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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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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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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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9. 그날에 우린

DUMMY

화기애애했다. 동아리방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배달 음식과 음료수, 과자봉지들이 책상 위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민혁은 잠시 분위기를 잡더니 말을 꺼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지선이의 자리를 바라보면서) 우리 지선이가 좀 괄괄하지? 지선이가 형제가 없어서 나한테 이런저런 고민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그중에 네 얘기도 들었었는데···. 변했다. 자기는 천사밖에 없는데, 천사는 이제 아닌 것 같아서 너무 힘들다.”

“(고개를 푹 숙이며) 그런 게 아니에요···.”

“(손을 휘휘 저으며) 괜찮아.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지. (옆에 말 없는 아이를 가리키며) 이 꼬맹이도 친구가 없어. 그래서 우리가 주워 왔지. 길에서 혼자 기타 가지고 놀고 있더라고. 무슨 분위기는 세상 다산 노인인데,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해서 놀랐네. 아~그러고 보니 너희들 동갑이네···.”


긴 더벅머리에 눈까지 가리고 있어 나이를 알 수 없었다. 한마디 말도 꺼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그 친구에게 계속 신경이 쓰였다.

“(손을 흔들며) 안녕? 난 천사야. 왕천사! 너는 이름이 뭐야?”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남학생은 귀가 빨개진 채 조용히 있었다.

민혁이 답답한 듯 말을 꺼냈다.


“(세상 답답한 듯) 얘 이름도 민혁이. 나는 김민혁, 얘는 황민혁! 이름을 알아내는 데만 한 달 넘게 걸렸네.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래. 친해지면 좋은 녀석이야. 책임감도 있고···.”


『지잉~. 지잉~. 지잉~.』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고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왠지 더럽게 느껴지는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세상 시끄럽게) 누나~ 누나 어디야?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오고 있어? 나 배고프단 말이야!”

시간을 확인한 나는 깜짝 놀랐다. 저녁 9시 시간이 이렇게 지났을 줄이야.

“(전화를 손으로 가리며 속삭이듯) 누나 들어가면 10시 넘을 듯···. 책상 서랍에 돈 있으니까 뭐라도 시켜 먹어!”

“(의심 섞인 목소리로) 누나 뭐야? 왜 이렇게 조심스럽게 받아? 남자친구 생겼어? 웬일로 이런 선심을 써?”

“(당황하듯) 그···그런 거 아니거든? 그래서 안 먹을 거야?”

“(그럼 그렇지 하는 목소리로) 그치~! 우리 천사님을 좋아할 남자가 세상에 어딨어~? 여하튼 돈 접수 완료! 빨리 와~. 엄마, 아빠 올 시간이다!”


“(집에 갈 짐을 주섬주섬 챙기며) 저···.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민혁 오빠가 잠깐 기다리라는 듯 말을 꺼냈다.

“지선이는 내가 가는 길에 데려다주면 되는데···. 너는 어디 살아?”

“(괜찮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XX동 살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안된다는 듯) 여기 나름 번화가라 술에 취한 사람들 많아서···. (다른 민혁을 가리키며) 얘랑 같이 가. 얘도 그 동네 살걸?”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한숨을 내쉬며 주섬주섬 황민혁이 짐을 챙기고 있었다.

그러고는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황당한 듯) 이거 뭐야! 같이 가자는 건가?’


쫄래쫄래 황민혁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 않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어색했다. 민혁은 가끔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잘 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피식 웃으며) 은근히 귀엽네···.’


어느덧 도착한 아파트 정문. 작별 인사를 하려 말을 꺼냈다.

“(고맙다는 듯) 데려다줘서 고마워 여기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혁은 내 앞을 가로질러 우리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당황하여) 어? 어? 여기 우리 동인데···. 얘가 어떻게 알고?’


민혁의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

“(다급하게) 여기 우리 집 앞이야. 더 이상 데려다 줄 필요 없어. 괜찮으니까 얼른 가!”

민혁은 당황한 듯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우리 집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저 멀리 부모님의 실루엣이 보였다.


“(민혁을 밀치며) 일단 들어가. 얼른, 엄마 아빠가 오해하는 거 싫단 말이야!”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나는 다급히 우리 집 층수를 눌렀다. 민혁은 바로 우리 집보다 한층 높은 층의 버튼을 누르며 가만히 서 있었다.


“(깜짝 놀라며) 설마 너 우리 윗집 살아?”

고개를 끄덕인다.

“(갑자기 분노에 휩싸이며) 그럼, 어제 밤새 기타 친 것도 너야?”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멱살을 잡았다. 층간소음은 무서운 것이다. 벼르고 있었다. 금요일에서 토요일에 넘어갈 시간이면 어김없이 기타 소리로 시끄러웠다.

“(멱살을 놓지 않은 채로)나의 수면 부족의 원인이 지금까지 같이 있었다니.”


어느새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멱살을 놓고 미안한 목소리로) 오늘 재밌었어. 멱살은 본의 아니게 잡았지만, 그···. 알지? 사람이 소음에 민감한 것(주절주절)”

“(나지막한 중저음으로) 안녕!”


목소리를 듣는 순간 깜짝 놀라 엘리베이터의 열림 버튼을 놓치고 말았다. 엘리베이터는 곧 위층으로 올라갔고,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생각하며) 어디서 들어본 목소린데···.”


『5층입니다.』

경쾌한 엘리베이터 소리와 함께 부모님이 내렸다.


아버지가 웃으며 두 팔을 벌리며 다가온다.

“(세상 대견한 듯) 아이고 우리 딸.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마중 나와 있었구나? 얼른 들어가자!”

“(아빠의 어깨를 탁! 치며) 다 큰 딸한테 무슨 짓이에요! 요즘 애들은 이런 거 싫어해!”


부모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듯 나는 아빠 품에 안겨 집으로 끌려 들어갔다.

내 생각은 오롯이 한 가지에 집중해 있었다.

“(다시 생각을 되뇌며)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였는데···.”


울리지 않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를 베개 삼아 생각에 잠긴 채 잠에 들었다.

그날 나는···. 아니 그날에 우린 돌이킬 수 없는 인연의 쳇바퀴로 물려가기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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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P-26. 순수한 어둠 NEW 4시간 전 0 0 6쪽
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25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6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5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4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1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6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6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6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9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5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4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8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6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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