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통일한국, 장군의 아들로 회귀한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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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용선(用善)
작품등록일 :
2024.05.0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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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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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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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75. 숙제가 많은 1982년 (1)

DUMMY

“네? 뭐라고요?”


회의를 한다고 해서 찾아갔더니 대형 떡밥을 언급하고는 아무렇지않게 있었다.


“이해 못했습니까? 김대중을 미국으로 보내자구요”


이번 회의에 참석한 노신영 외무부장관이 내게 말했다. 당최 세 명의 만남에 갑자기 이 자가 왜 끼어서 이런 논란거리를 얘기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해는 했습니다만, 너무 무리수 아닙니까?”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왜 그렇게 생각하긴. 김대중과 김영삼은 민주화이후 결국 대통령까지 한 사람들이다. 민주화 투사라는 점으로 보나, 대통령까지 한 점으로 보나 외국에 보내놓으면 어떻게든 나중에 다시 돌아올꺼다. 원역사에서도 반대세력이 말하는 앙망문이라는거 써놓고 결국 돌아오시지 않았나?


“외국으로 보낼 명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억지로 보내게 된다면 국가에 대한 대외적인 여론이 좋지않을텐데요.”


세 사람의 결단력있는 표정을 보아하니 이미 몇 번이나 고민하고 나한테는 통보하는 것 같았다.


“김대중을 가택연금 계속한다는건 우리가 내세운 정책기조전환에 위배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외국에서의 여론도 있고 김대중의 가택연금을 해제해야한다지만, 그냥 해제했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그냥 가택연금을 풀어주면서..”


얘기하면서 주변을 보니 눈빛이 다르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이미 맘을 정하셨군요”


이 새끼들 그냥 답을 미리 정해뒀다. 자기들끼리 답정해놨으면 나 빼고 추진하면 되는건데 왜 날 불러서 이 지랄이야.


“정말 그게 우리한테 불리하다고 생각합니까? 지금 각하나 정권을 향한 여론이 나쁘지않아요.”


“맞아. 최처장. 다큐멘터리 방영 후, 솟구치던 정부 지지율이 국정기조전환 발표로 인해 더 올라갔네. 중간에 비록 위기가 있었지만 국무총리의 기자회견과 뒷수습으로 오히려 국정지지율이 반등하고 상승했다네”


나도 알고 있다. 그거 전부 다 내가 판을 짰던 설계다. 통일문제로 두들겨맞던 독재정권의 지지율을 올라가는 판을 짜줬더니 뭘해도 되는 줄 안다.


“지지율이 상승한 이 때에 가장 위험한 정적으로 볼 수 있는 김대중이를 제거해야하지않느냐 말일세.”


“우리야 생각은 정했는데, 이런 방면에서 최처장이 또 좋은 생각이 있는가 싶어서 부른겁니다”


아니. 지금 자기들이 하고싶은대로 할껀데 방법을 가져오라는건가? 없는 방법을 왜 요구하는건가.


“이번 건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밖에 없을것이라고 봅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나?”


“네. 김대중을 어떤 식으로든 보내면 반발이 있을겁니다. 그 반발에 모든 정국이 주목할겁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정국에 주목하지않게 만드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를 더욱 활성화 시키고, 연예계에서 이슈를 만들어서.”


나의 말에 김재규와 김성진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들 옆에 노신영 외무부장관이 계속해서 얘기했다.


“제가 말씀드린대로 하시지요.”


김재규가 염려스러워하며 얘기했다.


“그건 무리가 있어요. 외신에서도 우리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데 김대중의 측근을 체포하면 말이 나올겁니다”


뭔가 원역사랑 비슷하게 흘러간다. 김대중이 망명을 간 것에 원역사의 안기부장인 노신영도 기여했다. 그가 가서 체포되어있는 김대중의 측근들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치료같은 것을 하기위해 미국으로 건너가는걸 권했다고 들었는데. 말이 권한거지 협박아닌가. 대놓고 협박하자는 얘기를 할꺼같은데 별로 듣고 싶지않았다. 그런 내 표정을 읽은 것인지, 아니면 김성진 장관이 말했다.


“그렇다면 좀 더 정국을 지켜보고 결정합시다.”


그는 당장 결정을 내리지않았다. 우리의 최종결재권자는 대통령이지만, 결국 이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측근인 그가 1차적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중정에서의 회의가 끝나고 로비에 서자, 함께나온 노신영 외무부장관이 내게 물었다.


“최처장. 정말로 그냥 김대중을 두어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왜 이렇게 질척거려. 날 설득할려고 하는 것 자체도 별로 맘에 들지않았다.


“자발적으로 나간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지만 괜히 등 떠밀면 이상해지지않겠습니까?”


돌려서 말하는 말에도 자기가 듣고싶은데로 듣고 있었다.


“그래서 그걸 도와달라고 한건데 계속안된다고 말씀하시니까 그런거 아닙니까. 김대중이 이 나라에 있으며 각하께서 언제 또 가택연금을 할지몰라요. 그런 인물을 국가에 두어서 리스크를 만드느니 대미관계에 문제가 생기니 차라리 그냥 미국으로 보내는게 낫다고 생각한겁니다.”


다짜고짜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나름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다. 근데 이 분이 간과하는게 있네.


“뭐. 우리가 김대중씨를 어찌저찌해서 미국으로 보낸다고 칩시다. 그 분이 평생을 그렇게 미국에 있을꺼 같습니까?”


나의 말에 노신영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마 외국으로 보내면 다시 한국으로 못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 아닐까? 자국의 탄압을 피해 외국으로 망명한 수많은 민주화 운동가들이 있었고, 그들 중 일부는 망명생활을 접고 자국에 돌아가면서 자국민주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평생을 미국에서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지지율이 높을 때가 아니면 그를 쳐낼 기회조차 없을꺼요”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자신감있게 만든건지 모르겠다. 내가 뭐라고 말해도 결국 저지를 인간들이다. 그냥 답변을 유보하는게 낫겠다.


“제 뜻과는 다르지만 생각해보다가 좋은 묘수가 나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나는 관용차를 타고 중정을 나와 다시 원호처로 향했다. 독재정권에서 내 이미지 좀 따보겠다고 몇 건했더니 자기들이 여론을 완전히 장악한 듯 착각하고 있었다. 박정희도 저렇게 생각할려나?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꺼같은데. 여러모로 복잡한 상황이었다. 원호처로 복귀해서 업무를 빠르게 마무리한 후, 집으로 향했다. 해원이가 걱정하니 당분간 일찍일찍 다녀야지라고 생각하고 집에 도착하니, 집안에서 찬송가 소리가 흘러나왔다.


“무거운 짐을 나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때”


집 대문과 현관문을 열고 조심스레 들어가자마자, 해원이와 눈이 마주쳤다. 해원이는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가락으로 자기 옆으로 가리켰다. 나는 거실에 둘러앉은 권사님과 집사님 뒤로 조용하게 걸어가고는 해원이 옆에 살포시 앉았다.


“오늘 목사님 심방이 우리집이었어?”


“말하는걸 깜빡했어요. 회의 때문에 당연히 늦어질줄 알았구요”


하긴 내가 저녁을 좀 많이 비웠어야지. 맨날 야근할 수 밖에 없는 거지같은 노동환경.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된지 5분 지났을까. 근무하고 설교를 들으려고 하니까 졸음이 쏟아지는걸 억지로 정신력을 짜내며 버텨내고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국무위원인데 목사님 심방설교 중에 졸았다는 소문 퍼지면 진짜 개망신이다.


아아악.


눈꺼풀이 내려가는걸 억지로 버티는데, 그걸 본 해원이가 옆에 서 내 허벅지를 꼬집었다. 아오. 이거 멍들겠네. 해원이가 나를 노려보고있었다. 무서워. 해원아. 그러지마. 어떻게 몇 번의 위기를 넘기고 나서야 설교가 겨우 끝났다. 설교와 목사님의 축도까지 끝나고 나서 예배가 끝나고 나는 우리집을 방문한 교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못오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뵙네요”


“목사님 오시는데 와야죠. 조금 늦었습니다”


해원이가 식사를 퍼고, 나는 자연스럽게 거실에 손님들 대접을 위한 좌식용 식탁을 펴고 있었다. 집사님이나 권사님들이 나를 쳐다보면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대체 왜 저러는거야? 테이블을 펴고, 식사를 모두 차리고 착석했다. 해원이가 진짜 신경많이 썼구나. 해원이표의 맛난 음식들이 잔뜩 깔려있었다. 그냥 밥먹으려고 시작한 그 때 목사님이 생각지도 못한 발언을 하셨다.


“최민성 성도님, 식사기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목사님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해원이를 포함한 모든 교인들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모태신앙이었지만 기도 안한지 너무 오래되서 뭐라고 해야될지 모르겠는데, 나는 척추에서 말을 뱉듯이 그냥 생각나는대로 바로바로 말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이렇게 성도님들과 목사님을 우리 집에 모시고 식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기도드리게 되었는데, 예전 같지 않아 조금 긴장도 되네요. 그래도 오늘의 기도를 통해 주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얘기를 하고나니 또 뭔말을 해야될지 모르겠네. 앞에 보인 음식을 보니 그냥 떠오르는대로 말을 뱉기로 했다.


“특히 오늘의 음식은 정말 특별합니다. 주님, 제 아내의 요리 솜씨가 이렇게 뛰어나다는 것은 저만 알고 있기엔 아깝습니다. 그래서 오늘 성도님들과 목사님께도 그 은혜를 나눠드리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이 음식이 모두의 건강과 기쁨이 되게 해주시고, 제 아내가 이렇게 훌륭한 음식을 매일 해주실 수 있도록 항상 은혜를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내 기도에 여기저기서 조금씩 웃음소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렇게 하는거 아닌가? 아무튼 그냥 마무리할 때가 된거같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리며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도가 마무리되자마자 좌중에 앉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해원이를 보니 얼굴이 빨개진체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니 자랑스러워해도 될 요리실력을 말한건데 왜이렇게 부끄러워하지? 이렇게 보면 자신감이 너무 없다니까


“아. 처장님. 너무 재미있어요. 누가 신혼아니랄까봐.”


“저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음식 맛이 너무 기대가 되네요”


담임목사님이 말씀하시면서 음식을 집기 시작하시고, 나는 기분이 들떠서 얘기하기 시작했다.


“맛있죠? 제가 집밥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아아악~해원이가 또 허벅지를 꼬집기 시작했다.


“그만 좀 해요. 제발!”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었지만, 자연스럽게 교인들간의 교제의 시간이 이루어졌다.


“그럼 이번주는 모든 성도님들 집에 돌아다니시는겁니까?”


“네. 그럴꺼같습니다.”


집 들릴 때 마다 설교하고 밥먹고, 어려움을 들어주고, 뭐랄까 목사도 쉬운직업은 아님이 분명하다. 내가 이런생각 하고있는 찰나 목사님이 나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저. 민성성도님께 부탁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네. 말씀하시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면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래도 명색이 국무위원인데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 부탁을 무시할 수가 있나? 불법적인거만 아니면 괜찮다.


“사실 교인들과 언제 한 번 이희호 권사님 댁에 방문을 해야하는데, 도움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번에도 한 번 예배를 드리러 성도들과 갔더니, 앞에 계신 분들이 저와 다른 분 딱 두 분만 들어오라고 해서 두명이서 다녀왔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가고 싶어했는데”


아니. 목사님. 불법적인거보다 더 어려운 일인데. 안그래도 그 집 바깥양반과 관련된 일 때문에 골머리아프다가 왔는데 여기서도? 약간 본능적으로 나도 모르게 표정을 찡그린건지, 난감한 표정을 지었던건지 알 수는 없지만 목사님이 이를 보고 말씀하셨다.


“역시 제가 괜한 부탁을 드린거겠지요? 난처하게 만들어서.”


목사님의 얘기에 갑자기 문득 번쩍이며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한 번 전화해보겠습니다. 혹시 내일 다시 연락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작가의말

미리 예약 업로드를 걸어놓지못해 늦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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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74. 세 통의 전화 24.08.28 74 3 11쪽
73 E73. 형제가 싸우는 이유 (3) 24.08.26 71 3 12쪽
72 E72. 형제가 싸우는 이유 (2) 24.08.25 78 3 12쪽
71 E71. 형제가 싸우는 이유 (1) 24.08.23 90 5 11쪽
70 E70.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24.08.21 90 5 11쪽
69 E69. 두 개의 파벌 +2 24.08.19 98 5 11쪽
68 E68.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3) 24.08.18 148 4 11쪽
67 E67.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2) 24.08.16 93 4 12쪽
66 E66.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1) +4 24.08.14 106 5 11쪽
65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24.08.12 90 4 12쪽
64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24.08.11 91 4 12쪽
63 E63.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2) 24.08.09 102 4 11쪽
62 E62.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1) 24.08.07 102 5 11쪽
61 E61. 권언유착 (3) +1 24.08.05 105 4 11쪽
60 E60. 권언유착 (2) 24.08.04 106 5 11쪽
59 E59. 권언유착 (1) 24.08.02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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