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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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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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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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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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암시장-

DUMMY

25화-암시장-


훈련장을 나오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 중 오만한 표정이 압권인 그의 친구.

“에드안! 기다리고 있었어?”

“에드안 오빠! 오랜만이에요.”


에드안은 손을 시크하게 흔들었다.

“마탑의 수료 시기랑 맞아서 데리러 왔지.”


오랜만의 만남이라 그럴까

에드안은 마탑에서 겪은 이야기를 풀어댔다.

“마탑은 기숙사가 나누어져 있어서 기숙사 대항전이 퀘스트로 나오는 거 알아? 마법사 녀석들은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새벽에도 도서관 불이 항상 켜져 있다니까.”


새벽에도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니

한국에서 살아온 진우와 하연에게 당연한 일상이었다.

“그리고 나 전직했어.”


설렁설렁 듣다가 깜짝 놀랐다.

2차 직업을 가졌다는 말은 그 전제조건들을 채웠다는 말인데 그 정도 성취를 얻었다고?


“화염 법사로 전직했어. 이제 화염 마법을 펼칠 때 추가 피해가 생기는 거지.”


마법사에서 화염 법사로 전직이라.

전사가 검사로 전직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축하해요. 속성법사하는 분들이 B~D 급이죠?”

“응, 그래서 화염 법사의 한계치라는 B급까지 빠르게 올라가 볼 생각이야.


주먹을 불끈 쥐며 말하는 에드 안은 성장에 목말라있었다.

“좋네, 그럼 우리 중국에 온 김에 암시장 가지 않을래? 강해지기 위해서는 무구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잖아?”

“암시장? 살 거 있어?”


굳이 암시장에 가야 할 필요가 있냐며 되묻는 에드안에게 솔직한 대답을 못 했다.

위험한 마검을 사야 한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세계 최대 규모의 암시장이잖아? 우리가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할 수도 있는 거지.”


하루라도 빨리 게이트로 가고픈 에드안이 듣기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오케이. 그럼 저녁 하루만 구경하자. 나도 살만한 게 있는지 봐야겠어.”

“저도 좋아요. 안 그래도 할아버지가 주신 마석이 남았는데 다 탕진해야겠어요.”


탕진 잼을 외치는 하연을 비롯해 모두 기뻐하는 가운데 뒤에서 경호중이던 헨리의 표정만 어두웠다.

가뜩이나 치안이 안 좋은 중국에서 암시장이라니.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일하게 만든 것부터 시작해 저 한국청년은 자신의 일을 고달프게 만드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가 보호해야 할 대상은 저 한국청년을 너무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라 어쩔 수 없는 일.

올리버 가문의 막내아들을 경호하기 위해 헨리는 조용히 입에 담배를 물고 기뻐하는 병아리를 따라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하고 에드안에게 영약을 건넸다.

한사코 거절하던 에드안이었지만 하연도 영약을 먹었고 우리는 한 팀이라고 강조하자 쑥스러워 하며 고맙다 전했다.

부잣집에 태어나 언제나 베풀고만 살았지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은 적이 드문 에드안이었다.


해가 저문 저녁

에드안이 영약을 소화시킬 때까지 기다렸다가 호텔을 나왔다.

헨리의 가이드로 도착한 암시장은 그들이 상상한 풍경이 아니었다.


화려한 노란 조명 아래 다양한 몬스터의 부속 부위가 가판대에 올려져 있었고.

상인들이 다양한 색과 경도의 무기를 들고 호객행위를 했다.

얼핏 보면 암시장이 아니라 야시장에 가까웠다.


“여기 암시장 맞아요? 저기에 경찰도 있던데.”

파란 제복의 경찰이 허리에 총을 차고 돌아다니지만 상인들을 제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정부도 인정하는 거야. 전 세계의 전사들이 모이는 훈련장 앞에 암시장을 차렸는데 불법이라고 영업을 방해하면 얼마나 손해겠어”

저래 봬도 암시장의 상인들이 알음알음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 우리 찢어져서 서로 원하는 물건을 찾으러 가자.”

“에? 같이 안 다니고요?"

“그래도 될까?”


충분히.

마검을 구하는 모습을 이들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에드안도 마법사용 물품을 구해야지.

진우와 하연과 다니면 전사들의 물건만 주야장천 볼게 뻔했다.


“응. 보다시피 안전해 보이는데 굳이 같이 다닐 필요 없겠네. 서로 원하는 물건이 다를 테니 함께 다니면 오늘 하루 만에 쇼핑 못 끝내.”

진우의 적극적인 권유에 일행은 흩어져 다니기로 했고 혼자가 된 진우는 눈을 번뜩이며 좌판을 훑었다.


‘겉보기에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다 별로네.’

뜨내기 손님들을 잡는 그런 미끼상품 따위는 필요 없기에 이능에 귀를 기울였다.


마검 초보자.

D 급에 달하는 이능은 마검을 사용하는 것을 도와줄뿐더러 주인 없는 마검의 위치를 느낄 수 있었다.


이능의 이끌림을 따라 정처 없이 암시장을 걸었다.

몇 번이나 갈라지는 골목을 지나 골목 사이 허름한 상가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먼지가 가득 쌓인 간판의 가게로 들어서자 50대의 남자가 조는 모습이 보였다.

전형적인 파리 날리는 가게의 모습.

딸그랑거리며 울리는 방울소리에 일어난 상점 주인은 기필코 물건을 팔아 한몫 챙기겠다는 속셈으로 다가왔다.

“아이고. 어떤 것을 찾으십니까? 저희 가게는 무구부터 잡화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일단 둘러보도록 할게요.”


천천히 물건을 보겠다는 발언에 상점 주인은 설명을 멈추고 천천히 따라붙었다.

질이 떨어지더라도 헌터들이 사용하는 물건들.

값비싼 물건들을 도둑질하려는 좀도둑일 수도 있으니 상점 주인의 신경은 곤두세워졌다.


여러 잡화들이 있는 곳을 지나 검들이 아무렇게나 모아진 곳이 보였다.

검집에도 없이 검들이 한 소쿠리에 담겨 있어 날들이 서로 부딪쳐 다 상해 있었다.


“이 검들은 얼마 하나요?”

“아 그 검들이요? 상태가 안 좋기는 한데.”


말을 멈춘 상점 주인은 진우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가격을 얼마까지 불러도 될지 간을 보는 눈치였다.


“그 소쿠리 채 다 가져가면 내가 싸게 해 줄 수도 있는데?”

“이 중에서 한두 개만 골라가려 합니다. 가능합니까?”


소쿠리채 다 팔려던 계획이 무너지자 상점 주인의 텐션은 확 내려갔다.

“아, 그럼 1개에 5000만 원만 주고 가져가쇼.”


5000만 원

헌터의 무구치고 가격이 낮은 편이지만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한 검의 값어치로는 걸맞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보는 시선.


“제가 2개 사려 했는데 돈이 부족하네요. 그럼 하나만 사도 괜찮을까요?”

“응? 돈이 얼마나 있으신가?”


개당 2000만 원 받더라도 잘 받았다는 말을 들을 무구를 비싸게 팔 기회였다.

“오천만 원이 전 재산입니다.”

“하.. 그냥 1개만 사시게. 이건 내가 서비스로 줄 테니 가져가고.”


전 재산 오천만 원을 통째로 가져간 게 미안했는지 상점 주인은 검집을 증정품으로 주었다.

낡은 가죽이 다 해져있어 제 기능을 할까 싶은 검집을.


그래도 이게 어딘가.

공짜로 주는데.


“감사합니다. 복받으세요.”

꾸벅 인사하고 가는 진우의 뒷모습에 상점 주인은 미약하게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밀려오는 잠에 다시 눈을 감았다.

또다시 상점을 방문할 호구를 기다리며.


상점을 나오자마자 검을 확인했다.


[이름 모를 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쓰지 못할 쓰레기를 오천만 원 주고 사 온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이 검의 진면목을 모르는 사람이나 할 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골목 사이에 들어가 마검 초보자의 이능을 발휘했다.

손에 쥔 낡아빠진 검이 진동했다.

검은 마치 거머리에 물린 것 마냥 마력을 뺏어갔고 마력 탈진현상을 일으키기 전 포션까지 마시며 버텼다.

시간이 지나 검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와 골목을 밝혔다.


[무구를 각인하셨습니다. 마검을 소유하며 이능 마검 초보자가 활성화됩니다.]

[마검 파나스

먼 과거 악마와 계약한 대장장이가 만들어 낸 마검입니다.

특별한 능력이 없지만 마검의 기본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유자의 생명력과 마력을 빨아들여 힘을 선사합니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마검은 새로 태어난 듯 윤기가 흘렀다.

“잘 지내보자. 파나스.”

마검의 이름을 불러주며 검집에 넣어 허리에 찼다.

파나스의 크기에 맞춰 만든 검집이 아니라 헐렁한 느낌이 들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목적을 달성했으니 발걸음을 돌려 호텔을 찾았다.

“어..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잊어버렸다.

마검을 찾는 것에 집중하느라 걸어온 길이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어두운 골목을 나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길을 물어보면 되니까.


밝은 불빛을 따라 걸어가자 불빛 아래 펼쳐진 작은 투기장을 목격했다.


“도망쳐!”

“일어나! 너한테 얼마를 걸었는데.”

“이럴 줄 알았어. 덩치만 컸지 말짱 꽝이네.”


큰 투기장은 아니었다.

소극장 만한 작은 공간을 쇠창살로 막아놓아 도망치거나 숨을 공간이 없는 곳.

그곳에서 두 전사가 서로의 무기를 겨누고 있었다,


“진검이네?”

진검으로 싸운다는 점은 이곳이 위험한 곳이라는 증표였다.



한 쪽이 검을 놓쳐버리는 상황이 벌어졌고 검을 든 용병은 칼등으로 상대를 쳐서 제압했다.

맞은 부위가 새파랗게 멍이 들었지만 피를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패자는 안도했다.


쉽게 결판이 난 경기에 관객들은 야유를 내뱉었다.

“우우~ 짜고 치는 거 아냐?”

“그러게, 도전자가 너무 허약한 얘들만 있잖아?”


사회자가 흥분한 관객들을 진정시키고는 마이크를 켰다.

“자 이번에도 아까운 차이로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말았네요. 또 도전해 볼 사람 있습니까?”


사회자의 제의에도 누구도 나서는 자가 없었다.

“10분입니다. 결투장에서 10분을 버틸 시 이 철제 방패를 드립니다.”


나무가 아닌 오로지 철로만 이루어진 튼튼한 방패.

장인이 만든 것인지 예사롭지 않았다.

구경만 하고 가려던 발걸음이 우뚝 멈춰졌다.


10분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결투장 안에 있는 자의 기세로 추측해 보건대 C급 이상.

마음먹고 검기를 발휘하면 5분도 버티기 힘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버리고 발걸음을 돌리는 순간 사회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5분! 참가비 1000만 원 내고 5분만 버티면 이 방패를 드립니다.”

“저요! 제가 도전하겠습니다.”


누가 먼저 손을 들세라 번쩍 손을 올렸다.

5분이면 자신 있지.

링 위의 전사도 상대를 죽일 각오로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사회자는 호구를 잡아 웃음을 지으며 손바닥을 내밀었고 참가비를 건넸다.

“자 관객분들도 이 어린 전사가 5분을 버틸 수 있을지 돈을 겁시다.”


사회자는 사람들 앞을 돌아다니며 두 개의 바구니에 돈을 받았다.

돈은 공평하게 담기지 않고 하나의 바구니에 몰빵이 되었다.

진우가 버티지 못한다는 바구니에.


“이제 배팅이 끝났으니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말에 철창이 다시 내려와 퇴로가 막혔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일까.

사회자의 말이 끝나 마자 전사는 고함을 치며 달려 나왔다.


“하하, 딱 봐도 훈련장에서 갓 내려온 애송이구나.”

전사의 몸은 순간 가속되며 그의 몸통으로 검이 다가왔다.


몸을 양옆으로 움직이는 페이크를 주며 피하는 진우의 모습에 전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연속적으로 찔러온 검에 대항해 마검을 꺼내 내쳤다.

“호오, 그래도 숨겨 논 실력이라도 있는 건가.”


어린아이의 재롱 보듯이 바라보던 전사의 검에서 울림이 났다.

마력을 머금은 검이 짧게 내는 검명.


“그 정도는 예상했지.”

질세라 마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우웅

이능으로 교감한 마검은 진우의 마력을 받아들이며 검명을 냈고 전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막상 해보니 쉬운 싸움이 아니란 걸 녀석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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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노예상- 24.02.15 424 7 11쪽
34 34화-투 프러스 원- 24.02.14 44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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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놀의 반란- 24.02.12 459 10 11쪽
31 31화-놀의 반란- 24.02.11 477 9 12쪽
30 30화-놀의 반란- 24.02.10 531 10 11쪽
29 29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9 542 11 13쪽
28 28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8 546 10 11쪽
27 27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7 624 11 11쪽
26 26화-암시장- 24.02.06 637 10 12쪽
» 25화-암시장- 24.02.05 660 10 12쪽
24 24화-훈련장- 24.02.04 697 8 13쪽
23 23화-훈련장- 24.02.03 726 10 12쪽
22 22화-훈련장- 24.02.02 728 11 11쪽
21 21화-훈련장- +2 24.02.01 791 12 11쪽
20 20화-빚쟁이- 24.01.31 821 12 12쪽
19 19화-빚쟁이- 24.01.30 824 13 11쪽
18 18화-애니멀 디펜스- 24.01.29 832 14 13쪽
17 17화-애니멀 디펜스- 24.01.28 888 13 13쪽
16 16화-애니멀 디펜스- 24.01.27 970 13 12쪽
15 15화-이태원 프리덤- 24.01.26 1,025 14 12쪽
14 14화-시체터널- 24.01.25 1,052 15 12쪽
13 13화-시체터널- 24.01.24 1,063 13 13쪽
12 12화-시체터널- 24.01.23 1,150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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