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거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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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e(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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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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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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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익 학교 2 - 고통의 연속

DUMMY

그렇게 무르와 함께 기숙사에 들어간 루이겔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번 "할익 학교"에 입학하게 된 친구 3명을 더 만났다.



우선 무르.


백발에 나름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할익 학교에 온 이유는 원소의 힘을 조작하며 자연을 느끼는 마법과 같은 힘을 머리속으로 그림 그리듯 형체화해내는 힘인 「도술」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할익 요원이 된 후 이곳 저곳에 돌아다니게 된다면 여러 도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토펠리.


갈색 머리에 키가 상당히 컸다. 첫 만남부터 루이겔에게 어깨동무를 하거나 말을 편하게 하는 등 꺼리낌이 굉장히 없었다.

할익 학교에 오게 된 것은 자신이 유일하게 잘할 수 있다고 생각된 것이 전투 뿐이기 때문이었다고...



마지막으로는 몬타누스.


왜소한 체격에 눈에 확 띄는 연두색의 머리를 가졌다. 루이겔과 비슷하게 굉장히 소심했지만, 나름 도전적인 루이겔과는 달리 겁이 굉장히 많았다.

할익 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말하지 않았고, 가족사를 들먹이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서로 통성명도 했겠다, 그들은 이제 앞으로 잘해보자며 결의를 다지고 같이 끝까지 살아남기로 다짐을 했다.

그렇게 하루가 순식간에 흘러 수업날이 되었다.



할익 학교의 시간표는 굉장히 빡빡했다.


할익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은 "생존식" 교육이었고, 이들은 귀족 못치 않도록 교양과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었다.


교양과 기초를 배우는 1학년에도 <행동교양> , <국제정세> , <마력학> , <도술학> , <자연탐구> , <법령> , <호신술> 등 "이걸 14살 정도가 과연 전부 할 수 있나?"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시간표가 잔혹했다.


루이겔의 가족이 풍비박산나기 전에 다녔던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과 난이도와 깊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였고, 루이겔은 처음으로 '공부의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1주....... 2주...... 시간이 흘러가다 보니 자진포기자들이 속출했고 공부만 하다가 어느 날 주위를 보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고통을 인내하면서 나름 우여곡절로 따라가는 루이겔에게도 첫 시련이 닥쳤다.



「중간고사」.



지금까지는 '견디지 못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간 것이라면, 이번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성적을 합쳐서 기준 미달이라 판단되는 학생들을 [[내쫓는]] 방식이었다.


더욱 악랄한 것이, 과목의 평가 방식은 매 해 새로웠고 그에 따라 학생들은 단순 암기만 하는 것이 아닌, 배운 내용을 모두 완벽히 이해해야 되었다.



"후와! 정말 시간표 너무한 거 아니야? 해야 될 과목은 15개인데다가, 중간고사까지 있고, 쉴 시간 그 잠깐을 안 주는 건 진짜 너무 악랄한 거 아냐? 안 그래 얘들아?"

법령 책을 읽다가 토펠리가 자신의 신세 한탄을 하며 동정심을 구했다.


"그 정도 각오도 없다면 왜 할익 학교에 온거야?"

무르가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며 토펠리는 보지도 않고 매몰차게 대답했다.


"에이, 거 참 너무하네! 애초에, 나처럼 '군사'쪽으로 가고 싶은 녀석에게 이런 건 왜 시키는 거야?"


"애초에 할익은 전투에 목말라 있는 광전사들이 모인 곳이 아니니까. 그런 곳을 원했다면 용병쪽을 알아봤어야지."


"그...그래도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토펠리 너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몬타누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글쎄, 저 녀석은 본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머리 속까지 근육으로 가득 차 있는 놈인건 확실해서 어떤 지 모르겠네."


"뭐? 야 무르 너, 지금 말 다 했어?"


"난 바보랑은 더 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



루이겔의 눈에는 자주 보이는 풍경이었다. 토펠리가 신세한탄을 하면, 무르는 늘 냉정하고 매몰차게 말했다. 루이겔 본인도 할익 요원이 되는 것이 간절했지만, 무르는 무언가 더 있는 듯 했다.




그렇게 폭풍과도 같은 중간고사가 끝나고 결과 발표가 나는 날이었다.


이번 시험은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악몽을 남겨준 시험이었지만, 객관적인 난이도를 따지면 '쉬움'에 가까웠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역시 사람에게는 체감과 자기 기준의 사고가 먼저 앞서다 보니, 학생들은 난생처음 볼 점수를 받을 거 같다는 생각에 자신의 점수를 숨기고 싶어했다.


애석하게도 할익 학교에서 점수의 익명성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학생들의 각 교과별 성적과 등수가 나열되어 있었다.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학생들이 성적 게시판에 몰렸고, 루이겔과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하.... 아니, 이번 <법령> 과목 시험 이게 맞는 거야? 사건을 모의 재판하라니... 미친거 아냐?"

"<법령>만 문제야? 이번에 <마력학>도 어려웠잖아. 흐름을 느끼는 실습식 과목에서 필기형 시험을 보는게 맞는 거야?!"

"엥?! 내가 경고 대상자(성적이 저조하다고 판단되는 학생)라고? 안돼!!!!"


주위에서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면서 여러 불평불만이 사방에서 들려왔지만, 루이겔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4등이라.... 나쁘지 않은 것 같네. 이 정도 기세만 유지한다면 요원이 되는데 문제는 없겠지."

무르가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서는 말했다.


"음..... 오! 난 딱 턱걸이로 경고 대상자가 아니다! 나이스!"


"그...그럼 뭐해... <호신술>이랑 <검술> 빼고는 거의 바닥인데...."


"몬타누스, 중요한 건 내가 경고 대상자가 아니라는 거야!"



'... 이게 맞아?'

옆에서 친구들이 이야기를 해대며 자신의 성적에 대해서 웃기도, 슬퍼하기도, 서로 비웃기도 했지만, 여기서 루이겔만큼은 아니었다.


루이겔의 이름 왼쪽에 찍혀있는 빨간색 낙인. 이것은 경고 대상자라는 의미였다.


할익은 2회 연속으로 경고 대상이 되거나 모든 학기를 통틀어서 경고가 4회 이상 누적되면 인정사정 없이 쳐냈다.


비록 이번 시험에서 경고 대상자가 40%에 육박하긴 했지만, 루이겔에게 있어서 이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나....."


충격에 정신을 가다듬지 못한 루이겔을 위로하는 토펠리.

"어이, 루이. 다음번에 잘하면 되지. 부정적으로 보면 경고 대상자인데다가 하위 40%이지만, 넌 열심히 했잖아? 그럼 곧 반등할 수 있을 거라고."


"그..그래도..."

루이겔은 충격에 동공지진이 일어날 뿐 아니라 목소리도 떨리며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에이, 이번 시험이 전부가 아니잖아? 어떻게 하는지 알았으면 된 거 아냐? 한번 미끄러질 수도 있지!"



그러나 그때 주변 학생들이 웅성거리더니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은근슬쩍 자리를 피하는 듯 했다.



- 뚜벅 뚜벅 뚜벅.....



누군가가 충격먹은 루이겔 앞으로 오는 듯 했고, 다른 학생들은 모세의 기적마냥 그 학생을 위해 길을 내 주었다.


"다음 번에 잘하면 된다라, 정말 꿈과 같은 이야기이군."


토펠리의 말에 어느 정도 붙잡힐 뻔한 루이겔의 멘탈이 유리 깨지듯 와장창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 세계가 두 부류의 인간이 있어. 잡아먹거나, 잡아먹히거나. 약한 자들은 잡아먹히고 잡아먹는 자들이 앞으로 가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지. 그들의 가치는 딱 그 정도에서 끝나."


"넌, 누ㄱ......"

토펠리가 막말에 고개를 돌려 그 학생을 쳐다봤으나, 이내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팔러스 가문의 출신이자, 역대급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귀족 가문의 자랑, 이번 시험에서 모든 과목에서 100점을 맞은 장본인 : 드리포 팔러스 였기 때문이다.


그런 드리포가 성적 게시판을 가로막고 있는 루이겔 앞에서 멈춰섰고, 바닥에 주저앉아 멘탈이 나간 루이겔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귓속말로 속삭이듯 말했다.


"비켜. 싱싱하지 않은 먹잇감은 굳이 볼 필요도 없으니까."




ㅡㅡㅡ


팔러스 가문


할익, 솔라와 같이 밀란트 경계선에서 오르니아를 밀란트의 침공으로부터 지키는 가문이다.


대대적으로 대(代)마다 1명을 제외한 자식들은 모두 국방에 쏟아버리는 가문.


그 1명은 직접 중앙의회에 진출하며, 그 사람의 부인/남편이 가문의 운영을 맡는다고 한다.


직계는 중앙의회에 진출한 자의 자식만 인정되며, 나머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계승권을 부여받지 못한다.


종종 예외적으로 방계에서 특출난 자가 있다면, 직계에서 양자/양녀로 들인 다음에 직계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계승권을 신경쓰지 않는 이상 형제/자매/친척 간의 사이가 좋지 못하다.


드리포는 17대(代) 후손이며, 「천재」라는 말을 들으며 커 왔지만, 12살 연상인 맏형 루세코가 중앙의회에 이미 진출해버렸기에 현재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할익 학교에 이례적으로 자진입학했다.


작가의말

이번 화는 좀 루즈한 느낌이 있네요....

최대한 템포를 끌어올려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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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데티스 전투 2 - 악몽의 재림 24.08.07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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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첫 임무 4 - 재정난 24.07.29 10 0 11쪽
13 첫 임무 3 - 만남 24.07.27 11 0 11쪽
12 첫 임무 2 - 방호대 24.07.25 12 0 10쪽
11 첫 임무 1 - 데티스 24.07.23 13 0 10쪽
10 할익 학교 4 - 졸업 24.07.22 11 0 10쪽
9 할익 학교 3 - 세계의 이치 24.07.21 12 0 11쪽
» 할익 학교 2 - 고통의 연속 24.07.17 12 0 9쪽
7 할익 학교 1 - 입학 24.07.15 10 0 10쪽
6 뤼트 대침공 5 - 루이겔의 결심 24.06.03 18 0 10쪽
5 뤼트 대침공 4 - 라이틸의 절규 24.06.02 19 0 10쪽
4 뤼트 대침공 3 - 참사 24.06.01 15 0 11쪽
3 뤼트 대침공 2 - 태양 수정 파괴 사건 24.05.31 18 0 10쪽
2 뤼트 대침공 1 - 루이겔 24.05.30 3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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