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마스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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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s_
작품등록일 :
2024.05.11 14:13
최근연재일 :
2024.06.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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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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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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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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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랜드 마스터는 일깨웠다!

DUMMY

워 울프의 목이 날아간 순간.

예준은 깨닫고 말았다.


마나 그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기를 따로 쓰는 법을 알아낸 것이었다.

그가 깨달은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검을 쥐고 휘두른다.

마나를 담아내지 않고, 오로지 마나를 쓰는 것처럼 흉내를 낸다.

그렇다면 자동적으로 마나는 떨쳐내지고, 검에는 오로지 기운만이 남는다.


“생각보다 애를 먹었지만.”


경지에 이르는 게 원래 쉬운 일은 아니다.

예준이 이세계로 건너가 그랜드 마스터가 되기 이전에도,

그 경지에 이르기 위해 수도 없이 많은 노력을 했다.


마나를 감지해내는 법, 그것을 방출하는 법.

술식에 담아내고 작동하는 법.


그리고 기본적인 운용법과 병법, 그리고 모든 병기를 다루는 법등.

무술에 대해서는 안 배운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숙지하고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연습, 그리고 단순한 반복.’


이것이 제일로 중요했다.

무엇이든지 간에 대가리가 깨지면서 들이 박아야 숙련될 수 있었다.


그 대가리가 봉합이 될 시간을 두면서,

그리고 완전히 부서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스승의 역할이기도 했다.

예준을 가르쳤던 마스터들은 그가 죽지 않도록, 그리고 경지에 오르도록 도와준 은인 같은 사람들이었다.


“마스터들이 없었으면 이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오지도 못했겠지.”


예준은 검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배우는 것은 간단하다, 그것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어려울 뿐.


그리고 예준은 그것에 대한 습득 능력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힌트를 듣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

그 기이할 정도로 빠른 습득력에 그랜드 마스터라는 지위를 가지게 된 것이기도 했다.


“워 울프가 죽었으니...”


예준은 뒤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창은 자동 사냥을 가동중이었고.


고블린과 트롤들은 여기저기 뻗어나가는 창과 함께 파생되는 참격을 맞고는 그대로 갈라지며 죽어나갔다.


녀석들의 핏자국은 흐르고 흘러 강을 만들어내었고, 서서히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은 몬스터들은 뒷걸음질을 치며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래 가라 가.”


예준이 워낙에 바쁜 몸이라 도망치는 녀석들의 목까지 노릴 시간이 없었다.

그가 마나를 불어넣은 창 역시 서서히 힘을 다해가고 있었고.


야영지에 위협이 될만한 돌 트롤이나 트롤들은 이미 잡아놓은 상태였으니,

그에게 있어서 지금 상황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나저나, 생각보다 물량이 많지는 않네.”


예준은 죽은 고블린과 트롤의 숫자를 일일이 세어가면서 말했다.

지금 그에게 덤벼든 고블린의 숫자는 약 50마리, 나이트 고블린은 7~8마리 정도 되었다.


몸체가 작은 고블린들은 예준의 참격에 휘말리자마자 갈려 나가듯이 죽었으니,

사실 정확한 측정은 불가능에 가깝긴 했다.


“그 사이 사이에 끼어든 돌 트롤 3마리 정도인가.”


그는 씨익 웃으며 차원 술식을 열어젖혔다.

그러자 보랏빛의 아공간이 생기면서 그 시신들을 한꺼번에 쓸어 담기 시작했다.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챙겨놔서 나쁠 건 없으니.’


훗날에 자신이 헌터로 일하게 된다면 지금 몬스터에게서 나온 마석을 모두 정산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승리 후의 전리품을 챙기는 것이었다.


“나도 참... 그렇게 전리품에 욕심을 내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이세계에서는 사사로운 탐욕에 넘어가게 되면, 타락하고 만다.

그것을 알아차린 ‘혼돈의 존재’들은 항상 귓가에 맴돌고.

재물욕, 색욕, 과시욕 등 욕구란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미치게 된다.


특히 분노에 미친 자들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광전사가 되어버리기에,

예준은 자신의 제자들에게 항상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얘기했었다.

그러니 예준은 전리품 같은 것에 손에 잘 대지 않았다.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사사로운 욕심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이 버린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감내해야할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못 해주었던 만큼,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 것이다.

사실 욕심을 부리려면 저 멀리 도망치는 녀석들까지도 박박 긁어서 마석으로 변환시키면 되는 일이지만, 그렇지도 않았으니 예준이 타락했다고 보기에는 거리가 있기도 했다.


“그러면 다시 움직여볼까, 메인 이벤트를 향해서.”


간만에 느껴보는 전쟁의 감각.

어쩌면 그는 살짝 신이 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쟁 속에 살다가 왔고, 그 전쟁통 속에서 느꼈던 희열이 있으니 말이다.


*


같은 시각, 잿더미의 숲 오우거 관측지.


최유나는 눈살을 찌푸리다 못해 아주 붕괴될 듯한 얼굴표정을 하고 있었다.

약속된 시간보다 늦게 오는 수비팀에 그녀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는 것이었다.


“미리 와서 자리를 잡아놓은 건 좋아, 근데 왜 안 보이는 거야?”


그녀의 짜증에 이동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수비팀도 나름 사정이 있겠지, 누가 뒤에서 다리를 삐었다던가, 아니면 몬스터 무리를 마주쳤다던가.”


“다리를 삐었다고 안올 리가 없잖아, 몬스터 무리라면 이해는 되지만.”


공격팀이 먼저와서 자리를 잡는 이유는 그들이 미리 세워놓은 작전때문이었다.

단순히 전력을 분산시킨 것이 아닌 최대한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는 길에는 몬스터가 없었잖아?”


유나는 자신들이 온 길을 되짚어 보았다.

그들은 구불구불하고 험준한 지형을 건너서 왔기에 상당히 지칠 수밖에 없었다.


오우거 관측지에 도착하는 최단 루트이지만 휴식이 필요할 정도로 험난한 행군이라는 뜻이다.

반면에 수비팀은 비교적 평평한 지역을 다니며 위험한 곳을 우회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공격팀이 메인이 될 작전이기에, 체력을 다소 소모하는 것을 감수해서라도,

다른 몬스터와의 교전을 최대한 줄여본 것이었다.


다른 몬스터와의 교전은 이동보다 더 많은 체력뿐만 아니라 마나까지 소모해야 하므로,

오우거 공략전에는 최대한 마나를 비축해두긴 해야 했다.


“그러고 보니, 그쪽 지형은 기습당하기 딱 좋던데, 몇 명은 뒈져서 오는 거 아니여?”


박지훈은 길쭉한 팔을 내지르며 나무에 매달렸다.

그러자 유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대답했다.


“우진이 그쪽 같은 유인원도 아니고, 죽긴 왜 죽어?”


“아까부터 존나게 시비 터네, 시부랄 이 공략 끝나고 한판 해볼까? 근육 대가리?”


“좆이나 까세요.”


“한번 좆 한번 까 잡수게 해줄께!”


그들의 말에 동훈은 한숨을 쉬며 제지했다.


“다들 그만! 지금 공략 중인데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어떡하자는 겁니까.”


그의 제지에 유나는 하려던 말을 멈추었고.

박지훈은 성을 내며 욕설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수비팀이 보이는 대로 바로 작전에 들어갑니다. 박지훈 씨는 최대한 마나를 비축해두고, 유나는 교란용 원거리 무기를 준비해둬.”


“알았어.”


유나는 자리에서 일어나고는 틱틱 거리며 벗어났다.

박지훈은 그런 유나를 보고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똑같이 자리에서 벗어났다.

동훈은 핏줄이 돋아난 이마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빨리 와 우진아, 나 죽겠다.”


그 순간, 동훈의 파티원 중 한 명이 다급하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대장님, 지금 오우거가...”


“나타났어? 젠장 빨리도 오네.”


“나타나기는 했는데...”


그가 말꼬리를 흐리자, 동훈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무슨 일 있어?”


“네, 직접 와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동훈은 그를 따라나섰다.

잿빛 가득한 나무들 사이를 지나, 그나마 은폐할 수 있는 수풀 사이로 들어간 동훈.

그곳에는 파티원 여럿이 긴장한 채로 무기를 들고 있었다.


“저기를 보시면 오우거 한 마리가 있습니다.”


약 30M 떨어진 곳.

그곳에 그가 말했던대로 오우거 한 마리가 떡하니 서있었다.

동훈 역시 그 오우거를 발견한고는 자연스레 눈이 찌푸려졌다.


“원래 오우거가 갑옷을 입었던가?”


“저도 그게 잘...”


오우거가 지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몬스터에 비해 높을뿐이지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높은 편도 아니었다.


그런 오우거가 갑옷을 만들어 입을 정도로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기에, 그들은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단순하게 나무를 엮어서 만든 판자 갑옷이 아니잖아, 문양도 제대로 새겨져 있고...”


동훈은 오우거의 무장에 혀를 내둘렀다.

떡장갑을 두른, 무시무시한 파괴전차를 보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손에는 단순한 몽둥이가 아닌 널찍하고 날카로워 보이는 칼을 들고 있었다.


“저기.”


그때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렸다.

인간의 목소리라고 보기에는 많이 흉측했고, 몬스터의 소리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똑똑하게 들리는 언어.


“!”


동훈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동훈을 향해 날아왔다.


슈우웅! 콱!


동훈의 어깨를 스치며 나아간 하나의 화살.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 되어 수도 없이 많은 날붙이들이 그들을 향해 던져졌다.


“들켰다!”


그의 말에 헌터들은 재빠르게 몸을 굴리며 날아드는 화살을 피해냈다.


“아아악!”


다리에 꽂힌 화살이 한 헌터의 기동성을 앗아가자,

순식간에 도끼들이 날아와 그 헌터의 흉부를 작살내놓았다.


“시발! 이건 무슨 상황이야!”


헌터들의 교본에는 적혀 있지 않은 몬스터들의 집단행동.

오우거의 호령에 맞추어서 고블린들이 화살을 쏘아대었고.

트롤들은 주변의 돌덩이를 던지며 미친 듯이 원거리 공격을 날려대었다.


“도망쳐! 이곳을 벗어난다!”


동훈이 재빠르게 상황을 판단하여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절반 가량이 몬스터들의 무지막지한 원거리 공격에 짓이겨진 상태였다.


머리에 도끼가 꽂혀 죽은 헌터,

등허리에는 화살이 수도 없이 꽂혀 고슴도치마냥 엎드려있는 헌터.

하반신이 트롤이 던진 돌에 깔려 말 그대로 반쯤 죽어가던 헌터들 까지.


‘이거... 전멸인가?’


동훈은 순간적으로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했다.

압도적인 화력앞에서 자신들이 할수 있는 것이라고는 몸을 피해 움직이는 것 밖에 없다.


돌을 피하면 화살이 날라들어 다리를 앗아가고,

기동성이 봉인되면 도끼가 날아들어 목숨을 가져간다.


만약에 모든 것을 피해냈다고 하더라도, 처음으로 돌아가 트롤이 던진 돌에 맞아 죽는경우도 있었다.


‘아...아아.’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간은 이성을 놓고 만다.

지금 동훈은 그 이성을 놓기 일보 직전이었다.


차원이 다른 공포, 그 두려움,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헌터라고 할지라도, 동료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별 수 없다.


‘전쟁’을 겪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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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그랜드 마스터는 다른 게이트에 도착했다. 24.06.24 106 4 10쪽
46 그랜드 마스터는 정리했다. 24.06.23 140 4 10쪽
45 그랜드 마스터는 행사했다. 24.06.22 127 4 11쪽
44 그랜드 마스터는 모집했다. 24.06.21 133 4 11쪽
43 그랜드 마스터는 부여했다. 24.06.20 147 5 10쪽
42 그랜드 마스터는 들어보았다. 24.06.19 159 6 11쪽
41 그랜드 마스터는 대화를 나누었다. 24.06.18 167 6 10쪽
40 그랜드 마스터는 계약했다. 24.06.17 174 6 11쪽
39 그랜드 마스터는 쫓아갔다. 24.06.16 186 6 11쪽
38 그랜드 마스터는 다시 교육했다. 24.06.15 195 7 10쪽
37 그랜드 마스터는 추적했다. 24.06.14 201 7 10쪽
36 그랜드 마스터는 추천했다. 24.06.13 200 7 10쪽
35 그랜드 마스터는 등교했다. 24.06.12 218 7 10쪽
34 그랜드 마스터는 알아냈다. 24.06.11 213 7 10쪽
33 그랜드 마스터는 구입했다. +1 24.06.10 234 8 12쪽
32 그랜드마스터는 알아봤다. +1 24.06.09 257 7 10쪽
31 그랜드 마스터는 가르쳤다! 24.06.08 260 7 11쪽
30 그랜드 마스터는 받아들었다. 24.06.07 297 9 11쪽
29 그랜드 마스터는 갖추었다. 24.06.06 308 9 11쪽
28 그랜드 마스터는 수습했다. +1 24.06.05 342 11 11쪽
27 그랜드 마스터는 해결했다. +1 24.06.04 345 10 11쪽
26 그랜드 마스터가 등장했다. +1 24.06.03 367 9 12쪽
25 교전 +1 24.06.02 400 10 11쪽
» 그랜드 마스터는 일깨웠다! 24.06.01 419 15 11쪽
23 그랜드 마스터는 깨달았다. +1 24.05.31 465 13 11쪽
22 그랜드 마스터는 돌아왔다! 24.05.30 501 13 10쪽
21 개화 24.05.29 512 12 12쪽
20 그랜드 마스터는 조우했다. 24.05.28 539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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