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벽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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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okkoma
작품등록일 :
2023.11.21 15:32
최근연재일 :
2024.01.31 19:00
연재수 :
2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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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86,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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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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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챕터9-166. 화마 봉인- 드러난 진실 (1)

DUMMY

순간 어떤 잔상같은 이미지들이 수희의 머릿 속에 파고들어 뒤엉키며 정신없이 뒤섞이고 있었다.


“악!”


그러자 엄청난 현기증에 어지러움을 느낀 수희는 전시실 바닥에 '픽'하고 쓰러져 몸을 벌벌 떨며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상현은 어느샌가 소화기를 가져와 벽에 매달려 쌔빨간 불기둥을 뿜어내는 사진을 향해 힘껏 소화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지금 전시실 내부는 전쟁터같은 아수라장이었다.


수희는 데굴데굴 구르며 경련을 일으키고 악소리를 내지르고 있었고, 한결은 미친 듯이 바닥을 내리치며 울고 있었다.


또 상현 자신은 정신없이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뿌리고 있었으니 남들이 보면 미친 년놈들 셋이서 전시실에서 지랄발광을 한다고 욕할 것이 분명했다.


소화기로 순식간에 사진 액자에 타오르는 시뻘건 불길을 꺼 뜨린 상현이 수희의 쓰러진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수희를 향해 소리질렀다.


“정신 좀 차려봐요! 수희 씨! 정신 차려요!”


상현의 애타는 목소리에도 수희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어느 틈엔가 나타난 것인지 휘뿌연 사람 형체 네 개가 수희의 얼굴에 매달려 있는 화마의 존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네 명은 안간힘을 쓰며 수희의 얼굴에 매달려 있는 화마를 끌어당기고 있엇다.


이미 그들의 손과 몸에는 시뻘건 불길이 붙어 타오르고 있었다.


엄청난 열기에 고통스러울 것이 분명함에도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힘껏 화마를 수희의 얼굴에서 강제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네 영혼에 의해 끌려나온 화마는 어느 새 사람 형상으로 변해 있었다. 화마의 얼굴은 분명 아까 사진 속 한가운데에서 행사를 축하하는 중년 남자 광부의 얼굴이었다.


네 명의 휘뿌연 그림자들은 중년 남자의 모습으로 변한 화마의 팔다리를 하나씩 붙잡고 서서히 수희의 왼팔로 그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무언가 안된다는 듯이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는 화마의 존재는 그대로 네 명의 휘뿌연 존재들에 의해 강제로 수희의 왼팔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화마의 모습이 사라지며 동시에 네 명의 존재 역시 하얀 연기가 되어 허공으로 순식간에 흩어져 사라졌다.


상현은 재빨리 수희를 똑바로 눕혀놓고 한결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몇 번 세게 내리쳤다.


‘퍽퍽’소리와 함께 통증에 정신을 차린 한결이 눈물 범벅인 얼굴로 상현을 쳐다보았다.


이내 한결은 고개를 돌려 바닥에 쓰러진 채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수희를 발견하고 눈이 한껏 커졌다.


“지금 시간 없어요! 수희 씨 데리고 병원부터 가야 합니다!”


상현의 다급한 목소리에 한결은 재빨리 수희를 부축해 일으켰고, 상현은 자신의 등에 실으라는 듯이 커다란 등을 엎드렸다.


한결이 수희를 옮겨 상현의 등에 올렸고, 수희는 그렇게 상현의 등에 엎혔다.


상현과 한결은 그대로 미친 듯이 내달려 주차장으로 향했다.


수희는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 온몸을 덜덜 떨며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수희를 조심스럽게 뒷좌석에 실은 상현이 미친 듯이 차를 몰아 운전을 하기 시작했고, 한결은 소방대원 구급 매뉴얼을 떠올리며 뒷좌석에서 수희의 상태를 살폈다.


순간 수희의 에코백 안에서 요란한 벨소리와 함께 전화가 울렸다.


“정신 사나우니까 얼른 전화 좀 받아보시죠!”


계속해서 울려대는 전화 벨소리에 신경질적으로 상현이 소리쳤고, 한결은 재빨리 손을 뻗어 에코백 안에 들어있는 수희의 전화를 받았다.


“누나!”


수희에게 전화를 건 것은 다름 아닌 윤재였다.


“저 조한결입니다! 지금 수희 씨 기절해서 못 일어납니다! 갑자기 쓰러졌어요!”


수희가 쓰러졌다는 한결의 말에 윤재가 소리쳤다.


“왜요? 다쳤어요?”


“아뇨. 태백 철암마을에서 무슨 사진 보고 갑자기 기절했어요. 사진이 갑자기 불이 붙어 활활 타더니.. 지금 여기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급한 일 아니면 나중에 수희 씨 깨어나면 전화하세요! 지금 병원가야 합니다!”


한결이 서둘러 전화를 끄려 하자 윤재가 소리쳤다.


“잠깐만요! 사진에 저절로 불이 붙었다고요? 수희 누나는 그대로 기절하구요?”


“네! 혹시 뭐 아시는 거 있어요?”


“일단 병원 가지 말구요. 지금 바로 낙산사로 가세요. 지금은 그게 나을 거 같네요! 저희도 다 낙산사로 지금 출발합니다!”


윤재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천수도령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결은 통화 종료음을 울리는 것을 확인하고 상현을 향해 말했다.


“낙산사로 가야한대요!”


한결의 말을 듣고 상현이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병원이 우선입니다!”


“아니에요. 낙산사로 가야 한다구요!”


상현의 말에 한결이 굳은 표정으로 바락바락 소리를 내질렀다.


그 동안 남들에게 늘 다정하고 장난스러운 한결이 한껏 굳은 얼굴로 자신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소리지르자 상현은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결의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지금껏 수희와 함께하면서 이럴 경우 병원에서의 물리적 치료보다 영(靈)적인 치료가 더 적절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상현은 부디 이번에도 낙산사로 가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길 바라며, 신경질적으로 차에 붙여놓은 핸드폰으로 ‘낙산사’를 검색하고는 차 엑셀을 있는 힘껏 밟기 시작했다.


애간장이 녹아 들고, 속이 타오르는 한결과 상현의 마음과 달리 짙푸른 하늘에는 무심하게 구름 한조각이 천천히 흘러 가고 있었다.




***





“아! 좀! 살살 달려요!”


“아씨! 지금 내가 그럴 상황으로 보입니까?”


“아씨라니! 이 사람 말 막하네!”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신경질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운전석의 상현과 뒷좌석에 앉은 한결이었다.


지금 상현이 모는 차는 한눈에 딱 봐도 위험해보이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미친 듯이 내려가고 있었다.


“아니 하필 길을 골라도 이런 길을 골라요?”


“내가 고르고 싶어서 골랐습니까? 네비가 제일 빠른 길로 안내하는데 다른 길이 막히나보죠!”


“아니, 그래도 이건 지금 까딱하다가는 그대로 산 아래 절벽으로 떨어져 죽게 생겼잖아요! 그리고 지금 너무 밟고 있잖아요? 천천히! 천천히!”


“지금 우리 상황이 한가롭게 희희낙락 거릴 상황입니까? 지금 수희 씨 숨 넘어가는 거 안 보여요? 이것도 지금 천천히 가는 겁니다!”


서로 한마디도지지 않겠다는 듯이 언성을 높이는 한결과 상현은 미친 속도로 위험한 산길을 내려가는 차 안에서 바락바락 악을 쓰며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수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의식이 몽롱한 가운데에 귓가에 꽂히는 두 남자의 목소리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이고! 싸우려거든 나가서 싸워요. 머리 아픈데! 그만 좀 싸워대요!”


힘겹게 몸을 일으킨 수희의 목소리에 한결과 상현이 동시에 수희를 쳐다 보았다.


“어머! 상현 씨 앞에 봐야죠!”


깜짝 놀란 수희의 외침에 상현이 놀라 재빨리 운전석 앞쪽을 바라 보았다.


“근데 여긴 어디에요?”


수희가 창 밖에 펼쳐진 모습을 보고 상현과 한결에게 물었다.


수희가 고개를 돌려 바라본 풍경은 산 꼭대기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엄청난 경사의 내리막길 도로였다.


무척이나 구불구불 한 것이 마치 뱀처럼 보이는 도로를 상현의 차는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는 중이었다.


한결이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약간 화가 난 듯한 상현이 운전석에서 말했다.


“윤재 군이 전화와서는 낙산사로 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신없이 낙산사로 가고 있습니다. 몸은 좀 괜찮으신 겁니까? 병원에 안 가봐도 되겠습니까?”


선수를 뺐긴 한결이 운전석의 상현을 향해 입술을 삐죽이곤 수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울기도 한 것인지 수희의 두 눈두덩이는 잔뜩 부어 있었고, 끙끙 앓으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린 것인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나... 기억이 났어요.”


“네? 무슨...?”


한결의 말에 수희가 한결을 바라보고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전생의... 내 전생의 일이 기억났다구요...”


순간 한결이 한껏 커진 눈으로 수희를 바라보고 물었다.


“아까... 그 사진 속에... 사진 속에 말이에요.”


사진이라는 말을 한결이 꺼내자 수희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한결 씨... 내가 나중에.... 나중에 다 말해 줄게요....”


너무나도 슬프고 먹먹한 얼굴의 수희를 바라본 한결은 궁금한 것을 더 이상 묻지 못하고 가만히 창문 밖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십여분 쯤 적막한 고요가 가득한 가운데 차는 어느새 평지에 내려왔다.


그렇게 한동안 주변 일대는 한적한 시골 풍경이 한동안 펼쳐 졌다.


도로 오른쪽 옆으로는 드넓게 펼쳐진 계곡 물이 보였고, 도로 옆으로 너른 땅에는 군데군데 전원주택과 식당들이 가끔씩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적한 시골 풍경들은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절경이었지만 지금 세 사람은 멋진 풍경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순간 ‘곰배령 실피마을’이라고 써진 간판 하나가 순식간에 지나가면서 수희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엄청난 고통에 수희는 참을 수 없이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으악!”


깜짝 놀란 한결과 상현이 수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수희가 소리쳤다.


“또... 또 시작됐네! 아오!”


또 시작됐다는 수희의 말에 한결과 상현이 동시에 물었다.


“뭐가요?”

“뭐가 시작된 겁니까?”


한결과 상현 둘을 바라보고는 수희가 끙끙거리며 말했다.


“아까... 전시실에서... 화마가 내 왼팔에 들어 왔거든요. 아니다... 끌여왔다고 해야하나?”


“화마가 수희 씨 왼팔에서 빠져 나갔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들어왔다고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으며 한결이 묻자 수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지금 화마를 가둬두고 계신 겁니까?”


상현의 말에 수희가 말했다.


“지금... 내 왼팔이 떨어져나갈 만큼 뜨거워요. 잠깐... 어디 차 세울데 없을까요...? 나 지금 내 팔 완전히 녹아내릴 거 같은데...”


수희는 끙끙거리며 힘겹게 말하고 있었고, 상현은 서둘러 주변에 주차를 할만한 장소가 있는지 살폈다.


조심스럽게 한결이 오른손을 뻗어 수희의 왼팔을 만지려는 순간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에 화들짝 놀랐다.


“이거... 이거 왜 이래요? 왼팔이... 엄청... 엄청... 뜨거운데!”


“화마가... 나가고 싶어서 지랄하는 거 같은데... 일단은 내가 억지로 막고 있어요!”


수희를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자신의 어금니를 꽉 깨물고 오른손을 향해 고갯짓으로 가리켰다.


수희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본 한결의 눈에는 노란 부적 한 장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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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외전1-181. 신병(神病)- 푸른 곳간, 욕지도 (1) 24.01.11 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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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챕터9-179. 화마 봉인- 사랑하는 그대에게 (1) 24.01.10 2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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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챕터9-176. 화마 봉인- 진인사대천명 (2) 24.01.09 1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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