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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에이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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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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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서막(10)

DUMMY

음, 곤란하군. 정보도 얻지 못하고 시간 만 낭비하다니.

문을 열고 나가니 봉지를 갓 뜯어 입에 넣으려던 아이스크림이 땅에 떨어져 울상이 된 얼굴의 미어캣(?) 몇 마리가 어벙한 표정으로 나를 애타게 쳐다본다.


비서분들께 ‘괜찮아요, 나, 멀쩡해요.’ 눈으로 말하며 오른쪽 문으로 들어갔다.


“회장님.”

“앉거라.”

“네.”

“아비한테, 얘기 들었다.”

“어떤? ...... ”

“네가 원하면, 상대가 누구든 난 찬성이다.”

“무슨? ...... ”

“네 할미와 어멈도 같은 생각일 거다.”

“어떤? ...... ”

“대충 기업이 돌아가는 상황은 알겠지.”

“아직 ...... ”

“그래, 그 정도면 됐다. 다음 달부터는 아비 따라다니면서 전반적인 것을 보고 배우거라.”

“아직 ...... ”

“자리는 내년 정기 인사 때 옮기도록 하고.”

“어떤? ...... ”

“결혼하기 전에 후계자로, 대외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 ”

“아직 ...... ”

“날짜는 아비와 의논해서 최대한 앞당기도록 하고.”

“어떤?”

“난, 네가 자랑스럽다.”

“무슨? ...... ”

“나가 보거라.”

“네에~.”


힘 빠지는 대답을 하고 나왔는데, 뭐가 뭔지? 골대 앞에서 슛을 쏠 타이밍에 매번 후방 퍽치기 들어오는, 이 기괴한 대화를 이해할 수가 없다.


나 말고 다른 사람과 통화 중이셨는가 보다, 요즘은 눈에 안 띄는 스파이 장착용 이어폰도 시중에 나온다.

근데 왜 날 보시면서 통화하시지? 내가 많이 보고 싶으셨나 보다.

근데, 후계자면 나 재벌 되는 건가?


재벌이 되면, 뭘 하나? 누구나 한 번씩은 상상을 해본다.

나도 어릴 때 상상해 본 적 있다.


골렘 사는 비슷한 동네 생쥐 아재처럼, 동굴을 찾아서, 최신식 메가 인프라를 구축한 아지트로 꾸며도 보고 싶고, 멋진 전투 슈퍼카에, 슈퍼 바이크까지 장만해 두고, 생쥐 방탄 슈트에 뾰족한 가면 쓰고, 빌딩 옥상에서 생쥐 조명 띄우면 출동하는 밤에 잘 노는 다크 히어로 아재가 된다든지.


아니면, 새로운 에너지를 뚝딱 만들어 내서, 삐까번쩍한 강철로 만든 슈트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손바닥만 한 미사일도 쏘고 손에서 레이저도 나가는 강철 아재처럼 되고 싶기는 한데, 이건 좀 힘들겠다.


난 파이터 현장 요원이라 전공이 달라서 안 되겠다.

이참에 엔지니어로 전공을 바꿔서 도전은 ......


다음 생으로 킵 해둬야겠다.

아무튼 정보를 모아야겠다.

뭔 상황인지. 실장실로 들어갔다.


“아저씨.”

“김 이사, 축하해.”

“감사합니다. 근데 뭘요?”

“내년에 결혼한다며?!”

“누구랑요?”

“몰라? 만나서 얘기 잘 된 거 아냐?”

“그래서, 누구예요?”

“ ...... ”


정말 나도 모르는 결혼을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다.


최근 일 미터 안쪽으로 내 주위에 들어온 여성을 모두 되짚어 봤다.


음, 하긴 나처럼 매력이 넘치는 사나이를 여성분들이 가만히 두고 보기가 힘들겠지.

삼 일 전까지 기간을 연장했다. 그

래도, 용의선상에 오를 만한 여성이 없었다.


그냥 조용히 있어야겠다. 결혼시켜 주신다는 것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상대가 누군지는 궁금은 하네.


“이 여사가, 네가, 통화하는 걸 들었다고 ...... 어르신은 물론 가족 모두 그렇게, 알고 계시던데 아니야?”

“네? 뭔 통화요?”

“‘사랑한다. 평생을 함께할 거다’ 했다면서, ‘아주~우 애정이 뚝뚝 떨어지더라’ 고, 실감 나게 얘기하던데 ”

“ ...... ”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며칠 전, 퇴근 후 집에서 일상 활동을 한 게 생각 났다.


며칠 전, 퇴근 후 밥 먹고 이층 내방에서, ‘하비’를 정성을 다하여 이곳저곳 깨끗이 닦고 기름칠을 듬뿍 시켜 주면서 애정 표현을 맘껏 해줬다.


항상 하는 일이라 몰랐는데 그때 마침 간식 배급 시간이었는지 아줌마께서 간식을 들고 오셨더랬다.


“오해가 좀 있었네요.”

“그럼, 그런 말을 하고도 결혼은 안 한다고?”

“아뇨, 그게 아니라니까요.”

“나중에 한다고? 이왕 말 나온 김에 지금 하지.”

“여자가 아니라니까요.”

“엥, ...... 난, 반대다.”“하~아, 미치겠네!”

“ ...... ”


대화가 안되는 상황에서 천천히 그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것 참, 곤란하네.”

“그죠, 난감하네요.”

“난 저번에 부 회장님께서 주선한 게 잘된 줄 알았는데.”

“네? 그건 또 뭔 소리예요?”

“박예지 양 만났잖아.”

“만나긴 만났는데 그게 선 인 줄 몰랐는데요.”

“아무튼 어르신께서 너무 좋아하셨는데 ...... ”

“아니니까 더 이상 일 키우지 마세요. 부탁드려요.”

“그래 부 회장님께 말씀 드려보마.”

“그럼, 일 보세요.”


나도 모르게 진도가 너무 나가 버렸다.

두 눈 뜨고 코 베인다는 게 이런 걸 거다.

나는 모르겠다.

가만히 있었는데 의문의 일 패 아니, 불효의 대죄를 진 것 같은 이 무거운 마음은 뭐지?


며칠이 지나도 아무 일도 없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네 김훈입니다.”

“차재성입니다. 기억하십니까?”

“그럼요, 연락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하, 모임 날짜가 정해져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다음 주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좋습니다.”

“그럼, 안내장을 톡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네, 그때 뵙겠습니다.”


음, 어디일까 ‘불광’이면 한 방에 홈런인데, 쉽게 쉽게 좀 가자.


똑똑 똑똑 왔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톡을 열어봤다.


나이~스 ’불광’ 이다.이 기쁨을 ‘브로’에게 바로 전해야겠다.


채널 쓰리 온.


안동 ‘불광’이다.

브로 난 물광이다.

안동 모임 ‘불광’에서.

브로 아하 월척이네.

안동 장비 준비하자.

브로 준비 완료.

안동 벌써?

브로 한참 전에.

안동 오케이, 내일 테스트.

브로 오케이.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온 ‘브로’와 눈이 마주쳤다.


“ ...... ”

“ ...... ”


말을 하라고! 이 색, 왜 말은 안 하고 쳐다만 보냐, 방금까지 채널 쓰리 대화에서 빼 먹은 게 있나,

“회의 가실 시간입니다.”

“ ...... ”


지금은 일을 해야 할 시간이다.

개인적인 일로 땡땡이를 치면 안 된다.

프로답게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하고 처신을 잘해야, 된다.

안 그러면 짤린다. 요즘 직장인이란 하루살이와 같다.


장비라고 해서 별거 없다.

이어폰 셋, 소형 캠, 도청 장치 몇 개 정도.

‘브로’는 사무실에서 정보를 취합할 것이고, 나는 어차피 몸으로 때울 것이기에 준비할 것은 별로 없었다.


그날은 빨리 다가왔다.


“장비 잘 챙겼지?”

“이어폰은 귀에 꽂고 있고 캠은 셔츠 단추에 잘 붙어 있고 도청 장치는 주머니에 있네, 준비 끝.”


나는 몸을 이곳저곳 만져 보며 확인을, 했다.


“무기는 안 가져가도 되겠어?”

“애들 노는데 설마 뭔 일이 있겠어? 도청 장치만 제대로 심으면, 모임 자체는 관심이 없어서 대충 시간, 때우고 나와야지.”

“너 전에 방심하다 털린 거 벌써 잊었냐?”

“그땐 내가 방심한 게 아니라 상대가 안 좋았다니까!”

“언제는 약물 때문이라며?”

“그니까, 약에 슈퍼 고릴라 이모 합공이었다니까!”

“암튼, 같은 장소니까 조심 해라. 알아볼 사람은 없겠지만, 혹시 모르잖아, 너 같이 스킬을 쓰는 사람이 있을지.”

“알았다.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밖에 안 실장 아저씨도 대기 하고 있을 테니까.”


안 실장님은 사십을 목전에 둔 서른아홉의 경호원 출신인데 그룹 보안팀에서 내 전용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옮겼다.


실제로 차장급인데 실장님으로 내 마음대로 높여 부른다. 내 맘이다.

걱정 많은 파트너를 남겨 두고 ‘불광’ 으로 향했다.


강북에, 위치한 ‘불광’을 두 번째 방문이지만 이것도 작전이라면 작전인지라 묘하게 긴장된다.

그때와 같이 일 층으로 들어서자, 종업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맞아준다.


“예약은 하셨을까요?”

“네, 차재성 씨 이름으로 ...... ”

“네, 확인되셨고요.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전에 방문했을 때 와 똑같이 확인하고는 안내를, 했다.


응? 근데 왜 지하로 안 가고 일 층 안쪽으로 가는 거지? 처음부터 일이 꼬이는 기분이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지하와 똑같은 구조의 복도가 있었다.

여기는 문의 명패가 나무 이름이다.


장송, 해송, 반송 등으로 되어있는데 VIP룸은 없는 것 같다.


- 안동 전에 지하에서 만났다며


이 색, 답을, 못 한다는 걸 뻔히 보고 있으면서 묻고, 지랄이야.

‘뻐큐, 너보다 내가 더 당황스럽다 이 색갸’ 텔레파시가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입니다. 고객님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난 문을 노크하고 기다렸다. 종업원이 멀어지기를, ......


“브로, 여기도 비슷한 거 같으니까 일단 들어가 보자고.”

- 오케이 수신 양호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다섯의 남, 여가 앉아 있었다.

방의 구조는 저번 지하의 VIP 룸과 똑같다. 크기도 똑같다. 뭐가 다른 거지?


갑자기 공격해 오는 의문에 아직 맛도 못 본 위스키의 숙취가 올라오는 것 같다.


“어서 오세요. 김훈 씨 자 여러분 여기 계신 분은 오늘의 초대 손님이신 청룡의 김훈 이사님이십니다.”

“안녕 하세요. 김훈입니다.”


앉아 있던 넷 중 한 놈이 벌떡 일어나 내게로 오더니 인사를 하고는 소개를, 시켜 준다.

이놈이 ‘도그‘다. 난 안 봐도, 안다.


자리에 앉았다. 앉고 보니 삼 대 이 소개팅 포지션이다.

내 앞에 앉은 놈은 키도 크고 얼굴도 조금 삭은 것 같은 인상으로 나름대로 무게를 잡는다고 앉은 폼이 고등학교 일진 놀이에 빠진 성웅이 형 같다.

그 있잖아, 깍두기 아재들 겁나 많이 나오고 새로운 세상에서 하늘나라 가기 좋은 날씨를 전국에 알리고 살려는, 드릴 게로 대박을 친형 알지?! 그래, 그 형!


“반갑습니다. 엘케이 물산 곽정구 이삽니다.”

“네.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김수경 이예요. 국부 에너지 이사로 있어요.”

“반갑습니다. 한산 전자 이사 진종홉니다.”

“네. 반갑습니다.”


‘정웅’이 인사를 마치자, 옆에 앉아 있던 삼십 대 초반의 남자가 이어서, 소개를, 하고 그 옆의 이십 대 후반의 여성이 자기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도그’ 옆에 앉아 있던 이십 대 후반의 멋진 남성이 화답했다.

전부 굉장한 분들이 모였군.

‘잘 보고 있나 ‘브로’’ 마음의 소리를 보냈다.


이 색 아까 텔레파시로 욕한 걸 들었군, 삐쳐서 오리주둥이가 되어 인간의 말을 할 수 없는 지경일 거다.


그때 문을 열고 한 여성이 들어오자, 모두가 반긴다.

나도 아는 사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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