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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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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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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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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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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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DUMMY

김 준장의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두익이 살짝 미소를 짓더니 책상에 있는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쐐애액.


사무실 안의 공기를 찢으며 메이저 리그의 특급 투수가 던진 공보다 빠르게 날아온 전화기는 본능적으로 들어올린 경수의 손에 막혔다. 


퍽.


전화기가 경수의 손에 부딪쳐서 산산조각이 났지만 경수의 손에는 옅은 빛이 어렸다가 사라졌을뿐 긁힌 상처 하나 생기지 않았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것이라면 위협적이다 못해 치명적일 수 있는 공격이었지만 두익도 전화기 정도로 경수를 어쩔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두익이 전화기를 던진 것은 전화기를 막으며 아주 잠깐이지만 경수의 시야가 가려지기를 원했기 때문이었고 그 기대처럼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경수는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시야를 가렸다. 


전화기를 던지고 경수가 손을 들어 날아온 전화기를 막는 동안 앞에 놓인 책상을 뛰어넘으며 두익이 경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느새 두익의 손에는 경찰들이 진압용으로 사용하는 삼단봉이 들려 있었다. 


슉.


삼단봉이 공기를 가르며 경수에게 떨어졌다.


하지만 경수에게도 숨겨진 한 수가 있었다.


꽝!


두익의 삼단봉이 책상을 때렸고 책상은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이 났지만 경수는 이미 2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보통 사람의 눈은 루나틱의 움직임을 따라가기 쉽지 않지만 루나틱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방금 보여준 경수의 움직임은 루나틱인 두익의 눈으로도 쫓을 수 없었다.


그건 경수의 움직임이 그저 루나틱이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이 아니라 루나틱으로서 경수가 가지는 능력에서 나온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대응팀원으로 일을 하며 두익과 기현은 경수와 같은 능력을 가진 루나틱을 만난 적이 있었다.


대응팀을 서포트하는 사람들의 분석에 따르면 순간이동은 아니고 짧은 거리를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지만 루나틱의 눈으로 보기에도 순간이동처럼 보였기 때문에 두익과 기현은 그냥 '순간이동'이라고 불렀다. 


"젠장. 순간이동이네. 기현이 형. 구경만 할 거에요?"


두익의 말에 여전히 사무실의 유일한 출입구를 막듯이 서 있는 기현이 움직였다. 


기현과 두익의 목적은 경수를 체포하는 것이었고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두 사람은 순간이동 능력을 가진 상대에 대한 대응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기현이 두 손을 양 옆으로 뻗더니 손벽을 치는 것처럼 앞으로 모으자 의자와 화분이 움직이더니 갑자기 경수를 향해서 날아들었다. 


의자와 화분은 기현과 몇 미터는 떨어져 있었고 당연히 기현의 손은 의자와 화분에 닿지 않았다. 


그러나 기현이 의자와 화분을 향해 손을 뻗고 움직이자 마치 기현의 손에 잡힌 것처럼 의자와 화분이 움직인 것이다. 


손을 대지 않고도 사물을 움직이는 능력이 바로 기현이 가진 특수 능력이었다. 


기현의 능력을 본 사람들은 초능력 중 하나인 염동력이라고 생각했고 기현도 부정하지 않았지만 그의 능력은 의지만으로 사물을 움직이는 염동력과는 조금 달랐다. 


기현의 능력은 온전히 의지만으로 사물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손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이 뻗어나가서 대상을 잡고 움직이는 것처럼 작동했다. 


그래서 손으로 잡고 움직이는 것처럼 섬세하게 움직일 수도 있었고 빠르고 강하게 움직일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물체는 두 개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꽝! 꽝!


경수가 날아온 의자와 화분을 주먹을 휘둘러서 막아냈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두 개가 한계였지만 물건을 던지고 난 후에는 손이 비고 빈 손으로는 다른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것처럼 기현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물건을 던지고 바로 다른 물건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기현이 물건을 잡고 있는지 아니면 던졌는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동시에 여러 개의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기현이 두 손을 허공에 뻗어서 휘졌자 그의 손짓에 따라서 사무실 안의 물건들이 경수를 향해 날아갔다. 


대응팀으로 일하면서 루나틱과 비스트를 상대해 본 경험이 많은 둘과는 달리 루나틱을 상대하는 것이 처음인 경수는 둘의 공격에 당황했다.


능력의 차이가 크지도 않은 상황에서 동시에 두명을 상대할 수 없었던 경수는 기현의 공격을 무시하고 두익에게 집중했다. 


그건 기현이 날린 물건들은 쉴드에 막혀서 자신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지만 공기를 찢어버리는 소리를 내며 휘둘러지는 두익의 삼단봉은 한 대만 맞아서 어딘가 부러질 것처럼 매서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건 두익과 기현의 작전이었다. 


대응팀이 된 후 두익과 기현은 총 39차례 작전을 나갔고 그 중 루나틱을 상대한 것이 5번, 비스트를 상대한 것이 34번이었다. 


그 작전들을 통해서 두익과 기현은 터득한 노하우는 두익이 강력한 공격으로 상대의 시선을 잡아두는 사이에 기현이 물건들을 날려서 쉴드를 소모시키는 것이었다. 


비스트보다는 루나틱에게 잘 먹히는 이 작전이 유효한 것은 두가지 이유때문이다. 


하나는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속담처럼 하나하나는 별 것 아닌 기현의 공격이 쌓이면 분명히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현의 공격이 가랑비보다는 실을 드리운 듯 내리는 실비 정도는 되었기 때문이다.


싸움을 시작하면서 두익이 던진 전화기가 경수의 팔에 부딪칠때 경수의 쉴드가 흘려낸 빛은 거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미미했다. 


하지만 기현이 능력을 사용해서 던진 전화기가 경수의 쉴드에 부딪쳐서 나오는 빛은 사무실의 환한 조명 아래에서도 분명히 보였다.


가랑비에도 옷은 젖지만 실비라면 옷이 더 빨리 젖는 것처럼 기현의 공격도 무시하고 허용하다보면 어느새 쉴드를 상당부분 깍아버리게 된다. 


두익이 달려들며 휘두른 삼단봉을 피하기 위해서 경수는 순간이동 능력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달리 능력이 발현되는데 약간의 딜레이가 생겼다.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지만 다행히 삼단봉이 닿기 전에 순간이동 능력이 발현되면서 두익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꽝!


기현이 날린 물건이 경수의 등을 때렸다. 


별 효과가 없다는 생각에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공격은 뭔가 달랐다. 


쉴드에 막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분명한 느낌이 전해진 것이다. 


'위험하다!'


경수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위험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질이라도 잡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사무실을 둘러보았지만 경수, 두익, 기현을 제외한 사람들은 이미 사무실을 빠져나간 후였고 유일한 출입구인 사무실 입구는 기현이 가로막고 서 있었다. 


경수의 상태를 눈치챈 것인지 두익이 비웃음이 섞인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이제 좀 눈치를 채셨어?"

"이게 뭐지?"

"루나틱이 된지 얼마나 됐지? 하루?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고 아주 길어도 한 달은 안 되었겠지? 안 그래?"

"······."

"더 길더라도 다를 건 없지. 그럼 루나틱을 상대해 본 적이 있어? 

루나틱이 아니면 비스트라도? 없지? 우리는 어떨 거 같아? 흐흐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 경수를 보면서 두익이 주사기를 다시 꺼내들었다. 


"지금이라도 이거 한 대 맞고 편하게 가자."

"집어쳐라! 종간나새끼!"


이죽거리는 두익의 모습에 화가난 경수가 북한 사투리로 욕을 하며 처음으로 순간이동 능력을 두익을 피해서가 아니라 두익을 향해서 사용했다.


꽝!


폭음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빛이 경수의 주먹에 닿은 두익의 쉴드로부터 뿜어졌고 두익의 쉴드가 경수의 에너지를 모두 막아내지 못했는지 두익이 뒤로 날아갔다. 


"두익아!"


기현이 두익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들었고 그의 손에는 두익의 것과 같은 삼단봉이 들려 있었다. 


붕. 부웅. 붕. 붕.


기현이 휘두르는 삼단봉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들으며 경수는 거듭해서 뒤로 물러나며 기현의 공격을 피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삼단봉으로 경수를 공격하는 동시에 두현은 왼손으로 주변의 물건을 경수에게 날렸다. 


꽝. 꽈광. 꽝. 꽝.


다시 내리기 시작한 실비에 옷이 젖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오는 물건들이 경수의 쉴드를 다시 깍아내기 시작했다. 


시야의 사각 지대에서 날아온 물건에 쉴드가 깍여나가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이 더 문제였다.


그때 경수의 기습에 당해서 사무실 벽에 처박혔던 두익이 일어났다. 


"크아아아악!"


괴성을 지른 두익이 기현을 무시하고 경수에게로 달려들었다.


"두익아! 두익아!"


기현이 두익의 이름을 불렀지만 두익은 기현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대꾸도 하지 않고 경수에게 달려들었다.


지금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루나틱은 공통적으로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는 신체능력을 가지는 동시에 쉴드라고 하는 방어막을 가진다. 


그리고 공통적인 능력에 더해서 개별 루나틱이 특수한 능력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경수의 순간이동이나 기현의 염동력같은 것이다. 


두익이 가진 특수한 능력은 광폭화다.


기현의 염동력과 달리 두익의 광폭화는 원하는 순간에 발현하거나 멈추는 것이 불가능했다. 


지금처럼 강한 공격을 받아서 위협을 느끼게 되면 광폭화는 두익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동되었고 두익이 완전히 지칠 때까지 멈춰지지도 않았다. 


삼단봉도 버리고 경수에게 달려든 두익은 아무렇게나 두 주먹을 휘둘렀다. 


미친 사람이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 같은 주먹이었지만 주먹에 맺힌 선명한 빛을 보며 경수는 차마 상대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피하려고 했지만 피할 곳은 없었고 실비에 젖어서 무거워진 옷처럼 소모된 에너지때문에 순간이동도 사용하지 못했다. 


경수는 그저 몸을 웅크리고 두 팔로 상체와 머리를 가린 채 두익의 주먹을 막으며 뒤로 밀려났다. 


꽝. 꽈광. 꽝. 꽝.


두익은 경수가 가드를 하고 있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는지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둘러서 가드를 하는 경수의 두 팔을 때렸고 기현의 공격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환한 빛이 경수의 두 팔에서 뿜어져 나왔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린 것이다.'라는 말이 경수의 가드에도 적용되는지 쉴새없이 두드리는 두익의 주먹이 마침내 경수의 가드를 뚫고 들어갔다. 


퍽!


가드를 뚫고 들어간 두익의 주먹이 경수의 턱을 때리자 가드를 때릴 때보다도 밝은 빛이 터져나왔다.


두익의 주먹에 턱을 맞은 경수는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뒤로 밀렸고 책상에 부딪치면서 멈췄다. 


꽝!


경수가 부딪친 책상이 부서졌고 충격에 경수가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했지만 두익은 멈추지 않았다. 


순식간에 달라붙은 두익이 미친듯이 주먹을 휘둘렀다. 


퍽. 퍼퍽! 퍽. 퍽. 퍽.


점점 가드를 뚫고 경수의 얼굴이나 몸에 닿는 두익의 주먹이 늘어났고 그때마다 뿜어져나온 빛이 경수의 몸을 가릴 정도였다. 


어느 새 경수의 가드는 풀렸고 두익의 주먹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경수의 몸을 때렸다.


두익의 주먹이 닿을 때마다 뿜어져 나오던 빛은 조금씩 줄어들더니 이제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쿵.


정신을 잃은 경수가 무너지듯이 쓰러지자 기현이 뒤에서 두익을 끌어안으면서 그의 양팔을 잡았다.


"크아아아악!"


기현에게 잡혀서 움직임이 제한되자 화가 치미는지 두익이 괴물같은 소리를 토해내며 기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을 쳤지만 기현은 두익을 끌어안은 채로 두익을 향해 말했다. 


"진정해. 두익아. 진정해. 끝났어. 다 끝났어."


발버둥치던 두익의 움직임이 차츰 잦아들더니 멈췄고 기현이 끌어안은 두익의 몸이 축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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