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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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話云)
작품등록일 :
2015.08.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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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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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혼란] Part.3

DUMMY

제6장. [혼란] Part.3



“아이고 이게 어떻게 된 거라니? 이젠 괜찮아진 거야?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다리는 움직여지고? 의사는 뭐라니?”

저녁 시간이 지나고 집으로 찾아온 이모는 숨도 쉬지 않고는 여러 가지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 놓았다.

평생을 하체 불구로 살아야 한다던 조카가 기적적으로 감각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부리나케 달려온 것이다.

이민준은 이모의 그런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아. 예. 예. 그럼요. 괜찮아요. 하하.”

그랬기에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웃으며 수긍하는 것뿐이었다.

“아이고. 정말 잘 됐다. 기적이다. 기적이야. 에구. 내 새끼. 정말 잘 됐어.”

어머니의 하나뿐인 여동생이자 이민준의 이모인 도진경이 눈물을 글썽였다.

집안에 일이 생길 때마다 자기 일처럼 걱정을 해주던 그녀다.

그런 도진경이었기에 이민준은 언제나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도 이모와 이모부가 아니었다면 꿈도 못 꾸었을 것이다.

물론 집은 작고 허름했다.

어머니와 남동생이 쓰고 있는 안방과 자신이 쓰고 있는 작은 방 그리고 여동생이 쓰는 사랑방이 전부인 집이다.

엉성한 옛날 집이기에 방마다 찬바람이 솔솔 불 정도로 춥고 허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모와 이모부가 아니었다면 이민준의 가족은 길거리에 나앉았을 것이다.

그런 점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험. 험. 병원을 갔다 오긴 한 거냐?”

이모부 김찬식이 무거운 얼굴로 물었다.

혹시나 지금 상태가 일시적인 건 아닐까 걱정하는 게 분명했다.

“오늘은 내가 좀 바빴어요. 조만간 시간 빼서 갔다 와야지요.”

도서경이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이민준은 조심스럽게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서경의 얼굴은 어둡기만 했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비록 계약직이라고는 해도 일용직이나 마찬가지인 일을 하는 도서경이다.

아무리 아들 일이라고 해도 현장 소장이 일을 빼줄 리가 만무했다.

‘미안해하지 마. 엄마. 엄마는 최선을 다하고 있잖아.’

이모와 이모부가 없었다면 그렇게 말해 주었을 것이다.

그때였다.

“처형이 정 바쁘면 내가 데려갈게요. 처형은 일을 빼기가 어렵잖아요.”

김찬식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제부가요? 그래도 되겠어요?”

“아. 그럼요. 우리 조카가 다리에 감각을 찾았다는 데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요.”

“돈은, 돈은 내가 어떻게든 마련해 줄게요.”

“어머. 언니. 무슨 그런 말을 해. 검사 비용 정도는 우리가 지원해 줄 수 있어. 그러니 걱정하지 마. 그치 여보?”

“그럼. 그렇고말고.”

김찬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찬식은 성환에서 작은 꽃집을 하고 있었다.

장사가 그리 잘되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살림이 넉넉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어머니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랬기에 이민준은 항상 미안함을 느꼈다.

이번에도 그렇다.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괜히 나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렇다고 검사를 받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다.

다리가 정말 괜찮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으니까.

“고마워요. 이모부.”

“에이. 무슨. 네가 좋아졌으면 된 거다.”

김찬식이 너털웃음을 웃으며 한 말이었다.


****


“허어.”

의사가 검사 결과를 보며 탄식했다.

천안에 있는 대학병원이었다.

꽤 큰 병원이고 다른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그런 병원이다.

의사 또한 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이모부가 잘 알아보고 온 거라고 했다.

그런 의사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민준의 예전 검사 결과와 지금의 검사 결과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있었다.

“어떻습니까? 선생님. 우리 조카가 완쾌된 건가요?”

“글쎄요. 완쾌라고 보기엔 아직은 신경이 완전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기적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군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질문은 김찬식이 했지만, 이민준 또한 같은 걸 묻고 싶었다.

의사 또한 그 부분을 느꼈는지 두 사람에게 현재 이민준의 상태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고로 인해 신경이 끊어졌던 이민준이다.

당시 수술을 통해 끊어졌던 신경을 접목하고 인공 인대를 연결하면서 다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물론 방법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당시 이민준의 집안에 조금의 여유만 있었어도 미국의 저명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엔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이민준이 입원하고 있는 사이 회사가 무너지고 빚이 몰려오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도 도서경이 가슴 아파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이민준의 신경은 그렇게 굳어 버렸다.

그런데 그랬던 다리의 신경이 다시 살아났다.

“이건 정말 학계에 보고하고 싶을 만큼 엄청난 경우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말 그대로 기적인 거죠.”

의사는 어려운 단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가며 이민준의 다리에서 살아나기 시작한 신경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죽었던 신경이 다시 살아나다니!!!

의사도 상당 부분 흥분을 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100% 장담하긴 어렵지만, 희망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라면 바로 재활이었다.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재활을 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시설에서 재활을 해야죠.”

“그렇습니까?”

“그럼요. 그래야 합니다. 장담하긴 어렵지만, 제대로 재활하지 못한다면 간신히 찾아온 기회를 놓칠지도 모릅니다.”

김찬식은 조심스러웠다.

그건 이민준도 알고 있었다.

이번 검사를 위해 김찬식이 쓴 돈만도 무려 수십만 원이다.

그런데 재활까지 받아야 한다면?

이민준은 미안한 마음에 입조차 열지 못했다.

하지만 김찬식은 결심한 듯 물었다.

“얼맙니까? 우리 조카가 재활을 받으려면 말입니다.”

의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게….”


****


두 사람은 차 안에서 말이 없었다.

“으휴.”

김찬식이 깊은숨을 내뱉었다.

아마 이민준이 같이 타고 있지 않았다면 당장에 담배부터 빼 물었을 김찬식이다.

이민준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도 알고 있었다.

무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앞으로 들어야 할 돈의 액수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의사가 조심스러워 했던 이유다.

재활을 위해 특수 시설에 입원해야 하고 필요에 의해선 재수술이 이뤄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또한, 매번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적게 나올지 많이 나올지를 장담할 순 없다고 했다.

결국, 이번에도 돈이 문제였다.

끼이익-

김찬식의 트럭이 이민준의 집 앞에 섰다.

이민준은 이모부의 도움으로 트럭에서 내렸다.

“이모부.”

“음? 왜?”

“어머니에게 재활에 관한 부분은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그게 무슨 소리냐?”

“저도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그리고 이모와 이모부에게 이렇게까지 도움을 받았는데, 또 이런 일로 마음에 짐을 지어드릴 순 없어요.”

이민준의 말에 김찬식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의 표정에는 미안한 기운이 잔뜩 묻어 있었다.

대체 왜?

그가 미안해할 일이 아니다.

이민준은 모두를 위해 거짓말을 해야 했다.

“사실 다리가 좋아진 건 저 나름대로 집에서 재활 운동을 해서 좋아진 거예요. 현대의학이 그렇잖아요. 모든 걸 믿을 수 없어요. 결국, 개인의 노력이 최고니까요.”

김찬식이 못 믿겠다는 듯 눈을 깜박였다.

뭐 쉽게 믿을 말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도 선뜻 뭐라 할 수 없는 건 의사가 말한 기적이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게 진짜냐?”

“그럼요. 지금 보고 계시잖아요. 그러니 혼자 집에서 제 방식대로 재활하면 될 거예요.”

김찬식이 담배 연기를 길게 내 뿜었다.

그다지 믿는 표정은 아니었다.

“어쨌든 몸조리 잘해라. 어른들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담배를 비벼 끈 김찬식이 운전석에 올랐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이모부.”

이민준은 김찬식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쉬거라.”

김찬식은 씁쓸한 얼굴로 사라졌다.

기분이 착잡했다.

이민준은 어깨를 늘어트린 채로 집으로 들어왔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택배 상자부터 꺼냈다.

그는 고글과 태블릿 PC를 집어 들었다.


작가의말

월요병을 굳건하게 이겨내신 독자님들을 위한 연참 선물입니다!


ㅎㅎ


우리 모두 활기찬 마음으로 한 주를 맞이해 보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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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2 +21 15.09.10 3,665 98 8쪽
28 제10장. [몬스터의 스킬] Part.1 +7 15.09.10 3,684 89 9쪽
27 제9장. [방문] Part.3 +4 15.09.10 3,577 95 9쪽
26 제9장. [방문] Part.2 +6 15.09.09 3,619 100 8쪽
25 제9장. [방문] Part.1 +6 15.09.08 4,428 10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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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2 +6 15.09.02 4,002 109 8쪽
19 제7장. [어쩌면 히든?] Part.1 +13 15.09.01 4,053 10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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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6장 [혼란] Part.1 +6 15.08.28 4,152 1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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