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 통일한국, 장군의 아들로 회귀한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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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用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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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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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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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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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69. 두 개의 파벌

DUMMY

청와대에서의 회의가 끝나고 나서, 다른 이들은 모두 돌아갔다. 청와대 안에 남아있는 건 박정희와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였다. 아직 해도 지지않았지만, 박정희는 전두환과 노태우에게 위로의 술 한잔을 건내고 있었다.


“이봐. 아까 내가 사람들 앞에서 면박을 줬다고 서운했지?”


전두환과 노태우는 즉각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절대 아닙니다. 각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부족한 탓에 각하의 위명에 먹칠을 하였습니다. 뭐라 그러셔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각하. 용서해주십시오.”


두 사람의 절대적인 복종에 박정희는 웃으며 얘기했다.


“용서는 무슨. 다 자네들이 잘 되라고 했던 소리야. 내가 자네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지 않아?”


박정희는 비어있는 노태우의 술잔에 따르며 말하였다.


“그러고보니, 보안사령관은 나랑 이렇게 마시는게 처음이지?”


노태우는 처음으로 대통령과 술자리를 독대하며 벌벌 떨면서 대답하고 있었다.


“각하. 이렇게 챙겨주시다니 백골난망입니다. 각하와 조국을 위해 저와 보안사의 장병들, 그리고 하나회 동지들은 목숨과 뜻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자신을 국가와 동일시하는 그들의 태도를 보며 박정희는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자네들과 같이 조국에 충성하는 장교들이 있는 것이 내 자랑이고 기쁨이야.”


박정희가 말을 하며 건배를 권했고, 세 사람은 함께 잔을 들이마셨다. 술잔을 들이키고 난 후, 박정희는 불만족스럽다는 듯이 얘기하기 시작했다.


“김부장이 중정부장으로 있으면서 예전 중정답지 못하고 있어. 김형욱이가 마지막에 건방졌지만, 일은 잘했지.”


박정희의 말에 전두환이 한마디를 거들었다.


“중정원훈에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음지에서의 일을 저버리려 하고 있지않습니까.”


따르던 술잔을 놓은 뒤, 박정희가 노태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기했다.


“그래도 나한테는 두 사람이 있지않나. 두환이와 태우 자네가 이끄는 보안사가 내게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네.”


대통령의 얘기를 들으며, 노태우와 전두환은 역시 각하는 자신들의 편이라고 확신하였다.


“다만, 이번 건은 자네들이 한 발 물러나도록 해. 이대로하다가는 여러 방면에서 역풍을 맞을 수 밖에 없네.”


“죄송합니다. 각하. 면목이 없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그럴 수 있지. 나중에 자네들의 실력을 발휘해달라고.”


두 사람을 위로하며, 박정희는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 함정을 판것처럼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졌다. 마치 자신이 여기서 다른 선택을 하면 곤란해지게끔 만들었다는 느낌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자유주의적인 정책을 계속해서 주장하는 김재규와 김성진, 최민성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특히 최민성은 정말로 속을 알 수 없는 놈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쳐놓는것같으면서도 노태우나 전두환 같이 맹목적인 충성을 하지않는 놈이었다. 지애비처럼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수 있는 녀석이라고 의심을 지울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경호실장을 통해서 은밀하게 명령한 것은 어떻게 하고 있나?”


“네. 각하. 최민성에 대한 감시를 붙였습니다만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놈이 빨갱이 출신이라 굉장히 영악한 것 같습니다. 좀 더 집중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정희는 자신이 유신헌법을 통해 국가의 정점에 다달하고나서부터는 믿을 수 있는 2인자가 없었다. 그들이 결국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것처럼 보였다. 차라리 전두환이나 노태우처럼 완전히 납작 엎드려서 자신의 후계를 노린다면 모르겠지만, 김재규와 같은 몇 몇 이들은 대통령을 위한답시고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으니 아니 꼬울 따름이었다. 그런 놈들이 뭔가 더 많아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박정희가 생각하고 있을 때, 전두환은 문건 하나를 박정희에게 내밀었다.


“각하. 지난 번 말씀드렸던 사업들입니다.”


박정희는 전두환이 건낸 문건을 보더니,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거리도 깨끗하게 하고, 사람들에게 직업도 알선해주는 시설이니 명목상으로 너무 좋구만. 적극적으로 추진해보도록 해봐.”


“네. 각하. 실망하시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두환은 기쁜 표정으로 밝게 대답하였다.


세 사람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때, 김재규와 김성진, 노신영은 문공부 건물에 모여 그들과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까 최처장의 얘기에 의견을 보태줘서 고맙소.”


“국무위원으로 자신의 소견을 얘기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분명히 각하께서 판단하실 때 외교적인 부분의 영역도 고려를 하셔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말씀드렸습니다.”


김성진은 앞에 놓인 차를 한잔 들이키면서 얘기했다.


“그나저나 채장관님은 갑자기 젊은 최처장이랑 무슨 얘기를 할려고 부르신겁니까? 최처장도 여기서 같이 얘기해야하는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채장관님의 표정이 평소같지는 않았습니다만. 둘이서 긴밀히 얘기하고자 부르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전쟁이후까지 채장관님께서 국방부의 중심이 되어주셔서, 걱정이 되지않습니다. 안그렇습니까? 부장님?”


노신영의 대답과 말에 김재규는 노신영이 자신들과 결을 같이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번 건으로 각하가 무리수를 두지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장관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각하께서 국정기조전환정책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의지를 표명하고, 일부 행동을 하신다면, 레이건 대통령이 우리 정권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겁니다.”


노신영의 대답에 김성진도 기대하며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렇겠지. 내가 생각하는 각하라면 분명히 최처장의 의견을 수용하실 거야. 실제로 그 방법이 아닌 이상, 곤란해지실꺼니까. 지난 인혁당 재건위 사건 때 얼마나 곤란하셨는가?”


김재규가 격하게 공감하며 얘기했다.


“그 이후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은 것과 미국과의 관계가 냉각되기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참. 웃을일인지 모르겠지만 전쟁이 터지면서 주목을 덜 받게 되었죠.”


김재규의 얘기에 노신영이 궁금해하며 물어보았다.


“아참. 김부장님. 한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김재규가 궁금해하며 쳐다보았다.


“김대중씨는 도대체 언제까지 가택연금이 되는겁니까?”


노신영의 질문에 김재규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장관님께서도 아시다시피, 현 시점에서 야당 쪽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정치인이 하나는 김영삼이고 하나는 김대중입니다. 그 둘을 그냥 풀어두고 뭉쳐버린다면 정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노신영은 김재규와 김성진에게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정보기관이 유력한 야당인사를 가택 연금 해버리니, 해외에서 김대중의 주가가 점점 더 올라가면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각하의 경쟁자로 만들어주는 꼴입니다. 해외에서도 그렇게 야당지도자들이 주가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무부장관은 그에 대한 묘책이 있습니까? 그렇다고 김대중이 김영삼이랑 손잡고 노는 꼴은 볼수가 없는 것이고, 나도 일간베스트를 통해서 두 사람의 추문을 만들어볼까 생각했지만..”


김성진의 얘기에 노신영이 고개를 가로지으며 얘기했다.


“두 사람의 인품은 김부장이 잘알지 않습니까? 괜한 모함을 했다가는 역풍만 더 맞을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장관님. 최처장 그 친구가 매우 큰 유력한 정치인은 확실한 증거나 물증이 없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괜히 역풍 올 것이라구요.”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뭡니까?”


“김대중을 미국으로 보내시죠. 어차피 신체도 별로 좋지않고, 치료를 위해서 다녀오라고 적극적으로 권하는겁니다.”


노신영의 말에 김재규와 김성진은 솔깃하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괜히 거기 가서, 해외에서 우리 정부에 먹칠을 하는 활동을 하는거 아닙니까?”


김성진 장관의 우려스러운 의견에 노신영은 강하게 확신하며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


“그렇지는 못할겁니다. 오히려 미국에서의 생활은 객지생활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제약 될겁니다.”


김재규도 생각해보더니 동의하는 의견을 얘기했다.


“김대중에 대한 감시는 해외부서를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영향력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좋은 효과가 있을듯합니다. 노장관님이 얘기했던대로 치료명목이면 우리 그를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까지 어필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의견을 듣던 김성진은 다시 차를 한 잔들이키고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건은 각하께 조만간 공식적으로 제안드려봅시다. 두 사람의 말대로 치료명목등이 붙는다면, 자연스럽게 가택연금을 해제함과 동시에 국정기조전환정책에도 부합하다고 피력하는 것으로 언론을 움직여봐야겠군요.”


“그렇게 김대중이 사라진다면, 무난하게 84년의 총선과 대선도 무난하게 치를 수 있겠지요.”


김재규는 자신이 그 말을 내뱉고나서는 차를 마시고자 잔을 들고는 본능적으로 계산했다.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의 나이 66세였다. 그가 과연 언제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을까? 서울올림픽이 개최될 때는 70세가 넘어간다. 이런 회의와 비책들이 나라를 위하는 것인지, 박정희 개인을 위한 것인지 몇 년 전부터 그의 확신은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다.


“김부장.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합니까?”


김성진 장관의 말에 김재규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의 각하의 연세를 계산해보았습니다.”


김재규의 발언에 노신영과 김성진 또한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두 사람에게 김재규는 헛웃음을 치며 얘기했다.


“저는 이걸 계산하는 것 만으로도 아무것도 상상이 안가면서 답답한데, 최처장은 각하를 설득할 때 그런 말을 어찌했나 싶습니다.”


김재규의 얘기를 들은 김성진 역시 웃었고, 그 대화에 없던 노신영만 갸우뚱하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최처장이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뭐. 미국의 음악산업과 영화산업에 대한 얘기와 그에 대한 경제적인 효과를 애기하며, 그러한 문화산업은 자유에서 온다고 얘기를 했어요. 당돌하게 각하에게 국정기조를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김재규가 이어서 얘기했다.


“정확히 이렇게 얘기했지요. ‘불경스러운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각하께서는 씨앗을 뿌리시는 역할로 끝나실 수 있습니다.’”


차를 마시던 노신영은 발언의 수위에 놀라서 입에 머금고 있던 차를 옆으로 뱉고 말았다.


“최처장 그 친구는 젊어서 그런건지 너무 당돌한건지, 자기에 대한 믿음이 강한건지, 가끔은 미친사람 같아 보입니다.”


김재규의 최민성에 대한 평가에 김성진이 얘기했다.


“하지만, 젊은 것과 별개로 최처장의 판단력과 통찰력은 매우 뛰어나지않은가? 게다가 실제로 그가 계획하거나 설계한대로 일이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능력이 출중한 사람인건 분명하지.”


그렇게 세 사람은 멀리 있는 미래에 대해서는 묻어두고 주변 사람에 대한 얘기로 자신들의 모임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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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74. 세 통의 전화 24.08.28 74 3 11쪽
73 E73. 형제가 싸우는 이유 (3) 24.08.26 71 3 12쪽
72 E72. 형제가 싸우는 이유 (2) 24.08.25 77 3 12쪽
71 E71. 형제가 싸우는 이유 (1) 24.08.23 89 5 11쪽
70 E70.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 24.08.21 90 5 11쪽
» E69. 두 개의 파벌 +2 24.08.19 98 5 11쪽
68 E68.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3) 24.08.18 148 4 11쪽
67 E67.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2) 24.08.16 93 4 12쪽
66 E66. 재판은 변호인 쪽으로 기울어 가고 (1) +4 24.08.14 106 5 11쪽
65 E65.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4) 24.08.12 89 4 12쪽
64 E64.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3) 24.08.11 91 4 12쪽
63 E63.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2) 24.08.09 102 4 11쪽
62 E62. 경기가 불리하면 심판을 바꿔야지 (1) 24.08.07 102 5 11쪽
61 E61. 권언유착 (3) +1 24.08.05 105 4 11쪽
60 E60. 권언유착 (2) 24.08.04 106 5 11쪽
59 E59. 권언유착 (1) 24.08.02 12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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