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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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話云)
작품등록일 :
2015.08.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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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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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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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리얼 타임] Part.2

DUMMY

제3장. [리얼 타임] Part.2



방문을 열자 조그만 마루가 나왔다.

평범한 시골집이었다.

시골에 내려오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단층 한옥 말이다.

폐가로 버려졌던 집을 조금 손봐서 이민준의 가족이 사용하는 중이었다.

물론 이곳에도 주인은 있었다. 그리고 그 주인은 바로 도서경의 동생이자 이민준의 이모인 도진경이었다.

서울에서 살던 집을 처분하고 지낼 곳이 없게 되었을 때, 성환에 사는 도진경이 이곳에서 지낼 것을 권유했다.

월세 같은 건 받지도 않았다.

초기 수리 비용 또한 모두 이모와 이모부가 대주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방문을 닫자 한차례 바람이 불어왔다.

바깥바람이 꽤 쌀쌀했다.

“후우.”

이민준은 깊은숨을 내뱉었다. 그러자 하얀 입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아직은 눈이 녹지 않은 3월 초순이었다.

다시 걸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그랬을까?

목발에 의지해 밖을 바라보니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였다.

이민준은 곧 이 마당을 자신의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때였다.

삐걱-

사랑방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방은 여동생인 이민서가 사용하는 중이었다.

저벅- 저벅-

“어?”

부엌으로 향하던 이민서가 마치 망부석이라도 된 사람 마냥 멈추어 섰다.

이민준을 발견한 것이다.

“오, 오빠?”

“민서야.”

“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목발로 걷기 연습이라도 하는 거야?”

이민준은 말없이 목발에 의지해 발을 앞으로 내밀어 보았다. 지난 1년간 목각 인형의 사지처럼 흐느적거리던 다리다. 그런데 그랬던 다리가 지금은 움직이고 있었다.

“으악!”

이민서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곤,

“뭐야? 정말이야? 진짜야?”

“그래. 민서야. 나. 감각이 돌아왔어.”

“아, 아앙!”

털썩-

이민서가 그만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미, 민서야?”

“흐아앙. 난 몰라.”

난감했다.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댈 줄이야.

“미, 민서야.”

“흐아아앙. 아아앙.”

이민서는 대성통곡하고 있었다.

이민준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목발을 사용하는 것도 처음이고 다리에 감각이 돌아온 것도 처음이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다리를 움직이며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준은 그렇게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이민서에게 다가갔다.

“민서야. 그만 울어.”

“싫어! 싫어! 흐아앙. 이게 꿈이면 어떻게 해? 만약 내가 헛거를 본 거면 어떻게 하냐고? 흐으응. 나, 나 무서워. 무서워서 고개를 못 들겠어. 흐아아앙.”

이 자식.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20%의 확률이라고 했다. 다시 하체에 감각이 돌아오는 게 말이다.

죽은 신경을 살리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그건 이민준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민준이 이렇게 버젓이 걷고 있는 거다. 물론 목발에 의지하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체에 감각이 돌아왔다는 거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그거였다.

그때였다.

촤라락-

“민준아.”

“아.”

이민준은 고개를 돌렸다.

마당에는 도서경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으로 바닥에 떨어진 비닐봉지와 여러 가지 식자재가 흩어져 있었다.

이민준을 보고 놀란 도서경이 장을 보고 온 것들을 놓친 모양이었다.

“엄마.”

“너, 너 대체?”

“저 감각이 돌아왔어요. 이거 보세요. 저 걸을 수 있게 됐어요.”

이민준은 조심스럽게 도서경에게 다가갔다.

“흐흐흡.”

도서경이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아들이, 아들이 걷고 있다.

이게 정말이란 말인가?

지난 일들이 거짓말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돈이 없어서, 가진 게 부족해서 꼭 필요하다던 척추 수술을 받게 해주지 못했다.

그 수술만 받을 수 있다면 아들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하지만 빚이 너무 많았다.

긁어모을 돈이 없었다.

장기라도 뜯어서 팔고 싶었지만, 그걸 알면 자존심 강한 이민준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기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한 채 가슴 찢어지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척추 수술은 시간이 지나면 소용이 없다고 했다.

매일 같이 자책했다.

자신이 못나서, 자신이 잘하지 못해서 아들을 불구로 만들었다고.

속이 석탄처럼 시커멓게 변한 지 오래였다.

더 이상 기적 같은 건 바랄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아들이 걷고 있었다.

기적이 일어난 거다!

“아, 아아. 민준아.”

“엄마.”

“아하아. 민준아아.”

도서경이 양팔을 벌리며 주춤주춤 이민준에게 다가갔다.

“엄마.”

이민준도 도서경에게 다가갔다.

도서경이 떨리는 팔로 이민준의 상체를 감싸 안았다.

이민준도 한쪽 팔로 자신의 어머니를 안았다.

바싹 여윈 어머니의 몸이 느껴졌다.

‘아. 어머니.’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내셨길래.

얼마나 혹독한 일들을 견뎌내고 있으셨길래.

이리도, 이리도 마르셨단 말인가?

가슴이 울컥했다.

하지만 어금니를 깨물어 참았다.

눈물을 참기로 다짐했다.

강하게 마음먹은 결심만큼은 무조건 지키리라!

“흐흐흑. 흐흐흐흑. 미안하다. 미안하다. 민준아.”

“그런 말씀 마세요. 엄마가 미안할 게 어딨어요.”

“흐으윽. 정말 미안해. 엄마가, 엄마가 더 잘했다면, 네가, 네가 진작에 일어섰을 텐데…. 흐으으윽.”

“엄마가 절 살리신 거예요. 엄마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민준아. 흐으윽.”

“에엥! 엄마아!”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났는지 이민서마저 도서경에게 뛰어와 어머니의 옆구리를 껴안고 울었다.

두 여인이 울고 있었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사랑하는 동생이.

이민준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오늘의 이 감정.

오늘의 이 기분.

꼭 간직할 거다.

이를 꽉 깨물어 참아내고 이겨 낼 거다.

그래서 이들을 지킬 것이다.

이들을 위해 모든 걸 할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말이다.


이날은 오랜만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웃음 가득한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그동안 여러모로 가족들의 얼굴에 어두운 구름이 끼어있었는데 오늘만큼은 표정들이 밝았다.

물론 도서경과 이민서는 즐거운 와중에도 울컥울컥 눈물을 흘리곤 했다.

다행히 이민서와 이란성 쌍둥이인 이민철만큼은 눈시울만 붉혔을 뿐 두 여인의 울음파티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꿈만 같은 저녁이었다.

“내일은 같이 병원에 가보자.”

동생들이 밥상을 치우고 있을 때 도서경이 한 말이었다.

돈을 쓰는 것이 싫었기에 이민준은 극구 반대를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서경도 양보하지 않았다.

어머니를 안심시켜드리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았다.


방으로 돌아온 이민준은 침대에 걸터앉았다.

이렇게 앉아서 중심을 잡아본 지가 언제인지.

가슴이 벅차올랐다.

“후우.”

뜨거운 숨을 내뱉은 이민준은 침대 아래에 놓아두었던 택배 상자를 꺼냈다.

고글과 태블릿 PC 그리고 플라스틱 카드는 상자 안에 담겨 있었다.

이거다.

이 모든 기적은 이것들에 의해서다.

이민준은 고개를 흔들었다.

벅찬 감정만큼 두려움도 컸다.

이런 능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에게 온다는 걸 어떻게 믿어야 할까?

이게 인간의 기술일까?

아니면 외계인?

신?

악마?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만큼 엄청난 일이니까.

이런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될까?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했다.

그때였다.

띠링-

태블릿 PC에서 알람이 울린 것이다.

태블릿 PC를 확인했다.

그곳엔 새로운 앱이 추가되어 있었다.

“이거 봐라?”

이민준은 새로 추가된 앱을 실행시켰다.

띠링-

실행시킨 앱은 타이머였다.

마치 전자시계처럼 표시된 타이머.

(46시간 20분 32초, 31초, 30초….)

그리고 그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이게 왜 줄어드는 거지?’

분명 다음 접속 시간은 아까 게임을 끝마친 시점으로부터 20시간 후라고 했다.

이민준은 고글을 써봤다.

[16시간 20분 15초, 14초, 13초….]

고글 또한 다음 접속 시간을 알려주는 시간이 카운트 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문득 게임 중에 받은 보상이 생각났다.

리얼 타임 50시간.

그럼 이게 리얼 타임 50시간이란 말인가?

이민준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무엇이든 무의미하게 표시되거나 진행되는 건 없을 거다. 더군다나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기계라면 더욱 말이다.

그리고 이민준의 추리가 맞는다면 리얼 타임 50시간은 무언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이민준은 앱 상에 도움말이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어? 있네?”

그의 기대대로 시계의 우측 상단에 물음표 모양의 아이콘이 있었다.

“후우.”

이민준은 도움말 아이콘으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작가의말

오늘 내일은 시원하게 비가 내릴 것 같군요!


더운 기운이 조금은 가시기를~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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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3 +11 15.09.10 4,034 100 9쪽
29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2 +21 15.09.10 3,664 98 8쪽
28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1 +7 15.09.10 3,684 89 9쪽
27 제9장. [방문] Part.3 +4 15.09.10 3,577 95 9쪽
26 제9장. [방문] Part.2 +6 15.09.09 3,619 100 8쪽
25 제9장. [방문] Part.1 +6 15.09.08 4,428 109 9쪽
24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3 +8 15.09.07 3,753 105 8쪽
23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2 +9 15.09.07 3,808 99 9쪽
22 제8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Part.1 +10 15.09.04 3,968 114 8쪽
21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3 +8 15.09.03 4,131 102 8쪽
20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2 +6 15.09.02 4,001 109 8쪽
19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1 +13 15.09.01 4,053 100 8쪽
18 제6장. [혼란] Part.3 +6 15.08.31 4,078 108 9쪽
17 제6장. [혼란] Part.2 +4 15.08.31 4,060 109 8쪽
16 제6장 [혼란] Part.1 +6 15.08.28 4,152 110 8쪽
15 제5장. [퀘스트] Part.3 +4 15.08.28 4,075 106 8쪽
14 제5장. [퀘스트] Part.2 +4 15.08.27 4,152 110 9쪽
13 제5장. [퀘스트] Part.1 +3 15.08.26 4,333 106 8쪽
12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3 +2 15.08.25 4,362 1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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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4장. [닥치고 사냥] Part.1 15.08.24 4,585 125 8쪽
9 제3장. [리얼 타임] Part.3 15.08.21 4,632 126 8쪽
» 제3장. [리얼 타임] Part.2 +2 15.08.20 4,756 128 9쪽
7 제3장. [리얼 타임] Part.1 +3 15.08.19 4,801 13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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