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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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話云)
작품등록일 :
2015.08.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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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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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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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리얼 타임] Part.1

DUMMY

제3장. [리얼 타임] Part.1



화면에 표시된 건 일반적인 게임에서나 볼법한 능력치 관리 창이었다.

“으흠.”

이민준은 태블릿 PC를 들어 표시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게 내 몸 상태라는 건가?’

현실 능력치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 생명력 : 90 ‣ 체력 : 5 ‣ 힘 : 12 ‣ 민첩 : 8 ‣ 지능 : 18 ‣ 육체 밸런스 : -2)


‘그렇단 말이지?’

조금은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어찌 살아있는 사람의 능력치를 게임처럼 정리할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이 태블릿 PC가 자신의 몸을 정밀 검진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민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당장 그런 의문을 가진다고 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

“푸후.”

다시금 화면을 살폈다.

그중 이민준의 시선을 끈 건 육체 밸런스라는 항목이었다.

‘-2’

지금 이민준의 몸에서 마이너스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건 당연히 하체 마비였다.

그렇다면 지금 투자해야 할 항목이 바로 육체 밸런스인지도 몰랐다.

‘뭐지?’

이민준은 순간 자신이 이 태블릿 PC를 믿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우스웠다.

고작 이런 기계 따위가 자신의 다리를 고쳐 줄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다니.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기적을 빌었던가?

하지만 기적 같은 건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태블릿 PC 따위가 다리를 고쳐준다고?

헛웃음이 나왔다.

잠시의 시간이 지났다.

이민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안 해 볼 건 아니지 않은가?

밑져봐야 본전이다.

이민준은 다시금 태블릿 PC를 확인했다.

‘이게 정말 내 신체에 영향을 줄까?’

문득 장난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의 몸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렇다고 기계장치도 아닌데 이런 수치를 조절한다고 변하겠는가?

하지만 또 한편으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작용하고 있었다.

분명 조금 전 가상 현실을 경험하면서 절대자의 게임이, 그리고 D.O.D라는 회사가 상식적인 존재들이 아니란 걸 깨달았으니 말이다.

확인해 보면 알 일이다.

‘손해 볼 건 없지.’

망설이고 싶지는 않았다.

이민준은 게임에서 얻은 현실 스탯 3개를 모두 육체 밸런스를 올리는 데 사용했다.

변경된 육체 밸런스는 1.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띠리링-

(현실 능력치의 변동 사항이 적용되었습니다.)

된 건가?

두근- 두근-

이민준은 태블릿 PC를 내려놓았다. 그리곤 손으로 조심스럽게 다리를 쓸어보았다.

“아!”

부드러운 손바닥의 감촉.

감각이 느껴졌다.

“정말?”

다리를 꼬집어 보았다.

“아야.”

고통도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다는 건 다리에 감각이 돌아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마, 말도 안 돼!”

온몸에 얼음물을 끼얹은 듯 잔털이 솟구쳐 올라왔다.

마치 자신이 알던 모든 세계가 무너져 내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그래도 이건 진짜잖아.”

이민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침착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호들갑을 떠는 성격도 아니다.

“후우.”

이민준은 조심스럽게 발을 움직여 보았다.

까딱- 까딱-

자신이 의도한 대로 발가락과 발목이 움직여졌다.

믿을 수 없었다.

“정말이구나!”

누가 뭐래도 이건 진정한 현실이었다.

“하아아.”

이 얼마나 바라던 순간인가?

이 얼마나 열망하던 순간인가?

지난 1년간 하체 불구로 지내면서 꿈에서라도 걷고 싶었던 이민준이다.

아니 당장 걷는 건 고사하고 다리에 조금의 감각이라도 돌아오길 바라고 또 바랐었다.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 기적이란 단지 단어로만 존재할 뿐 실제로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생각했던 기적이 정말로 일어나고 말았다.

그것도 자신에게 말이다.

“하, 하하. 하하하.”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음?”

이민준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간질이고 있는 무언가를 손으로 닦아냈다.

그건 물이었다.

‘갑자기 웬 물이 눈에서 솟구치는 거지?’

그 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시선을 가릴 만큼 쏟아지기 시작한 이민준의 눈물이었다.


다리는 여전히 비쩍 마른 모습이었다.

“후우.”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당장 그게 뭐가 중요할까?

이민준에게 중요한 건 하체에 감각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는 건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희망이 생긴 거였다.

“흡. 흐흡.”

이민준은 조심스럽게 침대를 짚고는 바닥에 서보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무려 1년을 막대기처럼 몸에 붙어있기만 했던 신체의 일부다.

그런 다리가 이제야 감각을 찾으며 주인의 뜻을 받들고 있었다.

단숨에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소리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이민준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민준이 신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라고 부러워했었다.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거라며 이민준을 시기하곤 했다.

그렇다면 정말 이민준이 재능만으로 고교 시절 최고의 투수가 되고 전교 10등 안에 머물렀느냐고?

아니다.

물론 이민준의 육체와 두뇌가 남들보다 뛰어났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욱 노력하고 정진했다.

운동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면 잠을 줄였다.

성적이 떨어지거나 던지는 공의 구위가 떨어지면 미친 듯이 공부하고 연습에 매진하기도 했다.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주먹밥을 먹으며 공부를 했고, 손가락에서 피가 나도 투구를 멈추지 않았다.

이민준은 그런 악바리 근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성격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신경이 돌아오고 감각이 돌아왔다는 건, 뇌가 하체를 움직일 수 있는 통제권을 찾아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름 혼자 침대에 앉아 의학 논문을 찾아보며 공부했기에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고 싶었다.

어떤 신비한 힘으로 다시 하체의 감각을 찾았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의 노력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탁-

그리고 끝내 이민준은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물론 지금 당장은 하체가 부실하여 혼자 힘으론 서 있을 수 없었다.

이민준은 서둘러 벽에 기대 놓았던 목발을 짚었다.

혹시나 감각이 돌아오면 사용하라고 동생들이 선물한 목발이었다.

‘내가 이걸 사용하게 될 줄이야!’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쌍둥이들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소중한 돈으로 사준 목발이다.

녀석들이 보면 좋아하겠지?

형이, 오빠가 꼭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며 언제나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던 꼬맹이들이다.

그리고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른 한사람.

어머니.

어머니는 어떨까?

당신의 아들이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면 정말 기뻐하지 않으실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온몸을 다 받쳐 헌신한 그녀.

이민준의 어머니인 도서경이다.

그녀는 양반집 규수처럼 고생이라는 단어를 모를 정도로 곱게 자란 여인이었다.

도서경은 이인호가 죽은 후 그의 회사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의 배신을 당했다.

그녀를 배신한 건 돕겠다며 팔을 걷어붙인 회사의 임원들이었다.

그들의 배신으로 엄청난 빚을 떠안았지만, 다행히 그녀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어느 정도의 빚은 청산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은 빚이 5억.

도서경은 빚을 갚고 자식들을 길러내기 위해 험한 일도 마다치 않았다.

평생 해보지 않았던 공장일과 남의 집 허드렛일, 그리고 유독물질이 가득한 내부 도장일 등등.

그걸 알기에 이민준은 어떻게든 어머니께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집안의 장남으로서, 사랑하는 어머니의 아들로서.

그런데 드디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다리만 좋아진다면, 건강만 찾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일을 해서 돈을 벌 거다.

그리고 그 돈으로 빚을 갚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벅차올랐다.

‘잘될 거야. 모든 게 잘될 거야.’

다시금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다.

으득-

하지만 이를 꽉 깨물어 참았다.

결코, 쉽게 울지 않으리라.

이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날!

그날! 마음 놓고 기쁨의 눈물을 흘려주리라.

굳게 다짐했다.

이민준은 시계를 확인했다.

곧 어머니가 오실 시간이었다.

턱-

첫 발걸음을 옮겼다.

“아.”

그야말로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그리고 이 감격을 가족들과 나누고도 싶었다.

이민준은 조심스럽게 방을 나섰다.


작가의말

더위가 점점 누그러지는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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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3 +11 15.09.10 4,034 100 9쪽
29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2 +21 15.09.10 3,665 98 8쪽
28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1 +7 15.09.10 3,684 89 9쪽
27 제9장. [방문] Part.3 +4 15.09.10 3,577 95 9쪽
26 제9장. [방문] Part.2 +6 15.09.09 3,619 100 8쪽
25 제9장. [방문] Part.1 +6 15.09.08 4,428 109 9쪽
24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3 +8 15.09.07 3,754 105 8쪽
23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2 +9 15.09.07 3,808 99 9쪽
22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1 +10 15.09.04 3,968 114 8쪽
21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3 +8 15.09.03 4,131 102 8쪽
20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2 +6 15.09.02 4,001 109 8쪽
19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1 +13 15.09.01 4,053 100 8쪽
18 제6장. [혼란] Part.3 +6 15.08.31 4,078 108 9쪽
17 제6장. [혼란] Part.2 +4 15.08.31 4,060 109 8쪽
16 제6장 [혼란] Part.1 +6 15.08.28 4,152 110 8쪽
15 제5장. [퀘스트] Part.3 +4 15.08.28 4,075 106 8쪽
14 제5장. [퀘스트] Part.2 +4 15.08.27 4,152 110 9쪽
13 제5장. [퀘스트] Part.1 +3 15.08.26 4,334 106 8쪽
12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3 +2 15.08.25 4,362 112 11쪽
11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2 15.08.24 4,486 113 9쪽
10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1 15.08.24 4,585 125 8쪽
9 제3장. [리얼 타임] Part.3 15.08.21 4,632 126 8쪽
8 제3장. [리얼 타임] Part.2 +2 15.08.20 4,756 128 9쪽
» 제3장. [리얼 타임] Part.1 +3 15.08.19 4,802 130 9쪽
6 제2장. [메뉴] Part.3 +3 15.08.19 4,715 133 8쪽
5 제2장. [메뉴] Part.2 +7 15.08.18 5,011 136 8쪽
4 제2장. [메뉴] Part.1 +1 15.08.18 5,332 133 9쪽
3 제1장. [안경] Part.3 +6 15.08.17 5,576 135 8쪽
2 제1장. [안경] Part.2 +8 15.08.17 5,833 148 8쪽
1 1권 - 제1장. [안경] Part.1 +7 15.08.17 7,211 13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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