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26,927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6.05 06:04
조회
603
추천
18
글자
11쪽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DUMMY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민첩으로 인해 증가하는 능력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 정한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통 대부분의 게임에서 민첩은 속도와 관련된 경우가 많았기에 능력치 포인트를 투자하긴 했지만, 사실 민첩만큼 게임마다 반영되는 효과가 천차만별인 것도 없었다.


당장, 자신들이 하는 게임만 봐도 민첩이 명중이나 회피율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동속도와 공격 속도는 물론이거니와 명중과 회피율까지 증가시키는 능력치라니······.


민첩은 그야말로 정한이 선택한 ‘암살자’라는 캐릭터에게 매우 적합한 능력치였다.


정한은 안내서를 펼친 김에 다른 능력치들의 효과를 확인해 봤지만, 기존에 그가 알던 것들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뿐더러, 아직 레벨이 낮은 그에겐 특별히 도움이 되는 능력치는 없었다.

정한은 조금 더 안내 책자를 살펴보려다가, 해가 지면 사냥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깨닫고는 들고 있던 안내서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게임과 현실은 달랐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시간을 확인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몸을 풀었다.


“이제 다들 괜찮아졌으면, 사냥하러 가자. 해 질 때까지 얼마 안 남았어.”

“빨리 가요. 빨리 렙업 해서 그 자식한테 복수해 주러 가자고요! 겸사겸사 템도 먹고, 스킬도 얻고. 일석삼조네!”


허공에 대고 섀도복싱을 하던 진호가 가장 먼저 뛰어나가 신발에 발을 욱여넣었다.

설레발치던 것과는 달리 진호는 문고리가 마치 금고 다이얼이라도 되는 것처럼 세상 신중하게 돌렸다. 그의 행동이 어찌나 조심스러웠던지 돌아가는 문고리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열린 틈 사이로 진호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너 뭐하냐?”


나가라는 밖에는 안 나가고 문에 붙어 아무것도 없는 밖을 염탐하는 진호의 뒤에 서 있던 정한이 황당해하며 물었다.


“혹시 모르잖아요. 그놈들이 문밖에서 대기 타고 있으면 어떡해요.”

“내가 아까 다 확인했어. 빨리 문이나 열어.”


-퍽


진호의 등허리를 툭툭 치던 정한을 뒤로 잡아당긴 규태가 제 앞에 씰룩거리고 있는 진호의 엉덩이를 발로 차 문을 열었다.

신중하게 문고리를 잡고 열었던 것이 무색하게 진호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밖으로 미사일처럼 튕겨 나갔다. 겨우 중심을 잡고 선 그가 홱 하고 고개를 돌려 여전히 다리 하나를 들어 올린 채 서 있는 규태를 향해 소리쳤다.


“형님! 저 진짜 완전 대가리 작살날 뻔했잖아요!”

“쓸데없는 짓거리 하지 말고 빨리 와!”


정한은 투덜거리는 진호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앞장서 가는 규태와 희주를 따라 계곡으로 향했다.


시간이 제법 흐르고 난 뒤라 그들이 오늘 처음 사냥했던 곳에는 물의 정령이 어느 정도 다시 생겨나 물 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젠이 엄청 느리네.”

“게임 시간이랑 비교해 보면 그렇게 느린 것도 아니지 않아? 게임이 시간 흐름이 빠르잖아.”

“그런가? 많이 다르긴 하다. 확실히.”

“그치. 아무래도 현실이니까. 게임이었으면 아까도 그냥 죽을 때까지 시도 해 봤겠지. 도망치는 게 아니라.”

“그건, 그래.”


가볍게 수긍한 규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폭포 쪽보다는 상대적으로 레벨이 낮은 물의 정령들만 있어서 그들은 대화를 나누면서 몹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처음과는 다리 사냥에 여유가 넘쳤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24 이(가) 되었습니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25 이(가) 되었습니다.]


레벨도 착실하게 올라, 파티원의 전원의 레벨이 20이 넘게 되면서 자동 습득이 가능해지자 쓸데없이 아이템 줍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돼서 사냥 시간이 빨라졌다.

잡동사니나 이상하게 부식된 천 쪼가리만 주던 슬라임과는 달리, 정령들이 주는 돈과 아이템은 제법 쓸만해서 정한도 드디어 초보 보험가 세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들은 어느새 그들이 도망쳤던 폭포 앞까지 도착했다.


[Level up. 축하합니다. 모험가님은 Lv. 26 이(가) 되었습니다.]


운디네 주변을 정리하는 사이 또다시 레벨이 오르고 이제 폭포 앞에는 운디네와 정한. 그리고 그의 파티원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이제 잡을 수 있겠지?”

“초반 소환수 세 마리가 문제긴 한데.”

“나랑 희주가 한 마리씩 잡을 테니까 네가 운디네 몸빵 하면서 쫄 잡으면 대충 될 거 같은데?”

“쟤가 초반에 상태 이상을 걸어서 공격력이랑 방어력이 낮아지는 게 좀 걱정이긴 한데······. 일단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도망가는 거로 하자.”


정한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뒤로 조금씩 빠지고, 부채꼴 모양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들 풀 도핑 하시고.”


정한의 말에 다들 인벤토리에서 유리병에 든 액체들을 꺼내 들었다. 정한도 물의 정령을 잡으면서 생긴 비약들을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우웩.”


진호가 초록색으로 반짝이는 액체를 마시고 얼굴을 찌푸렸다.


“이거 진짜 비위 상하는 맛인데요?”


진호와 같은 비약을 마신 희주가 입을 두 손으로 틀어막고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가 끝난 파티원들이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싸울 태세를 취했다. 이들의 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마저 감돌았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아무것도 못 해보고 도망치기 바빴다.

두 번째 시도마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도망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정한은 깊게 심호흡을 한번 한 뒤 단검과 장검을 손에 불러냈다.


“갈게요.”


정한의 몸이 순식간에 사람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


물의 정령을 잡으면서 정한은 스킬 레벨을 올리기 위해 재사용 대기시간이 될 때마다 꾸준히 스킬들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바로 스킬 연계 효과였다.

예를 들어, 은신한 상태에서 상대의 뒤로 가 암살 스킬을 사용하면 데미지의 증가뿐만 아니라 가끔 대상을 기절시키는 효과가 발생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안 되는 스킬을 다양하게 조합해 사용해 보기도 하고 동시에 연속적으로 사용해 보는 등 수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애석하게도 이렇다 할 효과를 얻어낸 건 은신과 암살뿐이었다.


‘그래도 이거라도 알아낸 게 어디냐.’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많은 데미지를 입혀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는 게 본인이 해야 할 일이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탱커 노릇도 하고 있었지만······.


정한은 은신으로 몸을 숨긴 뒤 눈앞의 적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운디네는 정한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한 채, 목욕탕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로 안마를 받는 아저씨들처럼 승모근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폭포를 맞고 있었다.

그러다 운디네가 기지개를 켠 순간, 정한의 단검이 운디네의 목덜미 한가운데에 깊숙이 들어가 박혔다.


[물의 정령 운디네가 상태 이상 ‘기절’에 저항합니다.]

[물의 정령 운디네가 당신을 보고 분노합니다.]

[물의 정령 운디네가 하급 물의 정령을 소환합니다.]

[물의 정령 운디네가 주변에 있는 물의 정령들을 불러 모읍니다.]


알림창이 시끄러운 알람 소리와 함께 주르륵 떠오르고, 그 사이 몸집을 키운 운디네의 주변으로 물의 정령이 소환됐다.


어째서인지 두 번째 시도에서는 운디네가 괴성을 지르지 않아 상태 이상 효과도 걸리지 않았다.


재빨리 운디네의 근처에서 벗어난 정한은 질주로 이동속도를 증가시킨 뒤 규태와 희주의 사정거리까지 달렸다.

이동속도가 느린 운디네가 저 멀리서 천천히 온몸을 출렁이며 다가오고 그의 소환수들이 빠르게 정한에게 따라붙었다.


“형! 형수!”


정한이 규태와 희주의 사거리 안에 들어서자 곧바로 규태와 희주의 광역 스킬이 소환수들에게 쏟아졌다.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강한 마법사인 희주에게 세 마리 소환수가 들러붙었다.

희주의 마법에 계곡이 얼어붙고 그녀를 쫓아오던 세 마리중 한 마리가 얼어붙었다.


정한과 규태가 짠 것처럼 동시에 한 마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둘의 공격을 받은 소환수가 순식간에 녹듯이 사라져 버리자, 이미 피가 반 이상 줄어든 나머지 한 마리를 처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수월했다.


그들이 두 마리의 소환수를 다 처리하자 얼어붙어 있던 마지막 한 마리에게 세 사람의 공격이 쏟아졌다.

진호도 마나가 소모되지 않는 기본 공격을 날렸다.


마지막 소환수의 남은 피가 반 이하로 떨어졌을 무렵 그제야 자신의 곁으로 도착한 운디네를 향해 정한의 두 번째 스킬 난도가 작렬했다.

정한의 칼날이 운디네의 몸과 얼굴에 정신없이 쇄도하고 마지막 소환수를 처리한 나머지 파티원들이 합세하자, 머리 위에 떠 있던 게이지 바에서 생명력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사라졌다.


정한의 스킬 난도가 끝나자, 이번엔 규태의 화살과 희주의 불덩이가 운디네를 향해 날아왔다.

모든 이들의 공격을 맞으면서도 운디네는 착실하게 정한에게 물주먹을 날렸다.

단순하고 느린 공격은 맞아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였고, 잠깐의 충격과 고통은 진호가 힐을 해주면 금방 사라져서 참을만했다.


“반피 남았어요!”


진호가 정한에게 힐을 넣으며 파티원들에게 소리쳤다.

운디네의 피는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고, 이렇다 할 공격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들에게는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품하며 활을 쏘던 규태가 뒤에서 힐을 하고 있는 진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야 생각보다 쉬운데?”

“형님. 그, 그 말씀을 하시면!”


때마침 운디네의 피가 30% 이하로 떨어졌다. 운디네는 모든 행동을 멈추고 갑자기 주변을 둘러보더니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 거세게 물이 흐르는 바닥을 내리찍었다.


순식간에 가까이 있던 정한과 규태에게 어마어마한 데미지가 들어오고, 동시에 네 사람의 머리 위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상태 이상 ‘기절’에 빠집니다. 3초 동안 모든 행동이 불가능합니다.]


정한은 반이나 사라져 버린 제 생명력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순식간에 반이나 닳아버린 생명력의 후폭풍은 거셌다.

어마어마한 통증과 어지러움이 밀려들자, 고통에 익숙해진 정한의 입에서도 절로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생명력이 반 깎인 자신이 이 정도였는데, 피가 거의 70%는 빠진 규태는 오죽 할까.

정한은 목이라도 졸린 듯 이마와 목에 핏줄이 잔뜩 도드라진 채 새빨개진 얼굴로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식은땀만 흘리고 있는 규태를 쳐다봤다.


규태가 여태 몹에게 맞은 거라고는 10레벨 이상 차이가 나는 슬라임들에게 한두 대씩 맞은 게 전부였다.

물의 정령을 사냥할 때는 한 마리씩 잡았고 그마저도 멀리서 화살만 쏘는 게 전부였기에 제대로 맞아본 적이 없었다.


피가 한 번에 50만 닳아도 성인 남자에게 주먹으로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은 통증이 밀려오는데, 50은커녕 10이하로만 닳아보던 사람이니 멀쩡하게 눈을 뜨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정신력이었다.


그들이 상태 이상에 걸려 아무것도 못 하는 사이 손으로 계곡의 물을 빨아들이던 운디네의 게이지바가 서서히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Lv. 18 던전 (1) 24.06.10 530 13 11쪽
18 Lv. 17 솔로 플레이어 (5) 24.06.10 519 15 12쪽
17 Lv. 16 솔로 플레이어 (4) +1 24.06.09 555 17 11쪽
16 Lv. 15 솔로 플레이어 (3) 24.06.09 558 18 11쪽
15 Lv. 14 솔로 플레이어 (2) 24.06.08 562 20 11쪽
14 Lv. 13 솔로 플레이어 (1) +1 24.06.08 589 18 11쪽
13 Lv. 12 정식 서비스 오픈 (4) 24.06.07 586 19 12쪽
12 Lv. 11 정식 서비스 오픈 (3) +1 24.06.07 574 20 12쪽
11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24.06.06 597 19 11쪽
10 Lv. 9 정식 서비스 오픈 (1) +1 24.06.06 605 21 11쪽
9 Lv. 8 레이드 헤딩 파티 (4) 24.06.05 600 19 11쪽
»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24.06.05 604 18 11쪽
7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24.06.04 640 17 11쪽
6 Lv. 5 레이드 헤딩 파티 (1) 24.06.04 682 21 11쪽
5 Lv. 4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2) 24.06.03 717 21 12쪽
4 Lv. 3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1) +1 24.06.03 787 20 11쪽
3 Lv. 2 GAME START (3) +1 24.06.02 884 22 11쪽
2 Lv. 1 GAME START (2) +1 24.06.02 930 24 11쪽
1 Lv. 0 GAME START (1) +2 24.06.01 1,264 2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