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자동전투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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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지구온난화
작품등록일 :
2024.06.07 18:51
최근연재일 :
2024.09.17 22:00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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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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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9,177

작성
24.07.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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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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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측정불가헌터 (2)

DUMMY

*


“측정불가? 이거 기계 고장 아닙니까?”

“저희도 그런 줄 알았지만···회장님 오셨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정말 회장이 있었다.

아까 전의 여유롭던 모습과는 달리 어디인가 초조한 모습.

회장은 흘긋 화면을 보더니 뒤로 돌아 측정실을 나갔다.


“이동하지.”

“네. 김수한 씨, 이쪽으로 오시죠.“


도착한 곳은 응접실이 아닌 헌터 협회 최상층에 있는 회장실이었다.

차분한 분위기의 고풍스런 방이었다.

대우가 바뀐 건가.

앉자마자 회장은 대뜸 사과를 했다.


“저희 직원의 무례부터 사과드리죠.“

“죄송합니다. 미행으로 김수한 헌터님의 심기를 불편···”

“아닙니다.“

“역시 아량이 넓으시군요. 제가 사람을 제대로 봤습니다.”

“무슨 헛소리십니까?”

“지금 뭐라고···“


아직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지금 사과해야 하는 건 박태우가 아닌 회장 본인이었다.

천연덕스럽게 자기는 뒤로 빠지고 부하 직원을 사과시키는 모습이 역겨웠다.


“오늘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건 보고를 받아서 아시겠지만, 사람 1명이 죽었습니다. 제가 즉각 대응해서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나지 않은 것이지 큰 재난으로 번질 뻔 했습니다.”

“다행이군요.”


회장은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나도 정의로운 편은 아니다.

저울질하다가 사람을 살리지 못했으니.

하지만 저 태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하, 다행?“

“네. 다행입니다. 겨우 1명의 사상자에 그쳐서. 지금 들어오는 보고로는 중상 5명, 가벼운 부상자가 30명 이하라더군요. 김수한 헌터님 덕분에 큰 재난으로 번지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당신의 S급 부하직원은 손 하나 까닥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김수한 헌터님께서 상황을 해결하리라 믿었습니다.”

“저는 일개 헌터입니다. 설령 S급이라 할지라도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건 제가 아닌 당신들이란 말입니다.”


회장은 정말 내가 화난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볼을 긁적였다.


“이상하군요. 전해 들은 바로는 당신은 그렇게까지 정의로운 사람이 아니던데···속된 말로 돈에 미친 분 아니셨습니까? 저희는 당신의 요구를 들어줬습니다. 김수한 헌터님. 다 된 거 아닌지요?“


말문이 막혔다.

조건을 들어준다고 했을 때는 이 새X랑은 말이 통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는 턱 밑까지 올라왔던 분노를 잠재웠다.

몇 번의 심호흡 끝에 차분함을 되찾으니 생각회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래. 뭐하러 열을 내냐?

어차피 협회가 이런 놈들인 거 진작에 알고 있었잖냐.

헌터 업계만 봐도 뻔했다.

그럼 내가 할 것은 단 한 가지다.


“생각해보니 제가 괜히 열을 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역시! 말이 통하는 분이시군요.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측정불가. 그건 S급이거나 그 이상이란 의미입니다. 저희는 김수한 헌터님을 헌터 협회로 모시고 싶습니다.“

“대우는요?“

“물론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드리겠습니다. 연봉 1000억, 던전 부산물은 전부 협회 1: 헌터님 9 비율로 하도록 하고 해외 진출 역시 자유롭게···“

“잘 들었습니다.“


나는 회장의 말을 도중에 끊었다.

회장은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네? 아직 안 끝났,“

“저는 헌터 협회와 일하지 않을 겁니다.“


신나서 열심히 말하던 회장의 얼굴이 점차 썩어 들어갔다.

내가 할 건 말이다, 만식아.

먹튀다.


“조건은 전부 들어드린 걸로 압니다만.”

“네. 조건 전부 들어주셨죠. 그래서 저도 이미 들어드렸습니다. 협회의 조건은 재측정에 응하라는 것 아니었습니까?”

“!”

“급하셨나봅니다. 제대로 검토도 안해보시고.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잠시만···!”


회장은 두 손을 꽉 쥐었다.

영감의 얼굴이 붉었다 파래졌다를 반복했다.

박태우는 내 앞을 막아 섰다.


“비키십시오.”

“헌터님. 다시 생각해보시죠.”

“비키라고 말했습니다.”


자동 전투 활성화.

목표물은 앞의 박태우 헌터다.


-EX급 주력 스킬: 자동 전투를 활성화합니다.-

-목표물을 설정했습니다. 자동 타겟팅을 시작합니다.-

-위험! 사용자보다 등급이 높습니다.-


나도 안다. 인마.


-특성: 여왕벌의 가호를 사용합니다.-

-포식자의 공포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상대가 사용자보다 강합니다.-

-효과: 피식자의 포효를 사용합니다.-


“대화로 해결하시죠, 김수한 헌터!”

“아까 죽이려 한 것이 누구였는지 벌써 까먹었습니까?“

“그건···!“


가오가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효과는 제대로 먹혔다.

박태우 헌터는 몸을 휘청였다.


-공격력, 근력을 극대화합니다.-

-약점 발견: 왼쪽 복부-


심상치 않은 기운에 박태우는 단검을 뽑아 들었다.


-타격을 실시합니다.-


주먹이 박태우의 왼쪽 복부를 향하고, 박태우의 단검이 내 어깨를 향하는 순간.


콰-----------------앙!


문이 파괴되며 그 충격으로 밀려났다.


“갑자기 무슨!”

“왜들 싸우고 있어?”


사람 한 명이 잔해를 밟고 등장했다.


낮은 목소리의 남성.

키는 한 2미터쯤 된다.

그는 회장실의 문을 단 한 번의 ‘베기’로 없앴다.

이윽고 얼굴이 드러났다.


나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S기업의 정지환이, A급에서 S급으로 오른 주인공이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아, 제가 누구나면,”

“정지환.”

“오. 알고 계시는군? 하하.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S급 중 한 명.

국내 최고 기업 중 하나인 S기업의 회장, 정지환.

30대 남성, A등급에서 S등급으로 재각성한 소드마스터이다.


“나도 있어.“


한 명이 아니었다.


연이어 등장한 사람도 S급이다.

명실상부 최고 기업인 백운기업의 회장, 설유천.

대외적으로는 10대 초반의 소년이지만, 그 정체는 베일에 싸여져 있다.

S급 힐러로, 전 세계에 몇 없는 보조계인 S급이다.


“설유천?”

“너, 우리 회사에 들어와.”

“나도 제안하지. 우리 회사에 들어와라.”


두 사람은 대뜸 입사 제안을 했다.

회장은 당황한 듯 박태우에게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어디서 정보가 샌 건지 빨리 알아봐!“

“뭘 알아보시나. 영감.“

“자네,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는가!“


정지환 헌터는 거들먹거리며 회장의 심기를 긁었다.


“다 상부상조하는 거지. 벌써 1층에 기자들로 쫙 깔렸던데?“

“뭐?“

“회장님. 제가 당장 알아보겠습니다.“


기자가 깔렸다.

1층에?

좋은 기회다.


“저도 같이 가죠.“

“김수한 헌터는 여기에 있는 게···“

“두 분의 제안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따라오시죠.“

“시원시원해서 좋은데. 오케이. 갑시다!“

“시간 아까운데 그냥 여기서 하지.“


S급 두 명까지 가세하자, 박태우는 더 이상 내 앞을 가로막을 수 없었다.

박태우는 회장과 눈빛 교환을 하더니 바짝 붙어 따라왔다.


“저희 헌터 협회에 들어오시죠. 더 좋은 대우를 해드리겠습니다.“

“밑에 내려가서 얘기하시죠.”


엘레베이터가 1층에 멈췄다.

문이 열리자마자 소란스러웠다.

정지환의 말대로 정말 로비에 기자가 쫙 깔려있었다.


“저기, 김수한 헌터다!”

“정지환, 설유천 회장도 같이 있어!“

“어디? 어! 카메라 어딨어! 이리 와!”


정신없다.

기자들은 엘레베이터에서 내린 나를 발견하자마자 이쪽으로 뛰어왔다.

대체 내 이름은 어떻게 안 거지.

정보가 어디에서 샜는지 이쯤되면 궁금했다.

헌터 협회가 이 정도로 만만한 기관은 아닐텐데.


“김수한 헌터! S급으로 재각성한 게 진짜입니까?!”

“원래 D급 보조계였다면서요!”

“1시간 전, XX역 근처 던전 브레이크를 해결한 것도 본인이 맞습니까?”

“S기업으로 가실 겁니까? 아니면 백운 기업으로? 아니면 헌터 협회?”


질문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급하게 헌터 협회의 경호원들이 달려와 가로막았다.

나는 입을 뗐다.


“저는 어느 기관에도 소속될 생각이 없습니다.”


폭탄 발언에 기자들은 잠시 말을 잃었다.

뒤의 S급들도 어이가 없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한 기자가 질문했다.


“창업하실 생각이신가요? S기업이나 백운기업처럼!”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저는 경영에 관심 없습니다.“

“그럼?“


나는 잠시 심호흡을 했다.

직장인으로 몸이 갈릴 때부터인가.

매일 아침 똥을 찍어 먹을 때였던가.

오래 전부터 이 순간을 꿈꿔왔다.


“저는 프리랜서로 활동할 겁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돈을 많이 벌고 책임은 적게 진다.

나는 부하 직원들을 책임질 생각은 없다.

기업을 세우고 머리 아픈 일 할 생각은 더더욱 없고.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벅찬 세상이다.


세계 1위 헌터가 왜 프리랜서로 활동하겠는가?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

다른 건 안 바란다.


“지금부터 의뢰를 받을 겁니다. 물론 건당 수수료로.”

“하하! 이거 골 때리는 사람이군!”


옆에 있던 정지환이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이래서 S급이란 것들은 다 똑같다니까. 하나 같이 제멋대로야.”


설유천을 입을 삐죽 내밀고 툴툴거렸다.

박태우는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회장을 데리러 간 건가?


“저희! 저희 ㅇㅇ기업이 첫 의뢰를 맡기고 싶습니다!“


기자들 뒤에 있던 사람들이 명함을 내밀기 시작했다.


“아니, 우리 ㅁㅁ 기업이!“

“저희가 최고 대우를 해드릴게요!“

“아니야, 우리가!“

“수한아! 나다!“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잊을 수 없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보니 눈에 익다 못해 지겨운 얼굴이 보였다.


“태성이?“

“그래, 나야! 어이, 비키쇼! 나 저 사람 상사였어!“


태성이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왔다.

얼마 남지 않은 머리가 잔뜩 헝클어진 채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시 인사드리죠. 저는 SSS급 매니지먼트의 최태성 팀장입니다. S급 헌터인 김수한 님을 저희 회사에 모시고 싶습니다!“


최태성 팀장은 나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20살 때와 똑같은 풍경.


“태성아. 아니, 최태성 팀장님.“

“예?“


그러나 많은 것이 달라졌다.

과거 D급, 보조계, 보잘 것 없는 20살의 김수한.

지금은 S급, 전투계, 모두가 원하는 25살의 김수한.

물론 아직 A급이지만 모두가 S급이라고 오해하니 그렇다 치자.


나는 태성 팀장의 명함을 받지 않았다.

대신 차가운 눈길을 전했다.


“그 똥같은 회사에 누가 들어갑니까.“

“···!”

“그렇지. 어딜 끼려고 하나.”

“들어본 적도 없어.”


연이은 정지환과 설유천의 말에 최태성 팀장은 얼굴이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그 기회를 틈타 사람들이 밀려 들었다.

태성이는 힘없이 뒤로 밀쳐졌다.


꼴 좋다.

드디어 20살부터 이어져 온 지독한 관계가 청산되었다.

후련했다.

진짜 자유다!


“S기업이 제일 먼저 의뢰를 맡길게. 1000억이면 되나?“


이 기분을 만끽할 새도 없이 정지환이 치고 들어왔다.


“네?“

“우리 백운 기업은 1100억을 줄게.“

“에?“


헌터 협회가 연봉으로 제안한 금액을 한 건에 준다고?

이런 미친 X들.

곱게 미쳤군.

감사합니다.


“들어가서 대화 나누시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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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정불가헌터 (2) 24.07.10 267 6 11쪽
22 측정불가헌터 (1) 24.07.06 285 7 12쪽
21 던전 브레이크 24.07.04 300 6 11쪽
20 헌터 협회 (2) 24.07.03 304 4 11쪽
19 헌터 협회 (1) 24.07.02 312 6 11쪽
18 A급의 전투를 보여주지 (3) 24.06.29 325 7 9쪽
17 A급의 전투를 보여주지 (2) 24.06.28 325 6 10쪽
16 A급의 전투를 보여주지 (1) 24.06.26 343 7 9쪽
15 히든 던전 (3) 24.06.25 369 6 10쪽
14 히든 던전 (2) 24.06.22 364 6 10쪽
13 히든 던전 (1) 24.06.21 377 8 10쪽
12 노가다의 귀재 (2) 24.06.20 389 8 10쪽
11 노가다의 귀재 (1) 24.06.19 412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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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위약금 벌러 간다. (3) 24.06.14 439 8 9쪽
8 위약금 벌러 간다.(2) 24.06.13 473 10 10쪽
7 위약금 벌러간다. (1) +1 24.06.12 500 11 9쪽
6 퇴사 +1 24.06.11 531 11 11쪽
5 튜토리얼(2) +1 24.06.08 617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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