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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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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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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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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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16 솔로 플레이어 (4)

DUMMY

Lv. 16 솔로 플레이어 (4)


필드 보스도 아닌 일반 몬스터 한 마리를 사냥하고 남은 생명력이 고작 15%였다. 까딱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였다.

정한은 제가 숫자를 잘못 봤나 싶어 가장 가까운 몬스터의 상태창을 다시 한번 살펴봤다.


[Lv. 53 이끼 낀 바위 정령]

[생명력-860 / 속성-땅 / 공격력-156 / 특징-적당한 습기와 적당한 흙이 가득한 곳에서 사는 정령입니다. 머리 위에 피어난 꽃 한 송이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근데 피가 이거밖에 안 남았다고? 이 정도면 밸런스에 문제 있는 거 아닌가?’


이끼 낀 바위 정령이 아무리 오염된 나무 정령과 비교해 잡는 속도가 빠르다고 해도,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까지 잡을 만큼의 메리트가 있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


생명력을 채우기 위해 바닥에 앉아있던 정한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한 번만 더 이끼 낀 바위 정령을 잡아보기로 했다.


정한은 상태 이상에 걸리는 걸 피하기 위해 이번엔 멀리서 표창을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표창을 맞은 녀석은 또다시 꽃으로 된 상모를 돌리며 노란 가루를 뿌리고는 멀리 있는 정한을 행해 달려왔다.


두 번째 바위 정령을 잡을 때는 허무하리만치 손쉽게, 별다른 위험 없이 생명력도 90%나 남은 상황에서 녀석을 쓰러트렸다.


‘중독되는 게 문제인가?’


정한은 이번엔 은신과 암살 콤보로 녀석의 동그란 머리통을 내려쳤다.


[이끼 낀 바위 정령이 상태 이상 ‘기절’에 빠집니다.]


세 번째 바위 정령은 두 번째보다 더 허무했다. 기절에 빠진 녀석이 해롱거리다 깨어날 때쯤엔 이미 피가 반이나 깎여있었고, 덕분에 녀석의 트레이드마크인 꽃 상투도 돌리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정한의 세 번의 전투에서 이끼 낀 바위 정령 자체가 그리 강한 몬스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그냥 바위 정령보다 약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일반 바위 정령과의 차이점은 오로지 저 머리 위에 피어난 꽃이었다.


‘일단 절대 꽃은 건드리지 말아야겠군.’


정한은 처음 꽃을 잘라냈을 때 바위 정령이 내질렀던 비명과 그 노란 연막탄을 생각하며 꽃을 최대한 소중히 보호해 주며 녀석을 쓰러트리기로 했다.

꽃만 건드리지 않으면 바위 정령은 은근히 손쉬운 상대인 데다가 레벨도 레벨인지라 경험치도 제법 많이 주는 편이었다.


사냥에 익숙해진 정한은 바위 정령을 두세 마리씩 모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건 사고는 언제나 방심했을 때 터지기 마련이었다.


‘연계 폭발!’


-콰과과과광


연속적으로 터지는 폭발음과 함께 노란색과 빨간색의 꽃잎이 휘날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키에에에에에엑!”


이끼 낀 바위정령들이 또다시 소리를 지르며 꽃을 부여잡고 사방으로 날뛰기 시작하고 노란 연기가 자욱하게 정령들을 감쌌다.


“시발. 좆 됐다.”


연기가 걷히고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바위 정령들이 정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움직임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녀석들의 몸통 박치기를 피하며 틈틈이 녀석들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던 중 정한의 머리 위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생명력이 10% 미만입니다.]


정한은 순간 제 눈을 의심했다.

재빨리 남아있는 생명력을 확인해 보니 100이 채 되지 않았다. 여기서 두어 대만 더 맞으면 바로 저승길 특급 열차에 탑승할 수 있을 만큼 적은 양이었다.

정한은 생존기라고 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와 질주를 켜고 자신을 공격하기 위해 달려드는 노란 녀석들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무 정령의 뒤에 몸을 숨긴 정한은 노란 가루를 흩날리며 돌아가는 녀석들을 보고 겨우 숨을 돌렸다.


“하아. 역시 그 꽃이 문제라는 건데······. 도대체 무슨 효과인지를 모르겠네.”


정한은 유난히 잠잠한 알림창을 보다가 다시 산을 올랐다.

모르면 직접 부딪혀서 확인해 보면 된다.

그게 그가 살아온 방식이었다.


일단 꽃이 문제라는 걸 알았으니, 그다음을 알아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한은 나비를 쫓아 제 앞까지 통통 뛰어온 녀석의 정수리에 솟아있는 꽃을 잡고 거침없이 뽑아버렸다.


“끼에에에에엑!”


울부짖는 녀석이 제 손에 들린 꽃을 빼앗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정한의 속도를 따라오기엔 역부족이었다.

정한은 꽃을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자신을 쫓아오는 녀석을 향해 스킬 ‘난무’를 시전했다.

쏟아지는 칼날이 녀석의 안면을 마치 두부처럼 으깨 놓았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공격에 녀석이 조금씩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윽고 정한의 새로운 무기인 [노움의 정]이 녀석의 몸통을 꿰뚫었다.


이끼 낀 바위 정령이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잘하게 바스러지는 것을 확인한 정한은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던 꽃을 꺼냈다.

다른 녀석들의 머리에 자라던 꽃이 녀석들이 죽으면 함께 시들던 것과는 달리 인벤토리에서 꺼낸 꽃은 여전히 싱그럽게 피어있었다.

꽃을 살펴보니 아이템 정보가 떠올랐다.

====================================

[이끼 낀 바위 정령의 꽃]

<등급>

★★★

<종류>

약초

<설명>

이끼 낀 바위 정령의 머리에서 자라는 꽃입니다. 건드리면 바위 정령이 뭅니다. 입수 난이도가 높아 고급 연금술의 재료로 사용됩니다.

====================================

몬스터를 잡다가 생각지도 못한 재료 아이템을 손에 넣었다.

재료 아이템은 언제나 환영받는 법이었다. 거기에 등급도 높고, 고급 연금술이라고 하니 아마 가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정한은 꽃을 다시 조심스럽게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이끼 낀 바위 정령들을 향해 씩 웃었다.


‘어디, 약초 채집이나 해볼까?’


정한은 정령들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 표창을 던지거나 직접 가서 때리는 대신, 정령들의 머리 위를 사뿐사뿐 뛰어다니며 꽃을 뽑았다.

서너 개의 꽃을 뽑아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두고 녀석들을 처리하고, 또다시 이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사냥하자 오히려 효율이 늘었다.


꽃을 잃은 녀석들은 꽃을 이용하는 잡스러운 기술을 쓰지 않아서, 꽃을 단 녀석들보다 상대하기도 수월했고 실제로 능력치도 조금 줄어 사냥이 빨라졌다.


정한의 인벤토리에는 어느새 30개의 꽃이 쌓여있었고, 레벨도 한 단계지만 올라가 있었다.


‘50레벨까지 1레벨 남았다. 주간 랭킹 보상 전까지 50레벨은 찍고 싶은데······.’


정한은 어느새 붉어진 하늘을 보며 제 경험치를 확인했다.


처음 튜토리얼을 완료하고 랭킹 보상으로 [가벼운 단도] 를 받았던 걸 생각하면 솔직히 보상은 그리 기대되지 않았다.

단지 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정식 서비스가 오픈되고 첫 랭킹 집계인 만큼 순위권 안에 들고 싶었지만, 정식 서비스를 오픈 한 시점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마 자신 못지않게 레벨을 올리기 시작했을 것을 생각하면 불안한 감도 없잖아 있었다.


결국 정한은 다시 칼을 쥐었다.

랭킹이 뜨기 직전까지 최대한 경험치를 많이 올리겠다는 심산이었다.


사위가 짙은 어둠에 잠겼지만, 정한의 칼이 내뿜은 불꽃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앞으로 3시간.


달빛에만 의지해서 사냥한 지 2시간가량 지났을 때 그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패시브 ‘야행성 Lv. 1’을 습득합니다.]

[야행성 Lv. 1]

[어두운 곳에서도 사물을 쉽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주변의 광량이 일정 수치 이하로 낮아지면 자동으로 발동됩니다.]


새롭게 생긴 스킬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 사냥이 훨씬 수월해졌다.

이끼 낀 바위 정령들을 모두 처치한 정한은 산속에 퍼져있는 나무 정령들까지 모두 처리하고 나서, 미니맵을 불러내 더 이상 주변에 몬스터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사냥을 마치고 정한이 숙소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새 자정이 거의 다 되어있었다.

티브이를 틀어놓고 소파에 앉아 멍하니 알림창이 떠오르는 위치를 응시하고 있던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화들짝 놀란 정한이 액정을 확인해 보니 규태였다.


“어, 형.”

-야, 너 길드 만들면 들어올 거냐?

“길드? 이것도 길드 만들 수 있어?”

-당연하지. 길드 못 만드는 게임이 어딨어?

“길드 가입해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형이 만든 길드 들어가긴 할 건데······. 근데 누구누구 들어오는 건데?”

-일단 나랑 희주, 너. 그리고 진호. ‘아레나’ 애들한테도 물어봐서 들어온다고 하면 받아주고.

“그 사람들 살아는 있어?”

-야. 말도마라. 태식이는 지금 36레벨이란다.

“태식이? 태식이가 누군데?”

-그 왜. ‘진격의 검’이라고 전사하던 애 있잖아!

“아······. 미안. 모르겠다. 생각 안 나. 그런 사람이 길드에 있었어?”

-그 왜 맨날 너한테 시비 걸던 애 있잖냐. 네가 저 새끼 내보내면 안 되냐고 했던 애!

“아, 아. 걔? 걔도 받아주게? 난 걔 별로던데······.”

-걱정하지 마라. 이미 다른 길드 들어갔다더라.

“그래? 잘됐네. 근데 길드는 갑자기 왜 만들게? 근데, 형. 레벨은 올리고 있어?”

-조금씩 올리고 있지. 길드는 그냥 만드는 거고. 언제 우리가 이유 있어서 만들었냐?

“아무튼 알았어. 생각해 볼게.”

-생각은 무슨 생각. 넌 형이 만들면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들어오면 되지. 말이 많냐?

“알겠어. 만들면 얘기해.”

-오냐.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한이 기다리던 알림창이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서버 ‘지구’, 채널 ‘대한민국’에서 주간 랭킹 10위 안에 선정되셨습니다.]

[랭킹 보상이 지급됩니다.]


‘좋았어!’


정한은 이번에도 순위권 안에 들었음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인벤토리를 열어 보상을 확인하자 이번엔 제법 능력치가 좋은 망토가 나왔다. 숲 고블린 족장을 해치우고 얻었던 망토를 착용하고 있던 정한에게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무기와 방어구는 몬스터들을 사냥하면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망토는 좀처럼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한은 새로 받은 망토를 착용하고 족장에게 얻은 망토를 경매에 올렸다.

정한의 경매장에는 이제 제법 많은 물건이 올라가 있었고, 판매된 금액도 꽤 쌓여있었다.

꾸준히 몬스터를 사냥해서 얻은 돈과, 잡동사니를 팔아 얻은 금액도 많이 모였다.


‘그러고 보면 게임 할 때도 딱히 돈 쓸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워낙 레이드와 사냥을 많이 다녔던 정한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실도 게임에서만큼 사냥에 집중하고 있으니 다른데 돈을 쓸 일이 없었다.

경매장에 올라와 있는 아이템도 현재 그가 착용하고 있는 것들보다 나은 아이템은 없었다.


‘뭐, 나중에 기술 배우면 돈 쓸 일이 생기겠지. 일단 모아두자.’


정한은 오늘 사냥하면서 얻은 무기와 방어구들을 경매에 마저 등록해 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주간 순위 알림창을 기다리느라 여태 씻지도 않고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도움말 : 제작 재료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획득할 수 있습니다. 거대 코뿔소의 대변에서 고급 요리 재료인 발효된 코코넛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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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Lv. 17 솔로 플레이어 (5) 24.06.10 519 15 12쪽
» Lv. 16 솔로 플레이어 (4) +1 24.06.09 556 17 11쪽
16 Lv. 15 솔로 플레이어 (3) 24.06.09 558 18 11쪽
15 Lv. 14 솔로 플레이어 (2) 24.06.08 562 20 11쪽
14 Lv. 13 솔로 플레이어 (1) +1 24.06.08 589 18 11쪽
13 Lv. 12 정식 서비스 오픈 (4) 24.06.07 586 19 12쪽
12 Lv. 11 정식 서비스 오픈 (3) +1 24.06.07 574 20 12쪽
11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24.06.06 597 19 11쪽
10 Lv. 9 정식 서비스 오픈 (1) +1 24.06.06 605 21 11쪽
9 Lv. 8 레이드 헤딩 파티 (4) 24.06.05 600 19 11쪽
8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24.06.05 604 18 11쪽
7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24.06.04 641 17 11쪽
6 Lv. 5 레이드 헤딩 파티 (1) 24.06.04 682 21 11쪽
5 Lv. 4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2) 24.06.03 717 21 12쪽
4 Lv. 3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1) +1 24.06.03 787 20 11쪽
3 Lv. 2 GAME START (3) +1 24.06.02 884 22 11쪽
2 Lv. 1 GAME START (2) +1 24.06.02 930 24 11쪽
1 Lv. 0 GAME START (1) +2 24.06.01 1,265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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