는 약 300미터.


"대체... 저놈들이 어째서...? 설마?"


확실해졌다. 저 변이 좀비가 소리를 내 좀비들에게 명령을 내린 것이다. 소리의 특성을 가진 좀비.


좀비들이 몰려오자 변이 좀비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어딜!! 일단 너부터!!"

"끼야아아아아아!!"


몰려드는 좀비들을 무시한 채 변이 좀비에게 돌진한 강진혁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버리며 변이 좀비의 팔을 베어냈다.


"크르르르르 인...간!!! 끼야아아!!!"


또다시 엄청난 비명을 질러대는 변이 좀비.


"크윽... 가까워지니... 엄청나군...!! 하지만 상관없다! 소리 정돈 포기해 주마!! 하아앗!!"


스윽 슥슥 스스슥!!


왼쪽, 오른쪽... 앞, 뒤를 마치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변이 좀비의 구석구석을 베어내는 강진혁에 변이 좀비가 마구잡이로 팔을 휘둘러 대지만 월등히 높아진 신체능력을 가진 강진혁을 타격할 순 없었다.


터억 털썩


양 팔이 떨어지고, 한쪽 다리의 허벅지가 절반 이상 베어지자 결국 비명을 지르며 무릎 꿇려진 좀비를 향해 강진혁이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잘 가라. 하압!"


싹둑.


터억. 댕구르르


변이 좀비의 목이 떨어졌다. 엄청난 피분수와 함께 땅을 구르는 좀비의 머리통을 한차례 내려다 본 강진혁은 다시금 몰려드는 좀비떼들에게 향했다.


일반 좀비들은 강진혁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30여 마리였던 좀비들의 수가 50으로 늘어났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 번의 휘두름에 한 마리. 양쪽 무기로 한번, 두 번씩 스물다섯 번의 휘두름에 50여 마리의 좀비들 모두 행동을 멈추었다.


터벅 터벅...


온몸에 피칠갑을 한 채 떨어진 변이 좀비의 머리로 향한 강진혁. 한 발... 그리고 또 한발씩 다가서자 또다시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후우... 역시... 맞군. 변이 좀비의 무엇인가가 나의 본능을 자극한다."


모든 좀비를 처리한 후 변이 좀비를 살펴본 강진혁은 이로써 자신의 상태를 확실하게 점검하게 되었다.


"후우... 그전에... "


쓰윽 쓰윽 싹둑 서걱서걱


변이 좀비의 시체를 여기저기 베어 가는 강진혁. 그가 이러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그렇게 한참을 꼼꼼히 베어내던 강진혁이 좀비의 반쯤 떨어져 나간 목부위를 베어낼 때였다.


꾸물...꾸물꾸물...


"여기 있었군. 변이 좀비의 특이점. 이건 대체 뭘까?"


지난번 변이 좀비의 재생능력을 담당하던 특이점이 이번에도 역시나 존재했었다. 소리의 특성을 내던 좀비라 그런 것인가? 반쯤 잘려진 성대 부분에 자리하고 있었다.


푸욱!


망설임 없이 특이점을 대검으로 꿰뚫어버린 강진혁은 아무런 미동조차 없는 특이점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렸다.


아까부터 거세게 뛰는 심장의 본능을 실험할 때다.


"후우... 설마 좀비로 변하는 건... 아니겠지..?"


그가 하려는 실험은 간단했다. 변이 좀비의 피, 또는 체액, 또는 뇌수 등을 마셔본다. 그로 인한 자신의 변화를 살펴본다.


"만약... 좀비로 변한다면.... 하아... 나도 변이 좀비가 되는 건가..?"


복귀를 할 수 없다. 일행들이 걱정되지만 자칫 좀비가 되어버려 일행들을 해칠 수도 있다. 모든 좀비를 자신이 유도해 왔기에 아마도 괜찮을 것이다.


"그래. 한율이를 믿는다. 후우... 우선... 딱 한 모금..."


그렇게 결정한 강진혁이 좀비의 머리를 들어 흘러내리는 피를 정확하게 딱 한 모금 마셨다.


꿀꺽...


"으음... 아무런... 변화가 없는 건가? 좀비로 변하는 시간은 10분... "


한 모금을 마신 뒤, 10분을 기다렸다. 그럼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아쉬움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행이라면... 다행... 음?"


그렇게 마음을 놓으려던 찰나! 강진혁의 심장 박동이 서서히 느리게.... 그리고 또 느리게.... 그렇게 심장이 멈추었다.


털썩.


그렇게 강진혁이 쓰러졌다. 아니... 심장이 멈추었으니 죽었다.


#


서울 잠실야구경기장.


경기장의 최상층 VIP 룸을 개조해 멋들어진 방으로 꾸민 이곳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사내가 아직 어려 보이는 어린 소녀들의 안마를 받고 있다.


수영복인지, 발레복인지 알 수 없는 다양한 복장의 어린아이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사내를 주무르고 있었고, 그런 그들의 곁에 안경의 사내가 무엇인가를 보고하며 서있었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받아들인 피난민이 총 72명입니다."

"흐음... 이제 슬슬 머릿수가 많아지고 있네?"

"그렇습니다. 보스. 이제 슬슬 인원에 제한을 둬야 합니다."

"흐음... 됐다 얘들아 수고했다. 이제 그만 나가보렴"


안경의 보고를 모두 들은 사내가 몸을 일으키며 아이들을 내보낸 뒤 가운을 걸치며 두꺼운 시가를 꺼내 물었다.


딸깍. 화르륵


자연스럽게 시가에 불을 붙이는 안경의 사내와 그런 모습이 당연하다는 듯 행동하는 보스라 불린 사내.


"후우웁!! 후우우.... 역시 시가는 최고의 멋이다!"

"보스께서 하시니 멋있는 겁니다."

"응? 푸하하하 말은 잘해요. 아무튼 머릿수가 많아졌다 이거지? 그러면.... 좀 추려내야지"

"그 말씀은..?"


"불필요한 식충이들을 솎아낸다. 40대 이상부터 열 명씩 팀을 꾸려. 식량과 약품 등 물건들을 구해오라고 해"


보스의 지시에 안경의 표정에 놀람과 당혹감이 물들었다.


"보, 보스!! 그렇게 팀을 짜면... 모두 전멸할 것입니다"

"그러라고 그렇게 짜는 거야"

"하, 하지만...!!"

"야, 김재민. 내가 두 번 말하게 해야 해? 너 선을 넘으려 한다?"

"그... 예... 알겠습니다. 보스..."


김재민이라 불린 안경잡이 정장의 사내. 지금의 사태가 오기 전부터 눈앞의 보스를 모셔오던 충직한 부하이자 그의 가장 믿음직스러운 동생. 과거 라이벌 조직과의 전쟁 때에도, 경찰들의 습격 때에도, 오로지 보스라 불린 사내만을 믿으며 모셔왔던 사내.


그런 사내가 지금! 자신의 우상이자 보스인 이태혁의 지시에 마지막 선이 끊어짐을 느꼈다.


'형님... 이제 더 이상... 제가 알던 태혁이 형은 아니군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형님...'


보스의 지시에 고개를 숙이며 답한 안경은 그대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한 후 밖으로 나왔다.


자신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그를 본 보스 이태혁은 그런 그를 보며 그가 딴 생각을 품었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짜식이... 조금 챙겨주면 기어오르려 한다니까? 쯧"


* * *


밖으로 나온 안경은 보스의 지시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태영아. 애들 전부 불러 모아"

"애들을요? 무슨 일 있습니까 형님?"

"그래, 무슨 일 있다. 모두 모이라고 해"

"예! 형님"


밖으로 나온 안경은 보스의 지시에 따르는 척하기 위해 예전부터 자신과 보스를 따르던 동생들과 새롭게 합류한 무리들을 전부 모았다.


그 숫자가 물경 200에 달했다.


"모두 모였어? 지금부터 보스의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갑자기?"

"무슨 일이 있나?"


안경의 통보에 200여 명의 사내들이 웅성댔지만 안경의 한마디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모두 그 입 닫아라."


원래부터 따르던 동생들은 당연히 명령을 들었고, 새롭게 합류한 이들은 안경의 권력이 이인자라는 것을 확실히 알기에 명령을 따랐다.


"지금부터 피난민 모두의 나이를 조사한다. 하여 40세 이상을 10명씩 그룹으로 만들어라"

"40세 이상만 말입니까?"

"그래. 40세 이상이라면 오십이든 육십이든 상관없다. 지금 바로 진행해라!"

"예!"

"예!! 형님!"


안경의 지시에 약 150여 명의 인원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안경의 직속이라 생각되는 50여 명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태성이는 독수리들을 따로 모아라"

"예? 독수리라... 오랜만이네요. 알겠습니다. 형님"


독수리. 참으로 유치하면서도 멋들어진 이름. 바로 좀비 사태 전의 자신의 조직의 명칭이었다.


처음 조직을 결성할 때, 자신들의 가장 맏형인 이태혁의 우격다짐으로 정해진 이름.


'야!! 당연히 저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지!! 내가!! 이 형이!! 너희들을 저 하늘 위로 이끌어주마! 으하하하!!'


그렇게 정해진 독수리파의 최초 시작은 이태혁의 호방함과 함께 결성되며 시작되었었다.


"형님 모두 모였습니다."

"그래. 다들 자리에 앉아라"


안경을 비롯해 전 독수리파의 인원들은 모두 50여 명. 그런 이들이 모인 곳은 다름 아닌 라커룸이다.


"다들 내말 오해 없이 들어라"


꿀꺽..


"형, 형님...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렇게 분위기를 잡으시는 겁니까?"

"나는...."


안경의 입술이 쉬이 떼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독수리로 전원이 모이니 자신의 결심이 흔들리려 했다. 하지만 각오를 다져야 한다.


"후우... 나는 이제 태혁이 형님을 떠나려 한다."


쿠웅!!

콰당!!


50여 명의 사내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재민 형님. 아니! 재민이 형!!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태혁이 형을 떠난다니!!"

"그래요 형님! 보스를! 아니 태혁이 형님을 떠난다니? 다름 아닌 형님이 어떻게!!".


믿고 따르던 두 형님들이 갈라서려 한다. 이 모습에 나머지 동생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태혁이 형님은...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던 형님이 아니다. 너희들에게 내 뜻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형님..."


"너희들도 형님이 변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나는 형님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나와 함께하자고 말하진 않겠다. 너희들의 의견을 존중하마"

"형님...!"

"그럴 수가...."


전 독수리파의 가장 믿음직스럽던 두 형님 중 한 명이 떠난다.


이들 모두가 알고 있다. 자신들의 보스가 변했다는 것을... 하지만 과거 보스가 자신들을 위해 무엇을 했고, 어떻게 지켜왔는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선택할 수가 없었다.


"나는 태혁이 형을 떠나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이곳에 남겨두마"


그렇게 서울 잠실야구경기장을 점거하여 생존하던 대형 생존자 무리의 이인자가 결심을 세웠다.


* * *


두근두근

두근두근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금 미약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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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새로운 거점 23.12.09 319 8 13쪽
35 35. 이동 준비(3) 23.12.09 307 9 12쪽
34 34. 이동 준비(2) 23.12.08 315 12 13쪽
33 33. 이동 준비(1) 23.12.07 345 11 12쪽
32 32.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23.12.06 347 11 15쪽
31 31. 귀환, 새로운 일행 23.12.05 352 9 13쪽
30 30. 구출 23.12.04 373 11 22쪽
29 29. 일상과 생존자 탐색(3) 23.12.03 368 10 13쪽
28 28. 일상과 생존자 탐색(2) 23.12.02 388 9 16쪽
27 27. 일상과 생존자 탐색(1) 23.12.01 403 9 13쪽
26 26. 죽음에서 되돌아온 남자 23.11.30 397 11 13쪽
25 25. 사냥과 죽음(2) 23.11.29 395 11 15쪽
24 24화. 사냥과 죽음(1) 23.11.28 411 10 15쪽
23 23화. 바퀴벌레와 강진혁 23.11.27 410 10 13쪽
22 22화. 수색(3) 23.11.26 415 10 14쪽
21 21화. 수색(2) +1 23.11.25 481 11 12쪽
20 20화. 수색(1) +1 23.11.24 432 13 12쪽
19 19화. 전멸 +2 23.11.23 466 12 15쪽
18 18. 돌연변이 인간 23.11.22 489 14 16쪽
17 17화. 서열 정리와 변이 좀비 23.11.21 513 12 14쪽
16 16화. 새로운 일행 +2 23.11.20 536 12 12쪽
15 15화. 이상한 놈 +1 23.11.19 542 12 13쪽
14 14화. 거점 이동(4) +1 23.11.18 550 13 12쪽
» 13화. 거점 이동(3) +1 23.11.17 549 11 12쪽
12 12화. 거점 이동(2) +1 23.11.16 572 13 15쪽
11 11화. 거점 이동(1) 23.11.15 613 13 16쪽
10 10화. 인정하고 깨닫다 +2 23.11.14 668 13 17쪽
9 9화. 강해지는 방법 +2 23.11.14 704 15 12쪽
8 8화. 새로운 일행 23.11.13 742 14 13쪽
7 7화. 자각 23.11.12 757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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