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17
추천수 :
0
글자수 :
79,216

작성
24.07.05 19:00
조회
5
추천
0
글자
5쪽

EP-11. 여름방학의 비극

DUMMY

여름방학이 되었다. 친구들은 저마다 방학에 있을 여행과 추억을 쌓기 위한 계획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우리 학교의 방학 숙제는 단순했다. 방학 중 친구와 함께 여행으로 추억 쌓기. 고등학교 2학년, 수능을 1년 앞에 둔 학생들에 대한 배려이자. 공부에 매진하기 전 마지막 힐링 하라는 학교의 배려 아닌 배려였다.


“(한숨 쉬며) 하~. 쟤네 밖에 없나?”


그날 이후로 민혁과 많이 가까워졌다. 절대 이성이 아닌 친구로서의 가까움이었다. 그리고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지선이까지···. 어쩔 수 없이 이번 여름방학의 숙제는 이 둘을 데리고 해야 한다는 불안함보다는 이 둘이라도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여름방학은 민혁이의 본가로 가기로 하였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부모님이 서울로 출퇴근이 어려워 마련한 집이고, 본가는 춘천에 있다고 했다. 부모님의 허락으로 우리는 혹 하나를 더 달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더러운 그 이름. 왕건! 나는 즐거움보다는 암울한 미래를 예감한 듯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고, 민혁은 덤덤한 표정으로 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선은 또 다른 민혁에게 열심히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고, 건이는 지선의 메시지에 호기심을 갖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들어간 외진 숲속. 커다란 철문이 우리 앞에 놓여있었다. 두 손 가득한 짐보다 더 큰 철문에 압도한 듯 우리는 우두커니 그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철문 사이로 보이는 정원과 수영장. 그리고 선베드까지. 외국 영화에나 나올 듯한 저택이었다.


벨을 누르자 문을 열고 나오는 아주머니. 반갑게 뛰어나온다.

“(반갑다는 듯이) 민혁이 왔구나! 이게 얼마 만이야? 그렇게 전화했는데 받지도 않고···.”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오랜만이에요 아줌마. (우리를 쳐다보며) 여기는.”

민혁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다 같이 인사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진이 많았다. 여기저기 놓여있는 트로피와 수상 사진들, 그리고 행복해 보이는 가족사진까지.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는 민혁의 뒷모습은 슬퍼 보였다.

민혁이 소중하게 가지고 있는 기타는 민혁의 어머니 손에 들린 채 사진으로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저마다 짐을 풀고 모인 우리는 수영장에서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신나게 놀았다. 민혁은 선베드에 누워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건이가 물을 튀기며 민혁에게 소리쳤다.

“(멀리 도망치며) 형~! 형도 얼른 들어와! 혼자 그렇게 있지 말고!”

민혁은 아무 말도 없었다. 시선을 돌린 채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을 뿐.

한바탕 물놀이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들어가고 있었다. 평화로운 방학의 첫날이 그렇게 저무는 줄 알았다.


저녁 식사 후 각자 휴식을 취하는 우리였다. 우리는 TV 앞에 모여 영화를 보고 있었고, 민혁은 옆에서 기타를 매만지고 있었다. 건이가 눈치 없이 물었다.

“(귀에 대고 속삭이며) 누나. 저 형은 저 기타가 무슨 애착 인형인 것처럼 어디를 가든지 손에서 놓지를 않네···.”

“(내 귀에 댄 손을 꼬집으며) 조용! 우리 할 거나 하자!”

“(꼬집힌 손을 어루만지며) 아야! 도대체 뭐야! 저 기타가 도대체 뭐길래 그렇게 손에서 놓질 않는지 궁금했을 뿐인데.”


지선이 건이를 불러 조용히 이야기했다.

“(황당하다는 듯) 너는 눈치가 정말 없구나? 저거 민혁이 어머니 유품이잖아.”


지선의 눈치는 정말 놀라웠다. 민혁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사진 몇 장을 보고 정확히 알아 내다니···. 그냥 여느 가족의 사진이었다. 민혁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이 집에 들어서서 그 누구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지선의 귀에 대고) 민혁이 부모님···. 너 알고 있었어?”

“(주위를 둘러보며) 아니. 나야 모르지. 그런데 집에 사진이 다 민혁이 어릴 때 사진이고, 최근 사진이 없잖아.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면 신발이나 뭐 물품이나 그런 거라도 있을 텐데, 이 집엔 저 아주머니 빼고 어른의 흔적이 없는 걸?”

“(감탄하듯) 굉장한 추리다.”

“(어깨를 으쓱하며) 뭐 태어날 때부터 먹은 게 눈칫밥인데···. 이정도쯤이야!”


『우당탕탕! 쿵! 쿵! 쿵!』

소리가 난 곳을 돌아봤을 때! 계단 위에 영혼이 나간 듯 아래를 바라보고 서 있는 민혁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시선을 따라 내려간 곳에는 항상 애지중지 아끼던 기타가 무참히 부서져 있었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사이로 희미하게 스친 민혁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EP-26. 순수한 어둠 NEW 4시간 전 1 0 6쪽
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25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6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21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5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5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1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7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6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9 0 7쪽
»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6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5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8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6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