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사마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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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의권위
작품등록일 :
2024.07.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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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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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1 유년기

DUMMY

159년 낙양이었다.

지금 우리는 얼마 전까지 하던 편찬 작업을 중지하고 스승님이신 마융과 함께 조조의 집으로 문안인사를 왔다. 환관이었지만 권세가 대단했던 가문이라고 들었기에 꽤 많은 사람이 올 거라고 생각했으나..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오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조등이 죽은 이상 조씨 일가를 '끈 떨어진 연' 이라고 생각하고 환관에게 아부하던 과거를 지워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조등은 전설적인 환관이었던만큼 십상시들은 사실상 그가 키워내다싶이 했고 그의 비서라고도 볼 수 있는 사이이므로 환관들이 보낸 사람들이 대부분 많은 것 같다.


스승님께서도 어찌 되었든 학문의 깊이로써 존경을 받는 것과는 달리 환관들과 친분을 다지면서 아부하는 태도 때문에 혐오하는 사람도 많고 말이다.


"저기 저분은 장양님께서 보낸 분이시다."


"저 분은 조충님이 보내신 분이시고 말이지."


음...아무래도 죽은 조등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 온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스승님은 조등의 집을 방문할 십상시들과 친분을 쌓는 데 더 주력하고 있었고 살아생전 엄청난 영화를 누렸던 조등의 마지막 모습은 매우 초라해보였다.



그곳에서 나는 빈소를 지키고 있는 한 사내를 만났다.그의 이름은 조숭이었다. 훗날 그가 1억 전을 내면서까지 태위직을 사려했던 이유가 가문의 성세를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 그의 가문은 매우 초라해보였다.


"그대는 누구인가?"


".....마융님의 제자인 사마휘라고 합니다."


"그래..이 늙은이에게는 무슨 일로 왔는가?"


"그저...망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러 왔을 뿐입니다."


"허어...그러한가?......"

그는 잠깐 말을 멈칫하고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다시 말을 꺼냈다.


".....나는 어릴 적 양부이신 비정후 님의 양자로 입양되었다네..그 분 밑에서 부족할 거 없이 풍족하게 자랐지만...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가문의 권세를 위해 환관의 양자로 보낸 내 가문을 욕하고 환관의 양자라는 신분을 가진 나를 부정하게 보더군...."

그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리 말했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많이 원망스럽기도 했다네.."


"그럼 지금도 원망스럽습니까?"


"..이미 죽은 사람 원망해서 뭐하겠나?"


"..그런가요?"


"죽으면 아무 것도 없네 끝이지.."


나는 그 말에 충동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글쎄요...죽으면 과연 끝일까요?"


"허! 그러는 너는 뭐라도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구나 죽으면 끝이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어.. 그렇기 때문에 현세를 살아야하는 법이다."


"천축국에 대해 아시나요?"


"글쎄다 잘 모르겠다만...오랑캐 나라 중 하나인가?"


"그 곳에는 중원만큼 넓고 발달된 문물이 있다고 해요"


"그런가?"

하지만 조숭은 아무것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뭐 그래서 어쩌라는 듯한 태도?


"그 곳 사람들은 모두 불교라는 종교를 믿는데 그 종교는 사람이 죽으면 끝이 아니라고 한대요"


"호오...그건 좀 흥미롭구나 죽으면 끝이 아니다?허면 죽으면 어찌 되는 것이냐?"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쌓은 공덕치에 비례해 영혼이 윤회해 다시 환생한다고 믿는데요."


"그럼 너의 말대로라면 내 아버지도 어디선가 환생했을지도 모르겠구나.."


"네...그럴지도 모르지요...제 말을 믿나요?"


"아니..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는 증명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 나는 눈에 본 것만 믿는다. 하지만...어리석은 백성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긴 하군.."


"아...네.."

조숭은 생각보다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9살짜리 어린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여러 대화를 나누었는데..그 중에는 시대를 앞서갈 만한 얘기도 있었다. 물론 유학적인 관점에서의 새로운 해석을 말하는 거다. 아맘 자동차나 비행기 고층빌딩 같은 것을 얘기 했으면 그냥 미친놈 취급했을 텐데 유교적 소양과 내가 지은 시들을 보여주니 그는 관심을 가졌다.


"..호오..이 시는 대단하구나..그래 그렇게도 해석할 수가 있지...참 대단한 아이구나.."


"감사합니다 어르신.."


"그래? 혹시 너의 말대로 환생이라도 한 게 아닐지 의심되는구나?"


"하하..그럴리가요?"


"그래? 아쉽구나...나는 너가 환생했다고 주장했다면 믿었을지도 모른다만..."


아마 믿는 척하고 이용해먹다가 나중에 뒤통수를 때리시겠지요.나는 그의 말을 못들은 척 그냥 웃기만 했다.


"하아..믿지를 않는구나..역시..혹시 내 양자가 될 생각 없니? 너 같은 아이는 난생 처음 봐서 말이다."


"하하 저는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그래? 아쉽구나..아아..마침 내게도 어린 아들이 있는데 친하게 지내주지 않겠니?"


"그렇습니까? 혹시 이름이..."


"조조라고 한다...아명으로는 아만이라고 하지...편하게 아만이라고 부르면서 놀아주렴.."


조조..조맹덕 역시..이 곳은 마굴인가?조조와 내가 훗날 적이 될지 친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그와 친해지고 그에 대해 알아두는 게 손해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조숭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고..


"...나는사마휘라고 한다.."


"나는 조조다!"


그는 5살

어른이 된 조조가 그렇게 외쳤다면 위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지금의 그는 어딘가 말썽꾸러기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구체적으로 일본의 30년째 5살인 유치원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의 주인공 같은 모습이었다.


'.....10살과 5살.....차이는 심하구나...'


"이 몸은 훗날 한나라를 이끌 위대한 재상이 될거다!"


"...........대단한 포부를 가졌구나, 너는 너의 생각보다 더 큰 사람이 될 거란다."


"..재상보다 큰 사람이면 소하나 장자방을 말하는 거냐?"


"뭐...그렇지...그나저나 조조 나는 너보다 나이가 5살이나 많다만..."


"허! 나는 내가 인정한 사람이 아니면 형으로 부를 수 없다..더군다나 피가 이어지지도 않은 그대를 형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


"그러냐? 그럼 어떻게 해야겠느냐?"


"심심하니..재밌는 이야기를 해보거라..춘추는 이미 다 외워서 재미가 없으니.."


허! 맹랑한 꼬맹이일세


"춘추시대 첫번째 패자가 누구냐?"


"제 환공"


"으음...뭐...더 물어볼 건 많지만..너 정도 되면 언젠가 춘추정도는 볼 필요도 없을거다.."


"흠..물론이다!"


"그럼 특별히 너를 위해 이야기를 해주마...아마 처음 들어본 이야기일거다."


"무엇이지?"


"가이사 전기(카이사르 전기)다"


"......?처음듣는다만?"


"카이사르는 대진국의 초대 황제다."


"호오...그거 참...재미있겠구나..."


조조는 내 말에 흥미를 보였고 나는 그에게 카이사르의 이야기를 해주었다..우선 몰락한 귀족가문인 그가 군대에 들어가 활약하는 장면, 품페이우스 크라수스와 함께 3두정을 이루는 장면, 그리고 갈리아를 정복하는 장면과...마지막으로 원로원의 최종권고를 받는 장면....


"그 다음은...그래서 카이사르는 어찌 했더냐?"


"그 전에..내가 할 말이 있다..잘 듣거라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두번째는......"


"?....두번째는?......이이익!! 빨리 말을 하거라..."


"하하...나는 동생도 아니고 싸가지 없는 남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줄 생각이 없다만.."


"...하하 형...그 자가 있습니까?"


"으음...지금은 없지만 아마 미래에 덕조라고 불릴게다."


"호오...그렇군요 덕조형..덕조형..다음 얘기도 해주시죠"

조조의 빠른 장점 중 하나는 사람을 인정하는 게 빠르고 포용이 빠르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하면 태세전환이 빠르다는 거지.


"좋다..그래서 카이사르는 그 곳에서 외친거다!!..주사위는..던져졌다..!! 그 말과 함께 카이사르는 로마로 돌아가서 원로원을 장악하였지.."


"호오...그래서 카이사르가 그 뒤 바로 황제가 된 겁니까?"


"흐음....그 뒷이야기는 나중에 해주도록 하마...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다."


"아니...어째서.."

조조가 세상이 떠나갈 듯 말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밤이 되었고 나는 이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지..


"하하..보거라 밤이 되지 않았더냐? 다음에 보게 된다면 뒷이야기도 해줄 생각이니 걱정 말거라.."


"네...형님...금방 오시는 거죠?"


"물론.."


그 때는 몰랐지..내가 무려 1년 동안 조조네 집에 방문하지 않을 줄은...그치만 변명을 하자면 조조네 집 정도 되는 명문가는 초대를 받은 사람만 갈 수 있고 나는 그의 초대를 받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조숭도 그 뒤로 딱히 나한테 흥미를 가지기 보다는 자기 영역인 정치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에 주목했고 말이지....


아무튼 그 뒤로 내가 오경정의를 완성했고 그 소문이 널리 퍼지자 조숭은 그 때 나를 한 번 더 초대했고 이번에 그의 집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하하..따지고 보면 조조와 나는 소꿈친구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물론 상대가 남자긴 하지만...아무튼 오랜만에 만난 소꿉친구는


"이익...배신자!! 믿었는데...사마덕조...형마저...."

많이 미쳐었다.


"으음?...안녕...아만아"


"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다음 얘기!해줘!해줘!해줘!해줘!해줘!해줘!해줘!해줘!해줘!해줘!"


으음...괴물이 되어있었다. 아마 현대였다면 가둬놓고 군만두만 먹이며 글을 쓰게 했을 것 같은 포스다. 아마 좋아하던 작가가 1년 넘게 연중하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애독자의 심정이 저렇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만난 조조는 언어를 잃고 좀비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조숭말을 들어보면 평소에는 안그랬는데 오늘 내가 온다니까 갑자기 저렇게 변했다고 한다. 음...이거 죄책감이라도 가져야 하나..


아니지? 이건 모두 나를 초대하지 않은 조숭이 나쁜거다...그렇지 조조야?


"개소리마!! 빨리 다음 얘기나 풀어 놓으라고!! 그래서 카이사르는 어떻게 된거지? 물론 무사히 황제가 된 거겠지?"


으음...왤까 사실 조조도 동양 한정 카이사르 못지 않은 어쩌면 뛰어넘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내 입에서 나올 말 하나에 안절부절 못하는 꼴을 보고 있으니 뭐랄까?으음...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기분이 든다..이것이 유열인가?


1년만에 만난 작가와 애독자의 재회는


"으음....글쎄?"


"뭐....?!@#$%@#%#"

독자가 언어를 잃는 것으로 끝나버렸다..아쉬운 일이구나..


작가의말

조조

삼국지 위나라 기틀을 닦은 인물

실어증에 걸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5 담하늘
    작성일
    24.07.05 15:14
    No. 1

    어떤 암군도 다시 보자.

    (근대화 전) 영제 평가 : 나라가 빚을 가진다는 망국의 길을 가속화하게 만드는 국채를 시행하려고 함.
    (근대화 후) 영제 평가 : 몇천년전부터 국채라는 걸 생각했다고? 국채 시행했으면 한나라 수명 더 연장했을지도?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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