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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e(書)
작품등록일 :
2024.05.2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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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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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티스 청문식 3 - 은발의 미녀, 베일런

DUMMY

"그...그래도 저희 대장님은 강하셔서 반드시 멀쩡히 돌아오실 겁니다! 사람이든 마수든 다 무찌르실 겁니다!"


"신뢰, 엄청나. 이유 있어?"


그 말을 듣고서는 지금까지 파이카, 테노다, 베일런을 인도하고 도움을 요청했던 젊은 병사 대신 회복마법을 너무 많이 썼는지, 지쳐서 반쯤 넋이 나간듯 해 보이는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입을 뗐다.


"제가 말씀 드리지요."


허스키한 목소리에 한 손에는 물병을 들고 있는 모습에, 모두의 시선과 이목이 집중되었다.


"10년 전쯤이었나, 제가 신입이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 당시에 베투라 대장님은 할익에서 전방을 보호하시는 「요원」님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 「요원」 분은 직접적으로 저희 도시를 지켜주시진 않으셨지만, 케겔 산맥을 수호하는 수호신 같은 존재셨습니다.


하지만 평화가 지속되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하다고 하던가요, 그 「요원」님은 어느 날 사라지셨습니다. 그리고 밀란트는 이 기간을 놓치지 않고 침략을 했죠.


모두가 당황해 하고 있을 때 그 「요원」님의 뜻을 계승하겠다며 필두에 서 적들을 궤멸시킨 이가 바로 베투라님입니다.


비록 그 당시의 「요원」님 정도의 강함은 아니었지만, 베투라님도 그분 못치 않게 의지 하나는 강했고, 베투라님의 지시에 따라 이 도시는 안전하게 현재까지도 수호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나 루이겔은 이 단순한 말로 '베투라가 뛰쳐나갔다'는 충격이 쉽사리 가시지는 않았다.


'...뭐지? 안심은 되는데,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


"그저 아쉬울 따름이죠. 그 「요원」님은 직위가 낮지도 않은 분 같으시던데, 지금은 어디 계시려는지...."


그 말을 끝내고는 남자는 물을 술 들이키듯이 들이켰다.



"그...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저희는 그러면 마저 「청문식」을 진행하도록 할까요? <과거의 행적>을 알아야 <미래의 운명>을 그려나갈 수 있으니까요."


"다친 병사들은?"

테노다가 매서운 눈빛으로 베일런을 째려봤고, 그런 테노다를 파이카가 말리며 속삭였다.


"..괜찮아. 내가 남은 이들은 돌보고 확인해볼테니까, 너희들은 가서 마저 「청문식」을 끝내줘."


이런 파이카의 말 뒤로, 테노다와 루이겔은 웃고 있던 베일런을 따라갔다.




그렇게 「청문식」을 이어나가기 위해 시청으로 복귀를 한 3명.

마치 1:2 면접을 하듯이 루이겔 옆에 테노다가 앉고, 루이겔 앞에 베일런이 마주보며 앉았다.



"루이겔....님이라고 하셨던가요? 반갑습니다. 저는 「MSG」소속 파견원 <베일런>이라고 해요."


"아... 네.... 저는 이미 아시는 것 같지만, 크레스트 소속 「요원」, 루이겔입니다."


그런 인사도 잠시, 베일런은 루이겔을 뚫어지듯이 쳐다보기 시작했고, 그것은 루이겔 뿐 아니라 옆에 있는 테노다마저 부담스러워질 정도였다.


"왜....왜 그러신지..? 혹시 붕대 때문이라면 제가 아직 완치를 못해서..."


"그것 때문이 아니에요. 어차피 「청문식」기간 내로 당신의 상태가 좋든 나쁘든 한 번은 만났어야 되니까."


"그럼, 어째서?"


베일런 이내 루이겔을 쳐다보는 시선을 거두더니, 평소처럼 웃는 모습이 아니라 무언가 의심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턱에 받친 채로 루이겔에게 물었다.



"....루이겔님, 정말 <루이겔>이 맞으신가요?"


"에?"


너무나도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에 루이겔과 테노다 둘다 동시에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왔다.


"음, 그렇다면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과거에는 다른 사람으로 활동하다가 정체를 바꾸신.... 거 아니죠?"



너무나도 어이 없는 말에 테노다도 '이게 뭔....?' 하는 눈빛과 표정으로 베일런을 쳐다보았고, 루이겔은 '내가 모르는 내가 있나?'라며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제가 과거에 알고 있던 어떤 동료와 헷갈려서 말이죠."


"그 동료, 누군데?"


"....정말 직업의식이 투철한 동료였어요. 정작 그 분은 날 동료라 생각할 거 같지 않긴 한데, 누구보다 <절대악>을 몰아내려고 했죠."


"혹시... 그 동료에게 어떤 일이..."


"... 모르겠어요. 그러나 이 정도로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아마 자신의 목숨을 건 도박이자 임무를 실행하다가 죽은 게 아닐지..."


"아... 죄송합니다. 괜히 물어봤습니다."


"아,아니에요! 먼저 이상한 이야기를 꺼낸건 전데요 뭐, 하하하."



그렇게 잠시동안 어색한 정적이 흐르다가, 파이카가 방에 들어오며 물었다.


"뭐야, 왜들 그리 침울해 있어? 뭐라도 말해봐."


"환자들 상태, 좋아?"


"...아니, 아직도 요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어."


"하... 거참 안타깝네요.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건만....."


"회복 마법, 아무것도 못 써?"


"...네. 씁쓸하게도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를 치료하고 돕고 하는 거에는 맞지 않더라고요."


"아.... 상당히 슬프네요."


"그래도!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까요. 굳이 마법을 이용해서만 남들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렇게 베일런의 짧게나마 하소연을 들어준 그들은 여러가지 「청문식」에서 행해져야 되는 질문을 받았다.


전투방식부터, 비록 맡은 시간을 얼마 되지 않지만 지금까지 경제를 어떻게 관리했는지까지. 베일런은 아주 세세하게 이들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보았다.


그렇게 길고도 긴 시간동안 행해진 질문과 대답이 다 끝나자, 하늘에 쨍쨍하게 떠있던 태양은 어느새 사라지고 보름달이 태양 대신 하늘에 떠 있게 되었다.


"네! 이렇게 끝입니다. 원래는 며칠에 걸쳐서 조사하는 것인데, 저는 딱히 그렇게 시간을 질질 끄는걸 안 좋아해서 말이죠. 수고하셨어요."

베일런이 자신이 대답을 들으며 작성한 서류들을 정리하며 말했다.


"드디어... 끝....."


"정말... 힘들다...."


길었던 조사에 테노다와 루이겔은 마치 넋이 나간듯 몸이 축 처진 미역마냥 의자에 퍼진 채로 기대고 있었다.


"그러시다면,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일 주... 동안 있는다고 하셨던가요? 그동안 편히 쉬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카가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나며 말했다.


베일런이 파이카의 대답을 듣자 손사레를 쳤다.


"아,아니요! 엄연히 쉬러 온 건 아닌데 쉬는건 근무 태만이죠! 하하하..."


"...그러시군요. 그럼 전 이만."


파이카는 그 말만을 남긴 채로 문을 닫고 방에서 나갔다.



"그럼 저도 이만 가보겠어요. 테노다님과 루이겔님... 두 분도 좋은 밤 보내세요."


그렇게 베일런도 파이카를 따라 자리를 비웠고, 시청의 복도를 걷다가 자신의 얼굴에 창문을 통해 비추는 달빛을 보게 되었다.


무시할 수도 있는 달빛이었지만, 베일런의 눈에는 무언가 그리움이 담겨있는 듯 하는 듯 했다.


그리고 베일런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며 창문에 손을 조심스레 가져다대며 중얼거렸다.

"언제쯤.... 해결할 수 있으려는지..... 내 실수를, 내... 과오를....."



그 말을 남긴 채로 베일런은 머리가 복잡해졌는지, 바로 자신에게 배정된 방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밤하늘의 바람을 몸으로 맞으며 산책을 잠깐 즐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마치 생각의 흐름이 바리케이트에 가로막힌 시선 마냥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직 그녀의 시선과 생각이 집중된 곳은 밝고도 하얀빛을 내뿜는 달. 그것 뿐이었다.


"바리케이트 꼭대기에 살짝 걸친 달이라.... 상당히 흥미롭네. 보름달이지만 마치 반달처럼 보이게 가려진 시선으로 보는 달이란...."

베일런이 이렇게 아름다운 달을 처음 봤는지 중얼거리고 있을 때였다.



- 쉬이이익!!



베일런 쪽으로 차가운 밤하늘의 공기를 가르며 날라오는 수리검 3개.


그러나 베일런은 이를 순식간에 눈치채고 마법으로 날라오는 수리검 3개를 공중에서 폭죽 터뜨리듯이 터뜨려버렸다.



- 채애애애앵!!!!



터진 수리검들은 폭발음 대신 맑고 청량한 쇠 두드리는 소리를 내며 철가루로 돌아갔다.


"....."


베일런은 수리검이 날라온 것으로 의심되는 곳을 잠시 노려봤지만, 별 의미 없다는 듯 단념해버리고,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한편 베일런을 노렸던 검은색 옷을 두르고 마치 닌자처럼 생긴 사람이 수풀 속에서 「전달석」을 통해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는 듯했다.


"...확실합니다."


"정말.... (치지지직).. 확실한 거겠지?"


"네, 분명합니다. 당신의 뜻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일단은 위험하니까 복귀하도록."


"네. 당신의 뜻대로."



ㅡㅡㅡㅡㅡ



베일런



중앙의회 관리 중 한 명인 23살인 장발의 은색 머리를 가진 미녀 파견원이다.


루이겔의 누나인 리에렐이 목표로 공부한 <중앙사법기관 : MSG>소속이며, 굉장히 유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데티스에서 열린 「청문식」 담당 팀의 대표를 맡고 있다.



보통 「MSG」소속 사람들은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두뇌파라는 평이 지배적이고 사실이지만, 베일런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며 모든 사건에서의 <진실>을 추구한다.


취미로는 차 마시며 신문 읽기, 보름달이 떠있는 밤에 산책하기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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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데티스 전투 2 - 악몽의 재림 24.08.07 8 0 10쪽
15 데티스 전투 1 - 수상한 쇠기둥 24.08.05 9 0 10쪽
14 첫 임무 4 - 재정난 24.07.29 10 0 11쪽
13 첫 임무 3 - 만남 24.07.27 10 0 11쪽
12 첫 임무 2 - 방호대 24.07.25 12 0 10쪽
11 첫 임무 1 - 데티스 24.07.23 13 0 10쪽
10 할익 학교 4 - 졸업 24.07.22 10 0 10쪽
9 할익 학교 3 - 세계의 이치 24.07.21 12 0 11쪽
8 할익 학교 2 - 고통의 연속 24.07.17 11 0 9쪽
7 할익 학교 1 - 입학 24.07.15 10 0 10쪽
6 뤼트 대침공 5 - 루이겔의 결심 24.06.03 18 0 10쪽
5 뤼트 대침공 4 - 라이틸의 절규 24.06.02 19 0 10쪽
4 뤼트 대침공 3 - 참사 24.06.01 15 0 11쪽
3 뤼트 대침공 2 - 태양 수정 파괴 사건 24.05.31 18 0 10쪽
2 뤼트 대침공 1 - 루이겔 24.05.30 3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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