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통일한국, 장군의 아들로 회귀한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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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용선(用善)
작품등록일 :
2024.05.08 22:32
최근연재일 :
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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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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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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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74. 세 통의 전화

DUMMY

해주에서 나름 빨리출발했는데도 도착하니까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해원아. 오늘 우리 그냥 밖에 나가서 먹을까?”


내가 던진 말에 해원이가 잔소리를 하며 얘기했다.


“무슨 집에 돈이 많나요. 어제 해놓은 반찬있으니까 그냥 그걸로 먹어요.”


그냥 시켜먹어도 되는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에 해원이가 얘기했다.


“집에 밥이 없네. 오빠. 하숙집가서 밥좀 얻어와줄래요?”


21세기 사람인 내 기준에서는 이상한 말이 될수 있었지만, 그만큼 이웃간의 왕래와 교류가 활발했다는 증거 아니겠나? 사실 20세기의 끄트머리를 맛본 내 전생에서 아파트 살때를 기억해보면 집에 아무도 없다고 옆집가서 기다린 적도 많았다


“응. 알겠어.”


나는 집의 밥그릇을 들고 하숙집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하숙집에 얼마나 오랜만에 가는건지 모르겠다. 해외다녀오고 일 때문에 몇 개월동안 전혀신경쓰지도 못했었는데.


“아주머니. 저 왔습니다.”


내 목소리를 듣고는 미숙이 아줌마와 집에 있던 하숙집애들이 나와서 인사를 했다.


“민성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동한이와 준영이도 반갑게 맞아주며 얘기했다.


“형님. 너무 오랜만에 오셨어요. 잘지내셨어요?”


“아니. 형님 TV랑 신문에서 볼때도 어색했는데 여기서 보니까 더 어색하네”


“야 놀리지마라. 부끄럽다. 아주머니 밥 좀 얻으러왔어요.”


내 말에 아주머니는 양손에 있는 밥그릇에다가 밥을 퍼고 계셨다


“다른 애들은?”


“훈아형이랑 재신이형은 고시 1차 얼마 전에 끝나서 2차 준비 몰두하고 있어요. 여자애들은 정희집에 놀러갔고, 민준이는 일 있어서 고향에 갔어요.”


“훈아랑 재신이는 시험 괜찮게 봤다니?”


동한이가 웃으며 얘기했다.


“별 다른 말씀없으시던데요? 두 형 모두 공부를 워낙 잘해서 그렇게 걱정은 안됩니다”


하긴 두 사람 다 고시가 안되는게 이상하다. 내가 이미 본 역사들이 있으니. 그렇게 얘기하는 사이에 아주머니가 밥을 가득 담아서 내게 다시 주셨다.


“여기 밥 있어요. 어디 다녀왔나봐? 우리 집 와서 먹어도 되는데.”


“이렇게 밥 챙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요”


그러고 나서 오랜만에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그 때였다.


“언니. 저 왔어요.”


아차차차. 해원이가 들어왔다. 손목시계를 보니 벌써 30분이 지났다고?


“아니. 오빠는 밥 가지러간 사람이 왜이렇게 안오나했는데 여기서 얘기하고 있었어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건지 이런저런 반가운 얘기들을 하다보니 그만..”


“빨리 가요. 국 다 식고 있어요”


두 손에 밥공기를 들고 있으니 해원이의 등짝 스매싱공격을 막을 수가 없다. 바깥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등짝 맞는 남편이라니. 아버지가 말씀하시고 강조하신 가장의 권위라는건 나에게는 별로 없어 보였다.


“해원아. 그냥 우리집에서 먹고 가지”


아주머니의 친절에 해원이가 괜찮다고 사양하며 얘기했다


“아니에요. 언니. 공부한다고 오빠 없을 때 많이 얻어먹었잖아요. 집에 반찬차려놔서 밥만 있으면 괜찮아요.”


우리가 나가려고 하던 그 때, 준영이가 말을 건냈다.


“형님. 그럭보니 하문이가 형님 한 번 찾아뵈야한다고 얘기하던데요”


인생 최애곡을 부르신 가수님께서 나를 만나기를 원하다니 이정도면 성덕의 반열에 올라선 것 아닌가?


“그래? 시간을 맞춰봐야겠네. 편하게 연락하라 그래. 아니면 나한테 하문이 연락처를 가르쳐주고”


“제가 하문이한테 형님 연락처를 건낼께요”


“그래. 나중에 우리 같이 밥이나 먹자!”


“네. 형님.”


그렇게 나와 해원이는 하숙집을 나오고 나서는 집에 도착해서는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다먹고나니 집에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따르르릉


“여보세요?”


“형님. 저 하문입니다.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응. 하문아. 별일없지? 형이 너무 바빠서 연락하기 힘들었네. 미안하다”


“아닙니다. 나랏일 하시는데 그러실 수도 있죠. 조만간 저희 앨범이 나와서 형님께는 꼭 직접 드리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언제쯤 시간 괜찮으세요? 형님 시간되실 때 찾아뵙겠습니다.”


와. 마그마의 명반을 내가 직접 받는다고?


“평일에는 저녁에 왠만하면 있고, 주말에는 오후가 괜찮아”


수화기 너머로 하문이는 멤버들과 얘기를 나누더니 내게 대답해주었다


“형님. 그러면 제가 금요일 저녁에 형님 댁으로 찾아가겠습니다”


최애가 음반을 가지고 우리집에 오는 삶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래. 그러면 내일 저녁에 보자”


“하문씨에요? 무슨 일이래요?”


전화를 끊자마자 해원이가 내게 물었고, 나는 기분좋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응. 앨범이 나왔는데 나한테 직접주고 싶다고 그러네? 아마 내일 저녁에 올꺼같아”


“그러면 정식가수로 데뷔하는거에요? 잘됐으면 좋겠다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면 마그마 멤버들은 각자의 문제로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 하나를 남기고 하문이만 가수로 데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에 멤버들의 사인을 받아두면 가질만한 가치가 되는거다 이건.


따르르릉


걸그룹 팬미팅을 일주일 남긴 삼촌팬 마냥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금요일 저녁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 또 전화가 왔다. 하문이가 무슨 말을 하는걸 까먹었나?


“여보세요?”


“최처장. 김재규입니다.”


독한새끼들. 어떻게 일요일 저녁에 전화걸 생각을 하냐. 이 새끼들 내 미행해서 내가 해주에서 돌아온거 알고 지금 보고가 되어서 바로 연락한건가?


“부장님. 일요일 저녁인데 혹시 무슨 일 있으십니까?”


“사실 어제 할말이 있어서 오후에 급히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전화를 안받더군요. 집에 아무도 없던데 어디 다녀오신거요?”


“아버지께서 급히 좀 보자고 하셔서 해주를 다녀왔습니다”


“그렇군. 내일 오후 2시에 중정에서 회의를 할 수 있겠소? 중요한 일입니다.”


정권의 2인자가 까라면 까야지. 이럴 때 보면 권력이란게 정말 힘을 발휘한다. 시간 비우라면 비워야하니까.


“알겠습니다. 원호처에 들렀다가 시간 맞춰서 중정으로 가보겠습니다.”


하문이와의 통화로 기분이 좋았는데 우리 재규성님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복잡한 사건 해결하느라 신경을 너무 많이 썼고, 집안사정도 개판이 되버려서 수습해야하는데. 여기저기서 부려먹을려는 놈들은 많은데 금전적 보상이 없다. 내 몸 속에 흐르는 빨간색 본능이 마구마구 샘솟기 시작했지만 억누르려 했다.


“중정이에요?”


“응. 내일 회의 좀 참석해달라네. 어제 오후에도 전화했었다는데”


전화했을 리가 없지. 미행하는 놈들이 몰랐을 리가 있나.


“아. 어제 오후에 집 나가는 중에 전화가 오길래 받으려고 하니 끊겼어요. 그 전화인가 본데.”


응? 진짜로 전화가 왔었다고? 내가 집에 없는걸 아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행을 떼버렸나? 그렇다고 하기엔 해주에서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미행이 붙는걸 확인했었다. 나는 집안에서 창가 쪽을 바라보는 척하며 집 주변을 살펴보았다. 나를 미행했던 차량은 우리 집 앞에 있었다.


중정일까? 보안사일까? 대통령 비서실? 누군지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아직도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어쩌면 더 철자하게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태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해원이와 비슷한 나이 또래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태현씨 집 맞습니까? 태현씨와 일하는 최민성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처장님. 바깥사람으로부터 얘기많이 들었습니다. 안사람 박보영이라고 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수씨였구나. 그렇게 제수씨가 태현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태현이가 전화를 받았다.


“형님. 전화받았습니다.”


“태현아. 혹시 너한테는 미행붙는 사람이 없었냐?”



태현이가 목소리를 낮추며 대답했다.


“없었습니다만. 무슨 일 있으십니까?”


태현이에게는 따로 사람을 안붙인건가? 중정이야 태현이를 신문사 직원으로 보고 우리 집에 출입하는걸 별로 신경쓰지않았을수도 있지만 대통령 경호실이나 보안사에서는 나를 다털고자 주변인물도 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 붙는 미행이 뭔가 좀 달라진거 같아서, 너한테도 붙었나 의심되서 말이지.”


태현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혹시 우리가 했던 일들이 들통난겁니까?”


“그런건 아닌거 같아. 그랬으면 이미 우리한테 들이닥쳤겠지. 김재규쪽이 아니라 보안사쪽일 수도 있을꺼같은데. 그쪽이면 날 파고들다가 너와 형에게도 미행이 붙을꺼같다는 생각이들어서 연락했어.”


“주변을 예의주시하겠습니다. 형님도 몸조심하세요.”


“그래. 당분간 군북사건과 부림사건과 관련된 사람과의 만남은 자제하고”


“안그래도 얼마 전 김병수 변호사와 통화했습니다. 김지석 판사는 간통죄로 기소되어 맡고 있던 재판에서 모두 물러났다고 합니다. 담당 판사도 바뀌었고, 재판의 흐름이나 여론도 완전히 바뀌었으니 나머지는 자신과 노무현 변호사가 마무리하겠다고 합니다. 부림사건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노력했던게 허사가 아니게 된 것을 확인해서 다행이었다. 또한 그림자에서 돕는 우리의 처지를 이해한 두 사람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는 그림자가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해서 두 사람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날이 오면 좋을련만.


“안그래도 민석이형님도 그렇고 형님도 해주가셨다는데 잘 되셨습니까?”


나는 태현이에게 해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민종이가 신문사를 그만두는 것까지 얘기했다.


“그렇게 되었군요. 동생분이 그만두시는건 아쉽습니다."


"나도 그래. 근데 이거 더하다가 형제 간에 분란생길꺼같은데, 어쩌겠어."


"일단 업무관련해서는 민석이형님과 충분히 논의하겠습니다.”


“그래. 아무튼 몸 조심해라. 태현아.”


“네. 형님두요.”


짧지않은 통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놓자, 해원이가 옆에 서있었다. 통화내용을 들은 것인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오빠가 매일 아주버님이랑 태현씨랑 얘기하던 일이 그렇게 위험한 거였어요?”


걱정끼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얼추 들었으니 솔직하게 얘기할 수 밖에 없는걸까. 가급적이면 끝까지 알리고 싶지않았건만.


“응. 아무래도 우리가 하는 일처리방식을 정부에서는 싫어하다보니 이런저런 걸 비밀로 진행했어. 지금 그러한 부분에서 어느 기관인지 모르겠는데 의심하고 미행이 붙은거 같아”


이전에도 미행이 붙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괜한 걱정을 끼치는게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해원이를 붙잡고는 얘기했다.


“우리한테는 아무 일 없을꺼야. 너도 평상시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집에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거야. 알겠지?”


해원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은 그대로였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눈을 보며 얘기했다.


“알겠어요. 제 걱정은 하지말고 몸조심하세요.”


“응. 알겠어. 몸조심할게”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 주말이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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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85 24.09.16 46 3 11쪽
84 E84 24.09.15 46 3 12쪽
83 E83 24.09.13 54 3 11쪽
82 E82. 24.09.11 53 3 11쪽
81 E81. 24.09.09 65 4 12쪽
80 E80. 24.09.08 60 4 11쪽
79 E79. 24.09.06 64 3 11쪽
78 E78. 24.09.04 64 4 12쪽
77 E77. 숙제가 많은 1982년 (3) 24.09.02 69 2 11쪽
76 E76. 숙제가 많은 1982년 (2) 24.09.01 74 4 12쪽
75 E75. 숙제가 많은 1982년 (1) +1 24.08.30 82 3 12쪽
» E74. 세 통의 전화 24.08.28 75 3 11쪽
73 E73. 형제가 싸우는 이유 (3) 24.08.26 72 3 12쪽
72 E72. 형제가 싸우는 이유 (2) 24.08.25 78 3 12쪽
71 E71. 형제가 싸우는 이유 (1) 24.08.23 90 5 11쪽
70 E70.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24.08.21 90 5 11쪽
69 E69. 두 개의 파벌 +2 24.08.19 98 5 11쪽
68 E68.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3) 24.08.18 148 4 11쪽
67 E67.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2) 24.08.16 93 4 12쪽
66 E66.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1) +4 24.08.14 106 5 11쪽
65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24.08.12 90 4 12쪽
64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24.08.11 91 4 12쪽
63 E63.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2) 24.08.09 102 4 11쪽
62 E62.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1) 24.08.07 102 5 11쪽
61 E61. 권언유착 (3) +1 24.08.05 105 4 11쪽
60 E60. 권언유착 (2) 24.08.04 106 5 11쪽
59 E59. 권언유착 (1) 24.08.02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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