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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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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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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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시체터널-

DUMMY

13화-시체 터널-


에드안은 겁을 먹었단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횃불을 들고 앞장섰다.

횃불의 빛에 의지하며 3, 4마리씩 나타나는 좀비와 구울을 처치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꽤 걸었다.


힘든 전투는 아니었지만 어느새 아무 말 없이 적막 속에 놓여있었다.

아직 친분이 적은 사이에 피로감까지 느끼자 말수가 줄었다.

에드안은 이유 모를 피로감을 느꼈지만 자존심에 말하지 못했다.

위대한 올리버 가문으로서 먼저 지친 티를 내기 싫으니까.


지쳐있는 동료들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진우의 눈이 녹색 빛으로 바뀌었다.

권능이 발휘된 시야에는 많은 사령들이 귀곡성을 터뜨리며 터널의 공간을 배회하고 있었다.

이처럼 사령들의 공간에 살아있는 사람이 들어온다면 기를 빼앗겨 쉽게 피로할 수밖에 없지.


‘물론 나는 해당되지 않지만.’

백귀야행을 발휘해 일행의 근처에서 생기를 빨아먹으며 시시덕거리는 사령들을 사역하자 포식자의 등장에 남은 사령들은 두려워하며 터널 저편으로 도망쳤다.

높은 질의 영혼을 아니지만 어쨌든 사역해놓는다면 어디서든 필요가 있겠지.


영문은 모르겠지만 아까보다 갑갑한 기운이 가시자 에드안과 하연의 표정이 풀어졌고 진우는 자신이 한 행동을 굳이 밝히지 않았다.


파티를 맺어 함께 전투를 하지만 이제 두 번째로 보는 이들에게 자신의 밑천을 보여주기 꺼렸다.

그 정도 신뢰가 아직 없으니까.

어느 정도 성장하기 전 세간의 김진우는 잠재력 있는 전 면 충분했다.


컨디션이 회복된 파티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8톤 트럭처럼 거침없이 달려 나갔다.

좀비들은 그들의 걸음을 멈출 수 없었고 구울 또한 그들 앞을 막아서 봤자 셋의 협동 공격에 얼마 못 버티고 조각나버렸다.


이어지는 전투로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을 때 진우는 준비해온 수통의 물을 마시며 얼굴의 피를 씻어냈다.

“산을 뚫어 만든 터널이라 짧을 거라 봤는데 생각보다 터널이 깊네요?”

하연은 이제 그만 터널을 나가고 싶다고 불평했다.


2시간 가까이 어둠 속에 있으니 기분이 다운될 수밖에.

에드안은 팔을 걷어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시체 터널은 보통 2, 3시간 걸린다고 했으니까.”

“음.. 저기 보이는 녀석도 구울일까요?”


하연의 손끝에는 약으로 도핑 한 것처럼 전신에 근육이 펌핑 된 구울이 다른 언데드를 이끌고 서 있었다.

터질 듯한 근육에 날카로운 이빨이 지그재그로 나있는 모습이 뿔만 있다면 악마라 불리어도 할 말이 없는 외모였다.


[보스 몬스터, 변종 구울 전사가 등장했습니다.]

구울 전사는 뱀처럼 기다란 혀를 꺼내 입맛을 다셨다.

오랜만에 그들의 둥지에 들어온 산 자이기에 입에 침이 고인 것이다.

죽은 자가 된 이후 끊이지 않는 허기가 구울 전사의 투쟁심을 자극했다.


굶주림에 구울 전사가 고함을 외치자 사방에 존재하던 사령들이 구울 전사의 비명에 하나 된 듯 움직여 일행들의 몸을 관통해 지나갔다.

[죽은 자의 비명을 들었습니다. 적에게 받는 피해가 증가합니다.]

피해를 증가시키는 저주의 일종이었다.


[이능 백귀야행이 발휘되어 죽은 자의 비명 효과가 사라집니다.]

물론 사령을 다루는 진우에게는 의미 없는 행동이었지만.


몸을 관통한 사령들이 힘 빠진 듯 빌빌거렸고 손으로 녀석들을 움켜쥐어 터뜨렸다.

피해본 건 없지만 방심한 틈에 같잖은 재주에 당한 것에 마음이 상했다.

“에드안, 아직 실력을 다 안 보였지? 제대로 보여줘.”


진우와 하연에 비해 자신의 활약이 적었다 생각한 에드안은 냉큼 앞으로 나왔다.

그는 위대한 올리버 가문의 일원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게이트를 클리어할 생각은 없었다.

그가 파티의 주인공이어야 했다.


횃불에 마력이 집중되고 타오르던 불속에서 참새 크기의 자그마한 새가 날아올랐다.

불로 이루어진 새는 연신 날개를 움직였고 날갯짓을 할 때마다 화염이 일렁거렸다.


힘이 든 마법이었는지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에드안은 양손으로 잡은 횃불을 앞으로 가리켰고 화염 새는 몸의 크기를 독수리만큼 늘려 날아가 좀비와 구울을 불태웠다.

화염 새가 훑고 지나간 자리는 시꺼먼 재와 함께 불에 탄 시체가 가득했고 불의 새는 어느새 원래 크기로 돌아가 횃불로 복귀하였다.


“화염 정령?

정령 친화력과 속성 친화력 둘 다 있어야 다룰 수 있는 영적인 존재.

에드안이 속성 친화력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정령까지 다룰 줄이야.

튜토리얼 탑에서 못 본 기술이라 생각 드니 에드안은 화염 정령을 보상으로 받은 듯했다.


대부분 타버린 좀비와 구울 사이로 충혈된 눈을 부라리는 구울 전사에게 다가갔다.

그의 옆으로 하연이 자리했고 구울 전사는 붉은 손톱을 길게 내뺀 채 그들을 맞이했다.


입가에 묻은 피가 도드라져 보이는 구울 전사는 빠르게 돌진했다.

어느 종족이든 전사라는 타이틀을 붙으면 마력을 사용해 얕볼 수가 없었다.


진우는 오른쪽으로 그리고 하연은 왼쪽으로 피하며 각자의 검으로 녀석을 향해 검을 그었다.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며 검이 튕겨 나온 모습에 눈이 커졌다.

“구울이 왜 이렇게 튼튼해?”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단어가 있었다.


변종

돌연변이를 뜻하는 말로 다른 동족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개체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필히 이 녀석은 무쇠처럼 단단한 피부를 가졌기에 변종으로 불리는 것이리라.


구울 전사는 단단한 몸을 무기 삼아 접근을 시도하며 손톱에 독을 뿜어댔다.

마력이 짙은 독 기운으로 변하며 구울 전사의 손톱을 장식하는 모습에 하연과 진우는 코를 가리며 뒤로 빠졌다.


그 광경에 구울 전사는 귀까지 입이 찢어지게 웃었다.

여태 구울 전사의 손에 무너진 자들이 그랬든 단단한 신체와 손톱에 맺힌 시체 독만 있다면 모든 살아있는 자들을 자신과 같이 죽은 자로 만들 수 있었다.

한번 죽고 나면 언데드가 되어 충실한 자신의 부하로 재탄생하는 것이고.


구울 전사는 짐승이 우는 듯한 소리로 부하들에게 반격을 명했다.

결국 시체 터널의 승자는 죽은 자들이리라.


구울 전사의 명령에 터널의 어두운 그림자에 대기하던 구울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영악한 구울 전사는 적의 방심을 일으키기 위해 구울 무리를 숨겨놓은 것이다.


하연은 다가오는 구울을 흘깃 보며 몸의 방향을 틀었다.

“저것들은 제가 빨리 처리하고 올게요. 잠시만 보스를 상대해 줘요.”


하연은 구울에게 달려들며 양손의 쥔 검에 마력을 주입했다.

검에 피어난 희미한 빛이 터널을 비추었고 그녀의 검이 연속적으로 그어지며 조금씩 속도와 힘이 증가했다.


[연속 베기(E)]

그녀가 튜토리얼 탑에서 얻은 E 등급 스킬로 10회에 한 해 연속으로 검을 이어갈 시 공격 속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스킬이었다.


양손에 검을 들고 방어를 도외시한 채 끊임없이 공격을 이어가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기술이었다.


‘생각해 보면 튜토리얼 탑은 등반자에게 필요한 기술을 주네.’

진우만 하더라도 빠르게 몸을 움직여 적을 상대하는 것이 몸에 익었기에 순간 가속이라는 스킬을 얻지 않았던가.


‘이럴 때가 아니지. 구울 전사부터 상대해야지.’

지금은 하연의 실력을 구경할 때가 아니었다.

구울 전사가 독을 뿌리며 그의 앞에서 호시탐탐 약점을 노리고 있지 않은가.


독이 오른 구울 전사와 초근접전을 벌이자 팔에 긁힌 자국이 늘어갔다.

앤트 외갑 갑옷이 지켜주지 못하는 공간을 마력으로 보호하기에는 마력이 충분치 못 했다.


이 이상 근접전은 손해기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검사에게 유리한 간격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었다.


뒤로 물러나면 뻗어진 검이 카운터를 먹이며 구울 전사의 몸이 뒤로 물러났고 기회를 잡아야 된다는 생각에 일격을 가했다.

단단한 변종 구울의 몸을 뚫기 위해 있는 힘껏.


[충분한 경험이 쌓여 [강타(F)]를 습득하였습니다.]

‘드디어!’


강탈한 영혼의 힘을 임시로 쓰는 것을 넘어 오랜 시간 영혼의 특성이나 스킬을 이해하고 숙달한다면 자신의 것으로 획득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렇게 획득한 스킬은 영혼을 해방시켜도 그의 힘으로 남게 되는 것이고.


이번 강타의 경우는 운이 좋았다.

흑기사였던 그가 사용할 줄 알았던 기술이라 능숙하게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된 강타와 베쉬 그리고 순간 가속을 동시에 사용했다.

마력이 자연스레 마력 회로를 타고 움직이며 세 가지 스킬이 연계가 되자 하나의 기술이 되었다.


[순간 가속 + 강타 + 베쉬가 조합되어 돌진(D)으로 변경됩니다.]

[자신만의 힘으로 새로운 스킬을 조합 획득하여 업적이 부여됩니다.]

[업적, 스킬 조합 성공을 획득하였습니다.]


돌진(D)

몸을 빠르게 이동하며 무기를 이용해 적을 강하게 타격합니다.

속도가 힘으로 치환되며 적에게 강한 피해를 입힙니다.


돌진으로 얻은 힘은 그대로 검에 전해졌고 구울 전사의 피부가 쩌억하며 갈라져 피가 튀었다.

잘라진 어깨에 구울 전사는 놀라 뒤로 피했고 빈틈을 노리던 하연이 달려와 구울 전사의 뒤에서 검을 박았다.


연속 베기로 축적한 힘으로 구울의 피부를 뚫은 그녀는 바로 검을 뽑아 거리를 띄었고 멀어지는 그녀를 잡으려는 구울 전사에게 머리통만 한 화염 구가 날아갔다.


이글거리는 화염 구는 구울 전사의 몸에 명중하며 화끈한 열기가 사방에 퍼졌다.

미리 말이라도 맞춘 듯 한 셋의 이어지는 공격은 구울 전사의 혼을 빼놓았다.

열기를 피해 땅을 한 바퀴 구른 하연은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진우에게 왔다.

“보스 몬스터라도 저 정도면 D 급 아니에요?”


사방에 퍼진 먼지가 걷히길 기다리며 하연은 불평했고 진우는 검을 들어 혹시나 모를 기습에 대비했다.

먼지가 조금씩 걷어지고 구울들이 먼지를 뚫고 머리를 들이밀었다.

검광이 좌우로 펼쳐지며 진우와 하연이 구울을 저지하는 사이 화염구가 폭발했던 현장이 드러났다.


검게 불타버린 모습으로 쓰러지지 않은 채 좌우로 몸이 흔들리며 서 있는 구울 전사.

“징하다 징해.”


다 써버린 마력을 최대한 긁어모았다.

비틀대는 구울 전사에게 단 한 번의 공격이면 족하니까.


전차처럼 구울을 뚫으며 돌진했다.

구울이 할퀴는 공격 따위는 아랑곳 않고 뚝심 있게 나아가 도달한 구울 전사 앞.


구울 전사는 상처 입은 진우를 바라보며 충혈된 눈을 부라렸고 짐승처럼 두 손과 두 발로 뛰어들며 목을 깨물려 했다.

몸을 빙그르 돌며 녀석의 턱에 발차기를 먹여준 후 넘어진 녀석을 향해 검을 날렸다.



다 타버린 몸이 피부로도 검을 막아내는 방어력에 묘수가 생각났다.

그의 몸에서 반투명한 앤트 병정의 사령이 나타나 강력한 턱으로 구울 전사의 몸을 움켜잡자 포박된 구울 전사는 이를 벌리며 위협했고 그 틈을 캐치했다.


위협하려 벌어진 구울 전사의 입을 향해 날카로운 검을 쑤셔 박았다.

단단한 구울의 피부와 달리 부드러운 구울의 구강을 통하자 녀석의 두개골과 경추를 꿰뚫었고 구울 전사는 눈을 부릅뜬 상태로 이내 몸을 추욱 늘여뜨렸다.


전신이 타버린 모습으로 두개골이 뚫려 죽은 구울 전사는 사체의 모습만으로도 공포감을 조성했다.

구울 전사가 활동을 멈추자 구울들은 구심점을 잃어버려 통제에서 벗어나 본능에 따라 움직이며 광분했다.


[보스 몬스터, 변종 구울 전사를 처치하였습니다.]

죽어버린 녀석의 몸에 올려진 손은 변종 구울 전사의 영혼을 강탈하며 감옥의 수감자를 바꾸었다.


[앤트 일꾼의 영혼을 놓아주었습니다.]

[앤트 일꾼의 영혼을 강탈하며 얻은 힘을 잃습니다.]

[변종 구울 전사의 영혼을 강탈하였습니다.]

[강탈한 영혼은 24시간이 지나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종족 특성 구울(E)을 획득하였습니다.]

[구울(E)

살아있는 시체인 구울은 죽은 몸이지만 빠르게 움직이며 지치지 않습니다.

충격에 대한 내구성이 증가하고 민감도가 감소합니다.

구울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단단했던 피부의 영향인지 내구성이 상승했지만 언데드라는 특성으로 민감도가 감소해버렸다.

높은 감각 수치를 요하는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 지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우두머리를 잃고 점점 동물처럼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 구울 무리를 각개격파로 마무리하자 긴장이 풀리며 뒤늦은 시독의 여파가 으슬으슬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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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놀의 반란- 24.02.10 531 10 11쪽
29 29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9 542 11 13쪽
28 28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8 546 10 11쪽
27 27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7 624 11 11쪽
26 26화-암시장- 24.02.06 637 10 12쪽
25 25화-암시장- 24.02.05 659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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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훈련장- 24.02.02 728 11 11쪽
21 21화-훈련장- +2 24.02.01 791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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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빚쟁이- 24.01.30 824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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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애니멀 디펜스- 24.01.28 888 13 13쪽
16 16화-애니멀 디펜스- 24.01.27 970 13 12쪽
15 15화-이태원 프리덤- 24.01.26 1,024 14 12쪽
14 14화-시체터널- 24.01.25 1,052 15 12쪽
» 13화-시체터널- 24.01.24 1,063 13 13쪽
12 12화-시체터널- 24.01.23 1,150 21 12쪽
11 11화-개미굴- 24.01.22 1,17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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