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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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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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16

작성
24.09.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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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DUMMY

죽음은 참 단순하다.

숨이 끊어지며, 삶의 활동이 멈추는 것.


호흡은 지구와 삶의 연결고리이다.

이 연결고리가 끊기면 지구와의 인연도 끝이 나는 것이다.


인연이 끝나면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중력으로 지구에 속박 되어있던

인간은 죽음 이후 그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맞이한다.


존재 자체가 사라지던, 아니면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속박이 이어지던···.


민혁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이다.

그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본인의 삶을 마무리해야 한다.


나는 잭에게 올라가 3번째 소원을 사용했다.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파티를 열고 싶었다.


다시 살아날 힘이 되고 싶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구들과의 시간이 민혁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나는 잭에게 물어봤다.

소원으로 죽은 사람을 살린 경험은 있는지···.


민혁을 살리기 위해선 3번의 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3일 내로 모든 소원은 사용되어야 한다고 했다.


여러 번 확인했지만 불안했다.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3일의 시간 동안 민혁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파티에 참석해 덤덤한 듯 있는 민혁의 눈에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이 겹쳐 보였다.


내 착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자의 속은 내가 알 수 없다.


친구들의 환한 웃음 속에도

긴 머리로 가려진 민혁의 슬퍼 보이는 두 눈은

감출 수 없는 듯 보였다.


내가 말했다.

괜찮은 거냐고···.


민혁은 말했다.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이지만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부분이

본인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어짜피 의미가 사라진 삶이었다고,

오히려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파티가 끝나고 시간이 지났다.

그자는 민혁에게 작은 알약을 선물로 주었다.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약이라 했다.

그 약을 받아 든 민혁은 실감했는지

몸에 작은 떨림을 보였다.


그자는 민혁에게 말했다.

어쩌면 너는 행운아라고,

다시 살 수 있는 조건에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혁은 그자의 말에 약간의 용기를 얻은 듯 했다.

그자는 민혁에게 당부했다.


민혁에게는 3일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3일의 시간 동안은 온전히 민혁의 몫이다.


플루토는 감정적이라고 말했다.

본인보다 높은 자에겐 한없는 천사지만

본인보다 낮은 자에겐 한없는 악마라 했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마귀에게 틈을 보이지 말라.”

그자는 명심하고 또 명심하라 했다.


민혁은 다짐하듯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오늘 약을 먹고 잠이 들면,

내일 아침이면 민혁은 잠시 죽은 존재가 될 것이다.


밤이 되었다.

아쉬운 듯 민혁을 집으로 보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뒷모습에서

어두움을 느꼈다.


곧이어 민혁의 집에 문이 닫혔다.

문틈으로 새어나온 불빛 사이로

민혁의 흐느낌이 보였다.


밤에서 새벽이 될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약을 먹고 죽음을 맞이했는지

아침이면 알 수 있었다.


등굣길에 마주치지 못한다면,

민혁은 다른 세계에 있을 것이다.


아침이 되었다.

퀭한 눈으로 집을 나섰다.


괜히 민혁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눌러 보았다.

공허한 벨소리만 울려 퍼졌다.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바닥에는 빗물처럼 눈물이 흘렀다.

학교로 가는 발걸음에는

눈물이 나의 걸음을 따라오고 있었다.


지선이가 보였다.

나도 모르게 지선을 안고 울기 시작했다.


말하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지선이도 그자의 계획 속에서

좋지 않은 시간을 갖게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컸다.


답답함보다는 간절함이 컸다.

더 이상 주변에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랐다.


여러 번 확인하고 확인했지만,

친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덤덤할 수 없었다.


연민이나 동정은 아니었다.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었다.


지선의 어깨를 한참 적시고서야

눈물이 멈추었다.


그때 그자가 다가왔다.

그자는 나를 보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3일의 시간.

그동안 우리는 민혁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3일의 시간이 지난 후

민혁을 살려야 한다.


그 시간이 지구에는 의미 없는 시간이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민혁에게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


무엇인가 하나 정도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자는 하늘의 어느 공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그자에게 물었다.

무슨 말을 한 것이냐고.


그자가 답했다.

죽은 자를 위한 말이라 했다.


더는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눈물보다는 걱정뿐이었다.


그자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작은 손짓에 몸의 떨림이 멈췄다.


그자를 어느새 신뢰하게 된 것인가?

그럴 일이 없었다.

단순히 믿고 싶을 뿐이라 생각했다.


우울한 하루가 지났다.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에 보이는

아파트에는 불빛이 켜져 밝게 보였다.


딱 한 개의 층은 유난히 어둠이 깔려있었다.

두 번째 날에도 어둠이 깔려있었다.


부모님이 물었다.

어제와 오늘 민혁이 보이지 않는다고.


나는 답했다.

어디 잠시 여행을 간다 했다고.


세 번째 날 아침이 밝았다.

이제 몇 시간 뒤에는 민혁을 살려야 한다.


기다리는 그 몇 시간이 매우 길게 느껴졌다.

시간은 흘러갔다.


잭에게 올라가 간절히 빌었다.

민혁이의 육체를 3일 전으로 돌려놔 달라고,

민혁이의 영혼을 지구로 불러와 달라고,

안전히 육체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고는 숨쉴새 없이 집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민혁의 집에 초인종을 눌렀다.


대답이 없었다.

무언가 잘못됐나?


오랜 기다림 끝에 문이 열렸다.

민혁의 모습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민혁을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잘 돌아왔다고.


민혁이 답했다.

고맙다고.


마치 얼어붙은 듯

한참을 안고 있었다.


그날의 달빛은 유난히 밝게 빛이 났다.

밝다 못해 붉은 빛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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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P-26. 순수한 어둠 NEW 4시간 전 0 0 6쪽
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6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5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4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0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6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6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6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8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5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7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4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8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6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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