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회귀(劍魔回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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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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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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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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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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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DUMMY

스승은 말했다.


─무공이란 마음의 공부다. 심법에 왜 심(心)이 붙었겠느냐. 하찮은 칼질에도 뜻을 담아야 고강해지는 법.


칼끝이 한소백을 가리켰다. 불경한 흑빛 기운이 한껏 넘실거렸다. 소년의 미래가 저기에 있었다.


─우둔한 칼잡이여, 네 칼은 무엇을 위함이지?


공허한 눈동자가 즉각 답했다.


─복수. 오직 그뿐입니다.


쯧. 떠름한 혓소리가 꾸중을 줬다.


─과연 복수귀다운 소리만 지껄이는군.

─피차 익힐 건 마공인데 거창한 뜻이 필요합니까.


옷소매가 살짝 너풀거렸다.


스각.


덥수룩한 머리칼. 그것이 일시에 베이며 날파람에 휘날렸다. 그 여파에 한소백의 이마가 잠시 까였다가 가라앉았다. 이전보다는 깔끔해진 모양새였다.


─어떻게 미칠 것인가. 광인이어도 마음 한구석에는 그 뜻을 간직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어.

─그저 뜬금없는 소리로 들립니다만···.


스승은 진중하게 물었다.


─네 번잡한 감정을 복수라는 이름으로 축약할 셈이냐. 그렇게 얄팍하고도 추상적인 미명으로?


고압적인 추궁 같기도 한 목소리였다.


그때의 한소백은 멈칫했다.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고민하다가 주황빛 하늘을 바라봤다.

남쪽으로 희멀건 구름이 걸려 있었다.


─아버지.


나직한 어조였다.

굳은 결심을 외쳤다.


─첫 번째는 아버지를 담겠습니다.


뒤늦게 떠오른, 잊힌 기억이었다.



* * *



“회귀라. 과연 허투루 내뱉는 말은 아니구나.”


문사복을 입은 한대명이 뒷짐을 졌다.


“광인의 구체적인 망상이거나, 터무니 없는 진실이거나. 어느 쪽이든 곤란하군. 지금으로서는 전자라고 믿을 수밖에.”

“시간을 뒤로 달린 기적입니다.”

“그럼 증명할 수밖에 없지.”


공력의 떨림이 실내에 퍼졌다. 전투 태세가 즉각 마쳐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자루의 검이 급격했다.


카앙!


격렬한 충돌이었다. 날붙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노려봤다. 짧은 뒷걸음질이 거리를 벌렸다.


파앗─


전신에 내공이 퍼졌다. 근육은 질겨지고 혈류는 급속한다. 휘몰아치는 진기가 양팔의 기혈을 주파한다. 이내 일직선의 검로가 뇌성을 터트렸다.


쩌엉─!


“과연, 경악스러운 실력이군. 그러나 부족하다.”


극속이었다.


기민한 동체 시력이 움직임을 겨우 따라잡고, 뒤늦게나마 다리가 반응했다. 그럼에도 무지막지한 검력에 한대명은 휘청거렸다.


검격에 발경력이 실렸다. 찰나에 이루어진 다섯 번의 중첩이 타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소년이라기에는 믿기 힘들었으나, 아직까진 천재의 영역.


허나 입술을 달싹거리는 여유도 조만간이었다. 한소백이 선언했다.


“증명은 아직입니다.”


바람이 머리칼을 휩쓸었다. 몰아치는 연격에 짧은 불티가 튄다. 수 차례의 격돌이 삽시간이었다. 이윽고 중견 고수의 수비식이 반격으로 이어지는 순간, 소년의 검극이 기이하게 휘어진다.


변검(變劍). 상정 외의 공격 경로다.


맞받아치고 빈틈을 노리는 수가 단번에 지워진다. 매서운 칼질이 역으로 파고들어 왔다. 한대명의 미간이 흐트러졌다.


흡!


위협적인 출수가 검면을 강타했다. 겨우 막아냈으나 불안정한 자세로 인해 주도권이 뺏겼다.


‘아니, 이미 패배했다.’


생사결이 아니었기에 손속에 자비를 둔 것이다. 순순히 인정하고 검을 거두려고 했으나, 칼날이 짓쳐 왔다. 소년은 아직 부족하다는 듯 강제로 싸움을 이었다.


그 투지에 한대명도 가슴이 들끓어 올랐다.


세월로 쌓은 내력이 사방으로 퍼졌다. 부족한 기예를 체급으로 메꾸어 전투를 성립시켰다.


이후 칼 그림자가 짧은 간격 위로 흐드러지게 폈다. 발경의 물결이 대기를 너울지게 했다. 날붙이 너머의 진동으로 서로를 느낀다.


‘정말로 네가···.’


가슴이 벅차오른다. 칼잡이는 칼로 인생을 논하는 법이다. 칼 부딪힘이 늘어가며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어간다.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우웅!


진기의 파동이 검의 궤적에 잔상을 덧씌웠다. 몽매한 환상처럼 검격이 어지러워지고, 타격점과 함께 의도를 속였다. 그 종잡을 수 없는 환검은 이내 가라앉는다.


강직한 검이 홀연히 튀어나왔다.


후앗!


검 끝이 목울대에 위태롭게 닿았다.


“이젠 미더우십니까, 아버지.”

“그래, 네 말을 믿겠다.”


담담한 대답이 결과를 승복했다.


망상으로 치부했던 고백을 곰곰이 되짚었다. 실로 긴 인생사였다. 선명하고 세부적이었으나, 느닷없는 일화와 인과는 분명 믿기 힘들었다. 동시에 진담 같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압도적인 무위로 증명됐다.

설사 거짓이라고 한들, 저 고매한 실력만큼은 사실이었다.

아니 필히 진실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미래를 바탕으로 대책을 세워야겠지.”


동요 없는 음성이었다. 분석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멸문지화의 내막에는 분명 배신자가 있을 거다. 네가 미래에서 왔다면 그자를 알고 있느냐.”

“원흉은 묵사발 냈으나, 안타깝게도 배신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럼 멸문지화 당시 죽은 이들의 명단을 작성해줄 수 있느냐. 절세고수라면 기억 못 할 리가 없을 텐데.”

“당연히 기억합니다.”

“일 처리가 쉬워지겠군.”


한대명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일단 거기서부터 시작해야겠지. 운 좋게 살아남은 자들이라면 멸문의 협력자일 가능성이 크니까. 평소 행실과 행적을 대조해서 용의자를 추려봐야 해. 물론 죽음을 위장했거나 입막음 당했을 것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일단은 도움이 되겠지.”


고저 없는 목소리가 연거푸 쏟아졌다. 이해타산적인 정치가가 빠르게 계획을 수립했다. 잡념을 지우기 위한 목적이기도 했다.


“삼 년 후라고 그랬나. 시간이 꽤 촉박하군. 십이혼 중 셋이나 연합했다니 미래를 알아도 대응이 어렵겠어. 인접한 대문파 중에서 지원이 올 만한 건 무당과 제갈가인가. 아우에게 부탁해서 대대적인 첩보도···.”


돌연 말이 그쳤다.


매사에 시종일관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던 한대명이었다. 그런데 무감각한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미간에 주름이 미세하게 지어지고, 파삭 마른 입술이 재차 열리다가 말았다.


망설임이 짧게 지나고,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마지막 초식의 이름은 무엇이니.”


탁.


납검 특유의 둔탁한 소리였다. 이내 담담한 음성이 은애하게 퍼졌다.


“망운(望雲). 그리 정했습니다.”


짧은 침묵이 일었다.


고매한 검객은 식견이 넓을 수밖에 없었다.

당(唐) 시절, 구름을 바라보며 어버이를 그리워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단어. 그것이 초식에 붙었다. 부친을 담은 칼질이었다.


보인 검의 묘리도 한대명과 빼닮았다.


변검과 환검. 거짓된 감정이 진정한 속내를 뒤죽박죽 숨겼다. 그러다가 그 난잡한 속임수는 끝 무렵의 안개처럼 흩어졌고, 대신 우직한 강격이 변함없는 애정을 전했다.


엉성한 부친의 진심은 아들이 간파한다.


꽈악.


한대명은 입술을 질끈 물며, 기억을 곱씹듯 말했다.


“한평생 아비 노릇 제대로 못 했건만.”


이내 굳은살 박인 손으로 안면을 가렸다. 손가락 틈새로 불그스름한 눈시울이 언뜻 비쳤다.


“···내겐 과분한 복이구나.”


평소 말수가 적은 한대명이다. 그 이상의 평은 없었으나 흐트러진 몸가짐이 복잡다변한 심정을 대변했다.


낯부끄러운 적막이 길게 가라앉았다.


기나긴 소통의 부재가 파편처럼 깨지며, 부자가 완전히 화해하는 순간이었다.



* * *



열흘의 시간이 아무 일 없이 흘렀다.

돌연 칩거에 들어간 한대명은 다시 홀연히 나타났다. 짧은 폐관을 마쳤는지 화후(火候)가 이전보다 훨씬 안정되었다. 그는 제 아들 앞에 한참을 겸연쩍게 서 있다가 말했다.


“검마(劍魔)라. 오명을 얻었구나. 네게 미안할 따름이다. 무엇이 너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복수에 눈먼 제 불찰입니다.”

“아니, 전적으로 내 어리석음 탓이다. 옳았다고 믿었으나, 결국은 고집스러운 과오였어.”


한대명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방계는 직계를 뛰어넘어선 안 된다. 너를 위해 한 말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며, 결국 오해를 풀지 못하고 최악으로 끝났구나.”

“아버지···.”


주름 진 얼굴이 슬쩍 비쳤다. 어린 날의 시선으론 절대 볼 순 없는, 가장(家長)의 피로다. 어느덧 부친과 동년배가 된 때. 한소백은 뒤늦게 알아챘다.


이내 쉰 목소리가 동의를 구했다.


“내가 바로잡아도 되느냐.”

“아버지의 부탁을 자식이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부자는 성큼 걸음을 옮겼다. 가문에서 지위 높은 자들만 입성할 수 있는 전각으로 갔다. 한대명의 신분으로는 방문할 자격이 있었다.


삼십 대 후반 정도일까. 한 사내가 연무장에서 누군가를 지도하고 있었다. 지도받는 이는 한씨세가 직계, 사공자다.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금휘검객(錦徽劍客) 윤일성.


사공자의 외숙부이다. 상계에서 이름 높은 검객으로, 제 조카를 직접 가르친다.


─감히 미천한 방계 따위가 직계의 위엄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네 아비가 제대로 안 가르치더냐. 자존심 하나 없이 비굴하게 구는 게 특기던데 말이지.


미래의 발언이 아니다. 이미 수십 번이고 비슷한 폭언을 남겼다. 그가 바로 사공자의 시비를 보채는 배후였다.


“영위각에서 일하는 분 아니신가. 이곳에는 웬일이지.”


의도적인 모욕이었다.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한대명과 사사건건 충돌을 빚었다.


“쓰레기 같은 네 애새끼도 마침···.”

“썩은 입으로 육갑하지 말아라, 버러지.”

“···뭐?”


한대명은 싸늘하게 말했다.


“내 아들에게 사과해라. 감히 너 따위가 모독할 인물이 아니다.”

“술에 취했나. 왜 그러지.”


스앗.


칼이 윤일성을 겨누었다. 그 예기가 당장이라도 뻗을 것만 같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윤일성이 눈썹을 치켰다. 사공자도 눈치를 살폈다.


“너는 나와 비무한다. 그리 정했다, 버러지.”

“느닷없이 비무라. 내 선택권은 없다는 것처럼 강요하는군. 뭐, 딱히 상관은 없다.”


윤일성이 손목을 훌훌 털었다. 근육을 천천히 이완시키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칼을 손질하듯 전투 준비를 마쳤다.


“독불마검(獨不魔劍) 한대명. 한때는 유망한 검객이었으나 진목교의 목사에게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졌다고 들었다. 눈알이 파인 시신을 끌어안으며 심마마저 입었다지?”


비아냥거리는 도발이었다.


“녹슨 칼은 과거의 명성만 스스로 벨 뿐이다. 허명만 남은 현재의 넌 날 벨 수 없어.”


거리가 벌어지며 임시 비무장이 생겨났다. 사공자는 한씨가주 삼부인의 자식. 외가에서 데리고 온 무사들이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비무 준비가 끝났다. 한대명은 나직이 말했다.


“녹은 벗기면 그만이고, 장애물은 베면 그만이다. 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워, 현재의 행복을 내 손으로 포기하지 않겠다.”

“호오, 말주변은 여전하다는 건가.”


같잖은 조롱은 곧 그쳤다. 고압적인 살의가 퍼졌다. 윤일성은 섬찟했는지 한 걸음 물러섰다.


“널 살려둔 건 내 불찰이니 내 손으로 만회하겠다. 다시 말하지. 당장 내 아들에게 사과해라, 망종아.”

“···미친 소리를 지껄이긴.”


스르릇─


칼이 치킨다. 불어치는 기류가 사위를 흐트러뜨린다.


뛰쳐나가던 윤일성이 홀린 듯 걸음을 멈췄다.


쿵.


한대명이 전력으로 달렸다. 땅울림이 굉장하게 일며, 검이 대기를 갈랐다.


“···흡!”


경악이 번진다. 윤일성은 허둥지둥 검격을 튕겨냈다. 곧장 반격하려던 꿈은 무너지고, 살갗이 잔혹하게 찢어졌다.


수비는 무의미하다. 간합을 농락하는 변초. 그것이 대응을 불가능하게 했다. 본능적인 후퇴 보법으로 간신히 버틸 뿐이었으나, 그조차 조만간이었다.


“내 아들의 답례를 받아라.”


한대명이 나직이 고했다.


강렬한 의지가 웅웅거렸다. 검로가 지은 환상이 구름처럼 크기를 부풀렸다. 무궁한 변화는 일시에 검으로 집약되었다.


그리고 한소백을 바라봤다.


스아아아─!


일체 공세가 한줄기 절초로 화한다.

낯익은 방식이다.

아들이 아비를 위해 창안한 초식.

의아하게도 조금은 달랐다.


환검과 변검이 존재하는 건 여전하다. 허나 꿈결처럼 흩어지지 않았다. 겹겹이 쌓인 잔상이 어지러운 가운데, 일대 흐름이 검날에 빨려들었다. 억센 강검의 전조.


태산 같은 압박감이 검에 실렸다.


이내 스스로 지은 거짓 잔영을,

단호하게 베었다.


──쿠과과곽!


강건한 직선 주위로 거친 기운이 공간을 찢었다. 다행히 일말의 자비로 목숨을 거두진 않아, 옆으로 비켰다. 대신 한순간에 강풍을 불러일으켰다.


그 여파로 전방이 송두리째 휩쓸려, 윤일성은 낙엽처럼 튕겨 나갔다. 피 칠갑 탓에 산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연무장의 담벼락도 산산이 부서졌다. 커다란 소란에 구경꾼이 더욱 몰리며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 앞에서 한대명은 당당히 승리를 선언했다.

자식 앞에서 아버지는 무적인 법이다.


“직계니 방계니 뭐 어쨌다는 거냐. 칼 한 자루에 전념을 쏟는 게 칼잡이의 인생이거늘. 출신의 차별도, 분별도 무의미하다.”


자조적인 읊조림. 이어서 나른한 몸짓이 슬며시 고개를 비추었다.

그 뒤로 칼의 흔적이 너울거렸다. 서로 간의 마음이 동조되어, 한소백은 그 안에 담긴 뜻을 살필 수 있었다.


“오롯한 건 소백이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 이제부터 난 어리석은 방식으로 소통을 기피하지 않겠다. 당당히 사랑을 외치겠다. 그러니 소백아, 앞으론···.”


망운(望雲)이라는 초식이 뒤집힌다.

검마의 고매한 절기가, 부친의 시선에서 재해석되었다. 더 이상 애정을 숨기는 일은 없다. 무의미한 거짓 따윈 꼿꼿하게 베어버린다.

진심을 한껏 담은 그 이름이 의념으로 전해졌다.


초식, 운망(雲望).


구름을 바라보듯.

구름도 바라보고 있었다.


“네 검으로 천하를 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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