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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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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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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서막(2)

DUMMY

그새 나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나? 하나, 난 지조 있는 남자다.

두 팔을 모아서 방어하고 ...... 역시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튕겨 나가 소파에 처박혀 버렸다.


아!쉬벌 육두문자가 입에서 절로 맴돈다.

존나 아파서 그렇다. 진짜다. 쪽팔려서 그런 거 아니다.

잠깐 사이에 수 십 대는 처맞은 것 같다.

고통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나인데, 이런 게 환각 통인 것일까, 온몸이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 한다.


흐느적거리며 공격하는 내 강인한 팔은 매섭게 ‘고은’이를 노리지만, 한 번도 타격을 주지 못하고, 원천 봉쇄당했다.

‘고은’이의 고사리 같은 주먹과 발, 다리 공격은 내 몸을 두들긴다.


다행히 본능적으로 다가 중요한 곳은 무사히 방어하고 있다.

나는 삼대독자다. 세배로 소중하다.


고은이는 체력도 좋다. 쉼 없이 공격한다.

그러나, 나는 생사를 오 가는 사선에서 근 십 년 가까이 살아남은 정예 엘리트 요원이다.

한순간의 기회만 오면......


왔다! 월척이다.

나의 왼팔 쪽 재킷을 잡아 오는 ‘고은’이에게 재킷을 내어주고, 팔을 빼내어 몸을 회전하며 팔꿈치로 머리를 타격한다.

나머지 오른쪽 팔을 빼고 재킷을 벗어, ‘고은’이의 머리 위에 덮어 버리고, 탁상 위에 뒹구는 위스키병을 만루홈런 포스로 머리 쪽을 향해 휘둘렀다.


어우야! 타격감이 묵직한 게 최소한 이루타다.


난 무작정 문을 열고 룸을 뛰쳐나왔다.

다행이다. 지원병은 없다.

어떻게 카페를 나와서 도망을...... 아니, 후퇴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 진짜 쪽이 많이 팔린다.

특공무술과 수많은 유술을 몸에 두른 살인 병기 프로페셔널한 내가 오늘 치욕을...... 아니, 조금 망신을 당했다.

‘고은’이가 정말 대단한 거다.


첩보 세계에서 여성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육체적인 이유로 근접전투는 약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진짜 개 같이 탈탈 털렸다.


비록 약물에 대항하느라 신경이 분산되었어도 이 정도 잘 치는 건, 남자도 본적이 드물었다. 나름 선방했다. 장하다.

아이~ 쉬이이불! 꽤 아끼는 옷이었는데, 다시 좋은 걸로 장만 해야겠다.

옷 때문에 욕이 막 나온다. 얻어터지고 성질나서 그런 거 아니다. 진짜다. 비싼 옷이었다.


근처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칼에 찔린 상처는 열세 바늘로 집었다. 다행히 힘줄과 신경은 다치지 않았다.

멍과 찢어진 부위는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니어서 금방 끝났다.


‘브로’와 통화부터 해야겠다.


- 헤이! 안동 와썹?

“야이 씨! 장난치지 말고 회사 정 과장 컨텍 해 봐.”

- 응! 그냥 자료만 받는 거 아니었어, 왠 짜증?

“개 털렸다. 주 사장은 모르겠고, 회사 통로는 드러난 것 같다.”

- 웬일이야? 천하의 쓰페셜 에이전트께서 털리다니.

“빨리 알아봐. 그쪽도 털렸는지, 난 당분간 잠수, 연락은 채널 쓰리, 너도 움직이지 말고 소식통이나 돌려봐. 바이.”

- 오케이!


내 이름은 안동김씨에 ‘훈’ 외 자다.

해서, ‘김훈’이다. 가끔 가명으로 ‘안동 훈’이라 한다.

절대, ‘안 동훈’ 아니다, ‘안동 훈’ 이다.

조부께서 주신 이름‘훈’은 바꿀 수 없다. 소중하다.


나와 통화한 ‘브로’는 파트너다.

내 목숨도 맡길 수 있는 형제이며, 가족이다.


물론, 돈거래는 안 한다.

못 믿어서가 아니라, 형제 같은 사이는 돈거래 하는 거 아니다.

법에도 있다. 법 공부는 안 해서 잘 모르겠다.

아마 있을 거다.

없으면 나중에 만들어야지, 세계평화를 위해, 형제는 소중하니까.


‘브로’는 같은 부대에서 만났다.

나보다 한기수 선임이었는데, 시리아 작전 때 후방지원으로 우리 팀에 왔었다.

그때 난 부팀장으로 있었다.


그때부터 계속 같이 작전을 진행해 왔다.

같이 제대하고, 같이 파트너로 프리랜서 뛴 지 삼 년 차다.

전공은 나와 조금 다르다.

난 침투, 정보 교란, 전투 요원이고, ‘브로’는 후방지원, 정보분석, 연락책 담당이다.

나이도 나보다 두 살 이나 많다.


허나, 군 생활 칠 년 중에 후반 이년은 내가 팀장이고, ‘브로’는 내 팀원이었다.

‘브로’도 뛰어난 요원이지만, 내가 너무너무 잘 난 탓에 진급을 빨리 해 버렸다.

하여, 우린 친구 하기로 했다. 진짜로 내가 하자고 안 했다.

‘브로’가 ‘팀장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애원, 간청, 또 뭐 시냐, 암튼, 내가 싸가지가 없어서 친구 하는 거 아니다. 정말이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브로’ 기억은 모르겠다.

친구는 보물 같은 존재니까.

‘브로‘가 분명 그랬을 거다.


며칠간 안가에서 심신(?)을 다스리고 나는 본가로 갔다.

그곳이 나의 최종 안전 가옥이다.


완벽한 신분 보장이 되는 곳, 국가안보 고위층이라도 내 정보를 열람할 수 없다.

그래서, 잠수는 본가에서 귀공자로 변신한다.


“엄마! 이쁜이 왔어요.”

“오랜만 이 예요, 도련님. 작은 사모님은 안 계세요. 큰 사모님만 계세요.”

“아줌마. 잘 계셨죠?”

“그럼요, 별일 없었어요.”

“나, 할머니 뵙고 올 게요 밥 좀 차려주세요.”

“네, 금방 차려드릴게요. 갔다 오세요.”


아줌마는 근 삼십 년 전에 이 집에 발령을, 받으셨다. 나보다 일, 이년 선임이다.

‘충성’ 항상 마음속으로 칼같이 예를 다한다.


“할매~ 이쁜이 왔어요.”

“그려 내 강아지 왔나, 이리 와봐라, 얼굴, 함, 보자.”

“할매, 잘 계셨죠? 어디 아픈 데는, 없고요?”

“난 잘 있다, 우리 강아지가 매일 얼굴 보여주면 소원이 없겠다?!”

“남자는 일을 해야죠.”

“집에서 가업 이어받고 일하면 안 되나?”

“할매, 쪼금 내 하고 싶은 거 하고, 조만간 들어올게요.”

“그라믄, 겨......”

“할매, 배고프다. 밥 먹고 올게요.”


내 나이 낼 모레 서른인데, 할머니 품에서 어리광을 ......


앗! 결혼 이야기, 이땐 무조건 토껴 야 한다.

나도 결혼하고 싶다. 근데 시간이 없다. 진짜로 정말이다. 여자가 두려운 건 절대 아니다.


밥 먹고 이층 내 방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자니 어머니가 오셨다.

일 층으로 내려가 인사하고, 이런저런 얘기 하다, ‘결’자가 나오면 이층으로 ......

아버지, 할아버지도 오셨다.

인사하고 또 이런저런 얘기 하다, ‘결’자 나온다 싶으면 이층으로 ......

일단, 본가 방문 루틴은 다 지나갔고 ‘브로’ 에게 정보나 받아야겠다.

채널 쓰리 온.


안동 ‘브로’ 정 과장 연락됨?

브로 출장 중. 회사에서 잡음이 많아 도피성으로 판단됨.

안동 소각된 건 아님?

브로 그건 아닌 듯 외부에서 치고 내부에서 막고

안동 국개 수작?

브로 응, 국개 세 마리 회사 탈취 각

안동 사칭 주 사장 따 봤음

브로 국정 소속 블랙으로 추정

안동 주 사장은?

브로 소각된 것 같음

안동 정 과장 정상 출근까지 휴가

브로 오케이


음...... 지금 딱히 누굴 따고 들어갈 수도 없고, 그냥 휴가나 즐길까?, 방법이 없네.

노니 심심하니까 ‘고은’이나 따봐야겠다. 그럼, 먼저 ‘불광’을......

내가 ‘고은’이한테 처맞고 복수심으로 그런 건 아닐 거다.

다른 길이 막혀서 그렇다. 진짜다.


난 쿨한 남자다. 이건 분명하다.

아! 욕 나 올려고 하네 잠을 못 자서 그렇다. 자야겠다.


우리 가족 주변엔 유능한 분들이 많다.

대표로 두 분이 계신 데, 나에겐 ‘아줌마’로 불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마산댁’, 아버지, 엄마께서는 ‘아주머니’라 불리는 생활의, 달인이시자 요리의 여왕 되시겠다.

우리 가족 이외에 다른 분들은 ‘이 여사’로 불린다.


또 한 분은 ‘아저씨’ 내가 부르는 명칭이다.

변 실장님으로 통칭하는데, 변호사 아니다. 비서실장님이시다.

우리 집 만능 치트 키로서 회사일 이외에 이것저것, 앞뒤 처리, 모두 울트라 캡숑이다.

나보다 한참 고참이고, 아줌마보다 고참이다.


오늘 아저씨께 부탁 좀 할까 한다. ‘불광’에 대해 상세히 파 주실 거다.

똑똑 똑똑 응! 채널 쓰리다.


브로 이 여자 앎?

안동 지금 나 엿 먹이는 거임


여자 사진 하나를 띄워 주며 물어보는데, 근데 이 새끼가! 정말 확~ 모르는 여자 사진을, 혹여나 알지도 모르는......


브로 쏘리 이게 확인이 안되네

안동 누군 데?

브로 사칭 주 사장으로 추정

안동 어떻게 알았어? 어디에 있냐?

브로 서울시립 의료원

안동 거기서 뭐 하는데

브로 시체 안치실에 누워 있음

안동 앵 뭔 소리야?

브로 며칠 전 강북에서 119로 실려 왔는데 사망

안동 사망원인?

브로 교통사고라는데 후두부 파열

안동 음 가능성이 충분한데 확신할 순 없네.

브로 그렇지

안동 확실히 나의 슈퍼파워에 당했을 가능성이 커

브로 참 한결같다

안동 내가 확실히 알아볼께 수고 했다

브로 바이

안동 바이


강북에서 실려 온 삼십 대 여성, 시립의료원 시체 안치소.

이 정도면 아저씨 통하면 금방 확인 가능, 오케이,

이걸로 마음의 평화를...... 아니, 고인의 명복을......


여기서 질문 왜? 전혀 걱정을 안 하네. 왜?

안동훈의 신체정보는 즉, 지문, 치과 기록, DNA, 등 모두 락이 걸려 있는데, 락이 풀려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되어있다.


다시 말해서 경찰, 검찰을, 비롯해서 모든 수사기관, 국가기관이 아무리 파헤쳐도 안동훈이라는 정보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거다.


하여, 김훈은 절대, 네버, 알아낼 수 없다는 거다.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대북 공작원이 그렇다.

‘북’은 물론 제3국, 우방국은 물론 본국까지 철저히 속여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은 ‘북’보다는 다른 국가로 파견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정찰위성이 워낙 성능이 좋다 보니 애써 요원이 침투할 일이 거의 없다.


또한, ‘북’의 공작이 ‘남’이 아니라 제3국에서 대부분 이루어진다.

그렇다 보니 더욱 신변을 이중삼중으로 변화시켜, 실질적인 고스트가 된 것이다.


그럼, 제대한 사람은 신분을 회복, 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제대하고, 신분 회복했는데 보복당하면 어떻게 하지?!

그럼, 누가? 목숨 걸어가며 작전을 수행하겠나? 누가?!


물론, 부작용이 조금은 있다.

제대하고 범죄자로 빠진 사람들은 기존 방식으로 처벌이 불가하다.

그런 사람들은 처리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


예전 북파요원이 ‘남‘에 거주 시 일대일 감시 체제를 했었다.

하나, 요즘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너무 심해 범죄 조기 경보까지 가능하다.

걱정 붙들어 매도 좋다.


어! 이야기가 삼천포로 많이 빠졌네, 그리고, 난 지금도 국가를 위해 하청받아 충성하는 준공무원이다.

반역 행위가 아닌 이상 극상의 자율 구제 권한을 가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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