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2 Z Light Canal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새글

산책로드
작품등록일 :
2024.02.07 20:30
최근연재일 :
2024.09.19 08:05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11
추천수 :
2
글자수 :
223,813

작성
24.09.19 08:05
조회
1
추천
0
글자
19쪽

31화 - 함정(5)

DUMMY

둘의 싸움은 어떠한 경고나 예비 동작도 없이 시작되었다.

라이시스가 날카로운 송곳 모양의 강철을 만들어 베카모레에게 쐈다.


-슈슈슈슉!


위험을 감지한 베카모레가 메더 배리어를 사용해 공격을 방어했다.


-지잉.

-키기기기기깅!


배리어에 닿은 송곳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갈려나갔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단단한 강철을 완전히 갈아내지는 못하고 배리어를 관통한 송곳이 베카모레의 몸으로 날아와 박혔다.


-푹, 푹, 푹.


메더 에너지에 깎여나가 송곳의 크기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위협적인 건 마찬가지였다.


-주륵. 뚝, 뚝.


송곳이 박힌 베카모레의 몸에서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양 팔과 몸 한 곳에 송곳이 날아와 박힌 것을 느낀 베카모레가 라이시스의 공격을 쉽게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생각을 바꿨다.


‘방어하는 것은 포기하고 회피와 공격에 전념해야 한다. 방어를 포기한 전략이라..’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게 아니면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네 능력은 모두 파악해뒀다.”


이전에 클록과의 전투를 지켜봤던 라이시스는 베카모레의 힘과 능력에 대한 정보들을 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에 비해 라이시스와 직접 부딪혀 보는 게 처음이었던 베카모레는 지금 작지 않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알기로 라이시스는 기업의 능력자들 사이에서도 뛰어난 방어력을 가진 걸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강력한 방어를 뚫고 공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거기에 더해 상처까지 입어버린 상태에서 전투를 오래 끌수록 불리해지는 건 분명한 상황이었다.


베카모레가 자신의 몸에 박힌 송곳들을 뽑아내고 급히 지혈을 했다.


-티디딩.


뽑혀 나온 송곳들이 바닥에 부딪혀 소리를 냈다.


‘크윽.. 최강의 방어라는 말은 들었다만 이래서는 공격력도 무시할 수 없겠군.’


가히 물리계 최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상황이 어렵다는 걸 느끼며 베카모레는 빠르게 상황을 종료할 방법을 생각했다.

초조해하는 베카모레의 표정을 보며 라이시스는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왜 그러지? 간단한 견제기였을 뿐인데 많이 힘들어 보이는군.”

“크윽..”


다시 한 번 라이시스가 공중에 송곳을 만들어냈고 곧 공격이 이어질 거라는 걸 눈치 챈 베카모레가 똑같이 비슷한 크기의 메더볼들을 만들어냈다.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상대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실제로 부딪혀보는 게 처음인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틈을 잘 만들어 공격을 성공시킬 수만 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베카모레가 눈앞의 전투에 집중했다.

둘은 서로를 향해 자신의 무기를 발사했고 날아간 송곳과 메더볼은 서로를 관통하며 지나갔다.


-슈슈슉!

-키기기기기깅!


요란한 쇠 갈리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송곳과 메더볼은 서로 목표를 향해 움직였고 이것을 피하기 위해 베카모레와 라이시스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슉, 슉.

-차자자작!

-사사사삭!


서로의 공격이 관통하여 공격 대상이 된 지점에 날아가 박혔다.


공격을 피해 새롭게 자리를 잡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공격 수단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전투는 감으로 해야 한다고 했던가.

먼저 움직임을 보인 사람은 라이시스였다.


머리 위로 다섯 개의 송곳을 만들어낸 라이시스가 송곳과 함께 베카모레에게 대쉬해 들어갔다.


-쉬익!


순식간에 지근거리까지 파고 들어간 라이시스가 오른팔의 검을 좌에서 우로 올려 베었고 베카모레는 그 공격을 피하기 위해 점프해 머리 위로 올라갔다.


-휘익!


날카로운 검 날이 허공을 갈랐다.


하지만 라이시스의 머리 위쪽으로 뛰어 오른 것은 위험한 선택인 것처럼 보였다.

라이시스의 머리 위에는 다섯 개의 송곳이 함께 날아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카모레는 자신의 몸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두 개의 송곳만을 발로 걷어 차버리고 즉시 역공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그것은 이전에도 사용한 적이 있었던 기술이었다.


“바인드 링!”


베카모레의 손가락에서 메더 에너지로 된 두 개의 링이 만들어졌고 자신의 머리 위에서 생겨난 두 개의 바인드 링을 피할 방법은 없었다.

라이시스는 그대로 링의 속박에 걸려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으윽!”

-키기기기기깅!


소름끼치는 금속 갈리는 소리와 함께 베카모레가 안전하게 지상에 착지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팔다리가 묶인 기분에 라이시스는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에너지 덩어리에 불과할 터인 기술로 자신을 속박시키다니?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베카모레는 거대한 네 개의 에너지 덩어리를 만들어 속박 당해 있는 라이시스의 네 방향으로 흩뿌렸다.


-슈웅, 파앙! 슈융, 파앙!


그리고 손바닥을 내밀어 하나의 에너지 덩어리를 더 만들어낸 뒤 라이시스에게 궁극의 기술을 부딪쳤다.


-위이이잉.

“메더 임펙트!”


강한 외침과 함께 네 개의 에너지 덩어리가 베카모레의 손앞에 모인 에너지볼과 함께 메더 에너지로 변화되어 퍼부어졌다.


-카가가가가가강!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위력과 파멸적인 소리에 베카모레는 어느 정도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다.


-카가가가가가강!

“크윽!”


여전히 메더 에너지가 라이시스를 공격하고 있는 사이 베카모레는 바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눈치 채고 눈을 아래로 돌렸다.


“으음?”


바닥에는 라이시스를 중심으로 서서히 강철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사사사사삭.


위험을 느낀 베카모레가 황급히 거리를 벌리며 에너지들을 폭발시켰고 거대한 폭발과 함께 한 순간 시야가 흐려졌다.


-슈욱, 퍼어어엉!


잠시 후 연기가 걷히며 공격을 받은 라이시스의 상태가 드러났다.

얼핏 보기에도 적지 않은 데미지를 입었을 것 같은 공격이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전신에 두꺼운 강철을 두르고 마치 조각상처럼 그 자리에 단단하게 굳어진 라이시스가 주위의 바닥까지 영향을 미치며 단단한 방어막을 형성한 채로 버티고 서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베카모레는 넋을 놓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단한 방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였을 줄이야..’


충격적인 광경에 잠깐 동안 사고가 마비될 정도였다.


공격을 방어한 라이시스가 천천히 자신을 감싸고 있던 튼튼한 갑옷들을 부수어 가르고 밖으로 나올 준비를 했다.


-드드드드득.


라이시스를 감싸고 있던 튼튼한 강철들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산산이 부서져 흩날렸다.


-파앙!


껍질을 깨고 나온 라이시스가 이번에는 베카모레를 압박하기 위해 강력한 기술을 준비했다.


-슈우웅.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날려 보내 베카모레의 사방을 감싸는 벽을 만들기 시작한 라이시스가 원거리에서 에너지의 벽을 강철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사사사사사사사삭.


에너지의 벽은 바닥에서부터 서서히 변화하며 강철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 속도는 느리지 않았다.

가만히 있다가는 강철로 된 벽에 갇혀 꼼짝없이 붙잡혀 버리고 말 위험한 상황!


-휙!


베카모레는 팔에 사이오네틱 에너지를 두르고 아직 강철로 변화하지 않은 벽에 팔을 휘둘러 구멍을 내 봤지만 그 정도 틈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었다.


남은 방법은 한가지뿐이라고 생각한 베카모레가 전신의 에너지를 머리 위로 뻗어 천장에 구멍을 만들었다.


-피슈웅, 퍼엉!


몸이 빠져나갈 수 있을만한 구멍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벽을 완성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에 늦지 않게 빠져나가는 게 중요한 상황이었다.


-슈욱!


민첩하게 대처하긴 했지만 만약 당황하고 여유를 부르다가 갇히게 되면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 분명해 보였다.


구멍을 통해 간신히 빠져나가는데 성공한 베카모레가 자신이 가진 최후의 수단으로 상황을 타개할 결심을 했다.

더 이상 시간이 끌리면 전투가 불리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술이 실패하면 그땐 어쩔 수 없어지겠지만 지금은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한 손에 에너지를 끌어 모은 베카모레가 라이시스를 향해 커다란 크기의 메더볼을 만들었다.


‘뭐지?’


라이시스가 베카모레의 행동에 의문을 품었다.


-위유우웅. 피슈우우웅.


빠른 속도로 쏘아진 메더볼이 라이시스에게 날아가던 도중에 베카모레의 손짓에 맞춰 커다란 폭발을 만들어냈다.


-퍼어어엉!


밝은 빛을 내며 폭발한 메더볼의 모습을 보다 라이시스가 눈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윽!”


메더볼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다 사라졌고 라이시스는 한참동안 눈을 감고 근처로 다가오는 클라스크의 기운을 감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기운은 감지되지 않았고 빛이 완전히 사라진 다음 눈을 뜬 라이시스는 눈앞에서 사라진 베카모레의 모습을 찾으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베카모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함을 눈치 챈 라이시스는 곧 그가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쳤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칫, 또 도망친 건가? 한심하기는.”


라이시스는 이후로도 베카모레가 어디선가 기습을 하지 않을까 경계했지만 역시나 그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쓰러져 있는 나탈리아에게 다가간 라이시스가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갑옷이 일부 깨지기는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라이시스는 즉시 갑옷의 깨진 부분을 수리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박혀 있던 검을 불러내기 시작했다.

라이시스의 의지에 따라 공명하기 시작한 검이 빠르게 떨리며 벽 사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한 힘을 내었다.


-퍼억. 스르륵.


마침내 벽 사이에서 빠져나온 검이 라이시스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 나탈리아의 앞에 던져졌다.


-치링.

“으윽..”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한 나탈리아를 향해 라이시스가 잔인한 표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놈들과 싸우다 죽던, 죽이던 네가 알아서 해라. 그게 너한테 내려진 형벌이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아무 성과 없이 귀찮게만 한다면 더 이상 여기 있지 못하게 될 거다.”

“크윽..”


공포감마저 느껴지는 라이시스의 말에 나탈리아는 자신의 처지를 느끼며 괴로워했다.


그 사이 존과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클록에게 라이시스의 연락이 도착했다.


-나탈리아가 쓰러졌다. 데리고 돌아갈 테니 적당히 빠져나와.

-알았다. 마무리하고 돌아가지.


간단히 대답하긴 했지만 눈앞에 있는 존을 밟아 죽일 때까지 클록은 기지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자존심을 짓밟은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라이시스가 퇴각하면 베카모레가 올지도 모른다는 뜻이군. 지난번엔 놈에게 당하긴 했지만 이 흙으로 가득 찬 땅 위에선 얘기가 다르지.’


클록은 이번 기회에 베카모레가 도착하기 전까지 해방군 잔챙이들을 모두 처리하고 자신의 팔을 잘라낸 복수를 할 생각이었다.

싸움을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자신의 특성을 이용해서.


클록은 전기 공격을 막기 위해 벽을 세우는 건 위험하다는 걸 깨닫고 빠른 속도로 존을 제압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그때 네키가 검을 들고 클록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네키!”


존이 걱정 어린 목소리로 네키의 이름을 불렀지만 전투가 시작된 이상 걱정은 결판이 날 때까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제길, 어떻게든 네키를 도와야겠어!’


마음을 굳힌 존이 네키를 도와 클록을 쓰러뜨리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과 상황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클록의 목표는 오직 존을 쓰러뜨리는 것.

그 목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조금도 변화하지 않았다.


‘므으으음..’


그렇지만 로봇이 휘두르는 검은 위험했다.

저 성가신 검을 어떻게든 해야 할 것 같았다.

이전의 일을 통해 그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클록이 양 팔의 흙더미를 이용해 네키의 검을 강하게 붙잡았다.


-팅! 드드드드.


검을 붙잡힌 네키는 그럼에도 여전히 클록의 몸을 가르기 위해 힘을 주고 있었고 클록 역시 베이지 않기 위해 강한 힘을 주고 있었다.


-드드드드드드드드.


둘 사이의 힘에 의해 검이 요동쳤고 그때 만들어진 틈을 이용해 존이 클록을 향해 날카로운 전류를 방출했다.


-파지직!


존에게서 전류가 방출되는 타이밍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미 존의 움직임에 대비하고 있었던 클록이 사이오네틱 에너지와 흙더미를 이용해 공격을 방어해냈다.

공격당한 부위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났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미 방어해낸 공격보다는 눈앞에서 검을 휘두르는 적이 더 신경 쓰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퍼엉!

“므으으음!”


어떻게든 이 성가신 검과 로봇을 제거해야 했다.


‘시간이 없다. 이 귀찮은 놈들을 제거하고 빨리 베카모레가 오는 걸 대비해야 한다!’


존의 공격을 막느라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더욱 가까워진 칼날이 신경 쓰인 클록이 검과 함께 상대까지 통째로 봉인시켜 버리기 위해 한 가지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입고 있는 흙 갑옷을 통째로 붙잡고 있는 상대에게 전이시켜 봉인하는 기술.


‘이 로봇만 제거하면 저 꼬마는 언제든지 잡아 죽일 수 있다!’


클록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 흙 갑옷이 천천히 검을 타고 네키에게로 전달되기 시작했다.

마치 흙갑옷이 검을 흡수하듯 집어삼키는 모습 같아 보였다.


네키는 수상한 기술을 보며 당황하고 있었지만 그 상태에서 선택지는 두 가지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검을 놓고 도망치거나 이대로 적을 베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거나.


네키로서는 도망칠 이유가 없었다.

검을 버린다면 더 이상 공격할 수단은 남아있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때 멀리서 존의 목소리가 들리며 또 하나의 선택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피해, 네키!”

“음?”


클록이 황급히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존이 서 있었고 커다란 외침과 함께 작은 크기의 라이트닝 스피어를 만들어둔 상태였다.


-콰지직!


끌어낼 수 있는 힘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크기는 작았지만 클록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이 기술밖에 방법이 없었다.


작전을 이해한 네키가 검을 놓고 자리를 떠났다.


“이런!”


위기를 감지한 클록이 서둘러 자신의 갑옷을 되찾으려 했다.


그때 존의 몸에서 작은 크기의 사이오네틱 에너지가 몸에서 떨어져 나와 전격을 만들어냈다.


-파직!

“으으윽!”


전격이 클록의 갑옷에 박혀 있던 검을 타고 흘러들며 몸을 마비시켰다.


그와 동시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존의 모습을 보며 클록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 이럴수가.. 저 자식이!’


이때를 노린 존이 클록에게 다가가 라이트닝 스피어를 찔러 넣었다.


“받아라!”

-파지지지지지직!

“우오오오오오!”


라이트닝 스피어가 뿜어내는 강한 전류의 힘에 관통당한 클록이 최후의 비명을 내질렀다.

자신을 보호해주던 흙 갑옷과 클라스크 에너지가 완전히 관통되어 날카로운 전류를 온 몸으로 맞게 되자 아무리 그라고 해도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관통당한 클록의 전신에서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를 감싸고 있던 흙 갑옷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터더더덕.


마침내 강력한 적이었던 클록이 쓰러지는 순간이었다.


-털썩.


손 위에 띄워져 있던 라이트닝 스피어를 제거하며 존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그렇게 강력했던 클록을 쓰러뜨렸다는 게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존이었다.


-프스스스.


클록이 쓰러지며 일행들을 가두고 있던 흙더미가 힘을 잃고 부서졌다.


“키리!”


키리에게 다가간 뒤 상태를 확인해보려 했지만 의식을 잃은 듯 아무 반응이 없었다.

혹시 죽은 건 아닐까 걱정이 됐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되지?’


네키는 뭘 하고 있나 살펴봤더니 일행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편한 곳에 눕혀주고 있는 것 같았다.

특별한 의료 지식이 없었던 존은 네키를 도와 함께 일행들을 흙더미 속에서 끄집어내 한 곳에 눕혀 놓기로 했다.

존은 몰라도 네키는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몰랐으니까.


그리고 한 곳에 모인 일행들의 상태를 확인한 네키가 존을 향해 이야기했다.


“모두 잠시 정신을 잃은 것뿐입니다. 조금 쉬면 나아질 겁니다.”


일행들은 많이 지쳐있을 뿐 숨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들 무사했구나? 다행이다.”


혹시 자신이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심이 됐다.

아직 부족하긴 했지만 존은 자신의 힘으로 동료들을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었다.


동료들과 네키한테서 많은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강한 적이었던 클록도 쓰러뜨렸으니 이제 적을 상대하는 걸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마음의 여유도 되찾았으니 동료들이 깨어날 때까지 조금은 휴식을 취해두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기에는 너무 이른 상황이었을까?


잠시 존이 긴장을 풀고 안심하고 있던 사이 공중에서 정체불명의 공격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휘리릭!


그것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형태의 것이었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 깃털 모양의 탄환이 한 대 모여 있는 인원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불길한 예감이 번지며 어마어마한 위력의 깃털이 일행의 위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화라락!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한 데 모여 있던 일행들을 한꺼번에 몰살하기 위해 던져진 카사에다의 공격이었지만 때 맞춰 나타난 베카모레의 배리어에 의해 모두 무력화되는 순간이었다.


“단장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탓에 베카모레도 전투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태였다.


“칫.”


그런데 다행히 카사에다는 한 차례 공격이 실패한 뒤 미련 없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방향을 돌렸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클록의 몸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멀리 날아가기 시작한 카사에다였다.

아마도 일행을 공격하는 것보다 클록의 몸에 들어 있는 클라스크를 뺏기지 않으려 회수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것은 불행 중 다행인 일이었지만 이대로 계속해서 추적을 당하며 싸움을 이어가지 않으려면 해방군 일행들도 서둘러 움직여야 했다.


“다들 무사한가?”


잠시 헤어졌다 만난 것뿐이었는데도 베카모레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반가워지는 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2222 Z Light Canal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31화 - 함정(5) NEW 19시간 전 2 0 19쪽
30 30화 - 함정(4) 24.09.18 2 0 18쪽
29 29화 - 함정(3) 24.09.17 4 0 15쪽
28 28화 - 함정(2) 24.09.16 6 0 14쪽
27 27화 - 함정 24.09.13 5 0 14쪽
26 26화 - S.P 지구로(3) 24.09.12 5 0 15쪽
25 25화 - S.P 지구로(2) 24.09.11 6 0 14쪽
24 24화 - S.P 지구로 24.09.10 6 0 15쪽
23 23화 - 클록의 습격(3) 24.09.09 6 0 16쪽
22 22화 - 클록의 습격(2) 24.09.06 5 0 15쪽
21 21화 - 클록의 습격 24.09.05 5 0 14쪽
20 20화 - 단체훈련(5) 24.09.04 6 0 15쪽
19 19화 - 단체훈련(4) 24.09.03 5 0 15쪽
18 18화 - 단체훈련(3) 24.09.02 6 0 17쪽
17 17화 - 단체훈련(2) 24.08.31 5 0 15쪽
16 16화 - 단체훈련 24.08.30 6 0 13쪽
15 15화 - 훈련(3) 24.08.29 6 0 16쪽
14 14화 - 훈련(2) 24.08.28 6 0 22쪽
13 13화 - 훈련 24.08.27 6 0 15쪽
12 12화 - 해방군 활동(2) 24.08.26 6 0 23쪽
11 11화 - 해방군 활동 24.08.23 8 0 15쪽
10 10화 - 각성(3) 24.08.22 8 0 14쪽
9 9화 - 각성(2) 24.08.21 10 0 17쪽
8 8화 - 각성 24.08.20 10 0 14쪽
7 7화 - 해방군(3) 24.08.19 11 0 15쪽
6 6화 - 해방군(2) 24.08.16 11 0 15쪽
5 5화 - 해방군 24.08.15 14 0 16쪽
4 4화 - 도시로(4) 24.08.14 19 0 15쪽
3 3화 - 도시로(3) 24.08.13 21 0 18쪽
2 2화 - 도시로(2) 24.08.12 26 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