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진 여고생은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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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u200211
작품등록일 :
2024.06.05 20:26
최근연재일 :
2024.09.20 19: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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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79,216

작성
24.08.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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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EP-20. 등굣길 이야기.

DUMMY

아침에 같이 등교한 지 며칠째.

그자와 민혁은 나를 사이에 두고 걸어가고 있었다.


‘근데, 학교에 안 다녀도 되는 거 아니야?’

‘뭐 여기 있으면 할 것도 없는데? 왜? 내가 귀찮아?’

‘귀찮다기 보다. 감시자가 생긴 것 같아서 그렇지.’


“넌 어느 학교에서 전화왔냐?”

오랜만에 민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뭔가 받아들이지 못한 객식구를 받아들이는 듯한 말투였지만.


“어? 나? 저~위에 하늘”

나는 잽싸게 입을 막았다.


“하늘공원 있는데 학교에서 왔대.”

“그렇구나. 이름 참 특이하네. 계명성.

SNS는 안하나봐. 했으면 인기 많았을 텐데.”


뭔가 민혁답지 않은 말투와 행동이었다.

그자의 신상을 알아보려 하다니···.


갑자기 그자가 씨익 웃었다.

민혁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귀에 대고 속삭였다.


‘걱정 하지마. 얜 내 스타일 아니야.’

민혁의 귀가 빨개졌다. 곧 빠른 걸음으로 우리를 앞서가고 있었다.

빠른 걸음에 흩날리는 머리 사이로 빨개진 얼굴이 보였다.


“너 뭐라고 얘기했길래 애가 화가 머리끝까지 난거야?”

“아무 말도? 그냥 비밀을 말해줬지.”


“비밀? 무슨 비밀? 그런 거 함부로 말하면 안되는 거 아냐?”

“글쎄. 이미 죄를 지은 몸인데, 뭐 별일 있겠어?”


멀리서 우리를 잠깐 뒤돌아본 민혁은

고개를 휙 돌린 채 다시 빠른 걸음을 걷고 있었다.


며칠 동안 그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둘만 있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넷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자는 어디서 생겼는지도 모르는 돈을

무한정으로 우리에게 베풀고 있었다.


마치 내일은 없는 듯.

인간세계의 모든 것을 즐기고 가자는 모습이었다.


무언가 의문이 들 때에는 꼭 나에게 생각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

나는 이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줬고,

그자도 무의식중에 그자의 세계에 대해 비교를 하며,

많은 정보들을 알려주었다.


『시간을 관리하는 자는 휴가가 부여되는데

그때 본인이 특정 시간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고 했다.

시간여행은 단순히 여행일 뿐 인간세계에 개입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땅에 아름다운 꽃이 한 송이 있었다.

하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꽃이었다.

살아있는 생명은 하늘로 가져갈 수 없는 법.

그자는 그 꽃을 꺾어 하늘에 기념품으로 가져가고 싶었다고 했다.


꽃은 꺾는 순간 생명을 잃는다고 생각했던 그는

꽃을 꺾어 품안에 넣고 하늘로 올라왔다.


그 작은 꽃은 아직 생명의 힘이 남아 있었고,

남아 있는 생명의 크기만큼 작은 균열을 발생시켰다.

너무 작아 그 균열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다.


어느날 인간세계에 수많은 생명이 죽는 시기가 있었다.

‘흑사병’ 그 시기에 인간의 죽음의 숫자만큼

수많은 시간의 흐름이 생겼다.


하늘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수많은 시간의 흐름.

그자는 호기심에 그 시간의 흐름을 직접 보고 싶어

시간의 흐름을 여는 순간

그 흐름이 너무 빨라 작은 균열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자는 꾀를 내었다. 시간의 흐름에 균열을 내었으면

인간세계의 생명으로 막으면 될 것이라고···.


인간세계엔 하늘에서 활동할 수 있는 돌연변이들은 존재했고,

그자의 소원을 이뤄주는 대가로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수 있었다.


수많은 시간의 흐름을 막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인간세계에 남긴 수많은 소원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전해졌다.


수많은 잭이 있었던 시간만큼,

그자는 그 시간의 균열을 막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방법은 없었다.


언젠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균열은

다른 새로운 잭으로 대체 할 수 밖에 없었다.


여러 생각을 하던 중 내가 눈에 띄었다 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에 나에게 말을 걸었고,

시간을 생각하지 못하고 나에게 계약을 걸었다고 했다.


운이라는 것은 타고나는 법,

그 운의 힘에 잠깐 홀렸었다고 했다.


잭도, 잭 이전의 많은 사람들도 운은 많았지만.

그 운의 힘에 이끌려 갔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시간의 흐름이 닫히기 전, 그자는 성과를 가지고 하늘로 올라가야 했다.

나는 조심스러운 성격과 욕심을 부리는 것이 많지 않아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자는 억지로라도 하늘로 올라가려 했고,

그 조급함에 생긴 결과물이라고 했다.


하늘에서의 시간의 흐름이 닫힌 시간.

그자는 올라가지 못했다.


그 벌은 단순했다.

시간의 흐름이 열릴 때까지

인간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자의 선택지는 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그자의 상황을 알고 배려해주는 것.

그자가 나를 통해 인간세계에 숨어있는 것이

보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저 외모는···.

노숙하거나 누군가의 눈에 띈다면,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외모였다.

벌써 며칠 동안 받은 기획사 명함만도 수백 장에 이르렀다.


“인생 편해서 좋겠다.”

“편하다고? 난 이렇게 벌을 받고 있는데?”


“능력도 있어. 외모도 괜찮아.

이 정도면 그냥 이 세계에 머무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하여간 인간들이란, 나는 그곳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무슨 역할? 사고치고, 사람들을 꾀어서 뒷수습하는 거?”

“인간들은 모르겠지. 하늘에서 사는 자들의 숙명을···.”


“아주 고귀한 하늘나라 사람들의 숙명이 대체 뭘까요?”

“비꼬지마라. 나도 나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원래 하늘나라는···.

아니다. 잡담이 길었네···.”


“뭐야? 말해놓고 말 안 하는 게 어디있어?

여기선 그런 거 안 통해 빨리 말하라고!”

“언젠간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그자는 매정하게 돌아보고는 학교로 걷기 시작했다.

반에 들어와서도 유난히 말이 없었다.


반 친구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괜히 내가 다 민망할 정도로 망부석처럼 앉아있었다.


불편한 학교에서의 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여전히 지선이는 재잘대고 있었고,

민혁은 뭔가 쭈뼛한 채 조금 뒤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자와 괜히 어색했고,

그자는 여전히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이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들킨 건가?”

마른 하늘에 난데없이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환한 섬광은 우리 눈을 가리기에 충분했다.


섬광 사이로 검은 물체가 우리 앞으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강아지의 형상을 한 물체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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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P-26. 순수한 어둠 NEW 4시간 전 1 0 6쪽
26 EP-25. 무슨 일이 있던 거야? 24.09.13 4 0 6쪽
25 EP-24. 홀로 여행을 떠나는 자의 뒷모습 – 천사의 독백 24.09.06 5 0 6쪽
24 EP-23. 살기 위한 죽음 24.08.30 5 0 7쪽
23 EP-22. 시간의 도망자 24.08.23 6 0 6쪽
22 EP-21. 그것 24.08.16 6 0 7쪽
» EP-20. 등굣길 이야기. 24.08.09 6 0 7쪽
20 EP-19. 전학생 - 3 24.08.02 5 0 7쪽
19 EP-18. 전학생 - 2 24.07.26 7 0 6쪽
18 EP-17. 전학생 - 1 24.07.26 11 0 7쪽
17 EP-16.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3 24.07.19 7 0 7쪽
16 EP-15.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2 24.07.19 7 0 6쪽
15 EP-14. 천사와 악마는 종이 한 장 차이 - 1 24.07.12 6 0 6쪽
14 EP-13. B(birth)와 D(death) 사이의 C(?) 24.07.12 4 0 6쪽
13 EP-12. 왜 안되는 건데! 24.07.05 9 0 7쪽
12 EP-11. 여름방학의 비극 24.07.05 6 0 5쪽
11 EP-10. 어쿠스틱 기타 24.06.28 7 0 7쪽
10 EP-09. 그날에 우린 24.06.28 8 0 6쪽
9 EP-08. 여름날의 분위기 24.06.21 7 0 7쪽
8 EP-07. 오래된 서점에서 24.06.21 5 0 8쪽
7 EP-06. 그 후로 오랫동안 24.06.14 11 0 8쪽
6 EP-05. 그래도 무시하는 것은 못 참아! 24.06.14 5 0 8쪽
5 EP-04. 보물찾기 24.06.07 8 0 8쪽
4 EP-03. 씨앗의 비밀 24.06.07 6 0 8쪽
3 EP-02. 천사의 씨앗 24.06.05 15 0 7쪽
2 EP-01. 착한(?) 아이의 탄생 24.06.05 18 0 6쪽
1 Prologue. 잭과 콩나무 24.06.05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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