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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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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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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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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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DUMMY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한편, 청와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되었다.


“백악관에서 이번 이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다들 뉴스를 보셔서 대충 돌아가는 상황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미국이 이미 이번 사태를 받아들이기로 한 마당에, 저희에게 선택권이 있겠습니까? 더 늦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현 상황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공표해야 합니다.”

“미국이 그렇게 했다고 우리까지 그 괴물들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까? 괜히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는 편이······.”

“국무총리께서는 오히려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숨기는 게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는 걸 모르시나 봅니다.”

“뭐요?”

“왜요. 제가 틀린 말 했습니까? 쌍팔년도도 아니고 지금 같은 정보화 시대에 언론을 통제한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이미 SNS나 인터넷을 통해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어요!”


회의가 시작된 지 오 분 만에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대통령은 벌써부터 지끈거리는 이마에 손을 올렸다.


“외교부 장관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실 공식적인 발표만 없었지, 강원도를 통제한 시점부터 이미 인정한 거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지금은 차라리 빠르게 인정하고 대비책을 강구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고 봅니다.”

“거 보십시오. 국방부 장관도 저렇게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외교부 장관이 이때다 싶어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려치며 국무총리에게 삿대질했다.


“자자, 다들 진정들 하시고. 국정원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은 조용히 상황을 관망하고 있던 국가정보원장을 바라봤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권력을 가진 이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집중되었다.


“말씀을 해보세요!”


외교부 장관이 또다시 책상을 두드리며 독촉하자, 팔짱을 끼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 조용히 생각에 잠겨있던 국정원장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 하시죠. 각하.”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이 소집됐다.

청와대 대변인은 현 상황을 인정하고, 피해를 본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강원도의 통제는 풀리지 않았고, 문제가 되는 몇몇 지역들의 통제가 추가되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거주지 이탈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고, 대비책을 하루빨리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기자회견은 끝이 났다.


*


닭강정을 먹으며 뉴스를 보던 네 사람은 갑자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에 먹던 것도 멈추고 화면에 집중했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규태가 정한의 옆구리를 찔렀다.


“봐라. 형 말 듣길 잘했지? 이게 다 연륜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야. 임마. 앞으로 형 말은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도록 해라. 알겠냐?”


정한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레벨 천천히 올려도 되는 거 아니에요?”

“그거랑 그거는 다르지. 진호야, 이 레벨이란 건 말이다. 가장 높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낮은 법이야.”


이번에도 정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희주는 그런 셋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름 바쁜 오전을 보내느라 평소보다 늦게 사냥터로 나선 그들은 어제보다 빠른 속도로 계곡의 상류에 도착했다.


“오늘은 운디네 없네요?”

“에이. 한 번 더 잡아볼까, 했더니만.”


규태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아쉬운 건 정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밤 상점에 들어가 보니 2골드짜리 단검 대신 4골드짜리 더 좋은 단검이 생겨있었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잡아서 사려고 했는데······.’


1골드가 모자라서 사지 못했던 단검을 생각하면, 운디네가 없는 게 유독 아쉬웠다.


“야, 근데 사냥감이 없다?”


물의 정령이 다시 생기는 데에는 적어도 3~4시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계곡에는 정령이라는 정령은 모두 씨가 말라 있었다.


“형. 그럼, 등산 좀 할래?”


정한은 새벽에 봤던 고블린을 떠올리며 계곡 옆에 나 있는 산길을 손으로 가리켰다.


“야. 얼마나 더 가야 되는데?”


얼굴 위로 줄줄 흐르는 땀을 손으로 훑어낸 규태가 정한을 향해 소리쳤다.

딱히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이들은 정한의 말대로 산을 오르는 중이었다.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돼.”

“형님. 허억, 지금 그 소리만, 허억, 30분째, 허억, 하고 계신 거 아시죠?”

“어어. 다 왔어.”


진호도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나무에 기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저, 괴물 저거. 숨소리 하나 안 변한 거 봐.”


모두의 원망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혼자 산길을 앞질러 가던 정한이 갑자기 멈춰 섰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입술에 집게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정한의 눈에 6개의 게이지바가 포착됐다.


숲 고블린들이 거대한 바위를 지붕 삼아 그 아래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작은 모닥불 아래 옹기종기 서 있는 두 마리의 숲 고블린들과 주변을 순찰하듯 돌아다니는 녀석 두 마리, 근처 풀에서 열매를 따고 있는 두 마리였다.


녀석들의 레벨은 26짜리가 두 마리였고 나머지는 전부 27레벨이었다.


지금 자신의 레벨이 28, 규태와 희주가 26, 진호가 23이었다.

새벽에 혼자 26레벨짜리 숲 고블린을 잡을 때 그리 어렵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규태나 희주도 충분히 일대일은 가능할 터였다.

진호야 혼자 치유하면서 싸우면 되니, 한 마리 정도는 죽지도 죽이지도 못한 상태로 붙들고 있을 수 있을 테고.


나머지 세 마리를 혼자 처리해야 하는 본인이 가장 걱정이긴 했지만, 오전에 새로 얻은 스킬까지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정한은 일단 파티워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제 계획을 얘기했다.


“에이, 형님. 제가 중간중간에 힐 한 번씩 넣어드릴게요.”

“가능하겠냐? 괜히 힐 어그로 튀면 네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저 이래 봬도 힐러 랭킹 5위 안에 드는 몸입니다. 그 정도는 컨트롤 가능해요.”


정한이 걱정된다는 투로 말하자 진호가 가슴을 쭉 내밀고 주먹으로 두어 번 두드렸다.


“진호야. 여기 랭커 아닌 사람이 어딨어? 희주도 법사 3윈데.”

“거기에 갑자기 날 왜 끌고 들어가? 우리 중에서 랭킹 제일 낮은 사람은 오빠면서?”


규태에게 지목당한 희주가 파드득 고개를 털며 규태의 팔을 꼬집었다.


“그래, 그럼 알아서들 적당히 지원해 주고 하자. 어차피 일반 몸이라 그렇게 아프진 않을 거야. 형수 제가 몹 한 마리 선타 치자마자 그 장판 좀 깔아줘요. 속박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쟤네 갑자기 허공 보면서 단체로 소리 지르기 시작하면 무조건 튀어. 알았지? 그럼 갈게.”


정한은 마지막까지 신신당부하며 은신 스킬을 사용해 몸을 숨겼다. 그의 목표는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열매를 따고 있는 녀석이었다.

한가롭게 풀잎을 들춰보고 있는 고블린의 뒤로 접근한 정한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 마침 바닥에 떨어진 나무 열매를 줍기 위해 녀석이 고개를 숙인 순간, 정한의 칼이 번뜩이며 녀석의 목덜미를 향해 쇄도했다.


-촤악. 툭. 데구르르


한방에 몸과 분리된 숲 고블린의 머리통이 그의 옆에 있던 다른 숲 고블린의 발치까지 굴러갔다.

숲 고블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갑자기 굴러온 초록색 머리통을 들어 올렸다.


머리통을 이리저리 돌려보던 고블린의 등 뒤로 다가간 정한은 녀석이 상황 파악을 끝내기를 기다려 줄 만큼 한가하지 않았다.


‘난도.’


순간적으로 쏟아진 칼날이 고블린의 초록색 몸에 무수한 붉은 흔적을 만들어 냈다.


순식간에 동료를 잃고 공격까지 받은 고블린들이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정한에게 달려들었다. 그와 동시에 바닥이 새하얗게 얼어붙고 규태와 희주, 진호의 공격이 각자의 고블린에게 쏟아졌다.


정한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두 마리의 고블린에게 동시에 칼을 휘둘렀다.

방어력이 낮은 녀석들답게 여섯 마리나 있는 것 치곤 사냥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규태의 고블린은 고슴도치가 되어있었고, 희주의 고블린은 숯덩이가 되어버렸다.


마지막 남은 고블린 한 마리가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었으나, 녀석은 비명 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역시 고블린! 돈이 많아.”

“돈 빼고는 다 쓰레기만 줘서 그렇지. 낡은 돌도끼 이거 뭐냐?”


진호가 자동으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돈의 액수를 보며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규태는 양손에 돌도끼를 들고 원시인 흉내를 냈다.


“형님. 잘 어울리십니다.”

“너 어디 돌도끼에 맞아서 한번 죽어볼래? 내가 오늘 아주, 뚝배기 제대로 깨 줄게.”

“아악. 형님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형수님, 살려주세요!”


규태와 진호가 희주를 사이에 두고 빙글빙글 돌며 술래잡기를 하는 동안 정한은 주변을 살폈다.


“저기 또 있다. 저긴 다섯 마리네······. 그만 놀고 빨리 안 와?”


불러도 안 오는 둘을 향해 정한이 소리치자, 규태와 진호는 바로 돌도끼를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뛰어갔다.

한두 번 위험한 상황을 겪었지만, 그들은 무사히 사냥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확실히 인간형 몹이 재미는 있네.”

“난 고블린은 못생겨서 싫어.”


고블린의 피가 엉겨 붙은 몸을 씻고 나온 그들은 거실에 모여 앉아 한마디씩 주고받고 있었다.


그때 동시에 그들의 머리 위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서버 ‘지구’, 채널 ‘미합중국’에서 튜토리얼 달성자가 10%를 초과했습니다. 서버 ‘지구’의 베타 테스트가 종료됩니다.]

[24시간 후, 서버 ‘지구’에 정식 서비스를 오픈합니다.]

[베타 테스트 사용자의 캐릭터는 초기화되지 않고 정식 서버로 자동 승계됩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모험 되시길 바랍니다.]

[24:00:00]

[23:59:59]


알림창과 함께 떠오른 타이머의 초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럼, 여태 우리가 한 게 베타 테스트였단 소린가?”

“자동 승계된다니까 상관없지 않아요?”


혼란스러운건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알림창은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가장 먼저 튜토리얼을 비롯해 이상 현상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던 미국은 가장 먼저 알림창이 말하는 사용자들을 플레이어와 헌터의 합성어인 ‘플레이터’라고 부르며 새로운 직업으로 인정했다.


물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냥 사용자라고 부르거나 플레이어라고 불렀다. 시스템이 게임과 비슷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간발의 차로 상황을 인정해 위기를 모면한 한국도 이번에는 미국 못지않게 빠르게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알림창이 예고한 정식 서비스가 오픈되기 1시간 전.

수많은 사람들이 새해맞이 타종식을 하는 것처럼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다.


정한과 규태, 희주, 진호도 사냥을 마치고 돌아와 티브이 앞에 모여 앉았다.

화면에는 커다란 전광판에 타이머가 돌아가고 있었고, 모여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설레는 표정으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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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Lv. 13 솔로 플레이어 (1) +1 24.06.08 589 18 11쪽
13 Lv. 12 정식 서비스 오픈 (4) 24.06.07 586 19 12쪽
12 Lv. 11 정식 서비스 오픈 (3) +1 24.06.07 574 20 12쪽
»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24.06.06 597 19 11쪽
10 Lv. 9 정식 서비스 오픈 (1) +1 24.06.06 605 21 11쪽
9 Lv. 8 레이드 헤딩 파티 (4) 24.06.05 600 19 11쪽
8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24.06.05 603 18 11쪽
7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24.06.04 640 17 11쪽
6 Lv. 5 레이드 헤딩 파티 (1) 24.06.04 682 21 11쪽
5 Lv. 4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2) 24.06.03 717 21 12쪽
4 Lv. 3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1) +1 24.06.03 787 20 11쪽
3 Lv. 2 GAME START (3) +1 24.06.02 884 22 11쪽
2 Lv. 1 GAME START (2) +1 24.06.02 930 24 11쪽
1 Lv. 0 GAME START (1) +2 24.06.01 1,264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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