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통일한국, 장군의 아들로 회귀한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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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用善)
작품등록일 :
2024.05.08 22:32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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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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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DUMMY

“김비서. 괜찮아요??”


응? 이게 뭐지? 왜 갑자기 전생으로 돌아온거지?


“아무리 졸리다 해도 그렇게 있으면 보기 그렇죠.”


씨부레 여긴 영감님 사무실이잖아. 1980년대로 돌아간건 꿈이었나?


꿈 엔딩이라니 이런 개같은 경우가 다있나.


“들어갑시다. 의원님께서 회의 소집했어요.”


거지같은 기분이다. 이 기분으로 회의들어가기는 너무 싫은데. 회의에 들어가자마자 의원님과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번 대법관 내정자에 대해서 야당이 뭐라 할 건 없는거에요?”


“네. 특별히 흠잡을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다른 보좌관의 말에 영감님은 못 마땅해하며 얘기했다. 근데 이거 어디서 본 장면 같은데?


“지금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기라, 야당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어요. 어떻게 치고 들어올지 알아야 방어 전략을 세우지.”


“내정자 당사자에 대한 내용과 자녀 병역, 입시 여러 가지를 찾아보았지만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없어보였습니다.”


영감님이 답답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그나저나 이 장면들 너무 기시감이 있는데.


“우리 여의도 밥 원투데이 먹는거 아니지않습니까? 애초에 그럴 리가 없어. 사람이고 이 자리까지 올라온다면 자기도 모르게 묻은 진흙이 있습니다. 누가 꽃가마를 태워주거나 낙하산을 입혀주지않으면 이 바닥 생리가 그래.”


“저. 의원님 사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응? 내가 갑자기 혼자 이런 말을한다고? 근데 익숙한 장면들이다.


“말해봐요. 사소한거라도 말입니다.”


언제 이게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료를 돌리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내정자가 판사 시절 맡았던 사건 중에 복지재단 대표가 후원금액 10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근데?”


“내정자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습니다만, 내정자의 아버지가 해당 복지재단에 상당금액을 기부하고 정기적으로 봉사활동까지한다는 것은 확인하였습니다. 내정자랑은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그 사건 재판결과는 어떻게 나왔어?”


“징역 2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수석보좌관이 내 자료를 받고는 의원에게 얘기했다.


“일단 사건 내용 상세하게 보면서 야당 측에서 어떤 방향으로 공격할지 살펴보겠습니다.”


영감님은 자료를 보더니 덮었다.


“늦었어. 내가 야당 놈들이었다면,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당 물먹일 생각으로 이 소스 언론에다가 먼저 풀 거야.”


따르르르릉


“네. 위원장님. 넵. 뉴스 보고 한번 연락드리겠습니다.”


김진수 의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준이 TV를 켰다.


[대법관 내정자인 석주윤 전 서울지방법원부장판사가 판사시절 친분에 의해 솜방망이 판결을 내렸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지영 기자입니다.]


성준은 판사가 직접 연루되있다는 증거도 없고, 정황만으로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게 맞을까 싶으면서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을 김진수 의원이 읽었을까?


“김비서. 법정과 달리 정치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먹히지 않습니다. 먼저 의혹을 만들어 상대방을 프레임에 갇히게 만들거나, 상대방에 대한 워딩을 먼저 정의해서 덧씌우는 놈이 유리합니다. 저 놈들 봐요. 여러분이 보기에 문제가 없다는 인사도 국민들 앞에서 뉴스하나로 논란을 만들어버리잖아.”


그 뒤 정치를 꿈꾸는 나에게 김진수 의원이 얘기했다.


“기억해요. 나한테 먼지가 없더라도 날 쓰러뜨려야하는 상대는 나한테 먼지를 묻힐 생각을 한다는 것을”


이거 예전에 전생에서 겪었던 장면인것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자 갑자기 주변이 까맣게 변하면서 지도교수의 얼굴이 공포 영화와 같이 갑자기 등장했다.


“성준이 넌 천성이 정치인이야. 저런거 굳이 배우지 않아도 이미 한번 실행해봤잖아? 안그래 성준아?”


아니 죽었던 교수가 여기서 왜 나오는 거야?


으아아악


“오빠. 괜찮아요?”


앞에 해원이 얼굴이 있는걸 보고서야, 과거의 장면들이 모두 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치겠다. 전생에서 몇 년전에 죽었던 지도교수가 왜 나오냐? 이 정도면 개악몽이다.


“괘..괜찮아. 악몽을 꿔서 그래.”


“요즘 너무 무리한거 아니에요?”


해원이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침대 위에 앉은체 나를 쳐다보았다. 아. 교수님 얼굴보다가 보니까 너무 위로가 되네. 정말이지 눈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그냥 껴안았다.


“이렇게 조금만 있자. 너무 무섭다.”


내가 해원이를 안아버리자, 해원이는 같이 누워버렸다.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고 주워있으니 악몽같은거 사라진거 같았다.


“근데 무슨 악몽이길래, 그렇게 비명까지 질렀어요?”


“갑자기 무서운 사람이 나와가지고 놀랐어.”


“아까 교회에서 기도를 제대로 안해서 그런거 아니에요?”


해원이 얘기를 듣고 꿈 생각을 해보니 더 짜증났다. 죽었던 교수는 왜 나온거지? 날 저주하러왔나? 아니면 해원이 말대로 주님이 나보고 뭐 정신차리라거나 좀 더 열심히 기도하라고 내 꿈에 보내신건가?


아무래도 일주일 동안 태현이와 형과 같이 나눴던 대화를 계속 생각해서 그런건가 싶다.

조금 쉬다가 방에 내려가니 벌써 주말의 마지막 저녁먹을 시간이었다. 회귀하고나서 제일 불만스러운게 주 6일제다. 언제쯤 주 5일제로 도입할 수 있을려나. 90년대에 얘기나오다가 정착한게 2000년대를 넘어서니, 아직 20년도 넘게 남았다는거다. 후..


“안녕하십니까. 형수님.”


“제수씨 우리 왔어요”


불만이 가득찬 상태에서 밥을 다 먹고나니, 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던 두 사람이 도착했다.


“어서오세요. 식사하셨어요?”


“네 간단하게 먹고 왔어요.”


“밥 다먹었으니 올라갑시다. 해원아 이것좀 치워줘.”


방 안에 모이자마자 민석이형한테 물었다.


“형. 판사 사생활에서 뭐 좀 캥기는거 나왔어?”


“기자들이 일주일 쫓아다녔는데, 일단 큰 거 하나 나왔다.”


형이 사진을 몇 개 던져주었다. 여러 명의 여자 사진이었다.


“왠 여자 사진이 이렇게 많습니까?”


태현이가 놀라면서 얘기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판사님. 미안하지만 나락에 한 번 가주셔야겠습니다.


******************************


“아..피곤해.”


15년차 군판사인 김지석은 내연녀의 집에서 일어났다. 어렵게 사법고시 합격 후, 군판사로 임용되면서 자연스럽게 별거 아닌 별거를 하게되었다.


자신이 일어난 이불 옆에서 조용히 숨을 쉬고 있는 여인을 잠시 바라보았다. 아내가 아닌 내연녀. 그녀가 색기있는 얼굴을 가지고는 잠자리에서 얼마나 교성을 지르고, 매력적이었는지 모른다. 그는 그런 그녀를 뒤로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언제 일어나셨어요? 아침 준비를 해둘께요.”


여인이 눈을 비비며 아내처럼 얘기하자 지석은 만류했다.


“괜찮아. 씻기만하고 바로 나갈 거야.”


지석은 무심하게 대답하자, 여인은 지석의 몸을 쓰다듬으며 유혹하듯이 얘기했다.


“판사님. 기왕 씻으실거면, 아침의 시작을 뜨겁게 하는건 어떠세요?”


여인의 말에 지석이 웃으며 그녀의 허리춤을 끌어안고는 얘기했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본 여자 중에 네가 가장 음탕하단 말이지. 그게 너의 매력이야.”


“아흥. 몰라요.”


“부끄러운 척 하기는”


저녁에 뜨겁게 정사를 나눈 두 남녀는 아침부터 다시 그 뜨거움에 불이 붙었고, 아침부터 끓어오르는 욕정을 풀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 다시 올 거죠?”


그녀가 살짝 미소를 띠며 물었다.


“글쎄, 일이 끝나면 생각해볼게. 바쁘지 않으면.”


지석은 그녀의 질문을 회피하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그가 확답을 짓지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숙소에서 다른 여성과 즐기기로 했기 때문, 내연녀의 매력이 솔직하고 당당한게 매력이었다면 오늘 만나는 여성은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여성이었다. 그런 여자를 침대에서 바꿔버리는 것도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석이었다.


출근을 위해 길을 나선 김지석은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켰다.


[오늘 대통령 각하께서는..]


라디오 내용과는 다르게 옛날 생각에 잠겼다. 돈이 없어서 지역의 명문대를 진학했었고, 졸업하고는 집안의 소개로 아내를 만났었다. 순진하고 목석같은 여성이라 어떤 매력도 느끼지 못했고 결혼생활이 즐겁지 않았다. 슬하에 아들 한 명이 태어난 이후에도 그녀와는 딱히 정이 들지 않았다.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출세길에 오르며, 유망한 집안과 결혼하는 동기들을 보며 부러웠다. 일찍 결혼해서 마누라라고 불리는 년한테 발목잡혀서, 그의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유부남이라는 점을 이용한 그였다. 판사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다녔고, 여성과의 잠자리를 게임과 같이 즐기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였다.


“아참.”


그는 차를 돌려서 출근길 번화가에 잠시 주차한 뒤, 가판대를 두고 무료로 나눠주는 일간베스트를 집어갔다. 출근해서 재판기록을 대충 살펴보고는 남는시간에 일간베스트에서 나오는 소설과 퀴즈를 풀어나가는 것이 하루의 재미있는 일과 중 하나였다.


자신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많은 재판과 관련한 문서들이 쌓여있었다. 이 중 대부분은 ‘군북사건’과 관련한 문서였다. 사건에는 변호인들의 증거와 증인 신청에 관한 부분, 그리고 변호인 의견서와 가족들의 탄원서였다. 그에 반해 검사 측에서 제출한 서류는 피고인들이 자백했다는 진술서 하나 뿐이었다.


“깜냥도 안되는 것들이 쓸데없이 사람만 귀찮게 하고 있어”


김지석이 볼 때, 두 변호사는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인간들이었다. 정의? 그런건 모르겠고 출세가 얼마나 소중한건가. 판사라는 타이틀 하나로 여자들이 넘어온다. 내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며 빌고 있다.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데, 뭣하러 귀찮게 정의를 외치나? 권력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게 장땡이지. 이 사건은 군부의 핵심에서도 관심있는 사건이라 그들이 원하는 입맛에 맞추려고 하는데, 변호인이라는 것들이 계속 귀찮게 해서 짜증이었다. 그냥 빨리 인정하면, 판결도 빨리 끝나는 것을, 어줍 짢은 빨갱이랑 고졸 출신 변호사가 뭉쳐서 자신에게 덤비려고 하는게 맘에 들지 않았다.


귀찮은 두 변호인이 제출한 서류와 가족들의 탄원서를 대충 훑어본다음, 지석은 아까 가져왔던 일간베스트를 보기 시작하였다. 신문의 두 번째 페이지에 단신으로 실린 기사가 그의 눈길을 끌었다.


[욕망의 화신이 되어버린 판사]


그는 흥미롭게 기사를 읽어내려갔다,


「국민의 법과 정의를 수호해야 할 판사가, 법정 밖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판사로 재직하고 있는 A씨는 사적인 삶에서 음란한 사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일찍이 결혼을 하였음에도 여러 여성들을 만나고 있으며..」


“진짜 병신같은 새끼네. 이런걸 걸리냐. 할려면 제대로 하든가.”


그는 자신이 아니라고 확신하며 기사 속의 인물을 비웃었다. 사진 하나없이 기사 내용만 단신으로 실렸고, 스스로를 그런 수준 낮은 인간과 동일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며칠 뒤 사진과 함께 터져버린 신문기사에서는 더 이상 웃을 수가 없는 지석이었다. 자신이 내연녀의 집에 들어가는 사진이 공개되었기 때문이었다.


[군사법정에서는 정의봉, 침실에서는 육봉을 휘두르는 군판사 김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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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76. 숙제가 많은 1982년 (2) 24.09.01 74 4 12쪽
75 E75. 숙제가 많은 1982년 (1) +1 24.08.30 81 3 12쪽
74 E74. 세 통의 전화 24.08.28 7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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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E72. 형제가 싸우는 이유 (2) 24.08.25 77 3 12쪽
71 E71. 형제가 싸우는 이유 (1) 24.08.23 89 5 11쪽
70 E70.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24.08.21 90 5 11쪽
69 E69. 두 개의 파벌 +2 24.08.19 97 5 11쪽
68 E68.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3) 24.08.18 148 4 11쪽
67 E67.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2) 24.08.16 93 4 12쪽
66 E66.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1) +4 24.08.14 106 5 11쪽
65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24.08.12 89 4 12쪽
»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24.08.11 91 4 12쪽
63 E63.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2) 24.08.09 102 4 11쪽
62 E62.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1) 24.08.07 102 5 11쪽
61 E61. 권언유착 (3) +1 24.08.05 105 4 11쪽
60 E60. 권언유착 (2) 24.08.04 106 5 11쪽
59 E59. 권언유착 (1) 24.08.02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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