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통일한국, 장군의 아들로 회귀한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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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用善)
작품등록일 :
2024.05.0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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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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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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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DUMMY

[김모 판사의 전 내연녀 중 한 명인 A씨는 그와의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처음에는 판사라는 직업과 말끔한 그의 모습에 이끌렸어요. 유부남인 것을 알게된 뒤에도 자신은 아내를 사랑하지 않으며, 저를 사랑한다고 얘기하면서 조만간 이혼할꺼라고 하더라구요.’ A씨는 김판사가 데이트를 할 때는 다정하면서도 언제나 변태적인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A씨의 증언에 기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변태적인 행위였는지 얘기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복종할 것을 요구했으며, 성관계를 할 때마다 욕설을 퍼부으며, 때때로 그녀의 몸을 때리기도 했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견디기 힘들던 그녀가 어렵게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하자 다른 여성과 비교하는 폭언을 던지고는 그녀를 떠났다고 얘기했다.]


캬. 기사 한 번 끝내주게 잘 뽑힌거 같다. 여기서 좀 더 노골적으로 쓰면 기사가 아니라 야설이 되니까 쓰지는 못한다. 이렇게 노골적이면 이 시대 사람들한테 쓰레기로 낙인찍기 십상이지.


“형님이 말씀하신 대로 3일 뒤, 다음 기사는 이렇게 준비될듯합니다.”


태현이가 3일 뒤 올라갈 기사내용을 내게 공유했다.


[군사법원 김지석 판사, 군대의 정의를 수호한다]


기사 내용에는 별것이 없었다. 김지석 판사의 약력이라든가, 그의 삶에 대해서 소개하는 정도이다. 그가 어느 대학을 나왔고, 고향이 어디고, 가족이 누구고 그 정도다. 사생활 얘기는 하나도 없다.


“야. 이거 괜찮은거냐? 누가봐도 앞에 말했던 불륜판사가 김지석인거 가르키는걸로 보일텐데?”


“형. 세상에 김씨가 한 두명이야?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성씨가 김씨야. 군판사가 김지석만 있는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 기사는 그저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공직자를 소개하는 기사일뿐이지. 국민들도 우수한 공직자는 알아야지 안그래?”


형. 이게 21세기형 보도야. 이런 보도방법을 어디서 배웠냐고? N번방 사건 때 뜬금없이 연예인들의 우정에 대해서 얘기한 기사가 나온것에 착안해서 기획한 거다 . 너무 시대를 앞서나가서 형이 이해를 하지 못한다. 나의 선진 기법을 이해하지 못한 민석이형이 고개를 가로지으며 말했다.


“네가 내 동생이라서 다행이다. 이게 좀 악랄한 방법인거 같은데.”


당연히 악랄한거지. 그렇다고 알게 된 이상 억울한 사람을 안도와줄수는 없지않나? 게다가 첫째형도 끼어있는데?


“그나저나 신문사 건물이 생각보다는 좀 작네?”


이 얘기를 계속하면 불편하니 나는 화제를 신문사 건물로 돌렸다.


“좀 대박나고나면 새로 사옥을 짓던가 해야지. 기대해라. 광고도 전국에서 막 쏟아지고 있다.”


내 생각보다 필요이상으로 신문이 대박나버려서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중정에서 일부 기업들을 압박해 미리 몰아준 광고물량도 있었으니까 재정적으로는 오히려 풍족한 상황이었다.


“형. 신문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스포츠 관련 대회 개최나 후원같은 것도 하면 좋지않을까?”


“그것도 괜찮네. 한 번 알아볼게.”


“그럼. 나는 청와대에 들어가봐야해서 가볼게. 가다가 잠시 들린거라서”


“지난 번에 말한 그거지?”


“응. 아무래도 한달이 다되가다보니 반일감정 떡밥이 처음만큼은 위력이 없잖아. 정책기조전환을 함으로써, 정권에 대한 지지율 상승에 못을 박아버리려는 거겠지.”


빠르고 인위적으로 만든 여론이었기 때문에 열기가 오래갈 수는 없었다. 그래도 IOC를 상대로하는 캠페인을 벌리고, 방송도 하면서, 중간 중간에 나도 주목받을만한 독립기념관 건립과 같은 떡밥을 던지니까 유지할 수 있었겠지.


“그래. 잘 들어가봐. 특이한거 있으면 얘기해주고.”


“응. 태현아 너도 수고해.”


“네. 형님.”


그렇게 일간베스트 건물을 나오고는 청와대로 향했다. 몇 달간 큰 그림그렸던 내용들이 슬슬 결과가 나올텐데 어떻게 될지 방심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청와대에 도착하자마자 전체 국무위원들이 있는 장소로 향했다.


“매번 이렇게 국무회의에서 보는구만. 최처장.”


국무회의 때 항상 옆자리에 착석하는 노태석 이북개발청장 나에게 먼저와서 인사를 건냈다.


“청장님. 제가 먼저 인사드렸어야했는데 죄송합니다.”


“누가 먼저 인사하는게 중요한가. 이북동포들을 위해서 최장군님께서 힘써주신다는 얘기를 들었네. 신문사도 잘 나가고 있다지?”


“다 동포들이 도와준 덕아니겠습니까. 청장님께서 평양과 이북을 발전시키신다는걸 듣고 아버지가 많이 도와드리라고 했습니다만, 도움이 되질 못해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자네가 이북사람들의 희망이 되고 있어. 내 이북에 돌아다니다보면 전쟁에 패배했어도 자네를 보고 입신양명을 꿈꾸는 동포들이 있단 말이지.”


“청장님 말씀이 절 부끄럽게 만드는군요”


“부끄럽기는 무슨 그럴 필요 없네. 자네가 누군가의 희망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해주게!”


그렇게 노태석 청장과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는 와중에 대통령이 들어왔고, 당연히 모든 국무위원들은 착석할 수 밖에 없었다. 박정희가 들어오는 뒤에는 청와대 비서진과 김재규, 김성진 장관이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이북출신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저들과 완전히 같은 위치가 되기는 어려운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같은 편이라고 믿고 있다면 이제는 감시하는 중정요원을 빼줄법한데도 말이지.


대통령이 앉고나서야, 모든 국무위원들이 앉았고, 국무총리 주재 아래에 각부처가 먼저 보고를 시작했다. 나를 포함한 국무위원들의 보고가 끝난 이후, 대통령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다들 오시기 전에 들어서 알겠지만, 오늘 있을 회의에서 여러 가지 사항을 논의하고, 다음 주 화요일에 언론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국무총리 얘기를 해주세요.”


대통령은 국정기조전환의 방향과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했는데 대략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1. 장발 및 미니스커트 단속과 관련한 경범죄처벌법 개정

2. 야간통행금지 철폐

3. 북괴를 찬양하는 일부곡을 제외한 금지곡 해제 및 음반 사전검열 철폐

4. 음악 외 각종 문화분야에 대한 사전검열 철폐 및 자체등급제 실시

(단, 북괴를 찬양하는 내용 등이 있을 경우, 상영 등을 금지)

5. 프로스포츠 활성화


내가 원역사에서 알고 있고, 제5공화국이 단행했던 대다수의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좀 더 추가된 것이라면 음악이나 문화분야의 자율성이 더해진 정도? 내 말이 먹힌것일까라는 희망적인 생각이 있었다.


“이번 조치는 민족의 과업인 통일이 이루어지고, 그 체제가 안정적으로 흘러감에 따라 국민들에게 자유를 부여함과 동시에 한국식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키는 조치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한국식 민주주의 진일보. 그냥 유신공화국 ver 2.0이다. 민주주의 진일보라면서 선거나 정치체계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없다. 애초에 저기 내 아이디어도 들어가있는데 국무총리가 말장난 치는거 보니 우습다.


아무튼 국무총리의 얘기가 끝나자, 모두 침묵을 유지했다. 애초에 군사정권의 일은 top-down방식이다. 민주적인 의견 교환이 될까.


“혹시 의견이 있는 위원들 있습니까? 말씀 주세요.”


국무총리의 얘기에도 의견이 없었다.


“아니 원. 이렇게 의견들이 없어서야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라는 얘기를 해야할꺼 아냐.”


우리 각하께서 말씀을 하시자 몇몇 국무위원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역시 백성들을 생각하는 각하의 애민정신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이번 조치로 각하에게 더욱 감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겁니다.”


백성과 애민정신이라니 무슨 조선시대에서 넘어 온 인간들인가. 단언컨대 대한민국이 제대로 민주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고대방식의 사고를 가진 고위층 때문이다.


“최처장은 어떻게 생각해?”


사람 곤란하게 날 또 왜 찝어서 얘기하냐. 하고싶은 말 많지. 네가 내려오는거부터가 민주주의인데라고 말하면 여기서 바로 총맞아도 이상하지않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 북측 출신에도 박정희와 겸상하던 사람아닌가?


“저 역시 각하께서 용단을 내리셨다고 봅니다. 이 정책은 이 나라의 스포츠와 문화산업 발전에도 기여할껍니다”


나의 상세한 용비어천가에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국무위원들 역시 따봉을 날리기 일색이었다.


“그러면 원안대로 발표하도록 합시다. 국무총리는 정리해서 다음주에 발표하고.”


“네. 각하.”


“그럼 회의를 이만 마치도록 하지.”


국무회의가 끝나고 나서는 대통령이 나가면서 국무위원 한사람 한사람과 악수하며 나갔다. 군대 도열하는것도 아니고 참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대통령이 한 사람 한사람 인사하다가 내 차례가 다가왔다. 내 연기력이 필요한 순간이 왔구만.


“아, 최처장. 항상 고생이 많아. 독립기념관 건립 차질없이 준비 잘해줘”


나와 악수를 하고는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기했다.


“네. 각하. 국민들의 성원이 뜨겁습니다. 각하의 관심과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자네가 의견대로 원호처를 승격시키는 방안으로 법령을 개정할 거야. 잘 부탁하네.”


도게자를 할 수는 없으니,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얘기했다.


“네. 각하. 분골쇄신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젊은 친구가 이북출신인데도 민족관과 국가관이 참 투철하단 말이야.”


자신에 대한 나의 충성심있어보이는 행동을 민족관과 국가관으로 해석하다니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습니다. 각하. 그게 최처장의 가장 큰 장점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옆에서 김성진 장관이 맞장구를 치자 국무위원 모두가 웃기 시작했다. 나도 같이 웃고 있었지만 완전히 다른 생각이었다. 그들도 마찬가지아니겠는가?


그렇게 청와대 인사들과 대통령의 측근들이 지나가고, 국무회의 장소에서 사라지자 노태석 청장이 내게 말했다.


“최처장. 청와대의 신뢰를 받고 있는듯하구만.”


갑작스러운 얘기에 나는 그저 사람좋은 웃음으로 반응했다


“아직 젊은데다가 그저 열심히 일하니까 좋게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나에게 노태석은 아까 얘기를 나눌 때 웃던 표정은 사라지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충고 하나만 하지. 권력을 쥔 이들을 완전히 신뢰하지는 말게”


노태석. 김일성의 신뢰를 받던 북한 고위관료 출신 국무위원. 사실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아서 유신정권의 국무위원이 되었는지 의문이긴했다. 노련한 사람의 충고라면 깊게 새겨들어야지. 주변의 눈이 많아 길게 말할 상황은 못되었다.


“감사합니다. 청장님. 조만간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나도 안그래도 자네와 업무적으로 나눌 얘기가 있으니, 조만간 내가 원호처로 찾아가보지.”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노태석 청장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는 청와대를 나서는 차를 탑승했다.


“처장님. 댁으로 갈까요?”


“아닙니다. 사무실로 가주세요.”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순전하게 흘러왔다. 다음 주에 ‘북군사건’에 대한 공판, 국정기조전환 발표, 독일에서의 다큐멘터리 2부 방영이 동시에 된다.


큰 형 때문에 원치않게 북군사건이나 독일 다큐멘터리 제작에 엮이게 되었지만, 훗날 민주화가 이루어진다면 이 사건이 나라는 사람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되지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하며 원호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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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E82. 24.09.11 53 3 11쪽
81 E81. 24.09.09 65 4 12쪽
80 E80. 24.09.08 60 4 11쪽
79 E79. 24.09.06 6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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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76. 숙제가 많은 1982년 (2) 24.09.01 74 4 12쪽
75 E75. 숙제가 많은 1982년 (1) +1 24.08.30 81 3 12쪽
74 E74. 세 통의 전화 24.08.28 74 3 11쪽
73 E73. 형제가 싸우는 이유 (3) 24.08.26 71 3 12쪽
72 E72. 형제가 싸우는 이유 (2) 24.08.25 78 3 12쪽
71 E71. 형제가 싸우는 이유 (1) 24.08.23 89 5 11쪽
70 E70.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24.08.21 90 5 11쪽
69 E69. 두 개의 파벌 +2 24.08.19 98 5 11쪽
68 E68.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3) 24.08.18 148 4 11쪽
67 E67.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2) 24.08.16 93 4 12쪽
66 E66.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1) +4 24.08.14 106 5 11쪽
»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24.08.12 89 4 12쪽
64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24.08.11 91 4 12쪽
63 E63.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2) 24.08.09 102 4 11쪽
62 E62.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1) 24.08.07 102 5 11쪽
61 E61. 권언유착 (3) +1 24.08.05 105 4 11쪽
60 E60. 권언유착 (2) 24.08.04 106 5 11쪽
59 E59. 권언유착 (1) 24.08.02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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