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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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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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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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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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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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DUMMY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계곡 전체를 쩌렁쩌렁 울리는 운디네의 괴성에 얼굴을 찌푸린 채 귀를 틀어막고 있던 정한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띠링띠링

[물의 정령 운디네의 포효에 상태 이상 ‘공포’에 빠집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일시적으로 하락합니다.]

[공격력 10% 감소, 방어력 10% 감소]


알림창에 떠오른 문자들을 제대로 읽을 새도 없이 열댓 마리에 가까운 물의 정령들이 물 위를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며 정한과의 거리를 좁혀왔다.

말 그대로 물밀듯 밀려오는 물의 정령 군단의 뒤를 거대한 운디네가 온몸을 출렁이며 느릿하게 따라붙었다.


허공에서 파도가 치는 것 같은 신비로운 모습에 그들이 적이라는 사실도 잊고 넋을 놓고 바라보던 규태의 귀에 낮게 읊조리듯 욕을 씹어 뱉는 진호의 목소리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와 씹······. 좆 됐다.”


규태는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정한을 향해 소리쳤다.


“야! 윤정한. 뭐해! 빨리 튀어!”


규태가 외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정한은 바로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미끄러운 데다 울퉁불퉁한 자갈밭을 달리기란 쉽지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장 선두에 서 있던 몇몇 물의 정령들이 원거리 물대포를 날리기 위해 제자리에 서서 정한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물의 정령들에게 한두 대 맞아주는 거야 지금 정한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 그를 쫓아오는 정령들 모두에게 한 대씩 맞아주다가는 뼈도 못 추릴 만큼 정령들의 수가 많다는 게 문제였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정령들 사이로 푸른색 물대포가 날아왔다.


표창을 던져 첫 번째 물대포를 막아낸 정한이 이번엔 들고 있던 검으로 물대포를 갈랐다.

워낙 멀리서 날아오는 공격이다 보니 허공에서 그냥 사라지는 공격도 제법 있었다.


덕분에 몇 대 맞지 않고 일행들 근처까지 도망친 정한은 초조하게 서서 자신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파티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뭐해? 뛰어!”


정한의 외침이 도화선이 된 것처럼 그의 파티원들은 그대로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들이 펜션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에 들어섰을 때, 그들, 정확히는 정한을 따라오던 대부분의 정령들은 이미 원래 있던 폭포 근처로 돌아간 지 오래였다.


정한을 끝까지 집요하게 따라붙던 운디네의 소환 정령들이 공중으로 기화되어 사라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멀리서도 커다란 존재감을 뽐내던 운디네도 천천히 멀어져갔다.


정한은 몸을 돌리던 운디네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서도 다리를 멈추지 않았다.


파티원들 중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숙소에 도착한 정한은 안으로 들어가서 문까지 걸어 잠그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나 달린 건지 폐에서는 아릿한 통증이, 목에서는 비릿한 피 맛이 올라왔다.


문손잡이를 부여잡은 정한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벽에 머리를 기댄 순간 머리 위로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띠링

[스킬 ‘하급 질주 Lv. 1’을 습득하셨습니다.]


“하. 하하. 미친.”


조금 전 죽을뻔한 위기를 넘긴 정한은 착실하게 제 존재를 뽐내고 있는 알림창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게임이였다면 새로운 스킬을 얻었다며 기뻐했겠지만, 현실에서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그만큼 조금 전 상황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절박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공포였다. 살면서 생명의 위협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겨우 숨을 돌린 정한이 고개를 들자,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자신의 파티원들이 보였다. 진호는 거실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고, 규태와 희주는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다.


“와씨. 디질뻔했네. 다들 살아있지?”


소파 등받이에 거의 목을 널어놓고 있던 규태가 고개를 번쩍 들어 사람들을 살폈다.


“전 죽은 거 같아요.”

“죽은 놈은 말 못 한다.”


문고리를 부여잡은 채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 정한과 멀쩡하게 헛소리를 해대는 진호를 확인한 규태는 다시 소파 등받이에 입을 벌린 채 목을 널었다.


“와중에 새 스킬 생겼네. 오빠도 생겼어?”

“으어.”


널어놓은 목에서 기괴한 목소리의 대답이 튀어나오자, 희주는 규태의 허벅지를 찰싹찰싹 때렸다.


“아우! 쫌! 제대로 앉아 봐!”

“저도요. 저도 질주 생겼어요.”


누워서 허공에 손가락질하던 진호의 대답에, 희주의 잔소리에 자세를 바로 한 규태가 스킬창을 열어 새로 생긴 스킬을 확인했다.


[하급 질주 Lv. 1]

[이동속도가 10초 동안 10% 증가합니다.]


“이거 거의 생존기 아니야? 생길 거면 진즉 생기지. 다 끝나니까 생기냐.”

“직업 스킬 말고도 일정 조건이 달성되면 얻어지는 스킬도 있나 보지.”

“조건이 뭔데?”

“내가 만든 게임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 알아.”

“하씨. 무슨 게임이 이렇게 불친절하냐.”


규태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온 정한은 그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 현관에서 벗어났다.

식탁 의자에 옆으로 앉아 등받이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그는 인벤토리에 넣어두었던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를 꺼내들었다.


겉표지를 넘기자 제일 첫 번째 장에 보이는 목차에서 스킬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펼쳤다.


스킬창을 여는 방법부터 스킬 사용 방법까지 이미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을 빠르게 눈으로 훑던 정한은 거의 마지막 장에 다다라서야 [획득 방법]이라고 적힌 부분을 발견했다.


====================================

[획득 방법]


스킬을 획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직업을 정하는 방법과 전문 기술이나 보조 기술을 통해 얻는 방법, 퀘스트를 통해 얻는 방법등 여러 가지가 존재하며, 아이템의 옵션으로 스킬이 부여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것은 영구히 획득한 것이 아니기에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1. 직업

직업군에 따라 다양한 스킬이 존재합니다.

10레벨이 된 플레이어는 직업을 선택함으로써 직업에 맞는 스킬이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스킬 레벨이 오를 시 좀 더 높은 등급의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직업을 정한 플레이어의 레벨이 오를 때에도 해당 레벨에 맞는 직업 스킬이 새롭게 부여됩니다.


2. 전문 기술과 보조 기술 습득

기술에 따라 다양한 스킬이 존재합니다.

15레벨이 된 플레이어는 전문 기술과 보조 기술을 배움으로써 해당하는 기술에 맞는 스킬이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기술 레벨이 오를 시 좀 더 높은 등급의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3. 퀘스트

특별한 NPC가 주는 퀘스트를 수행하면 보상으로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4. 기타

1) 일정한 조건 달성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거나 특별한 이벤트 발생 시 스킬이 새롭게 부여됩니다.

2) 던전 보상

던전을 클리어하면 일정 확률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스킬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3) 보스 토벌

필드와 던전의 보스에게서 일정 확률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스킬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4) 업적

특별한 업적을 통해 얻은 특별한 칭호 속에는 새로운 스킬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5) 기타

특별한 이벤트 발생 시 보상으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스킬북을 획득하거나 새로운 스킬을 획득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한 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운 글씨들을 읽어보던 정한이 페이지가 펼쳐진 안내서를 들고 규태와 진호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친절한데?”


정한에게 책자를 받아 든 규태가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더니 희주에게 건넸다.


“야, 요즘 세상에 누가 설명서를 읽냐. 이건 굳이 따지면 멕이겠다는 거지. 이 책자 받은 사람들 중에 읽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 그냥 냅다 버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진호가 몸을 일으켜 희주가 보고 있는 페이지를 휙 보더니 인벤토리에서 제 안내서를 꺼내 촤라락 페이지를 넘겼다.


한참 동안 안내서를 뒤적이던 진호가 희주가 보고 있는 페이지의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근데 여기 보면 필드 보스도 스킬북 준다는데, 아까 그 운디네인지 뭔지, 그거 잡아도 스킬북 떨굴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게 필드 보스면 그렇겠지. 근데 그게 필드 보스인지 단순한 네임드인지는 모르잖아. 그리고 일정 확률이라는 것도 무시 못해.”

“진호야. 게임 하루 이틀 하냐? 너 저번에 악세사리 먹는다고 필드 보스 몇 번 잡았는지 그새 까먹었어?”

“그래도 처음으로 잡으면 뭐 좋은 거 주지 않을까요?”


진호의 말에 정한은 그동안 잊고 있던 또 하나의 알림창과 함께 자신의 인벤토리 한 칸을 차지하고 있는 알 수 없는 선물상자를 떠올렸다.


[서버 최초 튜토리얼 완료 업적 달성. 칭호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획득.]


‘그동안 왜 까먹고 있었지?’


만약 저 거대한 물의 정령이 정말 필드 보스이고 최초로 녀석을 잡는다면 분명 업적이든 뭐든 보상이 따라 올 것 같은 알 수 없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레벨을 올리는 게 중요했다.


정한은 효과적인 사냥을 위해 그동안 아껴두었던 능력치 포인트를 드디어 사용하기로 했다.


‘암살자’와 비슷한 성향의 캐릭터가 마침 그들이 하는 게임에도 있었고, 그의 본캐인 윤전사 바로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캐릭터였기에 능력치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는 어렵지 않았다.


정한은 23개나 쌓여있는 능력치 포인트의 반보다 조금 많은 13개의 포인트를 근력에, 나머지 10개를 민첩에 투자하기로 했다.


[능력치 포인트 13개를 ‘근력’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사용한 능력치 포인트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


‘네.’


[능력치 포인트 13개가 소비되어 ‘근력’이 13 증가합니다.]


33이던 근력이 46이 되고 공격력도 13 증가해서 82가 되었다.


[능력치 포인트 10개를 ‘민첩’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사용한 능력치 포인트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


‘네.’


[능력치 포인트 10개가 소비되어 ‘민첩’이 10 증가합니다.]


민첩은 43이 되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뭐가 변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체감상 몸이 가벼워진 것 같고 행동이 빨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정도였는데 이것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다들 능력치 포인트는 잘 찍고 있지?”


정한은 본인도 지금에 와서야 능력치 포인트를 찍었으면서 괜히 찔리는 마음에 파티원들을 떠보듯 물었다.


“당연히 레벨 올릴 때마다 찍고 있죠. 형.”

“나도 일단 기본 테크트리대로 찍고 있긴 한데, 여긴 명중 올리는 게 없는 거 같더라.”

“엥? 뭔 소리예요. 형. 민첩 1당, 명중 0.2% 오르잖아요.”

“그걸 니가 어떻게 아냐?”

“안내서에 나와 있어요. 그러게, 평소에 책을 읽는 습관을 좀 들이시라니까요?”

“어디, 좀 봐봐.”


그런 부분까지는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던 정한도 은근슬쩍 안내서를 펼쳤다.


[민첩]

명중 0.2%, 이동속도 1%, 공격 속도 0.4%, 회피율 0.1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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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Lv. 11 정식 서비스 오픈 (3) +1 24.06.07 574 20 12쪽
11 Lv. 10 정식 서비스 오픈 (2) 24.06.06 596 19 11쪽
10 Lv. 9 정식 서비스 오픈 (1) +1 24.06.06 604 21 11쪽
9 Lv. 8 레이드 헤딩 파티 (4) 24.06.05 599 19 11쪽
8 Lv. 7 레이드 헤딩 파티 (3) 24.06.05 603 18 11쪽
» Lv. 6 레이드 헤딩 파티 (2) 24.06.04 640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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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v. 3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서 (1) +1 24.06.03 787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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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v. 1 GAME START (2) +1 24.06.02 930 24 11쪽
1 Lv. 0 GAME START (1) +2 24.06.01 1,264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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