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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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792
추천수 :
288
글자수 :
279,177

작성
24.06.08 19:50
조회
617
추천
9
글자
10쪽

튜토리얼(2)

DUMMY

*

순조롭게 화살표를 따라 달렸다.

휙휙 바뀌는 풍경들을 감상하는데, 갑자기 다리가 저렸다.


“자동이어도 신체에 가는 무리는 그대로인가.“


그럼에도 예전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스킬 덕에 부담도 최소화되고 있는 것 같고.

조금 다리를 문지르자, 저린 감각이 사라졌다.

계속 비슷한 풍경들을 보고 있으려니까 절로 하품이 나왔다.


‘500m 남았습니다.’


거의 다 왔다.

목적지에는 대체 무엇이 있을까.

히든 피스? 히든 던전? SSS급 아이템? 펫?


“원래 초심자에게는 보상을 많이 줘야하는게 국룰인데.”


배부른 생각을 열심히 하고 있을 찰나, 도착했다.


‘50m···10m..도착했습니다. 길안내가 종료됩니다.’


탁-


나는 땅에 가볍게 착지했다.

천천히 스트레칭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진짜 40분만에 도착하다니. 3분은 내가 수동 모드하겠다고 버틴 시간인가.”


‘목적지 도착 (총 43분 소요: 3분 수동 모드 전환)‘


앞을 보니 목적지 표시가 보였다.

그 뒤에는 목표물인 듯 보이는 거대한 변기가 있었다.

지금까지 봤던 변기들은 작아보일 정도의 크기.

목을 쭉 빼고 올려다봐야 했다.


“15층, 아니 20층 높이군.”


‘목표물

BOSS! D급 황금 대왕 변기 Lv.30 ‘


드디어 회색도 노란색도 아닌 아무 색도 없는 변기.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며 빈 공터에 홀로 우뚝 서 있었다.

이걸 어떻게 물리치냐. 나보다 레벨도 높군.


‘자동 전투를 시작하겠습니까?’


대답하는 대신 바닥을 박차고 대왕 변기에 가까이 다가갔다.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몇 번을 더 허공을 박차고 올라가자, 어느새 변기 내부가 훤히 보였다.


“역시 그랬군.“


변기 색깔이 하얀색인데 대체 왜 황금 대왕 변기라고 하나 했는데.

똥이 다른 똥들과 달리 황금똥이었기 때문이었다.


더러운 건 치워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먹을 필요가 없다.

단 1g이라도 먹지 않을 것이다.


“크윽.”


나는 트라우마가 떠올라 잠시 머리를 부여잡았다.

굳은 의지를 보여주마.


‘모든 스탯 극대화. 예상 소요 시간···‘

‘2분 30초.‘


아까보다 더 걸리는군.

전투 빨리 감기의 효과로 어느새 물 내림 버튼이 눈 앞에 있었다.

손가락은 이미 버튼 위에 안착해있다.


“대변을 시원하게 배출했으면 물은 내리고 가라. 당연한 에티켓이다.“


똥을 보니 분노가 잘 조절되지 않아 그만 버튼을 부셨다.


쾅!

쿠르륵...


다행히도 물은 힘차게 내려갔다. 황금똥은 그대로 사라졌다.


‘목표물의 HP가 50% 남았습니다.’


약점 하나 제거했다고 목숨 절반이 날아갔다.

이게 다 본인의 약점을 뚜껑도 안닫고 훤히 보이게 전시한 몬스터의 실책이었다.


“제일 더러운 거 치웠고.“


다음은 대왕 변기, 너다.

지긋지긋한 똥에서 해방될 차례다.

앞에 자신의 소중한 황금(?)을 잃은 대왕 변기가 보였다.


“쿠르르르륵···..”


보스몹이라 그런지 무언가 달랐다.

눈이 생겼다.


”징그럽다. 치워라.”

”쿠르륵!!!!“


변기 안쪽이 입이고, 뚜껑이 윗입술인 듯 추정되는 대왕이는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내가 소중한 황금똥을 내려서 그런가보다.

대왕이는 곧장 나를 향해 미친듯이 돌진했다.


“변기가 팔다리가 있어?“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하며 팔다리를 휘젓는 모습은 가히 공포 그 자체였다.


“꺼져! 으아아아아아아악!!!”

“쿠르르르르르륵!!!!”

“으악! 변기물 튀겼잖아! 더럽다고!”

“쿠륵..쿠륵! 쿠르륵!”


웃어?

이 새끼가 웃네?

지금 사람은 똥물 튀겨서 더러워하는데 몬스터 주제에 즐거워서 웃고 있다.

오냐.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


나는 도망가던 걸 멈추고 다시 한 번 도약해서 공중에 떠올랐다.

황금 대왕 변기는 목표물인 내가 사라지자 당황한 듯 보였다.


“쿠르륵?”

“네 머리 위다.“


‘공격력, 근력을 극대화합니다.‘


꾸구구구국-


팔에 엄청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이 자연히 느껴진다.

나는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한 대 맞자!“

“쿠르르륵! 쿠르륵!”


‘HP가 20% 남았습니다.’


“한 대 더!”


콰앙!


“쿠륵! 쿠르륵!”


‘HP가 10% 남았습니다.’

‘BOSS! D급 황금 대왕 변기 Lv.30가 분노합니다.’

‘최후의 일격: 일시적으로 몬스터의 힘이 2배 증폭됩니다!‘


“쿠르르르르르르륵!!”


황금 대왕 변기는 이제야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변기 전체가 황금빛으로 뒤덥이는 것은 경이로웠다.


“변기가 황금색되었다고 뭐가 달라질 줄 아나본데...“

“쿠르르륵!!“


대왕이는 물을 역류시키더니, 물대포를 발사했다.


“윽. 저거 맞으면 토하겠는데.“


쾅!!

쾅 콰앙!

쾅!!!


물대포는 거침없이 허공을 갈랐다.

물론, 나는 전부 피했다.

이리저리 잘도 피하자 대왕이는 크게 분노했다.


“쿠르르르르륵······“


녀석은 변기물을 계속 모으기 시작했다.

똥 막힌 것도 아니고 왜 저러는지 알 수 없었다.


“너 뭐하냐?”

“쿠륵. 쿠르륵···!!!“


솨아아아아아아!!!


나는 깐족거리던 것을 멈췄다.

수많은 물대포가 허공으로 일제히 뻗어나간 탓이었다.

물대포가 겹쳐지니 거대한 해일로 착각할 정도의 규모가 되었다.

이건 위험하다고 본능이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동물의 감각을 사용합니다.‘

‘민첩이 극대화됩니다.‘


빠르게 발을 내딛었지만 해일이 더 빨랐다.


“조금만 더···!”


한 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고지가 코 앞이었다.


“X발.“


축축한 느낌이 오른쪽 어깨에서 전신으로 퍼져 나갔다.

곧이어 온 몸이 부셔지는 듯한 충격이 몸을 강타했다.


콰아앙-!


몸이 강력한 물대포 해일을 버텨내지 못하고 멀리 튕겨나갔다.

다행히 잡몹 변기들이 없는 공터였다.

그것들까지 가세했더라면 번거로웠을 터였다.

나는 일어나기 위해 땅을 짚었다.


“윽!”


어깨에서부터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피해가 30% 누적되었습니다.’

‘자동전투를 이어가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오른쪽 어깨 뼈가 부러졌다.

갈비뼈 또한 몇 대 부셔진 것 같다.

공격력 2배 이벤트는 역시나 강력했다.

나는 서둘러 어깨를 지지할 만한 것을 찾았지만, 주위에 부목으로 삼을 만한 재료도 없었다.


‘전투를 진행합니다.’


튜토리얼이고 뭐고 앉아서 쉬고 싶은 내 마음과는 달리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자동 모드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비교적 멀쩡한 왼쪽 팔로 몸을 지지하며 일어섰다.

그 때,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연속으로 들렸다.


‘우편함 속 보상을 자동으로 획득합니다.’

‘랜덤 스킬 박스 1회권을 사용합니다.’

‘보조 스킬 D급 열 개의 창 Lv.1 을 획득했습니다.‘


내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여성은 랩하듯이 알람을 쏟아냈다.


'우편함 속 보상을 자동으로 획득합니다.‘

’아이템 랜덤 레벨업 1회권을 보조스킬 D급 열 개의 창 Lv.1에 사용합니다.‘

’열 개의 창의 레벨이 1에서 20으로 올랐습니다.‘


‘스킬을 사용합니다.‘


뭐? 무...뭐야. 이게 뭐냐?

우수수 쏟아지는 음성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나를 무시한 채 시스템은 전투를 이어갔다.


‘자동 타켓팅 중···완료.’


스킬의 주인은 나인데 뭔가 소외된 느낌이 든다.

곧 내 불만은 입 속으로 쏙하고 들어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왼손이 자연스레 올라갔다.

곧이어 검고 푸른 심해를 닮은 창이 허공에 소환되었다.

대왕이 몸의 절반만 했지만, 충분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보조 스킬이 저 정도라니. 저 스킬이 A급, 아니 S급이 되면...


“이게···”


더 이상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할 말은 따로 있었다.


“발동.”


열 개의 창은 서서히 내려가는 듯 싶더니, 일순 번개처럼 황금대왕변기를 관통했다.


콰가가각-!


열 개의 날카롭게 벼려진 창들이 변기의 중심을 정확히 관통했다.

대왕이는 저항 한 번 못해본 채 파괴되었다.


“쿠르르···륵....“


마침내 황금대왕변기는 산산조각 부셔져 최후를 맞이했다.


후웅-!


아.

생각 못 한게 있었다.

부서진 파편 하나하나가 한 대 잘못 맞으면 골로 갈 크기와 속도로 내게 날아왔다는 점이다.


‘민첩이 극대화됩니다.‘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나는 가볍게 오른쪽 어깨를 틀었다.


“큭.”


순간적인 고통에 잠시 눈 앞이 흐려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번에는 왼쪽 어깨가 뒤쪽으로 비틀렸다.


쉬익—


쾅!!!


거대한 조각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너머의 변기숲이 파괴되는 모습이 보였다.


쿠구구구구구구--------


이번엔 발.

쉬익---


콰앙!!!!!


이 짓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끝인가?“


어느새 조각들을 전부 피한 나는 손을 탁탁 털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잔해가 산처럼 수북히 쌓여있었다.


“안타깝군. 다음부터는 함부로 비웃지 말도록.“


지금쯤 알람이 뜰 때가 되었다.


-

처치 완료!

목표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


역시. 폭죽이 터지며 축하 화면이 떴다.

아까는 무미건조하게 목표물 처리 어쩌구하더니 자기가 원하는 목표 달성했다고 화려하게 축하해주는 꼴 하고는.


-

목표 달성! ??? ???의 길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

-

-

전투 결과 분석


모든 능력치 극대화.

주력스킬 D급 전투빨리감기 사용.

보조스킬 D급 열개의 창···(더보기)


총 소요 시간: 00:02:30


총평: A (완벽한 전투였습니다!)

-


2분 30초가 이토록 길었던가.

드디어 전투가 끝났다.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 앉은 채 나머지 알림을 감상했다.


- 업적 달성! ’최초: 완벽한 전투‘를 달성했습니다. -

- 특성 ’비위 좋음‘ 을 획득했습니다. 모든 더러움에 대한 내성이 생깁니다. -

- 경험치 획득. 레벨이 10 증가했습니다. -

- 축하합니다! C등급이 되었습니다. -


나 죽겠다.

포션부터 내놔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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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헌터 협회 (1) 24.07.02 312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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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A급의 전투를 보여주지 (2) 24.06.28 325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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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히든 던전 (2) 24.06.22 364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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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위약금 벌러 간다. (3) 24.06.14 439 8 9쪽
8 위약금 벌러 간다.(2) 24.06.13 473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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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퇴사 +1 24.06.11 531 11 11쪽
» 튜토리얼(2) +1 24.06.08 618 9 10쪽
4 튜토리얼(1) +1 24.06.08 724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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