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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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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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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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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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개미굴-

DUMMY

11화-개미굴-


앤트 일꾼의 머리 위로 솟아난 검은 더듬이.

설마 하는 마음에 몸통을 공격하던 검을 더듬이를 향해 휘둘렀고 더듬이가 잘린 앤트 일꾼은 그의 위치를 감지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이거다!’

마음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다가오는 앤트의 더듬이를 향해 검을 휘두르자 녀석들은 자신들의 약점이 간파당한 것에 아까와 달리 멈칫거리며 주저했다.


녀석들 사이로 몸을 뛰어들고는 순간 가속하여 앤트의 더듬이를 집중 공략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앤트의 외피와 부딪쳐 불발로 이어졌지만 이어지는 공격은 끝내 녀석들의 더듬이를 잘라버렸다.

더듬이가 잘린 앤트 일꾼들은 방향감을 상실한 채 자기들끼리 부딪쳤고 진우는 그 틈을 타 살그머니 뒤로 빠져 방안을 빠져나왔다.


방에서 멀어지자 걸음 속도에 박차를 가했고 허벅지의 상처를 확인했다.

시퍼런 멍과 함께 살이 한 움큼 떨어져 나간 흉한 상처.

작은방 안에서 앤트 일꾼들에게 포위되었기에 피할 수 없는 부상이었다.

이것도 그나마 새로 얻은 갑옷이 상체를 보호해 줬기에 덜 다친 거랄까.

‘상처를 이대로 보여줬다가는 소현이한테 한 마디 듣겠는데?’


등에 맨 백백에서 안전 아저씨한테 선금으로 받은 포션을 꺼내 상처에 부었다.

이렇게 매번 포션을 썼다가는 당분간 적자에 허덕일게 분명하다 생각하며.

그렇다고 포션을 안 쓸 수도 없기에 적자의 무한 반복에 빠진 것 같았다.


포션을 붓자 고통과 함께 상처 부분이 지혈되어 응급처치가 되었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기절했던 거지?”

게이트가 닫히기까지 이틀이 남겨놓고 사건이 벌어졌으니 시간 여유가 없었다.

숨을 크게 마시고 뺨을 두 번 치며 속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출발했다.


모르는 길을 여러 번 꼬아 움직였기에 더 이상 그의 손에 든 지도는 의미가 없었다.

운동복을 찢어 벽에 걸린 횃불에 태웠다.

인공 섬유가 불에 타며 짙은 회색의 연기가 피어올랐고 연기가 향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동서남북 어디인지 모르지만 연기를 따라가면 분명 밖으로 이어질 것이다.

연기를 따라 통로를 계속 걷자 탈수 증상으로 입술과 목이 말라 왔다.

게이트에서 조난당할 상황이 생길 줄 몰라 물통 하나가 식수의 전부였다.


손바닥만 한 작은 물통을 생명수처럼 조금씩 아껴 마시며 얼마나 걸었을까.

그가 입은 운동복은 이제 거적때기가 되어 걸쳐있었다.


멍하니 걷던 중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환상처럼 귓가에 들려왔다.

“여기! 사람이 있어요!”

“이쪽으로!”


‘거 참 빨리도 온... 다.’

구조대가 왔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자 발에 힘이 풀렸고 사람들이 가져온 불빛을 바라보다 의식을 잃었다.


하얀 천장에 달린 백열전등

눈을 뜬 진우에게 처음 보인 것이었다.


‘구조대가 온 걸 보고 바로 기절했는데 여긴 어디지?’

좌우를 둘러보자 다인실로 보이는 곳에 환자복을 입은 이들과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앗 가드 분이 정신 차렸네. 간호사 불러봐요.”

“내가 다녀올게. 고생하셨는데 빨리 진료받으셔야지.”


보호자 중 한 명이 쏜살같이 달려가 의료진을 불렀고 그 사이 옆에 있던 환자에게 전후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앤트의 잔당이 광산의 통로를 정복했다는 소식에 레진 길드가 게이트에 들어와 입구부터 사람들을 구하며 앤트를 토벌했다는 이야기였다.

앤트 굴의 1/3가량을 정리하며 구조 작업을 펼쳤지만 게이트가 닫힐 시간이 다가와 이만 나가려는 찰나 진우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그를 마지막으로 구하고 게이트에서 철수한 것이다.


“자네가 운이 좋았어. 마지막에 발견되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게이트에 갇힐 뻔했으니.”

설명을 해준 환자는 그를 럭키가이라 불렀다.


드르륵

병실의 문이 열리고 의료진들이 들어와 그의 상태를 체크했다.

혈압과 맥박을 재고 들고 온 차트를 보던 의사는 웃음을 띠었다.

“역시 헌터 분이시라 금방 회복되시네요. 바로 퇴원하시면 됩니다. 병원비는 걱정 마세요. 레진 길드에서 부담하기로 했다니까.”


의사는 끝나는 말로 당분간은 게이트에 들어가는 과격한 행동은 삼가라는 의례적인 말과 함께 밖을 나갔다.

몸이 괜찮다는 것은 본인인 그도 알지만 병원비의 본인 부담이 없다?


앞서 설명해 주었던 환자를 쳐다보자 바로 대답이 나왔다.

“레진 길드에서 병원비는 지원해 준대요. 게이트 정리를 제대로 못 해서 미안하다고.”

“다른 보상은 없다고 합니까?”


자신이 목격하는 부상자만 해도 여러 명이었고 사망자도 나온 대형 사건이라 이대로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에이~ 농담도. 이런 일로 하나하나 보상을 할 리가 없죠. 저희 말고도 대형 길드인 레진과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천지인데.”


진우는 입을 꾹 담고 화를 속으로 삭혔다.

대형 길드라는 곳이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르륵

화를 삭이며 퇴원 준비를 하던 중 병실의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안전 아저씨?”

“몸은 좀 괜찮나? 내가 괜히 이번 일에 도와달라 해서 미안하네.”


진우가 정신 차렸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같이 일했던 인부들을 이끌고 온 것이었다.

손에 든 과일 바구니를 식탁에 놓는 안전 아저씨 뒤로 모르는 얼굴이 보였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두 사람이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앤트에게 잡혀 죽는 줄만 알았는데 덕분에 살아 돌아왔습니다.”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앤트의 먹이로 잡혔다가 자신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괜찮아요. 저도 도망치는 길에 구해드린 건데요.”


사람을 구하러 불난 화재 속으로 뛰어든 게 아니었다.

그저 화재를 피해 도망치다 옆에 있던 사람을 구한 것뿐.


남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다른 팀의 가드들은 본인만 살려고 다 도망갔는데. 헌터님은 달랐습니다.”

“맞습니다. 솔직히 저희를 버리고 가도 됐는데 살려주셨지 않습니까. 목숨을 빚졌는데 감사를 표해야죠.”


안전 아저씨는 두 사람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는 웃었다.

“이 두 사람은 앞으로 내 팀에서 일하기로 했어. 자신들을 버리고 도망친 팀장 밑에서 일하기는 좀 그렇잖아?”


진우도 그게 낫다 생각했다.

신뢰가 깨진 관계는 지속될 수 없는 법이니까.


드르륵

또다시 병실의 문이 열리며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등장했다.

정 장남은 그들 앞에 서더니 명찰을 들이밀었다.

“레진 길드에서 나왔습니다. 안전팀장님이 고용하신 가드 김진우 씨 맞으신가요?”


진우는 뿌루퉁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게이트에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한 가지 여쭈어볼 게 있어서요. 혹시 게이트에서 앤트 일꾼 말고 다른 개체는 보지 못했습니까?”


말을 내뱉는 정장남의 눈은 마력이 깃들어 파란색을 띠었다.

그를 심문하듯 말을 하는 것이 레진에서 놓친 앤트 공주를 봤는지 떠보는 느낌이었다.

자신을 심문하는 스킬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높은 등급으로 보이지 않기에 심문을 피해가는 법이 있었다.

거짓이더라도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마음속 깊이 진심으로 믿는 것.


마음속으로 몇 번씩 되뇌며 자신을 세뇌시킨 진우는 입을 열었다.

“네, 다만 클리어 된 게이트치고는 남아있는 앤트 일꾼이 너무 많더군요.”


정장남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하, 헌터 경력이 없으셔서 잘 모르실 텐데 이런 일은 종종 있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신 것 같으니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정장남은 자기 할 말만 마치고 병실을 나갔다.

그가 온 이유는 단순히 그를 심문하기 위함이었다.

레진 길드는 앤트 갑옷을 획득한 진우가 다른 보상을 받지 않았나 의심이 갔지만 이미 게이트가 닫혔기에 증거가 없었다.


정장남이 나가자 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레진 길드의 뒷담을 하기 시작했다.

“뭐야 다른 개체는? 더 위험한 몬스터도 있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대기업이라고 사람을 막 부리고 보상도 안 주는 거 봐봐. 다른 길드 의뢰나 받아야겠네.”


레진 길드의 험담으로 시끄러워진 병실에서 퇴원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게이트에 고립된 것을 시작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외박을 연속으로 해버린 바람에 동생의 잔소리가 풀 충전되었을 거라 위기감이 느껴졌다.

위험한 일에 끌어들여 미안하다는 안전 아저씨가 차로 배웅해 주었고 집에 도착한 진우는 걱정 어린 잔소리를 1시간 넘게 들은 후에야 짐을 풀고 몸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 정도면 F 급 헌터는 벗어났네.”

앤트 일꾼이 E 급 몬스터 중 약한 편에 속한다지만 다수의 앤트 일꾼을 상대한 것은 F 급 헌터 수준을 벗어난 것이었다.

물론 E 급이나 F 급이나 상위 헌터들이 보기에는 도긴개긴이기에 갈 길이 멀긴 했지만.

그리고 로열젤리를 먹으며 상승한 근력 성장률은 추후 그에게 힘이 될 것이고.


“이제 밖에서 운동하는 걸로는 효과 보기는 힘들겠네.”

F 급 헌터야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으니 일반적인 운동기구로도 몸의 단련이 가능하지만 E 급 헌터부터는 탈 일반인이기에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따로 수련할 장소를 찾아봐야겠네. 이왕이면 개인 수련장이 있으면 좋고.”

후에 자신만의 스킬 트리를 다져놓게 된다면 다른 이들 앞에서 선보일 수는 없는 법이었다.

공개된 기술에는 파훼법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드르릉

휴대폰의 알림음이 울리며 액정에 에드안의 이름이 떴다.

“이제 연락이 왔네. 드디어 튜토리얼 탑에서 얻은 것을 소화시킨 모양이야.”

높은 성적을 얻었기에 좋은 보상을 얻었고 그만큼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데 시간이 들어갔겠지.


과거 S 급의 경지에 오른 진우였기에 보상을 바로 소화했지 다른 이들에겐 어림도 없었다.

휴대폰을 들어 장문의 글을 읽은 진우는 동의한다는 의미로 짧게 답했다.

“ㅇㅇ"

어느덧 나이 32살. 그는 아저씨였다.


다음 날

연락을 받고 나간 장소에는 주황색의 빛을 띄는 E 급 게이트로 그 앞에 국가 소속 헌터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시체 터널

한번 클리어하면 닫히는 곳과 달리 시간을 두고 연속하여 출입이 가능한 게이트로 통칭 던전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많은 이들이 도전하여 난이도와 몬스터의 종류 등의 정보가 공개되었고 헌터들은 난이도 변동성이 큰 게이트보다 던전을 가기를 원하는 이가 많았다.

그렇기에 이런 인기 있는 던전들을 국가에서 직접 관리했다.


‘에드안이 보내준 정보를 볼까.’

언데드 계열의 스켈레톤과 좀비 등의 몬스터가 나옴.

E 급 난이도로 난이도의 상하 조절은 있지만 D 급을 넘어선 경우가 없었음.

균열 참가 인원은 최대 5명으로 제한됨.


초보 헌터 세 명이서 첫 사냥을 하기에 베스트에 가까웠다.

‘에드안은 공략권을 어떻게 구했는지 모르겠네.’


난이도에 비해 좋은 전리품을 얻을 수 있는 게이트의 입장권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암표마저도 존재했다

“언데드가 나오니 보상이 별로라 경쟁이 낮을 수도 있겠네.”


혼잣말하며 수긍하는 그의 눈에 포니테일의 머리가 찰랑거렸다.

“오빠!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죠?”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하연의 곁에는 전에 보았던 그림자 인간은 보이지 않았다.

“아, 삼촌은 오늘 안 왔어요. 그날은 헌터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날이라 데리러 온 거였어요.”


마치 부모님이 따라오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중학생처럼 하연은 쑥스러워했다.

튜토리얼 탑을 나오고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 나누는 그들의 앞으로 검은 세단이 멈추어 서며 에드 안이 내렸다.


“내가 마지막인가? 다들 모였네.”

영화의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는 모습에 이마의 힘줄이 불끈 솟았다.

‘지각한 녀석이 왜 이렇게 당당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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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놀의 반란- 24.02.11 477 9 12쪽
30 30화-놀의 반란- 24.02.10 531 10 11쪽
29 29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9 542 11 13쪽
28 28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8 546 10 11쪽
27 27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7 625 11 11쪽
26 26화-암시장- 24.02.06 638 10 12쪽
25 25화-암시장- 24.02.05 66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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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애니멀 디펜스- 24.01.27 970 13 12쪽
15 15화-이태원 프리덤- 24.01.26 1,025 14 12쪽
14 14화-시체터널- 24.01.25 1,052 15 12쪽
13 13화-시체터널- 24.01.24 1,063 13 13쪽
12 12화-시체터널- 24.01.23 1,150 21 12쪽
» 11화-개미굴- 24.01.22 1,178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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