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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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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16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6.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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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
추천
13
글자
11쪽

Lv. 18 던전 (1)

DUMMY

Lv. 18 던전 (1)


정한은 분신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점점 더 제 분신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스킬로 만들어진 분신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남이 들으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정한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스킬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스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기 때문이다.


두어 시간 동안 사냥하면서 재사용 대기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사용해 본 결과 분신은 굉장히 제멋대로였다.

어떨 때는 자신보다 더 열심히 몬스터들을 사냥하다가도, 또 그다음 번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한을 그냥 구경만 하며 멀뚱멀뚱 서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까지는 자신을 방해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차라리 스킬이 없다고 생각하고 아예 사용하지 말아볼까? 하다가도, 열심히 싸울 때면 이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또 없었기에, 정한은 스킬을 봉인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분신이 같이 싸워주면 좋은 거고, 아니라고 해도 애초에 혼자 해오던 그에게는 크게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쓸만한 스킬이었으면 포인트 몰아주려고 했는데, 이런 식이면 차라리 다른 걸 올리는 게 낫겠어.’


정한은 어느새 10개가 넘어버린 스킬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가장 사용 빈도수가 높고 포인트를 투자했을 때 효율이 좋은 것 위주로 스킬을 올렸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 분신술에도 포인트 3개를 투자했다.

스킬 포인트 배분을 마친 정한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주변에 있던 바위 정령들의 꽃을 뽑아 녀석들을 한데 집합시켰다.


콰광! 카앙. 캉. 카가가강. 퍼버버벙.


산 중턱에 있는 넓은 공터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스킬에 정한을 둘러싼 원의 넓이가 점점 넓어졌다.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쇄도하는 칼날이 바위 정령의 몸을 부수고 꿰뚫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킬에 바위 정령들은 제대로 반격조차 못 하고 가루가 되어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정한이 열심히 바위 정령들과 싸우는 동안, 지속시간이 45초로 늘어난 그의 분신은 정한의 행동을 마치 관찰하는 것처럼 유심히 지켜보다 이내 연기처럼 사라졌다.


제 분신이 사라진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강화된 스킬에 신이 나서 사냥 삼매경에 빠져있던 정한은 인벤토리가 가득 찼다는 알림창을 보고 나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레벨이 오르면서 한두 칸씩 확장되었다고는 해도, 사냥을 시작하면 정말 말 그대로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통 사냥에 몰두하는 정한은 늘 인벤토리가 부족했다.

상자를 이용한 꼼수를 쓴다고 해도,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속 펜션에서 상자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었기에 그마저도 한계가 있었다.


‘잠깐 쉬면서 인벤토리 정리나 좀 해야겠다.’


인벤토리를 열어본 정한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인벤토리를 두 칸이나 잡아먹고 있는 두 종류의 열쇠를 발견했다.


두 종류의 열쇠는 각각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색이 달랐는데, 색이 달라도 중첩이 되는 바위 정령의 꽃과는 달리 따로 나뉘어져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다른 성질의 열쇠인 게 분명해 보였다.


잡동사니를 한꺼번에 상점에 팔아버린 정한은 두 개의 열쇠를 꺼내들었다.


[필드 던전의 열쇠]

[필드에 있는 던전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주는 열쇠입니다. 던전 입구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스의 방 열쇠]

[보스가 무작위로 생성된 던전으로 향하는 열쇠입니다.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열쇠의 상세 정보를 확인한 정한이 필드 던전의 열쇠를 사용하자 알림창이 나타났다.


[던전 입구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던전 입구가 어딘데?’


알림창에게 따지듯 의문을 표출하는 정한에게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미니맵이 펼쳐졌다.

미니맵 오른쪽 위 끝에 몬스터의 정보를 알려주던 색색의 네모 표시 아래 ‘던전 입구’라고 쓰인 별 모양이 새롭게 추가되어 있었다.


지도에 표시된 별 모양은 총 다섯 군데였고, 그중 세군데는 정한에게도 익숙한 장소였다.

한군데는 지금 있는 산의 정상. 그리고 나머지 두 군데는 각각 운디네가 있던 폭포와 노움이 있던 절벽에 표시되어 있었다.


정한은 지금 당장이라도 던전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가장 가까운 던전인 이곳 산의 정상은 아직 빨간색의 몬스터들이 즐비해 있는 곳이었다.

위험한 건 둘째치더라도, 괜히 레벨 때문에 던전 보스도 잡지 못하고 던전을 나와야 한다면 괜히 열쇠만 날리게 되는 셈이다.

결국 정한은 내일 아침 일찍 운디네가 있던 폭포 던전에 가기로 하고, 혹시나 열쇠가 더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눈앞의 몬스터들을 잡아 죽이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어 그가 사냥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그의 예상대로 한 개의 열쇠를 더 획득할 수 있었다.


그는 내일 있을 던전 탐험을 기대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산은 밤이 일찍 찾아온다.

그리고 그만큼 새벽도 빨랐다.

산속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야생 동물들은 동이 트기도 전에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산속에 터를 잡은 정한도 그러했다.

던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렘 때문인지, 시끄럽게 울어대는 새벽 산의 새들 때문인지 다섯 시가 되기도 전에 눈을 뜬 정한은 새벽공기를 마시며 계곡으로 향했다.


물안개가 짙게 낀 계곡 주변이 으스스할 법도 하건만 정한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혹시라도 열쇠를 주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계곡을 서성이던 물의 정령들을 모두 베어내며 폭포에 도착한 정한은 운디네가 서 있던 자리에 생겨난 이질적인 분위기를 내뿜으며 서 있는 거대한 문을 마주했다.


굳게 닫힌 문에서는 피부가 저릿할 정도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른침을 삼킨 정한이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조심스럽게 꽂아 넣었다.

거대한 문이 덜컹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리고 그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새하얀 빛이 정한을 집어삼켰다.


정한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생전 처음 보는 낯선 곳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깊은 심연의 동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머리 위로 떠오르는 알림창을 보고 정한은 제가 들어온 곳이 ‘깊은 심연의 동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던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을 많이 가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깊은 심연의 동굴’이라는 던전이 지구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바닥에는 풀 대신 산호초 모양의 식물들이 가득했고, 푸른 빛이 도는 암석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동굴은 높이가 족히 5미터는 되어 보였다.

나무 대신 거대한 형광 빛을 내뿜는 버섯이 자라있는 이곳을 과연 지구라고 할 수 있을까?

시스템이 구현해 놓은 상상의 장소이든, 아니면 정말로 다른 세계와 연결된 곳이든 어쨌든 분명한 것은 이곳이 그가 알던 세계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잔뜩 긴장한 정한은 양손에 제 검들을 불러내고는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나마 다행인 건 동굴 입구라 그런지 길이 외길이라는 것이었다.

뒤쪽은 그가 들어왔던 폭포의 문과 같은 모양의 문이 굳게 닫힌 채 버티고 서 있어서 정한이 갈 수 있는 방향은 오로지 정면밖에 없었다.


십 분 정도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드디어 눈앞에 새로운 몬스터가 나타났다.


상반신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하반신은 뱀인지 용인지 모를 파충류의 모습을 한 나가였다.

정한은 눈앞의 몬스터의 머리 위에 떠오른 이름과 상태창을 살펴봤다.


[Lv. 46 푸른 심연의 나가(정예)]

[생명력-1.6K / 속성-물 / 공격력-207 / 특징-주로 깊은 강이나 바다에서 서식한다고 알려지는 전설 속의 생물이다. 인어와는 다른 종으로 서로 적대관계이다.]


‘푸른 심연의 나가’라는 이름답게 전체적으로 파란색을 띠고 있는 녀석은 물갈퀴 모양의 귓바퀴와 목덜미에는 물고기의 아가미 같은 기관이 형상화 되어있었다.


미관상 썩 훌륭하지 못한 생김새에 살짝 얼굴을 찌푸린 정한은 나가의 이름 옆에 쓰인 ‘(정예)’라는 표시가 거슬렸다.

확실히 비슷한 레벨이었던 나무 정령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고, 제 레벨보다 높은 이끼 낀 바위 정령보다도 생명력과 공격력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래도 노움보다는 약했다.

정한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제 쪽으로 유유히 걸어오는 나가를 보며 은신으로 모습을 감췄다.


‘조금만 더, 거의 다 왔다. 이제 앞으로 다섯 걸음!’


삼지창을 든 녀석이 정한과 1미터의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그리고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그대로 뒤돌아 제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졸지에 타이밍을 놓친 정한은 한참 뒤 녀석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첫 번째 시도를 허무하게 놓친 정한은 원래 서 있던 자리보다 조금 더 앞으로 걸어나가 녀석을 기다렸다. 그리고 녀석이 제 앞에 멈춰 섰을 때, 그의 손에 들려있던 두 자루의 단검이 날카로운 파공음을 터트리며 녀석의 급소를 사정없이 내려찍었다.


“키야아아아악!”


갑작스러운 일격에 당황한 녀석이 비명을 지르고 긴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렀다.

가까스로 나가의 공격을 피한 정한은 곧바로 이어지는 놈의 삼지창을 왼손으로 막아내며 순식간에 역수로 바꿔 쥔 그의 단검이 비어버린 적의 옆구리를 무자비하게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찢겨나간 살점과 푸른색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노움의 정’의 검은 날이 푸른색으로 물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정한의 공격을 막아내기 급급한 나가가 조금씩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단검으로 녀석의 창살을 고정한 정한이 녀석의 아가미에 ‘노움의 정’을 깊이 박아 넣자, 푸른 피거품을 문 나가가 제대로 된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


나가를 쓰러트리자 갑자기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평판이 개방됩니다.]

[평판에 따라 적과 아군이 나뉩니다.]

[인어와의 우호도가 10 상승합니다.]

[인어와의 관계는 중립입니다.]

[나가와의 우호도가 30 하락합니다.]

[나가와의 관계는 약간 적대적입니다.]


던전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미 나가를 적으로 받아들인 정한이었기에 나가와의 관계 따윈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손과 칼날에 묻어있던 피를 털어낸 정한이 다음 상대를 찾아 눈을 번뜩였다.


‘깊은 심연의 동굴’에 있는 나가는 두 종류였다.

‘푸른 심연의 나가’가 남성형 몬스터로 물리 공격을 하는 반면, ‘붉은 심연의 나가’는 여성형 몬스터로 마법 공격을 주로 사용했다.


두 몬스터 중 어떤 몬스터가 더 상대하기 편하냐고 물으면 정한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푸른 심연의 나가’라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붉은 심연의 나가’는 나무 정령보다도 더 정한과 상성이 안 맞는 몬스터였다.


[도움말 : 던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던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필드 보스를 토벌해야 합니다. 물론, 열쇠도 필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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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 18 던전 (1) 24.06.10 530 13 11쪽
18 Lv. 17 솔로 플레이어 (5) 24.06.10 519 15 12쪽
17 Lv. 16 솔로 플레이어 (4) +1 24.06.09 555 17 11쪽
16 Lv. 15 솔로 플레이어 (3) 24.06.09 557 18 11쪽
15 Lv. 14 솔로 플레이어 (2) 24.06.08 562 20 11쪽
14 Lv. 13 솔로 플레이어 (1) +1 24.06.08 589 18 11쪽
13 Lv. 12 정식 서비스 오픈 (4) 24.06.07 586 19 12쪽
12 Lv. 11 정식 서비스 오픈 (3) +1 24.06.07 574 20 12쪽
11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24.06.06 596 19 11쪽
10 Lv. 9 정식 서비스 오픈 (1) +1 24.06.06 604 21 11쪽
9 Lv. 8 레이드 헤딩 파티 (4) 24.06.05 599 19 11쪽
8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24.06.05 603 18 11쪽
7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24.06.04 640 17 11쪽
6 Lv. 5 레이드 헤딩 파티 (1) 24.06.04 682 21 11쪽
5 Lv. 4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2) 24.06.03 717 21 12쪽
4 Lv. 3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1) +1 24.06.03 787 20 11쪽
3 Lv. 2 GAME START (3) +1 24.06.02 884 22 11쪽
2 Lv. 1 GAME START (2) +1 24.06.02 930 24 11쪽
1 Lv. 0 GAME START (1) +2 24.06.01 1,264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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