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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e(書)
작품등록일 :
2024.05.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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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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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못한 만남 1 - 메모리얼

DUMMY

그런 제이드([바이퍼]) 와의 만남을 뒤로 한채 다시 하루가 흘러갔다. 루이겔은 테노다와 만나서 「태양의 의식」준비를 검토하고 있을 때, 무언가 의문인 듯 고개를 계속해서 갸우뚱거리며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루이겔, 무슨 일이야?"


테노다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묻자, 루이겔은 화들짝 놀라며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했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다시 테노다가 「태양의 의식」준비를 검토하려고 할 때, 루이겔이 자신이 고민 중이었던 사실에 대하여 입을 열었다.


"[바이퍼], 아니, 제이드라고 한 자 있잖아. 그 자가 뭔가 이상해서."


"뭐가 이상해?"


"아니, 생각해보면 그 장소는 밀란트와 막 가깝지도, 막 멀지도 않은 장소잖아. 그런데 어떻게 밀란트인들에게는 안 보였던 거지? 그런데 또 「솔라 테스트」에서는 음성이 나와서 밀란트와 무관하다는 결론까지 나왔는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음.... 난 그닥 이상함을 못 느끼겠는데."


"아니 어째서? 그쪽에서도 못 볼법한 위치에 있는 건 아닌데..? 그리고 설령 못 보는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살아남은 이들이 돌아갈 때 볼 수 있지 않나?"


"...오히려 그걸 역으로 생각해보면 되겠지."

테노다는 굉장히 무덤덤하게 말했고, 그런 그녀의 발언에 루이겔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테노다를 향해 돌렸다.


"무...무슨?"


"밀란트 입장에서 공격오는 이들이 버리는 패였다면 모든 것이 납득이 되지. 그들 입장에선 그 병사들은 「요원」만큼 중요한 게 아닌 거지."


"...그건 그것대로 악질이네."



도다시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참고로 둘은 서로 싸우거나 의견충돌이 있지도 않았으며, 나름 둘만 있을 때는 이야기를 자주하는 편이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는 둘이 서류를 슥슥 넘기거나 펜을 끄적이는 소리만 날 뿐.


"...파이카는 언제 온다고?"


"파이카 오는 시간 알아서 뭐하게?"

테노다가 상당히 살벌한 눈빛을 띄며 물었다. 마치 루이겔에게는 '일에나 집중하지?'라는 의도로 전달될 만큼.


"그냥, 이제 슬슬 「청문식」 종료 기간도 되고 하니까."


"머리 안 돌아가면 잠깐 밖에 나가서 상쾌한 공기라도 마시고 와봐. 나도 머리 안 돌아갈 때는 그러니까."


테노다의 충고(?)를 들은 루이겔은 일단 밖으로 나와 햇살을 맞으며 밖을 잠시 걷기로 하였다.



하지만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루이겔의 발걸음은 「메모리얼」로 향하게 되었다.


메모리얼 내부는 위령비들로 벽을 이루고 있었고 루이겔이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위령비 두개 : <밀란트 급습 위령비>와 <제이드 난동 위령비>였다.


아무래도 <밀란트 급습>은 스케일이 제이드가 일으켰던 난동에 비하면 규모였기에 훨씬 많은 희생자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희생자들 이름에는 로크, 피크 두 명이 적혀있기도 했다.


"이 영웅들의 희생을 기리며 평화를 기원합니다라....."

루이겔이 위령비 가장 아래에 적혀있는 문구이자, 「메모리얼」천장 기둥 쪽에도 적혀있는 문구를 중얼거리며 읽었다.


'...도대체 전쟁이 뭐고, 밀란트가 뭐길래? 그들은 어째서 이런 의미없는 살육을 벌이는 것이지? 그리고 아무리 봐도 납득이 가지 않아. 오르니아는, 할익은 그들에 대항할 힘이 있다면서 왜 반격을 하지 않는 것이지?'


루이겔의 분노는 표정뿐 아니라 손에서도 드러났다. 위령비에 얹었었던 그의 손은 힘이 잔뜩 들어가 어느새 주먹을 쥐고 있었고 루이겔은 위령비의 하단 부분에 쪼그려 앉아 있는 상태였다.


'내가, 더 능력이 출중했었더라면, 이들을 지키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을텐데... 오히려 역으로 공격할 수 있었을 텐데....!'


그때 루이겔의 머리 속에 드리포가 과거에 했던 말이 스쳐지나갔다. '너가 지키지 못한 자들이 너희를 뭐라 생각할까. 그들이 너희를 바라보는 것은 증오일까 감사일까.'



그 충격도 잠시, 루이겔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털며 위령비를 향해 경례자세를 하며 말했다.

"...내가 반드시 여러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가족의 복수도 함께 말이죠.... 밀란트 녀석들이 사라지는 그 날까지...."



그렇게 테노다의 조언에 따라(?) 머리를 식히고 온 루이겔은 로크와 피크에게 마치 용서라도 받았는지, 업무의 효율이 올라갔고, 그렇게 「태양의 의식」이 임박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있었다. 바로 제이드의 처분.




판단이 계속해서 전달이 되지 않고 있자, 베일런 일행은 서로 상의를 하기 시작했다.


"프리스가 떠난 지 4일이 되었다. 그러나 음성이라는 말도, 양성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고 있기에 「청문식」결과를 못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서 좋은 생각이 있나 베일런?"

로폴 팔러스가 냉정하면서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


"맞습니다. 이제 결단을 내리셔야 됩니다. 저희 다음 일정도 잡혀있다고 들었습니다. <에힌>쪽이라고 들었습니다만..."


"하하.... 벌써 시간이 그리 되었군요. 사실 저야 생각해 둔 방안이 있긴 합니다."


"어떤 결론이시죠 베일런님?"


"저는 제이드를 이 도시, 데티스의 처분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쾅!!!


"그...그치만!"

재판에서 첫번째 건의안을 제시한 자가 책상을 치며 일어서서 말했다.

"그 발언은 지금 「재판」의 결과를 번복하겠다는 발언 아닙니까?"


"아니죠. 이게 왜 번복하는 일인 것이죠?"


"틀린 말은 아닌 거 같군. 베일런, 설명해 주시죠?"


"그럴까요?"


그리고서는 베일런은 곧바로<진기환비(眞記環碑)>에 기록되어 있던 자료를 책상에 펼쳤다.



"이 내용에서 없을 건 없어보이는데, 요건이 뭐죠 베일런님?"

로폴은 자료를 쭉 훑어보고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온 안건과 이야기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속을 봐보시죠."


베일런이 각각의 안건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가르키며 말했다.


"보이시면 대부분의 방호대 사람들은 두번째 건의안에 가 있고, 데티스를 담당한 할익 요원들은 대부분, 아니 전부 세번째 건의안에 의견을 따르고 있고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실까요?"


"음... 차피 녀석들이 알아서 조율할 거다 이건가...."


"맞습니다. 로폴. 물론 그게 끝이 아니긴 합니다."


"게다가 녀석들이 단체로 동의한 거라면 추가로 뭐가 있을 것이라는 발상인가 베일런?"


"아무래도 저희가 보지 못하는 면들을 그들은 보고 있겠죠. 할익에서 인정한 정도의 엘리트들이면 말이죠."


"틀린 말은 아닌 거 같군."


"베일런님! 지금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마디도 없었던 베일런 일행의 마지막 인물 : 턴스톤이 말을 꺼냈다.


"무슨 말이지?"

베일런은 여전히 웃으면서 응답했다.


"지금 베일런님이 말하시는 시점은 너무 할익우호적으로 보시는 것 아닙니까? 저희는 할익 요원이나 일반인들 정도와 비슷하다고 봐야도비니다! 특히 방호대라고 불리는 저 군대는 그때도 말씀드렸듯, 그저 일반인들의 모임일 뿐입니다...!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장담하십니까?"


"턴스톤, 오히려 너야말로 지금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로폴이 굉장히 냉정한 눈빛으로 턴스톤을 쏘아보며 말했다.


"ㄴ...네?"


"객관적인 사실로 본다면 할익이 많은 업무를 처리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사법의 역할을 진행한다고 하여도, 저들도 우리못치 않은 사법에 능한 자들이다."


"하..하지만 그렇다는 증거..."


그 말이 끝나자, 로폴이 눈을 희번뜩이며 이글거리는 눈으로 턴스톤을 쳐다보며 물었다.

"넌 지금 우리 가문, 「팔러스 가문」이 지도하고 저장해온 중앙의회의 정보를 무시하는 것인가?"


"아...아닙니다. 어찌 제가 그런 짓을..."


"자자! 그렇다면 이제 결과를 정리해볼까? 그래야 이제 오늘 밤에 「청문식」 결과를 데티스에게 전달하고 내일부터 우리도 다른 임무를 하러가지."




그렇게 그들끼리 어떤 말이 오고갔는지는 모르지만, 다음날 아침, 베일런은 아래와 같은 결과문을 크레스트에게 통보했다.


총 4페이지에 해당하는 결과서였지만,

요약하자면,


1. 데티스 도시에서 있었던 침공의 후유증은 할익 소속 팀 : 크레스트의 좋은 대처로 인하여 추가 피해자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 할익 측에는 책임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점.

2. 이로 인해 손해를 입은 마을 방호대와 크레스트의 손해는 데티스 도시 자체적으로 메꾸라는 점

3. 죄수 : [바이퍼]에 대한 처분은 데티스에게 맡기겠다는 점

정도였다.



보통 이런 대규모 사건에 대해서 할익의 과실이 거의 안 나온 적은 없었기에, 상대적으로 이례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테노다와 루이겔, 심지어 특별 파견원으로 온 카인마저 의구심을 품고 베일런 일행에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이미 그들은 떠난 후였다.



하지만, 판결이 어떤 폭풍을 몰고 올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ㅡㅡㅡㅡㅡ



베일런 일행


베일런, 로폴 팔러스 , 프리스를 포함한 5명으로 이루어진 「MSG」 소속 팀.


이들은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며, 중앙의회의 명을 받들어 사법 업무가 필요한 곳으로 향한다.


모든 「MSG」사람들이 그렇듯, 이들은 항상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해야 되나, 이는 쉽지 않다고 알려진다.



특이하게도, 원래는 로폴이 팀의 대장이 되어야 되지만, 로폴이 자신보다 베일런이 더 적합할 것이라 판단하여 베일런에게 대장 자리를 양보했다.


작가의말

지금까지 재밌게 읽어주신 {독자닉네임}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운명거역자>는 현 시점 기준 약 3% 정도 진행되었으며,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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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좋지 못한 만남 4 - 파이카의 과거 NEW 2시간 전 0 0 9쪽
31 좋지 못한 만남 3 - 제이드 II NEW 15시간 전 2 0 10쪽
30 좋지 못한 만남 2 - 제이드 I NEW 15시간 전 2 0 9쪽
» 좋지 못한 만남 1 - 메모리얼 24.09.13 4 0 10쪽
28 데티스 청문식 10 - 결판 24.09.12 4 0 10쪽
27 데티스 청문식 9 - 재판 24.09.11 6 0 11쪽
26 데티스 청문식 8 - 심판 24.09.07 7 0 10쪽
25 데티스 청문식 7 - 「악마」 24.08.27 6 0 10쪽
24 데티스 청문식 6 - 독사의 탈피 24.08.25 5 0 10쪽
23 데티스 청문식 5 - 보이지 않는 독사 24.08.21 6 0 10쪽
22 데티스 청문식 4 - 불길한 색 24.08.19 7 0 10쪽
21 데티스 청문식 3 - 은발의 미녀, 베일런 24.08.17 10 0 10쪽
20 데티스 청문식 2 - 정체불명의 습격 24.08.15 9 0 11쪽
19 데티스 청문식 1 - 바리케이트 24.08.13 13 0 12쪽
18 데티스 전투 4 - 풍전등화 24.08.11 9 0 11쪽
17 데티스 전투 3 - 「천사」 24.08.09 8 0 10쪽
16 데티스 전투 2 - 악몽의 재림 24.08.07 8 0 10쪽
15 데티스 전투 1 - 수상한 쇠기둥 24.08.05 9 0 10쪽
14 첫 임무 4 - 재정난 24.07.29 11 0 11쪽
13 첫 임무 3 - 만남 24.07.27 11 0 11쪽
12 첫 임무 2 - 방호대 24.07.25 13 0 10쪽
11 첫 임무 1 - 데티스 24.07.23 14 0 10쪽
10 할익 학교 4 - 졸업 24.07.22 11 0 10쪽
9 할익 학교 3 - 세계의 이치 24.07.21 12 0 11쪽
8 할익 학교 2 - 고통의 연속 24.07.17 12 0 9쪽
7 할익 학교 1 - 입학 24.07.15 10 0 10쪽
6 뤼트 대침공 5 - 루이겔의 결심 24.06.03 18 0 10쪽
5 뤼트 대침공 4 - 라이틸의 절규 24.06.02 2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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