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흑기사의 강탈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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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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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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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염소의 울음소리-

DUMMY

27화-염소의 울음소리-


노란빛을 내는 D 급 게이트

그 앞에 진우, 하연, 에드안이 긴장한 기색으로 서있었다.


“이번이 우리의 힘으로 도전하는 첫 D 급 게이트네.”

“떨려요. 이번에 클리어하면 D 급 헌터가 되는 거 맞죠?”

“좋네, 이 정도 급은 되어야 할 만하지.”


너스레를 떠는 에드안의 낯빛이 가장 긴장한 기색이었다.

“걱정 마. 우리 E 급 게이트는 쉽게 주파했잖아? 그 정도면 D 급도 무리 없을 거야.”


진우는 괜찮다며 팀원들을 다독였다.

아직 E 급 게이트를 돌며 반복 숙달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실력이 상승세에 올랐을 때 높은 곳으로 도전해 보는 게 괜찮아 보였다.

늘 위험 속에 더 큰 보상이 있는 법이니까.

무엇보다 이런 소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공략권을 구하기 힘들어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게 나았다.


“네, 전 오빠의 결정을 믿어요.”

무한 신뢰를 보이는 하연의 손가락에는 새로운 반지가 있었다.


고블린의 부락에서 발견한 보물창고에서 냉기 내성을 올려주는 반지를 찾았고 한월 검법을 구사하는 하연에게 배속된 것이고.

다른 게이트에서 획득한 임프 정찰 대장의 반지는 화염 내성을 올려줘 에드안의 손에 쥐어주었다.


3개의 게이트를 돌며 얻은 아이템이 2개가 다였지만 업적으로 코볼트마을 토벌, 고블린 마을 토벌 임프의 침략 저지를 얻었기에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이런 업적들이 중복된다면 고블린 사냥꾼이나 악마 살해자와 같은 업적으로 바뀔 거니까.


[게이트, 염소의 울음소리에 진입하셨습니다.]

[한마을이 악마에게 홀려 자신들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았습니다. 타락한 마을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을 안겨주세요.]


영혼의 안식이면 죽여달라는 뜻?

임프의 놀이터에 이어 다시 만나는 악마의 등장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악마사냥이라면 그의 전문이었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마을이 보였다.

오밀조밀하게 집들이 모여 거주하는 이가 200도 채 안 되어 보였다.

우선 상황을 파악하고자 천천히 마을로 접근했다.

과거 애니멀 디펜스가 그랬듯, 시스템이 알려준 내용만으로는 게이트를 온전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마을에 접근하자 빵이 구워지는 달달한 냄새와 함께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악마가 나온 마을에 웃음소리가 들린다고?’


거짓말이라 생각하며 나무에 올라 마을을 관찰했다.

마을 중앙에는 돼지를 잡아 굽는 게 축제를 여는 것 같았다.

나눠 주는 고기를 받으며 어린이, 노인 나이 상관없이 다들 행복한 모습이었다.


나무에서 내려온 진우는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행복해 보이는데? 빵이랑 고기를 나눠먹으면서 웃고 있어. 시스템이 말한 마을이 다른 곳인가?”

“그럴 수도 있지. 정확하게 마을 위치를 아는 건 아니니까. 그럼 저 마을은 지나치고 다른 마을을 찾아볼 거야?”


에드안은 쓸데없이 들릴 필요 있냐며 곧장 다른 마을을 찾아보자 제의했다.

“그래도 괜찮고 아님 여기서 하룻밤 자며 알아볼까요? 마을 사람들이 힌트를 줄 수 있으니.”

하연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마을을 쳐다봤고 진우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 밤도 찾아오는데 급한 건 없으니 일단 마을에 하룻밤 묵으며 생각하자. 노숙은 피곤하잖아?”


에드안도 노숙은 하지 말자며 먼저 마을로 들어섰고 다른 이들이 따라 들어갔다.

대로변으로 걸어가 마을 정문을 지나자 그들을 발견한 마을 사람들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반겼다.

“어서 오세요! 저희 마을이 지금 축제 기간이라 마음껏 즐기고 가시면 됩니다.”


환영하는 마을 사람들 중 주근깨가 박힌 20대 여자가 그들에게 악수하며 마을을 소개하고 싶다 했다.

염소고기와 우유가 특산품인 마을은 치즈도 유명하다며 그들에게 치즈를 맛 보라 권했고 맛있게 숙성된 치즈를 먹으며 마을을 구경해 봤지만 아무런 특이점이 없었다.

축제를 즐기며 음식과 술을 마시고 행복해하는 마을 사람들만 있을 뿐이었다.


염소의 뿔로 만든 뿔피리를 불며 춤을 추는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다 주근깨 여자에게 물었다.

“혹시 이 근방에 다른 마을도 있나요?”

이곳이 타락한 마을이 아니라면 근방에 다른 마을이 존재할 거고 그 위치는 이곳 주민들이 잘 알겠지.


“있죠, 하지만 여기가 왕국의 끄트머리의 외진 곳이라 다른 마을까지 제법 이동해야 해요. 일주일은 넘게 걸릴 거라 필요한 물품이 있으시면 저희 마을에서 준비해드릴 수 있어요. 이래 봬도 없는 게 없답니다.”

“그럼 신전 역할을 하는 곳도 있나요?

주근깨 여자의 말에 하연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악마가 통제하는 마을에 신전의 존재는 어울리지 않으니까.


“신실한 신도에요? 신전은 원래 이런 촌구석마을에서 보기 힘들죠. 10일 거리에 있는 도시에 있어요. 가는 길은 제가 알려드릴게요.”


주근깨 여자의 대답에도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 못 하고 마을 투어는 끝이 났다.

투어를 마치고 축제를 즐기라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일행은 여행 피로가 쌓여 힘들다는 핑계로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으로 들어가기 전 주근깨 여자는 웃음을 지으며 마실 것과 고기를 챙겨주었다.

“이것들 들고 가세요. 축제 기간 서비스로 드릴게요. 대신 저녁에 염소 울음소리가 들려도 이해해 주세요. 저희 마을 특산품이 염소라 어쩔 수 없어요.”


여관방에 짐을 풀며 의견을 물었다.

“어때? 의심 가는 부분 보였어?”


에드안이 고개를 저었다.

“없네, 굳이 꼽자면 과하게 친절하고 행복해 보인다는 정도?”

“아 그리고 치즈가 맛있는 게 특이점이네요.”

하연은 축제에서 받아온 치즈와 함께 빵을 먹으며 말했다.


“그렇지? 일주일 거리에 있다는 마을에 가봐야 될 것 같네. 우선 자고 내일 한 번 더 마을을 둘러보고 떠나자.”

차례로 돌아가며 씻고는 어두워진 시야에 눈을 감았다.


짙은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

협곡의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 위치한 마왕성


악마 군주 바포메트가 부하들을 뚫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영웅들을 바라봤다.

“대단하군. 인간의 몸으로 이런 힘을 가지다니. 나와 계약하자. 비열한 신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선두에 선 금발의 영웅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았다.

“닥쳐라! 네놈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희생당했는데! 우린 이 싸움의 종지부를 찍을 거다.”

“신의 충실한 노예라 그런지 말이 안 통하는군.”

바포메트는 어쩔 수 없다며 준비했던 권능을 발현했다.


[꺼지지 않는 화염지옥]

지옥의 화염이 하늘을 뒤덮으며 골짜기에 존재하던 조형물들이 불타기 시작했고 땅에서는 마기가 뿜어져 나오며 주변 생물들의 생기를 빼앗아갔다.

그들이 서있던 공간이 화염으로 뒤 덮이며 불지옥으로 변했다.


금발의 영웅은 성검에 이마를 맞대고 자기희생 주문을 외웠다.

“창공과 지배의 주신 카르단이여, 저의 생명을 바치겠습니다. 정의를 관철한 힘을 내려주시옵소서!”


금발의 영웅의 등 뒤로 황금빛으로 된 날개가 솟아나며 신성이 전신을 감싸자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날아가 바포메트와 검격을 나누었다.

짧은 시간 동안 수백 번의 검격을 나눈 끝에 영웅의 검과 바포메트의 검은 서로의 심장을 뚫으며 멈췄고 영웅은 큰 소리로 외쳤다.

“지금입니다!”


금발의 영웅의 외침에 후방에서 대악마를 막던 흑발의 영웅의 몸이 검은 먹물처럼 몸이 변하더니 바포메트의 뒤로 등장했다.


[죽음 속에 피는 어둠]

죽음과 어둠의 힘을 머금은 마검이 바포메트의 등을 꿰뚫었고 마검을 통해 악마 군주의 힘이 빠져나왔다.


“이게.. 무슨?”

자신을 속박하는 어둠의 힘에 바포메트는 의아해했다.

검은 머리에 짙은 녹색으로 일렁이는 안광은 더러운 빛이 아닌 어둠의 종복이었다.


바포메트가 빠져나가려는 힘을 잡으려는 순간 팽팽하게 줄다리기하던 용사와 바포메트의 승부가 지어졌다.

바포메트의 심장에 박힌 성검이 눈부신 빛이 발하며 바포메트를 영혼 채 소멸시켰고 악마 군주는 몸은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어졌다.


“성공했어! 이반 우리가 해냈다고!”

흑발의 영웅은 과도한 힘을 낸 대가로 부서진 마검을 던지고 금발의 영웅을 부축했다

“다행입니다. 신의 도움으로 저희가 해냈네요.”

“또 그놈의 신 타령이냐! 일단 가자. 성녀한테 치료받아야지.”

금발의 영웅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미 저는 희생 주문의 대가로 돌이킬 수 없습니다. 끝이 오기 전에 친구인 당신에게 제힘을 넘기고 싶어요.”


금발의 용사는 흑발의 용사 손을 잡았고 맞잡은 손을 통해 신성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무슨 짓이야? 너 이대로 죽을 셈이냐?”

“보답. 저희 세계의 사람도 아닌 당신이 우리를 위해 싸워준 보답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신성이 빠져나가며 금발 영웅의 몸은 한계에 도달했고 황금색 빛을 내며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흑발의 영웅의 눈동자에 작은 눈물이 맺혔다.

“신께서 사명을 다한 저를 부르시나 봅니다. 친우여, 그대에게 신을 믿으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아주 조금은 정의를 위해 살아가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금발의 영웅은 황금색 빛의 가루만을 남기며 사라졌고 흑발의 영웅은 눈물을 닦은 후 일어나 뒤로 돌았다.

군주급 악마인 바포메트가 죽었지만 아직 그 부하들이 남았기에 한 사람의 동료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는 눈물을 보일 때가 아니었다.


번쩍

그의 뒤로 먹구름이 낀 하늘에서 한줄기 빛이 내리꽂았고 흑발의 영웅은 몸에 힘이 빠지며 주저앉았다.


[신화로 나아갈 업적. 악마 군주 바포메트를 물리치셨습니다.]

[이것은 세계를 넘어 전 차원에 기록될 위대한 신화적인 업적입니다.]

[본래 세계로 귀환이 결정되었습니다.]

[이계의 법칙과 신들의 동의에 따라 이곳에서 쌓았던 힘은 소실됩니다.]


“이렇게 갑자기? 남은 악마들을 처리해야 되는데?”

흑발의 영웅은 힘을 빼앗기지 않으려 정신을 집중했지만 신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쏟아지는 빛은 무지개색을 띠며 더욱 강해졌고 잠시 후 정신을 잃고 쓰러진 그의 자리에는 텅 빈 적막만이 자리했다.


덜컥

꿈에서 깨어난 진우는 온몸에 흐르는 땀이 느껴졌다.

현실로 귀환하기 전 바포메트를 무찔렀던 마지막 순간을 꿈꾸다니.


염소

바포메트의 얼굴을 떠올리게 만드는 단어가 악몽을 선사한 듯했다.

“빌어먹을 악몽 같으니.”


죄책감이 밀려왔다.

영웅들의 리더인 용사가 죽음을 겪는 와중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

그리고 용사의 마지막 힘을 이어받았지만 사람들을 지키지 못하고 힘을 빼앗기며 귀환하는 순간이 그의 마음을 난도질했다.


불끈 쥐어지는 손에서 힘을 풀자 몸이 이완되었고 이내 짐승의 소리가 들려왔다.

메에에

음메에에


창문 넘어 들려오는 염소의 울음소리.

옆을 보자 에드안과 하연이 힘든 안색으로 뒤척이고 있었다.


“악몽? 설마 악마가 악몽을 꾸게 만든 건가?”

성급히 하연과 에드안을 깨운 후 창밖을 바라봤다.


창문 너머 여관을 포위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낮과 달랐다.

각자의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염소의 얼굴이 떡하니 자리 잡아 염소의 울음소리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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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투 프러스 원- 24.02.14 44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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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놀의 반란- 24.02.12 459 10 11쪽
31 31화-놀의 반란- 24.02.11 477 9 12쪽
30 30화-놀의 반란- 24.02.10 531 10 11쪽
29 29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9 542 11 13쪽
28 28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8 546 10 11쪽
» 27화-염소의 울음소리- 24.02.07 625 11 11쪽
26 26화-암시장- 24.02.06 638 10 12쪽
25 25화-암시장- 24.02.05 660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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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훈련장- 24.02.02 729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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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애니멀 디펜스- 24.01.29 832 14 13쪽
17 17화-애니멀 디펜스- 24.01.28 888 13 13쪽
16 16화-애니멀 디펜스- 24.01.27 970 13 12쪽
15 15화-이태원 프리덤- 24.01.26 1,025 14 12쪽
14 14화-시체터널- 24.01.25 1,052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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