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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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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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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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7.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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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DUMMY

뜨거운 햇빛에 눈이 떠졌다.

심한 갈증을 눈을 떠보니 익숙한 곳이 아니었다.


“응? 여긴 어디지?”

사방엔 모레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고,

당황스러움에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비웃으며) 대가가 있을 거라고 했지?”


그자의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니 그자가 하늘에 있었다.


“여긴 어디죠? 제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건가요?”

“사막을 모르나 보군? 너는 여기서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황당한 듯) 도대체 무슨 소리예요? 어떻게 한 거예요?”


꿈이 아닐까? 볼을 꼬집어 보았다.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지는 통증에 꿈이 아님을 느꼈다.


“너는 나의 기회를 빼앗았다. 그에 대한 대가는 너의 목숨을 거두는 것.

나는 너의 죽음 앞에서 너를 비웃을 것이다.

그리고 너에게 주어진 열쇠를 가져갈 것이다.”

“(울먹이며) 열쇠가 필요하면 다시 돌려줄게요. 그냥 저를 다시 돌려 놔줘요.”

“열쇠를 주지 않는 것은 너의 자의. 그렇다면 나에겐 죽음으로 회수하는 수 밖에 없지.

이미 너의 의지는 나에게 열쇠를 돌려주는 것을 거부했다.”


도망치기 시작했다. 푹푹 빠지는 모래 위를 걷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살이 타들어 가듯 내리쬐는 태양은 나에게 극심한 갈증을 안겼다.


‘물···. 물이 필요해.’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리 뛰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도, 집도···. 끝도 없는 모래 위를 혼자 뛰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숨이 목까지 차올랐다.

극심한 갈증에 마른기침만 새어 나왔다.

머릿속이 점점 하얗게 변해갔다.

오로지 바라는 것은 물 한 잔이었다.


저 가까이 나무가 보였다.


‘잭!’


기어서 나무 가까이 왔다.

나무는 나를 반기듯 넝쿨을 열어주었다.

틈 사이로 들어가는 나를 느낀 듯


그자가 빠른 속도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제발. 제발.’


넝쿨은 나를 끝으로 하늘로 오르기 시작했다.

멀리서 포효하는 그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잭의 앞에선 나는 물을 간절히 원했다.

입으로 들어간 나는 물이 가득한 호수에 있었다.

극심한 갈증에 물을 들이킨 나는 햇빛으로 인한 데일 듯한 몸을 호숫물로 적셨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도망치는 일 밖에는···.


《역시 돌아왔군요. 두 번째, 당신의 욕구가 40% 채워졌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잭의 말이 섬뜩하게 들렸다.

하지만 대답할 정신도, 기운도 없었다.

멍하니 있는 나에게 잭은 말을 걸었다.


《당신에게 쥐어진 것이 뭔지 알고 있습니까?》

“(기운없는 목소리로) 그자가. 하늘로 가는 열쇠라고 했어.”

《열쇠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그럼, 그게 왜 당신에게 주어졌는지 알고 있습니까?》


그자는 분명 나에게 말했다.

하늘나라를 구경할 수 있다고.


“잭! 혹시 이게 어떤 건지 알고 있어?”

《알고는 있지만 말하지는 못합니다. 말하게 되면 저는 소멸합니다.

다른 이야기를 해드리죠. 오늘 힘들었을 테니···.

그자는 당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쭉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이게 다 계획된 거라는 말이야?”

《인간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압니까?》

“천국, 아니면 지옥?”

《그렇게 생각하겠지요.》

“여기가 천국 아니야?”


잭은 의미심장한 눈웃음을 보였다.

《여기는 하늘의 세계입니다. 인간은 본래 올라오지 못하죠.

설령 죽은 자라고 해도 올라오지 못합니다.》

“그럼 나는 어떻게 올라 온 거야?”

《저는 구체적인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알고 있지 않나요?》


손을 내려보았다.

은은한 빛이 손에 맴돌고 있었다.

“잭!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설명 좀 해줄 수 없어?”


《제가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선에서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로 나의 하늘에서의 시간이 늘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그자에게 선택되었다.

수많이 태어나는 사람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사람이 나였다.

운은 많지만, 결핍이 많은 사람.


사람의 운명은 태어남과 동시에 결정된다고 한다.

살면서 선택하는 수많은 선택의 길에서

변화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

대부분의 사람은 본인이 처한 벽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수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질적인 사람이 태어난다고 했다.


잭은 본인도 그런 존재였다고 했다.

운은 많지만, 결핍이 많은 사람.


억겁의 시간 속에서 나를 기다리고, 기다렸다고 했다.

본인 이전에는 또 다른 피라미드가 있었으며,

그 피라미드는 역할을 다하고

본인의 시간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머리를 부여잡으며) 잠깐! 잭이 말하는 대로라면,

나중에 나는 잭처럼 되는거야?”


잭은 침묵했다.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당신의 선택입니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약한 인간의 마음은 다시 하늘로 올라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어떻게 되는 건데? 도대체 뭔지 말 좀 해줘!”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나 뿐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태어났을 때부터 돌아가는 수레바퀴입니다.

저는 이 모습이 되어서야 그것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잭의 이야기는 일부였지만

모든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내가 잭과 같이 되는 것이 운명이라니···.’

믿기지도 믿을 수도 없었다.


“잭. 그럼 잭은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어?

나 말고, 잭 말이야. 본인이 이렇게 될 걸 알고도

이런 선택을 한거야?”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본인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럼 나는?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하지 않는 방법은 없는 거야?”

《단지 시간의 차이입니다. 저 이전의 사람도,

그 전의 사람도 같았다고 들었습니다.》


한참을 침묵했다.

잭은 그런 나를 보며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그자가 있을 것 같아.”

《그자는 당분간은 당신 앞에 나타나지 못합니다.》

“잭이 어떻게 알아?”

《그자는 불완전합니다. 완전할 수가 없지요.

그자는 하늘에서 벌을 받은 자. 온전히 본인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일로 더욱 그렇겠지요.》


《당신을 해하려 했던 이유는 조급함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은 그 시기가 지났습니다.

다시 그런 시기가 돌아오면 다른 생각을 할 줄도 모르죠.

그건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두렵고 불안했다.

일상을 보내기에는 걱정이 앞섰다.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의 차이입니다.

그자도 벌을 받는 자이니 더는 무엇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하늘에서 내려왔다.

사막이 아닌 내 방이었다.


손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하염없는 눈물만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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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6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5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5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1 0 7쪽
»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6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6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9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5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5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8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6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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