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거역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Simule(書)
작품등록일 :
2024.05.29 12:49
최근연재일 :
2024.09.13 21:22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377
추천수 :
2
글자수 :
130,904

작성
24.09.07 09:20
조회
6
추천
0
글자
10쪽

데티스 청문식 8 - 심판

DUMMY

"왜, 무엇이 그리 문제지? 너희는 그 분이... 누군지 모르는 건가?"


"쟤 도발에 넘어가지 마. 평정심, 유지해. 저 녀석에게 흔들려서 좋을 거 없어."


테노다의 조언에 루이겔은 이내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바이퍼]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먼저, <조식>이랑 무슨 관계지?"


".... 그 녀석들은...."

쇠창살 내부가 어두웠기에 녀석의 몸짓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녀석은 무언가 분한 감정이라도 들었는지 바닥에 흠집이라도 낼 기세로 손을 꽉 쥐었다.


"나의 가족을.... 그분을..... 모조리...."

그리고서는 곧바로 숙이고 있던 고개를 확 들어올리며 루이겔과 테노다에게 맹렬하게 소리쳤다.


"한 번 더 죽인 놈들이다!"

그런 그의 외침에는 알 수 없는 한이 담긴 눈물이 담겨있었다.


"백 년? 아니, 몇 백년? 얼마나 시간이 모르는 사이 고통 받아오며 오르니아를 멸하기 위한 병기를 제작하며, 「불사」의 단서를 얻으려고 했던 녀석들이다. 대의멸친(大義滅親)이라고 했던가... 큰 뜻을 위해서 작은 것들은 무시하겠다고 했다. 그런 녀석들이랑 무슨 관계냐고?"


그의 목소리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으며,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그는 마치 사나운 맹수가 사냥꾼들에게 잡힌 듯, 쇠창살에 갇혀있고 사슬과 족쇄에 묶여있음에도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었으니까.


"우리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뭐, 믿을 것이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난 그저 죽기 전에 이루고 싶었던 소원이 이루어졌으니 목숨을 구걸할 생각도 없으니까."

녀석은 몸을 루이겔과 테노다의 반대편으로 돌리며 털썩 누워버렸다.


"뭐, 애초에 너희가 나를 죽일 수 있을 지도 의문이지만."

녀석이 중얼거렸다.



그런 [바이퍼]의 행동을 보고 테노다는 루이겔에게 그냥 돌아가자며 말했지만, 루이겔은 마음 속에 있었던 의문을 해결하고자 질문을 하였다.


"....네 녀석은 어째서 우리를 공격해서 학살하고, 또 살아남은 사람들을 치료해 줄 방법을 제시한 것이지?"


"..."


[바이퍼]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런 녀석을 보면서 루이겔이 등을 돌린 순간이었다.



"...난 너희가 나를 잡으러 온 줄 알았으니까."

[바이퍼]의 목소리는 왜인지 모를 쓸쓸함이 담겨있는 듯 했다.


"엄청난 시간을 인내하고 고통을 삼켜오며 버텨온 시간들이 보답이라도 해주듯, 난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녀석들의 추적은 멈추지 않았지. 난 딱히 흔적을 남기거나 그러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그 말을 들은 테노다와 루이겔은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챘고, 발걸음을 다시 [바이퍼]에게 돌렸다.


"아무... 흔적, 안 남겼다고?"


"왜, 난 애초에 너희가 어떻게 찾아오는지도, 어떻게 정확히 내 주변에 어슬렁거리는지도 모르는 바였다."


"그렇게 주변 동식물들을 다 죽여놓으면 당연히 티가 나지 않는가? 애초에 넌 주위에 있는 식물들도 모조리 죽였던데. 티가 안난다는 것은 어떤 거짓말이지?"


"....그런가?"

[바이퍼]도 마치 처음 알았다는 듯이 몸을 돌리며 물었다.


"하.... 이걸 뭐 어떻게 해야되는지...."

루이겔이 중얼거리며 말하며 질문을 이어갔다.


"단순히 우리가 불쌍해서 살려준 거 같지는 않은데, 정확한 이유가 뭐였지?"


"...과거에 나에게 큰 영향을 준 존재가 1분 있었고, 그 분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그렇다."


"뭐라, 말했길래."


"모든 세상에 억울함 없이, 최대한 공정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였던가."



그 말을 들은 루이겔은 흠칫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바이퍼]가 말한 말은 루이겔이 동경하는 전설의 검객, 블레이드의 말이니까.


"즉, 우리는 너랑 무관. 그래서, 살려준거야?"


[바이퍼]는 "그래"라고 말하더니 이내 다시 등을 돌리며 누워버렸다.


"이제 가보는 거 어때? 너희도 사형수랑 오래 이야기 하는거, 좋지는 않을 텐데 말이야."


'...사실이다. 이 녀석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환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도대체 이 녀석... 정체가 뭐지?'


루이겔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테노다가 루이겔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바이퍼]에게 말했다.

"내일 밤, 너의 처분, 결정 돼. 좋은 결과가 있길."




그 말을 마지막으로 테노다와 루이겔은 지하 감옥에서 나왔고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다.


크레스트를 제외하고도 「MSG」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 베트리와 베투라의 부하들, 「청문식」때문에 「태양의 의식」관리와 도시 관리를 못하는 크레스트를 대신해 일하고 있는 특별 파견원 카인, 그리고 「태양의 의식」을 돕기 위해 온 그루스와 토펠리 같이 다른 할익 팀들도 재판장에 앉아있는 상태였다.


"...생각할수록 잔인하단 말야."


"뭐가?"


"「MSG」재판 방식 말이야. 피고는 세워두지도 않고 재판을 진행한다라.... 상당히 무섭잖아."


"과거, 재판장. 부당한 판결 나왔다고 학살하고 도주한 사람 있어서."


"...그 사람이....."


"어 맞아. 과거 {백할}의 대장이었던. 그 사람이야."



"모두 정숙."

웅성웅성거리는 분위기에 로폴이 굉장히 차가운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웅성웅성거리던 재판장 분위기는 삽시간에 조용해졌고, 그 때 프리스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종이를 펼치며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읊기 시작했다.


"큼큼! 지금부터 「MSG」주관 죄수명 : 바이퍼 의 재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리스의 말이 끝나자, 프리스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고, 가장 가운데에 앉아있던 베일런이 일어나며 말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재판을 하기에 앞서 서약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 시간부로 여기에 계시는 모든 분들의 발언, 행동은 영구히 저장되며, 번복될 수 없음을 알립니다."


그리고서는 그녀는 손을 천장에 뻗어 천장에 매달려있던 <진기환비>를 가운데 비어있는 재판장에 바닥으로부터 약 4sc 높이일 때까지 천천히 내렸다.


"<진기환비>에 기록을 하기 전에, 먼저 좌석이동이 있겠습니다. 죄수 : 바이퍼에 관한 내용은 부재판장인 루폴 코셰가 읽을 예정입니다."


베일런의 말이 끝나자 루폴 코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신의 앞에 있던 종이를 들어올려 바이퍼가 한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 말이 왜곡되어 들어가진 않은 듯 하네."

루폴이 말을 끝내자, 루이겔이 반쯤 안도한 듯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죄수 : 바이퍼에 대한 처분을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 30명이 참가한 재판인 만큼, 발언권은 한명당 1회씩 있을 예정이며, 자신의 의견이 이미 나온 상태라면 조용히 앞에 있는 팻말을 들어주시면 됩니다. 발언 순서는 기존 방식인 '황도'를 따르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 「MSG」소속이며 귀족인 '품보 카타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을 시작했다.

"저는 위험 죄수인 [바이퍼]를 중앙의회로 압송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폼보 카타스의 발언이 끝나자 그 뒤에 앉아있었던 베트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을 하였다.

"저는 죄수를 즉결 처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게 약 14명 정도가 지났고, 의견은 저 두개 사이에서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15번째 차례가 되었고, 파이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저는 죄수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조금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대티스 수호대에 넣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파이카가 발언을 끝내고 자리에 앉자, 순식간에 재판장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고, 파이카의 이런 폭탄 발언에 테노다와 루이겔 또한 당황스러워 했다.


"파이카, 제정신이야?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다 생각이 있어. 걱정하지 말고 너희는 너희 소신에 따라."



- 쾅!!


"정숙하세요! 여기서 발언이 허락된 사람은 지정된 사람 뿐입니다!"

술렁이는 분위기를 루폴이 책상을 내려치며 진정시켰다.



....



다시 그렇게 팻말을 드는 것이 이어졌고, 모두의 발언이 끝났을 때였다.


"모두의 발언이 종료되었고,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건의안, 죄수를 중앙의회로 압송한다. 두번째 건의안, 죄수를 즉결처형시킨다. 세번쨰 건의안, 죄수를 사면하고 죄수를 방호대로 편입시킨다. 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좌석 변경이 있을 예정이오니, 모든 참관인들은 재판장 중앙으로 모여 <진기환비>에 손을 대고 서약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모두가 자리에 일어나 <진기환비> 주변에 동그랗게 모여 손을 가져다 댄 이후였다.


"모두의 서약이 완료되었고, 좌석 배치 또한 종료되었습니다. 부족한 좌석은 이후 조정할 생각이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의안 위치로 가서 앉아주시길 바랍니다."


루이겔이 뒤를 돌아보니, '중앙의회 압송'은 11명, '즉결처형'은 15명, '방호대 편입'은 자신과 테노다, 파이카와 병사 1명, 즉 4명이 전부였다.



그렇게 모든 좌석 이동이 완료된 후, 베일런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서로 간의 건의사항 합의가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 첫번째 건의안의 의견을 제시하신 분, 발언해주시길 바랍니다.




ㅡㅡㅡㅡ


<진기환비(眞記環碑)>



두께 1sc , 높이 2sc , 바깥 반경 약 6sc정도 되는 거대한 반지모양 마법도구다.


진기환비는 현대로 따지면 360도 서라운드 카메라 느낌이며 조작이 불가능하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처음으로 제작된 곳은 연림으로, 원래는 큰 마력소모 없이 「용」들의 상태를 살피기 위하여 고안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오르니아, 연림 양쪽에서 다 재판을 진행할 때 증거를 남기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진기환비>는 작동방식이 단순하면서도 정밀하다.

1. 작동을 시킨다.

2. 기록을 할 사람들의 마력 파장을 저장하기 위해 기록 당할 사람의 손과 접촉한다.

3. 이후에 <기록 상태>가 되며 외곽부분에 정보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4. 재판이 종료되면 작동을 중단하고 외곽에 기록된 정보를 껍질 벗기듯 벗겨 종이와 비슷하게 만들면 된다.


작가의말

(이 작가의 말은 사라질 예정입니다.)

현재 리메이크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셔서 Ep.10부터 다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운명거역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정 안내 24.07.25 3 0 -
공지 정기연재는 홀수날 오후 2시에, 비정기연재는 아무 때나 1번씩 올라옵니다. 24.05.29 10 0 -
29 좋지 못한 만남 1 - 메모리얼 24.09.13 2 0 10쪽
28 데티스 청문식 10 - 결판 24.09.12 3 0 10쪽
27 데티스 청문식 9 - 재판 24.09.11 5 0 11쪽
» 데티스 청문식 8 - 심판 24.09.07 7 0 10쪽
25 데티스 청문식 7 - 「악마」 24.08.27 6 0 10쪽
24 데티스 청문식 6 - 독사의 탈피 24.08.25 4 0 10쪽
23 데티스 청문식 5 - 보이지 않는 독사 24.08.21 6 0 10쪽
22 데티스 청문식 4 - 불길한 색 24.08.19 7 0 10쪽
21 데티스 청문식 3 - 은발의 미녀, 베일런 24.08.17 9 0 10쪽
20 데티스 청문식 2 - 정체불명의 습격 24.08.15 9 0 11쪽
19 데티스 청문식 1 - 바리케이트 24.08.13 13 0 12쪽
18 데티스 전투 4 - 풍전등화 24.08.11 9 0 11쪽
17 데티스 전투 3 - 「천사」 24.08.09 8 0 10쪽
16 데티스 전투 2 - 악몽의 재림 24.08.07 8 0 10쪽
15 데티스 전투 1 - 수상한 쇠기둥 24.08.05 9 0 10쪽
14 첫 임무 4 - 재정난 24.07.29 10 0 11쪽
13 첫 임무 3 - 만남 24.07.27 10 0 11쪽
12 첫 임무 2 - 방호대 24.07.25 12 0 10쪽
11 첫 임무 1 - 데티스 24.07.23 13 0 10쪽
10 할익 학교 4 - 졸업 24.07.22 10 0 10쪽
9 할익 학교 3 - 세계의 이치 24.07.21 12 0 11쪽
8 할익 학교 2 - 고통의 연속 24.07.17 11 0 9쪽
7 할익 학교 1 - 입학 24.07.15 10 0 10쪽
6 뤼트 대침공 5 - 루이겔의 결심 24.06.03 18 0 10쪽
5 뤼트 대침공 4 - 라이틸의 절규 24.06.02 19 0 10쪽
4 뤼트 대침공 3 - 참사 24.06.01 14 0 11쪽
3 뤼트 대침공 2 - 태양 수정 파괴 사건 24.05.31 17 0 10쪽
2 뤼트 대침공 1 - 루이겔 24.05.30 37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