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에서의 암살자들
"자네...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가...?"
"글쎄요...별 거 아닙니다....
단지...어릴 적 기억나십니까...?"
"어릴 적이라..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저는 태수님께 먼 나라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습니다...로마...알고 보니 대진국이라고
부르더군요 그 나라를.."
"로마라...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지..?"
"이상하지 않습니까..?"
"무엇이 말이더냐..?"
"가본 적도 없는 로마를 정작 로마인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게 무슨..."
"저는 사실 태수님께 들은 로마에
관한 이야기를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카이사르가 죽은 후에
듣자하니 현명한 황제들이 다스리는
덕에 태평성대고..건축이 매우 발전한
나라라고요...
헌데 로마의 역사에 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로마에서 이 곳까지 팔려온 노예중에서도
그런 건 거의 알지 못했죠...?"
"로마..노예를 구했더냐...?"
"예..거의 언어가 안통해서 곤란했지만요...
그래도 어느 정도는 됐습니다.."
".....무엇이 말이냐.."
"태수님은 대체 정체가 무엇이죠..?"
......
"정체가 무엇이길래 20살도 안된 젊은 나이에
로마의 역사에 대해서도
그리 해박하시면서
오경정의라는 어마무시한 책을 쓸 수 있으셨던
겁니까...?
대체... 태수님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그걸 묻는 목적이 뭐지...?"
"저는...제 본분만 지키면 될 줄 알았습니다..
한나라를 지키고 충신이 되어 후세에까지
이름이 전해지는 명재상들 관중이나 소하같은
그런 삶을 꿈꿨지요...
물론 로마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지만요..하하...
그런데...과연 제 꿈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열심히 한ㄷ..."
"하하하!! 제가 누군지 아시면서 그런말을...하십니까
나는 조맹덕이다!
건석의 숙부를 패죽인 조맹덕이!!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나..!"
조조는 갑자기 말투를 바꾸면서 말했다..
".............."
".............."
그 뒤로 우리는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아직도 모르겠다..
오늘 조조가 나에게 한 말의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오랜만에 만난 조조는
어딘가..
이상했다..
내가 이상한건지..
시대가 이상한건지
모두가 이상한건지
모두가 미친 세계였다..
나는 과연 정상일까
조조와의 대화를 마친 뒤
낙양에서 여러 곳을 다녔지만
조조와의 대화 그 짧은 대화에
정신이 팔려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계속 정신이 나가있는 거
같다..
조조, 그는 과연 충신일까
어디를 바라보는 거냐 조조...!!
"맹덕형..금릉태수와는 잘 끝났소..?"
"원양..! 여긴 무슨 일이냐..?"
"아니..뭐 요새 화제의 인물이
낙양까지 왔다잖습니까..
궁금해서 그렇죠..."
"그러냐...나도 궁금하다.."
"무엇이 말이오..?"
"그가 이 복마전에서 제대로
빠져나갈 수 있을지 말이다..."
"..!! 누가 그를 노리기라도 할
거란 말이오..?"
"당연하지..현 황상께서
가장 믿고 따르는 분이시지 않느냐..?"
"그런 분이 돌아가시면 폐하를
꼭두각시로 삼기가 더 편해지지
않겠느냐..?"
"그래서 경고를 하신 겁니까..?"
"...? 아니 내가 왜..?"
"어릴 때 친했다면서요..?"
"그렇긴 한데...그 정도에
죽으면 그 정도의 사내였던 거지.."
"그건 뭐 그렇죠.."
"그렇다..이 조조의 앞길에
나약한 사내는 필요치 않다!"
"하하하..!! 그것도 형님 답소..."
"호오...아만이가 금릉태수랑
이야기가 잘 된 모양이지...?"
"예 태위 어르신..."
"그래...교토삼굴..위험에 대한
대비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법이니까 ...끌끌"
사마휘는 이제 황궁으로 입궁할 준비를 마치고
황궁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금릉태수님..무장을 모두 해제하고 오라는
폐하의 명이십니다.."
...무장해제인가...물론 원래 황제를
볼 때면 무장을 해제하고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 말을 전하는 환관이 어딘가 이상하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계속 손을
앞뒤로 떨고 있었다..
지금 내 옆에는 호위도 없는 상태..
자 생각해보자..
낙양에 날 죽이고 싶어할 사람...?
과연 누가 있을까
나는 딱히 원한을 산 적도 없는데..
그렇다면 원 역사에서 나올
군웅들...? 아니면 십상시들...?
나를 거슬려할 사람이
꽤 많으려나
그 중에서 황제와 친한 나를
견제할 사람은 환관...
황궁에서 일을 꾸미는 건가..?
"흐음....자네 이름이 뭔가..?"
"....! ㄴ..네 저는 장양님의
6촌조카인 장뇌라 합니다.."
"장양의 조카...?"
"예이..."
"헌데 왜 그리 손을 떨고 있는겐가..?"
"그..그것이.."
"아...그러고 보니 급한일이 있어서
그런데 혹시 나중에 와도 되겠는가..?"
"예...? 그..그것은 곤란하ㄴ.."
"크흠..매우 급한 일이라서 그렇다네...
이해해줄 수 있겠지...?"
나는 그리 말하면서 소매에서
작은 금두꺼비 하나를 꺼내서 그에게 건내주었고..
"오오..! 네 알겠습니다..허면 제가 잘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해주겠는가...?
이것 참...고맙네 자네...
장양님께는 잘 부탁드린다고
전해주게나.."
"예이 어르신..
조심히 가십시오.."
사마휘는 뭔가
잘못되가고 있다고 느꼈다.
"내가 황궁에 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저 곳은 이상하다...굳이 혼자 가덕전(嘉德殿)
앞까지 무장해제 하고 오게 한 것도 그렇고.."
하...홍문의 연회라...
설마 폐하께서...?"
"...주공 폐하는 뵙고 오셨습니까...?"
"..! 중덕.."
나는 집에 가서 중덕을 만나 황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했다..
참고로 부모님은 얼마 전에 낙양에 올라와서
살고 계셨다.. 이번에 금릉으로 내려갈 때
같이 내려갈 계획이라 말씀드렸더니..
미리 낙양으로 와서 고생하지 않게
집을 잡아놓고 계셨던 덕분에
집을 구하느라 고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정말 부모님께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외아들이라 오래 같이 있지도 못했는데
말이지..
집에 와서 정욱은 내 이야기를 듣고는
잠시 고민을 한 뒤에 급히 쫓긴는 듯이 말했다..
"주공...!! 함정입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내 집인데 어딜 피하라는 말인가..."
그때였다..
바람의 기류가 바뀌는 것이 느껴진 것이...
감각이 예민해졌고 달빛 아래에서
검은 복면인들이 지붕 위에 모습을 드러냈고...
"쳐라!!"
쉬이익
피잉
복면인들이 화살을 들고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쏘기 시작했다..
나는 정욱의 말 덕분에 급하게
식탁을 들어 화살을 막기는 했지만
미처 다 막지는 못했기 때문인지..
화살 한 대가 정욱에게 맞았고..
"...!! 중덕.."
"크윽...주공..."
"이보게..중덕 괜찮은가..?"
"주공....저들은 주공을 노리고 있습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대체 어디로 피하란 말인가..
이 곳은 내 집이거늘.."
"....조 태위의 집으로 가십시오.."
"조태위라면..조숭을 말하는가..?"
"그렇습니다...필시 이번 소행은 환관들의 독단일터입니다.."
"...! 알겠네 내 그리로 가도록 하지..."
"허면 제가 시간을 끌테니 먼저..."
"주공..!"
"자네는...."
그 때 관우가 우리 앞으로 다가왔고
어느새 복면인들은 우리 군사들에게
당한 상태였다..
정욱은 그 상황을 보고 관우에게
"자네..지금까지 대체..!"
"송구하옵니다..잠시 파리들을 처리하느라
늦었습니다.."
관우는 그리 말하면서 고개를 그가 온
방향으로 돌렸고
그 곳에는 대문 너머로 피로 이루어진
길들이 있었고 자세히 보니
50여인 이상의 복면인들의
잘린 시체가 놓여있었다..
그 때 구름에 가려졌던 관우의
얼굴에 달빛이 비추어지니
온 몸에 피칠갑을 한 관우가 서 있었고..
"자네..! 그 피는 뭔가 멀쩡한건가..?"
"제 피는 아닙니다..그보다 중덕어르신은
괜찮으십니까...?"
"나는 괜찮으이..으윽.."
"제가 가서 의원을 불러오겠습니다.."
"...! 잠깐..지금 주공의 가솔들은..?"
"!! 제가 가보겟습니다..우선..
상처부터 해결하시죠.."
관우는 그 상태로 사라졌으나..
나는 한동안 넋이 나간 상태로
앉아있었다..
'나.나도.. 한 때는 일국의 병조판서
자리에까지 올랐고..여진족들을 무찌르는 데에
큰 공을 세웠거늘... 이렇게 암살자를
만나면 아직도 무력하구나...
그나저나 관운장이라...
후세의 과장이라 여겼거늘..
그라면 정말 만인지적이 될 수 있겠구나'
찰싹
그 때 정욱이 내 뺨을 쳤고
"...!주공 정신 차리십시오"
"그래..."
"지금 주공 가족분들이 위험할지도
몰라 걱정인 것은 알겠지만..
이럴 수록 정신을 바짝차리셔야합니다.."
"그래...내 오늘의 일을 잊지 않겠다.."
"..."
"자네..그 팔의 화살은..."
"잠시 스쳤나 보옵니다.."
"이리 주게나.."
"안됍니다..주공 어찌..으윽.."
"고집부리지 말고 이리 주게.."
"밖에 누구 있는가.."
나는 사람을 불렀고..
그 곳에는 소란을 피해
숨어있던 여종 하나가 있었다..
"흑흑..어르신.."
"가서..의원을 불러오게나.."
"예..어르신..."
여종은 빠르게 사라졌고..
"주공..저들은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자들입니다..
허니...(소곤소곤)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중덕..!!
절대 그리 할 수는 없네..
내 이번 일에 대해서는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말이네.."
"주공...대의를 위해서입니다.."
"알겠네...하지만! 부모님께
털끝만한 상처라도 생겼다가는
나는 그 즉시 적들의 씨를 말릴
생각이네 알겠나..?"
"예 주공..알겠습니다.."
- 작가의말
네... 정말 오랜만에 복귀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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